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오너의 경지에 오른 안호철의 축하 파티는 예정대로 안씨 가문의 별장에서 진행되었다.서준영은 멋진 슈트를 차려입고 오랫동안 준비해 온 대환단을 챙겨 파티 장소로 갈 준비를 했다.차에 오르자마자 그는 안윤아에게서 온 연락을 받았다.“준영 씨, 할아버지께서 오늘 축하 파티가 끝난 후 당신이 참석해야 할 사적인 소모임이 있다고 전해달래.”“사적인 모임이라니?”“글쎄, 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무슨 법기 경매회에 할아버지 또래의 영감님들이 여러 명 참석한다고 들었어. 아마 할아버지께서 당신한테 자기 인맥들을 소개하려는 거 아닐까?”안윤아의 말에 서준영은 깜짝 놀랐다.“법기라고?”“응,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지만, 경매회에 팔괘경이라는 법기가 나온대. 그 법기가 집안을 안정시킬 수도 있고 풍수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했어. 게다가 주인이 길흉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들었어.”“알겠어, 지금 출발할게.”안윤아가 할 말만 다 하고 전화를 끊어버리자, 서준영은 꺼져버린 휴대폰을 바라보면서 머쓱한 듯 코를 만지작거렸다.“계집애가 성격은 급해서!”서준영은 자기가 갖고 있는 법기 중 음사등뼈채찍을 제외하고는 공격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마땅한 무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안윤아의 말대로라면 팔괘경이 좋은 방어 법기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서준영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하씨 가문의 별장으로 향했다....별장 입구에 도착해서야 그는 오늘 밤 축하 파티가 엄청 성대하다는 것을 알았다.그도 그럴 것이 입구에는 각양각색의 고급 차와 군용차들이 가득 주차되어 있었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총을 든 병사들이 별장 주위를 순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서준영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늘 밤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신분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야.”그는 입구에 있는 경비원에게 초대장을 내밀고 신분을 확인하고 나서야 별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넓은 별장 정원에는 연대감이 느껴지는 책걸상들이 있었고 벽에는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들이 걸려 있
도찬혁은 말문이 막혀서 얼굴이 파랗게 질렸고 최수영이 서준영의 팔짱을 낀 채로 놓지 않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심정이었다.“수영아, 너 왜 아직도 저놈 팔짱을 끼고 있는 거야?”“도찬혁, 미쳤어? 내가 누구의 팔짱을 껴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최수영이 싸늘한 답변만 남긴 채 서준영을 끌고 자리를 뜨려고 하자, 도찬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거기 서!”이어 도찬혁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서준영을 노려보며 말했다.“서준영, 전에는 너랑 겨룰 기회가 없었지만, 오늘 정식으로 붙어봐. 이긴 사람이 최수영을 가지는 거야!”서준영은 여자에 눈이 멀어서 도전장을 내미는 도찬혁이 유치하다고 느껴졌다.“멍청한 것!”최수영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격양된 어조로 말했다.“도찬혁, 네가 단단히 미쳤구나! 누구 맘대로 이긴 사람이 날 갖는다는 거야, 내가 물건이야? 정말 어이가 없네! 서준영 씨, 평생 군대에서 산 남자를 상대할 가치가 없어, 가자!”말을 마친 그녀는 서준영을 끌고 자리를 이동했다.하지만 도찬혁은 며칠 동안 향상된 실력과 도씨 가문의 기린권에 대한 깊어진 이해 덕에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라 세미 대가의 실력으로 서준영을 한 방에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게다가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가의 경지를 돌파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까지 들었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아냥거리면서 서준영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했다.“서준영, 질까 봐 두려워서 날 피하는 거야? 날 이길 자신이 없으면 사람들 앞에서 너의 패배를 인정해, 그러면 연우 누나를 봐서라도 널 조용히 보내줄게.”도찬혁은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무도 대가의 나이에 오른 자기가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서준영의 실력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덤덤하게 도찬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정말 싸우겠다고?”“당연하지!”말이 끝나기 무섭게 도찬혁은 싸움 태세를 취했고 떠들썩한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도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고 너도나
