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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저 피아노 칠 줄 알아요” 뜻밖의 대답이었다.

피아노는 그녀의 어머니가 가르쳐 준 것이다.

시골에서 신세희네 세 식구는 모든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업신여김을 당했던 상황이라 그 누구도 몰랐다.

사실 피아노를 치는 것은 신세희한테 있어서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그녀의 집에는 피아노가 없었다.

악보를 볼 줄 아는 어머니는 피아노 건반을 종이에 그려 빈손으로 연습하게 했다.

신세희도 총명했다. 설사 그것이 가짜더라도 열심히 배워냈다.

주말이면 일주일에 겨우 한 번 정도 입을 정도로 아껴뒀던 옷을 신세희한테 입히고 현성에 있는 유일한 교회를 찾아다녔다. 교회 사람들한테 부탁해서 겨우 인적이 드문 오후 시간을 이용해 피아노 연습을 했다.

신세희가 연주하는 피아노곡은 모두 어머니가 직접 가르친 것이다.

엘리제를 위하여, 터키 행진곡 등등...

그녀의 어머니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

신세희는 여태껏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날, 신세희는 처음으로 손님들 앞에서 피아노 칠 줄 안다고 말했다.

열두 살 난 신세희는 정말 인정받고 싶었다.

열 살 먹은 아이인지라 아직 어른들의 음흉한 속셈과 질투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몰랐다.

그냥 서해리의 집에 피아노가 있고, 마침 자신이 피아노 칠 줄 아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서해리의 어머니, 아버지가 자신을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신세희의 말을 듣던 손님들은 서로 그녀의 연주를 보고 싶어 했다.

서해리의 어머니는 불쾌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래, 세희야 어떤 곡을 연주할 거야?”

그러면서 피아노 뚜껑을 열었다.

신세희는 피아노를 보고 엄청 기뻤다.

입술을 오므리며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바로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 순간, 젊은 청년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마치 어린 공주의 연주를 보는듯했다. 곳곳 한 자세에, 긴 목선은 마치 백조를 방불케 했다. 옅은 색의 치마는 아주 우아했다. 특히 피아노를 칠 때 기다란 손가락의 움직임은 너무 아름다웠다.

신세희는 연달아 세 곡을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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