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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어르신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애원했다.

“소경아, 내 얼굴을 봐서라도 제발 서아 한번만 살려줘.”

“저는 많이 봐드렸다고 생각합니다만.”

부소경이 담담하게 물었다.

“어르신이 아니었으면 임서아는 6년 전에 죽은 목숨이었겠죠. 그 여자가 6년 전에 누구의 아이를 임신하고 어떻게 아이를 지웠는지,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가지고 내 아이라며 나를 기만한 거, 이 모든 잘못을 어르신께서 막아주셨기에 임서아가 여태 살아 있는 겁니다.”

서씨 어르신은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또 있죠. 6년 뒤에 내 아내를 다시 찾았을 때, 임서아는 내 아내에게 어떻게 했죠? 어르신 얼굴을 봐서 여태 봐준 겁니다. 안 그랬으면 백번도 넘게 죽였을 거예요.”

담담한 목소리였지만 협상은 없을 거라는 그의 잔혹하고 단호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서씨 어르신은 울음이 나오는 것을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설득했다.

“소경아! 서아가 잘못을 많이 저질렀지만 그 애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 그러니 죽일 필요까지는 없잖아?”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하셨습니까?”

부소경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임서아 일가족이 정말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나요? 어르신께서는 언젠가 후회하게 될 겁니다.”

부소경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신세희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그를 향해 고개를 흔들었다.

단호한 표정이었다.

부소경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가 계속 말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마.’

신세희는 평생 서씨 어르신과 얽히고 싶지 않았다.

어르신이 그녀에게 한 폭언과 상처는 영원히 용서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는 게 싫었다.

부소경은 아내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때, 수화기 너머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경아, 나 신세희랑 대화 좀 할 수 있을까?”

“안됩니다!”

부소경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어르신 때문에 아내가 다시 상처 입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이때 신세희가 자진해서 나섰다.

“소경 씨, 전화 바꿔줘요. 도대체 무슨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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