서준영의 짧은 한마디에 별장 정원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도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생각을 했다.‘뭐라고요? 저렇게 젊은 사람이 대가의 경지에 올랐단 말이에요?’‘만약 사실이라면 강운시 무도계에서 역대 최고의 인물이지 않을까요?’심지어 그들은 2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대가의 경지까지 오른 서준영이 용진에서 천재 요물이라고 불리는 인물들보다도 더욱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했다.도찬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다가 끝까지 현실을 부정했다.“거짓말하지 마! 어렸을 때부터 군대에서 무도 실력을 갈고닦는 것에만 몰두한 도씨 가문 도련님인 나도 아직 세미 대가의 경지밖에 오르지 못했는데 아동 복지 센터에서 자란 네가 대가의 경지에 올랐다는 게 말이 될 수가 없잖아!”서준영은 도찬혁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무도 실력과 출신 배경, 어릴 때 자란 환경이 무슨 관련이 있지? 네 말대로 너는 명문가인 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부족함 없이 이런저런 특권을 누리면서 자랐어. 근데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도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충분히 너희들을 능가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마!”서준영이 똑 부러지게 말하자, 주위 사람들은 조용히 침묵을 지켰고 도찬혁도 뭐라 반박해야 할지 몰라 주먹만 불끈 쥔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너 같은 평범한 사람이 아무리 발악해도 하늘이 정해준 행운아를 이길 수 없어! 직접 싸워보기 전까지는 네가 나보다 한 수위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지, 죽어!”이어 도찬혁이 힘껏 쥐고 있던 주먹에서 풍기던 푸른 기운이 푸른 기린으로 변했고 그는 필살기인 기린권을 쓰면서 서준영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했다.서준영도 이에 질세라 손을 들자, 손가락에서 뿜어져 나오던 한 줄기의 영기가 총알처럼 도찬혁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그 충격으로 도찬혁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별장 입구의 거대한 문까지 부수고 바닥에 처참하게 나뒹굴었다.순식간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그
별장 정원은 이제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떠들썩해졌고 휴게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던 재벌 2세들도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봤다.오늘 밤 서준영의 명성과 위엄이 강운시에 완전히 퍼진 셈이었다.최수영도 몰려드는 인파에 서준영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지만, 그에게로 향한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짧은 시일 내에 무도 대가의 경지에 올랐다니 정말로 대단해!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 하나는 인정해 줘야 한다니까! 이 정도 실력이라면 용진의 또래 무사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아, 음... 서준영과 결혼해서 후회할 일은 없겠네.”10여 분이 지나서야, 사람들의 흥분이 점차 가라앉았고 각자 제자리로 돌아갔다.서준영도 그제야 조용한 휴게실 한쪽에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사람들이 이 정도로 열정적인 반응을 보일 줄이야, 이게 바로 막강한 실력이 주는 위엄이란 말인가!’이때 최수영이 생글생글 웃으며 서준영의 옆에 앉아 턱을 괴면서 물었다.“무슨 생각해?”“아무것도 아니야.”때마침 한 웨이터가 두 사람에게 다가와 물었다.“두 분 마실 것 좀 드릴까요?”“그러면 에이드 한 잔 부탁해요.”서준영은 에이드 한 잔을, 최수영은 우유 한 잔을 주문했다.그가 주문한 에이드를 받아 들고 두 모금 마신 뒤, 몸을 숙여 빨대로 우유를 마시고 있는 최수영을 쳐다봤다.빨대가 그녀의 깊게 들어간 가슴골을 정확히 가리고 있어 양쪽 봉긋하게 솟은 가슴이 더 두드러지게 보였다.서준영은 그녀의 관능적인 자태에 매료되어 정신이 혼미해졌고 그녀의 몸을 타이트하게 감싸고 있는 원피스를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우유를 마시고 있던 최수영도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눈웃음을 치면서 물었다.“뭘 그렇게 봐?”“맛있어 보이네...”서준영이 당황해서 헛소리를 내뱉었지만, 최수영은 그의 숨은 뜻을 알아채지 못한 듯 마시고 있던 우유를 건넸다.“에이드 맛없어? 그럼, 내 우유 마셔볼래?”서준영은 그녀가 알면서 모른 척하는지
