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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내가 너였다면 이미 조용히 내려갔을 거야.”

“그러게 말이야. 남한테 빌붙어 합격한 주제에! 네 실력으로 해보라고!”

대여섯 명이 임운지를 에워싸고 손을 대지 않았지만 입으로 때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구경만 하고 아무도 나서서 도우려고 하지 않았다.

그 가운데 홀로 서 있는 임운지의 작은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가뜩이나 허약한 체격이라 더더욱 힘없이 보였다.

그 사람들을 피하려고 노력했지만, 임운지를 쉽게 놓아줄 사람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앞으로 다가가 임운지를 밀어버렸고 화들짝 놀란 임운지는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순간 눈시울도 붉어지고 말았다.

임운지는 이제 겨우 열서너 살이고 수련으로 인해 나이에 비해 성숙한 이미지를 지녔지만, 마음은 아직 어렸다.

주변 사람들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좋은 구경이라도 하는 듯 비아냥거렸다.

윤도훈은 그 광경을 보고서 순간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이런 빌어먹을 것들이, 감히 내가 없는 틈을 타서 운지를 괴롭혀?’

하지만 그 사람들 가운데 한이수느 없었다.

윤도훈은 주위를 둘러보았고 곧 한이수가 주변 사람들 틈에 숨어서 냉소를 짓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 상황을 보아하니 지금 이 모든 건 한이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임운지는 하나같이 험상궂게 웃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파르르 떨었다.

어려서부터 수련자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집안 식구들로부터 잘 보호되어 왔었다.

따라서 전혀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던 임운지는 전례없는 ‘지옥’을 겪게 되었다.

순간 머릿속에 윤도훈이 떠오른 임운지이다.

‘도훈 오빠가 있었더라면 절대 이 사람들 가만히 두지 않았을 텐데...’

‘도훈 오빠 운지 무서워요... 대체 어디로 간 거예요...’

임운지의 두 눈에서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졌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또다시 박장대소했다.

“하하하, 울기까지!”

“너 같은 건 우리 수련계에 얼씬도 하지 말아야 해.”

“약육강식이라고 못 들어 봤어? 넌 언제가 뼈도 남지 않을 정도로 남의 먹이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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