“지현 씨, 그래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우리 어머니시잖아요…….”이천수가 서지현의 말을 듣고는 곧바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천수 씨 어머니지, 내 어머니가 아니에요! 미숙 어르신도 저를 인정하지 않잖아요! 화나 죽겠어요!”서지현은 악에 받친 듯 말했다.그러자 이천수도 목을 움츠리며 겁먹은 척 했다. 문제는 자신도 남미숙을 어떻게 변호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번엔 남미숙이 도를 지나친게 맞으니까. 심지어 비열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어머니, 진정 좀 하세요! 이씨 가문에 우리 집안이 없다면, 그것은 이씨 가문의 손해입니다.”이원도 쓴웃음을 지으며 서지현을 달래려고 했다.윤도훈도 앞에서 운전하면서도 말했다. “장모님, 이번엔 제가 실수했어요. 미숙 어르신이 그럴 줄 몰랐어요! 다음번에! 다음번엔 기회가 있으면, 제가 반드시……, 모든 걸 완벽하게 해결하겠습니다.”말을 마칠 때쯤, 윤도훈의 목소리는 한층 더 차가워졌다. 일찍 알았더라면, 절대로 주구남이 회복하는 방법을 말하게 두지 않았을 것이다.이 또한 우리가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야하는 이유이다. 남미숙이 가진 모든 것을 뱉어내게 하고 그녀의 주식을 모두 넘겨받게 하려고 했었다. 남미숙이 죽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그런데 윤도훈은 남미숙이 이렇게 비열할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그런 수를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이다.“좋아! 완벽하게 처리해! 다음 기회에, 미숙 어르신을 반드시 짓밟아 줘! 정말 화가 나 죽겠어!”서지현은 결심한 듯 말했다.이천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만 뻐끔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천수, 서지현 그리고 이원과 헤어진 후, 윤도훈은 이진희를 데려다 주는 길에 전화를 받게 되었다.전화를 건 이는 다름아닌 강지원이었다.윤도훈은 옆에 앉은 이진희를 힐끗 바라보고는 잠시 망설였지만 전화를 받았다.[강지원? 무슨 일이야?]윤도훈은 웃으며 자연스럽게 말했다.“일 없으면 전화 못 해?”강지원이 농담하듯 말했다.[아, 아니…….]윤도훈은 땀을 흘리며
“에이…….”전화를 끊은 윤도훈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옆에서 날카로운 눈빛이 날아왔다.“누구예요? 남편?”이진희는 매혹적인 미소를 띠며 윤도훈을 당황하게 했다.“콜록……, 그냥 친구야.”윤도훈은 약간 민망하게 대답했다.“친구? 여자 친구?”이진희는 웃으며 물었다. 그녀의 손은 이미 윤도훈의 귀를 붙잡고 있었다.“응! 아니, 아니야! 여성 친구야! 평범한 여성 친구!”윤도훈은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흠, 그래요? 평범한 친구?”이진희는 실눈을 뜨며 물었다.“응, 그냥 옛날 학교 동창이야.” 윤도훈은 설명했다.그러자 이진희가 픽 웃으며 말했다. “옛 동창, 옛 연인?”“무슨 말을 하는 거야? 옛 연인이었으면 당신 앞에서 전화를 받겠어? 그게 말이 돼?”윤도훈은 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했다.그러나 이진희는 윤도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누가 알아요? 저를 신경 쓰지 않기에 내가 알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걸지도.”윤도훈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보! 내가 너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정말 모르는 거야? 이렇게 말하면 나도 많이 서운해!”이진희는 오 하고 작게 대답했지만, 입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올라가 있었다. 이진희는 윤도훈이 자신을 위해 한 일들을 생각했다.“그럼 앞으로는 다른 여자들과 연락을 적게 해요, 알겠어?”이진희는 약간 강압적이고 독선적인 태도로 명령했다.“명심할 게, 진희야!”윤도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둘러 대답했다.……다음 날 아침, 윤도훈은 진철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진철을 진료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난 지라 윤도훈도 하마터면 그를 잊어버릴 뻔했다.또한 송씨 가문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율이와 이진희를 보낸 후, 윤도훈은 진철을 제황원으로 불렀다.오전 열 시, 진철이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들뜬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지연도 많이 좋아진 진철을 보고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감사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예전에는 인간으로도, 귀신으로도
