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60화

그의 말이 한없이 거슬렸던 임서아는 벌컥 화를 냈다.

“당신 누구 손님이야? 당신이 뭔데 함부로 입을 지껄여. 죽고 싶어 환장했어? 내 약혼자의 아내와 딸이라니. 내 약혼자의 아내는 당연히 나라고!”

그녀에게 일깨워준 사람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든 임서아가 문 쪽을 향해 고개를 휙 돌렸다. 고급스러운 드레스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주인공처럼 서 있던 임서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네이비 슈트를 걸친 훤칠한 남자가 조그마한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다. 빨간 버블 스커트를 입은 아이는 세상 무서울 게 없는 듯 턱을 한껏 치켜들고 당당하게 이곳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아이는 너무 귀엽고 예뻤다. 아이의 주변으로 마치 환한 빛이 퍼지는 것만 같았다.

아이의 다른 쪽 손을 잡은 이는 그녀의 엄마인 신세희였다.

연한 남색 드레스를 차려입은 신세희가 우아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언뜻언뜻 보이는 새하얀 발목은 마치 물을 먹은 연꽃을 떠올리게 했다. 연한 남색 드레스에는 별다른 장식이 없었으며 심지어 그녀는 목걸이조차 하고 있지 않았지만, 오히려 백조 같은 가느다란 목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세 식구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남자는 여느 때처럼 차가웠으며, 여자도 더없이 차분했다. 그러나 그 사이에 있는 아이는 제 부모의 이런 분위기를 사르르 녹일 정도로 생기가 넘쳤다. 세 식구의 조화로운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비교 대상을 찾는 건 사람들의 본성이었다. 어떤 이들은 벌써 귓속말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오늘 주인공은 임서아 씨라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신세희 씨가 초라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고 당신이 내게 말했잖아. 대체 저게 어딜 봐서 초라한 거냐고. 아무런 장식 없이도 모든 이들을 압도하는데?”

그러자 다른 사람이 탄식했다.

“내가 경솔했어. 사실은 세희 씨의 옷차림을 크게 주시하지 않았거든. 그냥 드레스 색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