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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정연 씨. 우리 외할아버지께서 직접 정연 씨를 위해 서울의 구씨 집안과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하셨어요. 참 다행이죠?”

임서아가 선심을 쓰는듯한 태도로 민정연에게 말하자 민정연은 바로 고분고분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서아 아가씨.”

“처신 잘하고, 파이팅.”

“그렇지만 저는...”

“그렇지만 같은 소린 집어치워요. 우리 외할아버지만 믿으라니까.”

오만하게 말하는 임서아 앞에서 민정연은 냉큼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 드레스 어때요?”

임서아가 잔뜩 거들먹거리며 민정연에게 물었다. 민정연이 입은 드레스도 충분히 고급스러웠지만 임서아의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자기 드레스가 어떠냐고 대놓고 물어보다니! 민정연이 억지로 살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워요, 서아 아가씨. 이 연회에서 아가씨보다 고귀한 사람은 절대 없을 거예요.”

그러자 임서아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거 알아요? 이 샤란 드레스는 소경 씨가 날 위해서 직접 주문한 거예요. 남성에 하나밖에 없는 4억 원짜리 드레스라고요. 아무것도 안 하고 이 드레스만 팔아도 몇 년은 거뜬하게 버틸 수 있어요. 정연 씨가 입은 드레스도 물론 아름답지만, 나랑 같이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휴, 소경 씨가 날 너무 사랑해서 큰일이라니까.”

“......”

민정연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비록 무사히 홀 안에 들어왔지만,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했다. 사실은 당장 할아버지를 붙잡고 오늘 자신의 파트너는 구서준이 아니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도통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하여 자리에 멀뚱히 앉아 임서아의 들러리 노릇이나 해줘야 했다.

그러나 임서아가 예쁜 건 사실이었다. 화려한 보석들로 한껏 치장한 그녀의 옆에 앉아 있으니 자신은 더없이 칙칙해 보였다. 또한 남성의 하나뿐인 드레스라는 말도 사실이었다. 임서아가 자랑을 늘어놓지 않았더라도 부소경이 친히 그녀를 위해 제작한 드레스라는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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