허승재는 진철의 말이 쐐기를 박듯이 확실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진철이 90% 확신한다고 했으니 그 말은 거의 확실한 것이나 다름없다.허승재는 자신을 오랫동안 괴롭혀 온 병을 드디어 완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조금도 참을 수가 없었다.원래는 윤병우가 이진희와 윤도훈 사이를 이간질 해 윤도훈을 죽게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제 허승재에게 그런 인내심은 없었다. 허승재는 바로 도운시에 가서 윤도훈을 죽이고 이진희를 손에 넣으려 했다.그런데 그때 초인명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승재 도련님, 들은 바에 의하면 윤도훈은 암력 고수를 순식간에 쓰러뜨릴 수 있고, 어쩌면 화경 강자일지도 몰라요! 제가 이 일을 맡는다고 해도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려워요!”이 말을 들은 허승재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했다. “무슨 뜻이죠? 벌써 겁먹은 겁니까?”초인명은 고개를 저었다. “승재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실패하면 승재 도련님께 해가 될까 봐 걱정이에요! 차라리……, 제 동생 초인웅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가는 게 어떨까요?”허승재는 의아한 듯 말했다. “당신 동생이 돌아온다고요?”초인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틀 혹은 삼일 안에 인웅이가 산에서 내려올 거예요! 인웅이는 몇 년 동안 용호산에서 역천 종사와 함께 수련하여, 이제 종사의 절반쯤 되는 경지에 도달했어요! 인웅이와 함께라면, 윤도훈을 무조건 처단할 수 있을 겁니다.”“좋아요! 그럼 이틀 혹은 3일만 더 기다려보죠!” 이 말이 끝나자마자 허승재의 얼굴에는 사나운 미소가 번졌다.……이른 아침, 제황원 A.01호 별장 안.이찬혁은 윤도훈에게 일찍이 불려 갔지만, 이번에는 장원 알약을 가져오라는 것이 아니었다.“찬혁 삼촌, 좋은 아침이에요!”윤도훈이 율이를 데리고 나오며 이준혁에게 인사했다.“율이 아가씨, 좋은 아침이에요!”이찬혁은 웃으며 인사를 받았다. 이찬혁은 자신을 윤도훈의 부하로 여기며, 율이의 인사에 왠지 모를 어색함
다른 전사들은, 정기나 발산하는 기운만 봐도 경비 구역의 전사들보다 훨씬 강했다. 윤도훈은 눈을 떠 보니, 이들 전사들 가운데 초기 화경 강자 몇 명과 몇몇의 암력 고수를 발견했다. 다른 이들의 실력 또한 모두 뛰어났다.그들은 실력 뿐만 아니라 군사적 소양까지 갖추고 있었기에, 실제 전투력을 보게 되면 실로 경이로울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그들의 어깨 휘장을 보니, 그들은 민정군의 전사가 아닌 천운시 소속이었다.차에서 내린 후, 윤도훈은 민정군 쪽으로 걸어가며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확인했다.“도훈 명의님, 오셨습니까? 이분은 천운시 군사 구역, 용검 특수작전 부대의 진석진, 석진 대장님입니다.”민정군이 말하고는 한 명의 키가 큰 전관을 바라보며 말했다. “석진 대장님, 이분은 윤도훈 선생님, 제가 특별히 초청한 외부 지원자이세요! 이번에 모두 함께 즐겁게 협력하여 심은길이라는 간첩을 안전하게 천운시로 호송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안녕하세요, 석진 대장님! 잘 부탁드립니다.”윤도훈은 진석진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며 말했다. 하지만 진석진은 윤도훈에게 무심한 표정을 지으며, 악수할 생각도 없는 듯했다.“죄송하지만, 저희 쪽에서는 악수하는 문화가 없어서요! 우리는 경례합니다. 하지만, 윤도훈 씨는 아직 경례 받을 자격이 없네요.”진석진이 비웃듯이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용검 대대의 대원들도 조롱과 멸시가 가득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윤도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민정군을 바라보았다.“정군 대장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필요 없다면, 저는 돌아가겠습니다.”민정군도 다소 난처한 듯 말했다. “도훈 명의님, 화내지 마세요, 석진 대장님과 대원들이 농담하는 것뿐입니다. 이번 압송에 도훈 명의님이 함께여야 만전을 기할 수 있어요. 그러니 절대 돌아가시면 안 돼요!”