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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조의찬은 고통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는데 등에서 피가 솟구치고 있었다. 그는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형, 나… 신세희 씨한테 다른 마음이 있어서 그런 거 절대 아니야. 그냥… 유리랑 세희 씨를 지켜주고 싶었어. 유리까지 다치면 세희 씨가 너무 힘들어지잖아.”

부소경은 조의찬을 부둥켜안고 다급히 소리를 질렀다.

“차 이쪽으로 가지고 와! 당장 병원에 가야겠어! 가장 믿을만한 의사가 수술을 집도할 거야! 너는 내가 무조건 살려!”

조의찬을 태운 차가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부소경은 신세희와 딸을 품에 끌어안았다.

“너… 어떻게 온 거야? 줄곧 우리 주변에 잠복해 있었던 거야? 나랑 우리 형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던 거냐고?”

반호영은 두려운 시선으로 부소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부소경이 잔인한 성격인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가성섬을 치겠다고 선포한 뒤로 6년의 준비 끝에 실행에 옮겼다.

군사를 이끌지 않고 아내와 딸만 데리고 가성섬에 착륙했다는 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반호영은 잔뜩 겁먹은 기색으로 뒷걸음질쳤다.

절망이 한순간에 몰려왔다.

부소경은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넌 내 동생 조의찬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걔가 내 딸과 아내의 목숨을 살렸기에 네가 살아 있는 거라고. 만약 무슨 일이 생겼더라면 너부터 죽였어.”

말을 마친 부소경은 신세희를 데리고 현장을 떠났다.

자리에 남은 반호영은 한참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가성섬에서 반호영은 피라미드의 맨 꼭대기에 있는 존재였다. 심지어 가성섬 주민들은 형인 반호경보다 그를 더 존경하고 따랐다. 그런데 부소경의 눈에 그는 그저 먼지 같은 존재일 뿐이었다.

“도련님.”

옆에 있던 부하가 그를 불렀다.

반호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차갑게 말했다.

“집으로 가자! 형이랑 의논해 봐야겠어! 부소경이 뭘 믿고 이렇게 거만을 떠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을 보내 병원을 포위하도록 해!”

“네, 도련님!”

지시를 받은 부하가 다급히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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