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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부소경은 대답이 없었다.

“난 한 번도 이 가성섬에 애착을 가진 적 없어. 촌구석 같아서 말이야. 해마다 정부 지원금으로 겨우겨우 버티잖아. 나도 너처럼 해외에서 사업하는 사람이라고! 가성섬을 떠나도 해외로 가면 여전히 잘 살 수 있어! 부소경, 네 협박은 나한테 안 통해! 서 씨 어르신과 구 씨 가문이 우리 형을 지지하고 있어. 누가 이길지는 아직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 나 비겁한 사람은 아니야. 너에게 붙잡혀도 절대 목숨을 구걸하지는 않을 거란 말이야!”

말을 마친 반호영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부소경은 생각에 잠겼다.

“대표님,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뒤에 있던 엄선우가 물었다.

부소경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반호영에게 어디 있는지 물어볼 생각이었어. 유리랑 세희 데리고 어디 나갔다고 했거든. 저택에 있는 게 안전할 텐데. 걱정해서 전화했더니 반호영 그 자식이….”

반호영이 이렇게까지 까칠한 성격일 줄은 예상치 못했다.

어딘가 익숙한 느낌까지 들었다.

한편, 전화를 끊은 반호영은 드디어 부소경에게 한방 먹였다는 생각에 속이 후련했다.

사람은 자아도취에 빠지면 주변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게다가 그의 주변에는 많은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래서 반호영은 누군가 접근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엄마, 이거 봐. 이렇게 모래 속에 파묻히면 아주 따뜻할 것 같아. 내가 누울 테니까 엄마가 나를 파묻어 줘.”

신유리가 잔뜩 신난 목소리로 신세희를 재촉했다.

신세희는 아이의 철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짐짓 화난 척, 아이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

“파묻는다는 소리 한 번만 더 해봐. 혼날 줄 알아!”

그러자 신유리가 엄마를 향해 혀를 홀랑 내밀었다.

“헤헤!”

그러더니 모래를 집어 신세희에게 던졌다.

“엄마, 몸에 모래를 덮으면 피부가 햇빛에 타지 않을 거야.”

주변에는 모래로 온몸을 덮고 머리만 밖에 내놓은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그래서 아이는 그들이 피부가 그을릴까 봐 모래로 피부를 가린다고 생각했다.

신세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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