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진석진과 용검 대대의 대원들은 그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이윽고 진석진은 야만적인 기세로 윤도훈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주먹은 바람을 가르며 곧장 윤도훈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또한 진석진의 힘은 암력 후기 정점에 달해 있어 화경 경지를 돌파할 것만 같았다.그러나 윤도훈이 관찰한 바로는, 이들 용검 대대 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진석진이 아닌 이목을 끄는 미모를 가진 여대원이었다.쉬익-윤도훈이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기 위해 머리를 슬쩍 피했다.“석진 대장님, 힘내세요! 저놈을 혼내 주세요!”“저놈에게 우리 용검 대대의 위엄을 알게 해주세요!”“최고의 고수라고요? 제 생각엔 그저 이름만 내미는 고수인 것 같은데요, 하하…….”용검 대대 대원들은 이를 보고 큰 소동을 벌였다.“도훈 형, 힘내세요!”“젠장, 너무 날뛰는군요, 도훈 형, 제가 나서겠어요!”“…….”한편, 나건운과 다른 이들은 윤도훈을 응원하며 외부 지원자의 편을 들었다.그러나 도운시에서 온 용검 대대는 이곳에 도착한 후 매우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그들은 도운시 경비구역 사람들을 은근히 무시했기에, 경비구역의 전사들도 누군가가 그들의 오만한 태도를 꺾어 주길 바랐다.“그럼 살살해주세요!”이때, 민정군이 눈살을 찌푸리며 외쳤다.“정군 대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신중하게 행동할 테니, 그 작고 앳된 얼굴은 망가뜨리지 않을 겁니다. 아하하…….”진석진은 씩 웃으며 조롱하듯 말했다.윤도훈도 하하 웃으며 진석진의 공격을 피하며 태연하게 말했다. “저를 말하는 거군요.”“젠장!”이 말을 들은 진석진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고, 이 까불이에게 다시 한번 도발 당한 기분이었다.그러나 진석진은 용검 대대의 대장이자 천운시 군사 지역에서 열린 무술 대회의 전임 챔피언으로, 젊은 나이에 이미 참모 부총장이라는 높은 직위를 역임한 인물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천운시 진씨 가문의 직계 후계자였다.그래서 평소에 천운시 군사 구역이나 천운시 사교계에서 진석진은 늘 칭송받는 인물이었다. 그러니 언제 이렇게 수차례 도발 당한 적이 있겠는가
“왜요, 아직도 납득이 안 되는 건가요?”윤도훈의 말에 진석진은 흉악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한편 윤도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되물었다.그러자 진석진은 차가운 비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한량 무사에 불과한 당신이에요! 윤도훈 씨가 저보다 무력이 강하다는 건 인정하죠, 하지만 목숨을 건 싸움이라면, 죽는 건 당신일 거예요!”윤도훈이 비웃으며 말했다.“오, 그래요?”진석진이 화를 삭이며 말했다.“도훈 씨, 진짜 전장에서는 무력만으로는 부족해요. 군사 능력, 그게 승리의 열쇠라고요! 도훈 씨 같은 용병이 아무리 강해도, 제가 저격용 총으로 천 미터 밖에서 쏘기만 하면 당신 목숨을 앗아갈 수 있어요. 물론 도훈 씨 주먹과 발차기는 저를 다칠 수조차 없을 겁니다. 그리고 도훈 씨 무력이 아무리 대단해도, 현대의 중무기를 이길 수 있겠어요? 비행기, 대포, 탱크를 이길 수 있을까요?”진석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용검대대의 구성원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맞아요! 주먹질이 뭐 대단하다고!”“진짜로 목숨을 건 싸움이라면, 석진 대장님이 윤도훈을 순식간에 쓰러뜨릴 수 있어.”“우리가 매일 훈련하는 건 군사 능력이야, 그게 진짜 살인 기술이지!”“주먹질은 그저 장난이나 마찬가지야!”그러자 윤도훈은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인정할게요. 목숨을 건 싸움에서는 석진 대장님이 더 뛰어난 걸로 하죠. 여러분들은 조국을 지키는 전사들이니까요, 저도 존경합니다.”진석진은 그 말을 듣고 조금 당황했다. 그도 윤도훈이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윽고 진석진은 차가운 한숨을 내쉬며 타협의 발판을 마련했고, 윤도훈과 더 이상 다투지 않았다.잠시 뒤, 진석진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민정군에게 말했다.“정군 대장님, 모든 인원이 도착했나요? 출발할까요?”“좋아요!”민정군은 고개를 끄덕였다.몇 분 뒤, 심은길은 몇 명의 병사에 의해 호송되어 개조된 방탄 차량에 탑승했다. 차에 오르기 전, 그는 윤도훈을 향해 깊은 증오를 담아 노려보았다
