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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신유리가 자신을 아빠라고 불러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공짜로 딸이 생기는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너무 좋았다!

반호영의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아침 식사가 진행되는 내내 신세희는 수저를 들지 않았고 반호영은 신유리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기 바빴다.

신세희는 당황스러웠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식사가 끝나자 신유리는 외출하자고 졸랐다.

신세희는 가성섬의 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외출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가성섬은 작은 섬이라 하루면 다 돌아볼 수 있었다.

두 모녀는 손을 잡고 동원을 나왔다. 서원을 지나치는데 상처를 처치하러 온 의사가 문을 열고 있었다.

임서아는 정원의 흔들의자에 앉아 있었다.

머리에 붕대를 두른 임서아를 보자 신유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 저거 봐! 저 못난이가 어제까지 얼굴에 퍼렇게 멍이 들었더니 멍은 좀 가라앉은 것 같은데 머리에 붕대를 두르고 앉았네? 정말 멍청해 보여. 엄마, 빨리 봐! 핸드폰은 가져왔어? 빨리 사진 찍어! 우울할 때마다 꺼내서 볼래….”

한가하게 휴식하고 있던 임서아가 그 말을 듣고 분노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는 씩씩거리며 신유리에게 달려왔다.

하지만 예전의 날카로운 기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얼굴은 귀신처럼 창백하게 질려서 보기 흉했다.

조금 전까지 임서아를 비웃던 신유리는 놀라서 엄마의 등 뒤로 숨었다.

임서아가 신세희와 신유리 앞에 다가왔지만 반호영이 다리를 들어 그녀를 걷어찼다.

안 그래도 허약한데 제대로 맞았으면 위험했을 뻔했다. 임서아는 재빨리 집으로 도망쳤다.

분노한 그녀는 울며 물건들을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의사는 상처에 약을 발라주려고 했지만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정원 밖, 반호영은 차갑고 담담한 목소리로 대문을 향해 소리쳤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신세희와 이 아이는 내가 초대한 손님입니다. 그것도 아주 존귀한 손님이죠. 앞으로 이들 모녀에게 해를 가하는 인간은 그게 누구든 바다에 던져버릴 테니까 조심해 주세요!”

말을 마친 반호영은 신유리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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