서준영과 최수영이 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안윤아가 그들 쪽으로 다가왔다.안윤아는 노란색 샤넬 신상 반소매 티셔츠에 데님 바지와 흰색 운동화를 신어서 시원하면서도 편해 보였다.그녀는 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거슬렸던지 얼른 다가가 서준영에게 말을 걸었고 여우 같은 최수영을 째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준영 씨, 할아버지께서 기다리고 있어, 얼른 가자!”“그래, 가자.”서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최수영에게 말했다.“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봐야 할 것 같아. 다음에 다시 얘기하지.”최수영도 안윤아를 도발하려는 듯 일어나면서 서준영의 팔짱을 끼고 눈웃음을 쳤다.“괜찮아, 나도 이제 가봐야 해. 다음에 내가 맛있는 우유 살게.”말을 마친 최수영이 섹시하게 머리를 한 번 쓸어 넘기고 몸을 돌려 자리를 뜨자, 위기감을 느낀 안윤아가 성난 목소리로 소리쳤다.“흥! 여우 같은 년!”이어 그녀는 서준영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씩씩거리며 물었다.“저런 스타일 좋아해? 그렇다면 너한테 정말 실망이야!”서준영은 그녀의 이마에 가벼운 딱밤을 때리면서 말했다.“오빠한테 버릇없이 네가 뭐야! 그리고 난 최수영한테 아무런 관심도 없어.”안윤아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부어오른 이마를 문질렀다.“앞으로 엉덩이는 때려도 딱밤은 때리지 마! 이마가 부어오르면 못 생겨지잖아!”서준영은 낯 뜨거운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안윤아 때문에 난감해졌고 혹시나 다른 사람들이 듣기라도 했을까 봐 얼른 주위를 살폈다.“그만해, 그만해! 무슨 여자애가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뭐라고 생각하겠어. 빨리 할아버지한테 가자!”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길, 서준영은 안윤아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오늘 밤 경매회에 나온다는 법기에 대해 다른 정보는 없어?”“팔괘경? 서강의 대가가 직접 들고 온 거라고는 들었지만 자세한 건 나도 모르겠어. 궁금하면 할아버지한테 직접 물어봐.”서준영은 그 법기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꾹 참고 별장 안으
“난 네가 넓은 세상을 빨리 접촉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오늘 축하 파티와 경매회에 초대했어. 그리고 너한테 겸사겸사 내 오랜 친구들도 소개해 주고 싶었거든.”“어르신, 감사합니다!”“그럼, 우리 이만 경매회가 열릴 안방으로 들어가지.”안호철이 웃으면서 앞장섰고 서준영과 안윤아도 뒤따랐다.세 사람이 안방에 들어서자, 양쪽 의자에 앉아 있던 네 명의 거물급 인사가 너도나도 일어나 안호철에게 잘 보이려고 깍듯이 인사했다.그도 그럴 것이 강운시에서 안호철이 유일하게 오너의 경지까지 올랐기 때문이다.이어 안호철은 사람들에게 앉으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서준영에게도 가장자리에 앉으라고 했다.거물급 인사들은 듣도 보도 못한 젊은 남자가 안호철의 옆에 앉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잠시 후, 안호철은 그들에게 서준영을 정식으로 소개했다.“여러분, 제 옆에 앉은 젊은이는 제가 친손자처럼 아끼는 서준영 씨라고 합니다. 앞으로 예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서준영의 공손한 인사에도 모두 냉담한 얼굴로 쳐다보지도 않자, 안호철은 무안한 듯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존심이 센 사람들이라 처음 보는 사람은 많이 경계해. 준영이가 이해해 줘.”서준영도 아무렇지 않은 듯 빙긋 웃으며 답했다.“괜찮습니다.”이어 안호철은 서준영에게도 거물급 인사들을 차례로 소개하기 시작했다.“오른쪽에 앉아 있는 분은 수도권 태극문의 주인 진충이야, 이미 종사의 경지에 올랐고 500여 명이 넘는 수하들이 있어. 수도권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지.”서준영은 먼저 장대한 기골에 흰색 옷을 입은 진충에게 인사를 건넸고, 이어 안호철은 그 옆에 앉은 사람도 소개했다.“그 옆에 분은 동천 시 김씨 가문의 김남길이야. 김씨 가문은 동천 시에서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수산물과 제약 회사까지 운영하고 있지. 동천 시에서는 영향력이 엄청나게 크고 총자산도 80조가 넘어.”이어 서준영은 풍성한 머리숱에 청색 눈동자, 몸에는 청색 두루마기를 걸친 김남길에게 인사했고,