“어떻게 안 봤겠어요? 괜찮다는 게 무슨 말이죠? 그분은 제가 본 여군 중에 제일 예쁘던데요!”나건운이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훈과 장석봉도 그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을 반짝였다. 차 안의 다른 경비 군인들도 이야기에 가세했다. 이윽고 군용 차량 안의 다른 전투 요원들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모두 남자이고, 하루 종일 군영 안에서 여자 한 명 보지 못하기에 가끔은 암퇘지를 보아도 이목구비가 또렷해 보일 지경이었다. 하물며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을 보게 될 때는 말할 것도 없었다.“저 여자, 윤도훈 씨처럼 용검 특수 작전 부대에서 특별히 초청한 외부 인원인 것 같아!”“정말 예쁘다, 이름이 뭐지?”“이름은 몰라. 내가 듣기로는 용검 대원들이 저 분을 티베트 여우라고 부르더라. 아마도 코드명인 것 같아, 아마 티베트 출신인 것 같아!”“맞아! 게다가 어떤 파벌에서 온 것 같은데, 아주 신비스러워!”이런 대화를 듣고 있던 윤도훈은 상대가 티베트 출신이라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티베트라는 단어는 윤도훈에게는 아픔이자, 아득한 희망이었다.왜냐하면 윤도훈의 부모님이 윤도훈이 18살 되던 해에 티베트로 떠나신 후로 온데 간데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얼굴과 웃음소리는 윤도훈의 마음속에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어머니의 온화함과 아버지의 엄격하면서도 다정한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렸다. 마치 어제 일어난 일처럼 모든 추억이 생생했다. 윤도훈은 종종 꿈에서 그 따스한 가족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꿈속에서 그는 어머니가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돼지고기 조림을 만드는 모습을 보았다. 아버지는 그 옆에서 공부와 숙제에 엄격하게 지도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이러한 꿈에서 깨어날 때마다, 윤도훈의 베개는 눈물로 젖어 있었다. 그는 그 슬픔이 자신을 완전히 잠식해버릴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부모님을 잃은 아픔을 깊이 알고 있기에, 윤도훈은 친정과의 관계를 특히 더 소중히 여겼다. 그리고 율이를
“도와줄까요?”윤도훈은 티베트 여우에게 웃으며 물었다.티베트 여우, 본명 남가연, 남가연은 멍하니 윤도훈을 바라보다가 무표정하게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어요!”남가연은 짜증 나는 말투로 말했다. 윤도훈의 서투른 접근에 불쾌감을 느낀 모양이다.“이름이 뭐예요? 티베트에서 왔다고 들었는데, 어떤 파벌에서 오셨나요?”윤도훈은 개의치 않고 계속 물었다.“말해줄 수 없어요!”남가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대답했다.이때, 진석진이 몇 명의 용검 특공대대원들을 이끌고 표정을 굳힌 채 다가왔다.“윤도훈 씨, 뭐 하는 겁니까?”진석진이 윤도훈의 어깨를 툭 치며 강한 어조로 물었다.‘티베트 여우에게 접근하다니? 게다가 외부 지원자가, 이건 정말 무례한 거야.’다른 이들도 윤도훈을 불만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마치 경솔하고 여색을 밝히는 사람을 바라보는 듯했다.“우리 모두 전우잖아요, 서로 좀 교류하는 게 어때요? 들으니 이 아름다운 분도 저처럼 용검 특공대의 외부 지원자라던데, 이것도 인연이잖아요?”윤도훈이 웃으며 말했다.“윤도훈 씨, 참 뻔뻔하네요? 누가 그쪽하고 인연이 있다고 그래요?”“윤도훈 씨 같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이쁜 여자들을 만나면 치근덕대는 사람이군요. 남가연 씨는 우리 용검 특공대의 일원이니까, 행동 조심하세요!”다른 몇 명의 용검 특공대원들이 윤도훈을 가리키며 경고했다.“도훈 형, 도훈 형, 됐어요…….”그때, 나건운을 포함한 몇몇 사람이 다가와 윤도훈을 붙잡으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윤도훈이 실제로 남가연에게 접근할 것이라곤 그들도 예상치 못했다. 이 상황에 그들 역시 어찌할 바를 모르며 당황해했다.남가연은 잠시 윤도훈을 힐끔 바라본 후, 곧바로 산악 지역 깊숙이로 빠르게 멀어져 갔다. 마치 남자들 사이의 다툼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듯한 태도였다. 그러나 윤도훈은 잠시 망설이다가 남가연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이 모습을 본 진석진과 용검 특공대대원 몇 명은 깜짝 놀라며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다.나건운과 그의 동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