고 대가가 고개를 끄덕이고 들고 있던 작은 상자를 열자, 금빛 줄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뒤이어 상자 안에 들어있는 옛 고물인 팔괘경을 꺼내 드는 순간, 안방 온도가 금세 몇도 떨어지면서 으스스한 느낌까지 들게 했다.임용관이 제일 먼저 감격에 겨운 듯 엄지까지 치켜들며 감탄했다.“좋은 물건일세!”동천 시의 김남길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팔괘경 내부에 특수한 진법이 들어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저 물건은 제가 먼저 찜했으니 모두 건드리지 말아 주세요.”이에 진충도 급한 마음에 끼어들면서 고 대가에게 말했다.“고 대가님, 얼른 가격을 제시하십시오.”용진에서 온 유선녀도 계속 눈알을 굴렸고 서준영도 휘황찬란한 팔괘경의 등장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이때 안호철이 서준영에게 조용히 물었다.“너도 법기에 대해 알아?”“조금은 아는 편입니다.”옆에 앉아 있던 동천 시의 김남길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서준영을 비웃었다.“허허허, 당신 같은 애송이가 법기에 대해서 뭘 알겠어.”임용관도 똑같이 비웃으면서 한마디 거들었다.“법기에 대해 모르면 그냥 모른다고 인정해. 아는 척하다가 큰코다쳐.”사실 안호철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서준영이 의술만 뛰어날 뿐, 법기에 대해서는 잘 모를 거로 생각했다.서준영은 고 대가가 들고 온 팔괘경을 처음 본 순간, 법기의 내부에 구영 법진과 비슷한 소량의 진법이 들어 있어 주변 10미터 이내에 있는 사람들이 영기의 파동을 느낄 수 있고 더 나아가 이런 영기가 무인에게 큰 도움을 주고 마음도 자연히 편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법기를 뚫어져라 쳐다본 결과, 팔괘경 안에 들어있는 진법이 아주 소량이거나 위조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다시 말하면 대단한 법기라고 극찬하는 팔괘경이 사실은 단기간의 효과만 있을 뿐, 길흉을 피하게 해주고 집안을 안정시키며 풍수까지 조절할 수 있는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임용관은 서준영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는
서준영의 말에 안방 전체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모든 이목이 그에게로 쏠렸다.특히 임용관, 진충과 김남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난 채로 분통을 터뜨렸다.“팔괘경이 가짜라고? 법기가 뭔지는 알고 이런 헛소리를 내뱉는 거야? 어린 나이에 공부는 안 하고 허튼소리 하는 것만 배웠어?”“흥! 안 어르신이 직접 데리고 온 젊은 녀석이라고 떠받들어 줬더니 너무 오만하네. 오늘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는 알고 온 거야?”김남길도 성난 목소리로 안호철에게 한마디 했다.“어르신, 당장 이놈을 쫓아내지 않으면 우리의 오랜 인연은 여기서 끝입니다!”반대로 유선녀는 이 상황이 그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듯 팔찌만 만지작거리며 조용히 서준영을 바라봤다.안호철은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된 분위기를 수습하려고 애썼다.“여러분, 죄송합니다! 다들 흥분을 가라앉히시고 제 말을 들어 주십시오. 전에 준영이가 뛰어난 의술로 저를 구해준 적이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도 녀석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참석하라고 한 것입니다. 다들 좋게 봐주십시오.”이어 안호철은 서준영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준영아, 서강 최고의 현술 대가인 고 대가가 가짜 법기를 들고 왔을 리가 없잖아! 네가 오해한 거야.”서준영도 사람들이 끝까지 자기 말을 믿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어르신, 알겠습니다.”안호철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안색이 어두워진 고 대가에게 사과했다.“고 대가님, 죄송합니다. 준영이가 의술은 뛰어나도 아직 법기에 대해서 몰라서 하는 소리니, 애해해 주시길 바랍니다.”“어르신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 것입니다.”고 대가는 이어 서준영을 노려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해서는 안 돼! 모든 말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야.”서준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릴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대가는 곧이어 다른 사람들을 향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으면서 말했다.“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