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가 회상을 하고 있을 때 차는 계속 앞으로 가고 있었고, 신세희가 정신을 차리자 놀란 눈으로 부소경을 보았다. “당신… 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 유리… 유리 데리러 안 가요?”“너한테 차 사주러.” 남자는 평온하게 말했다.“저......저는 운전할 줄 몰라요.” 신세희는 말을 더듬었다.남자는 신세희를 보지 않고 똑같은 말투로 물었다. “너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걷는 법 알았어?”신세희:“......”“풉......”엄선우는 앞에서 웃음을 참지 못 했다.그는 도련님이 부인을 곡현에서 데려온 이후로 때때로 그들이 애정표현을 하는 걸 강제로 봐야했다.게다가 도련님이 애정표현을 하는 방법이 다른 남자들과는 달랐다.도련님의 애정표현 방식은 모두 날이 서있지만 막상 들어보면 무섭지만 또 달콤했다.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여자한테 차를 사줄 때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이 또 있을까?도련님 밖에 없을것이다.신세희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움직이며 웃었다. “모… 몰랐죠.”그리고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그래도 내가 면허 딸 때까지 기다려야죠, 3… 3개월정도 지나서 사도 안 늦어요…”사실 그녀는 애초에 차가 갖고싶지 않았다.그녀는 일자리도 안정적이지 못 해서 내일 다시 일자리를 알아 봐야하는 사람이었고, 차를 쓰기는 무슨, 차가 있어도 운전을 하지 못 했다.하지만 신세희는 남자 말에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남자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차는 계속 앞으로 갔고, S샵에 도착해 호화로운 외제차들이 세워져 있는 걸 보고 신세희는 눈이 정신없었다.그녀는 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이거!” 부소경은 차 한 대를 가리키며 말했다.신세희는 차의 브랜드도 몰랐고, 그저 직원이 부소경에게 고개와 허리를 숙이며 수속을 밟는 걸 보았고 부소경은 바로 새 차에 앉아 신세희를 데리고 유치원으로 향했다.뒤에 있던 기사 엄선우:“......”이렇게......자신은 짤린 건가?도련님에게 물어보려던 찰나에 도련님은 이미 아내를 차에 태우고 사라졌다.오늘은 30분
부소경:“......”꼬맹이는 그에게 못된 아빠라고 불렀지만 그를 향한 태도는 훨씬 다정해졌다. 신유리는 부소경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 “아빠, 나 엄마가 잠꼬대 하는 거 들었었어.”부소경:“......”의식적으로 그는 신세희를 보았다.신세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눈빛으로 부녀를 보았다.신유리가 이어서 말했다. “엄마가 잠꼬대로 아빠를 좋아하기 싫다고 했어. 그게 무슨 뜻인지 난 알아, 엄마가 아빠를 엄청 엄청 좋아한다는 뜻이잖아!”부소경:“......”이 꼬맹이!역시 부소경의 자식이라 그런지 겨우 5살짜리 애기가 이미 어른들의 언행을 다 꿰뚫었다. 5살짜리 아가씨는 엄마의 속내를 다 알았고 그래서 그녀는 부씨 가문 저택에서 큰 소란을 피우면서 엄마의 위치를 지켰다.차 밖에서 부녀가 속삭이는 모습을 보고 신세희는 호기심이 생겼다. “둘이 무슨 얘기해요? 유리야, 네 아빠한테 말하는 비밀이라면 설마 너 또 유치원에서 누구랑 싸운 거 아니지?”신세희는 자신이 유리한테 말을 할 때 부소경의 호칭을 무의식적으로 ‘네 아빠’ 라고 말했지만, 부소경은 확실히 들었다.이 순간 부소경은 자신이 이미 이 모녀에게 말려든 느낌이었다.남자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너 딸 잘 낳았다고 얘기하는 중이었어. 널 잘 지켜줄 수 있는 좋은 딸이지 말이야.”신세희:“......”“타!”부소경이 말했다.모녀는 차에 탔다.이번에 집에 가는 길에는 딱 세 가족만 있었다. 하지만 신유리는 평소보다 말이 많았고, 엄마의 품에 기대어 바깥 풍경을 보며 참새처럼 짹짹거렸다.전에는 매일 엄선우가 그녀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었었다.비록 엄마아빠가 뒤에 앉아 있었지만 느낌이 달랐다.지금 신유리의 감정은 마친 다른 유치원 친구들처럼 엄마 아빠랑 함께하는 느낌이었다.“앞으로 엄마랑 아빠가 나 매일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면 안돼?” 신유리가 물었다.신세희:“......”이 일은 그녀가 결정할 수 없었디.“만약 네가 앞으로 말도 잘 듣고 장난감도 혼자 잘 만들고, 밥도 잘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공사판에 가서 기술자로 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비록 좀 더럽고 힘들긴 할 테지만 말이다.하지만 사람들은 깔끔했다.신세희는 내일 공사판에서 일자리를 알아보는 걸로 결심했다.다음 날.그녀는 자신이 일자리를 잃은 사실을 부소경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부소경이 이것저것 캐물을까 봐 겁이 났고, 회사에 간지 얼마 안돼서 누군가와 충돌이 생겼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일을 이미 그만뒀으니 말을 안 해도 상관없었다.신세희는 원래처럼 부소경과 함께 엄선우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신유리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었고, 그 다음 신세희가 원래 일하던 곳에 내렸다. 차에서 내릴 때 부소경은 그녀에게 말했다. “저녁에 일찍 퇴근해, 회사에 더 있지 말고. 운전하는 법 알려줄게.”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엄선우와 부소경이 멀어지는 걸 본 뒤 신세희는 버스에 올라탔다. 5-6개의 정거장을 지나 그녀는 피시방을 발견하고 차에서 내렸다. 피시방에서 반나절동안 머무르면서 공사장 기술자 자리에 이력서를 몇 군데 넣고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거기서 부소경을 기다렸다.부소경은 일찍 왔고, 5시도 안돼서 그녀를 데리러 왔다. 신세희는 길가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부소경과 엄선우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부인,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퇴근하셨어요?” 엄선우가 놀라서 물었다.“어......” 신세희는 거짓말을 했다. “그… 오늘은 공사장에 갔다 오느라 회사에 다시 안 돌아가도 됐었어서 그냥 여기서 기다렸어요…”그리고 그녀는 부소경을 보았다.왠지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오늘 부소경이 운전을 가르쳐준다는 생각이 났다. 설마 직접 알려주는 건 아니겠지?신세희의 이런 모습은 기사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부인은 걸핏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걸 보니 표정관리를 참 못하는 것 같았다.사실 신세희의 예상이 맞았다. 부소경은 그녀를 운전 연습하는 곳으로 데려갔고, 코치들에게 인사를 하자 그들은 예의 바르게 부소경에게 인사를 건넸다. 부소
차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나가는 걸 지켜보았다.여자는 떨면서 남자의 품에 안겼고, 울면서 비명을 질렀지만 남자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한 팔로 신세희를 안았다. 그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은 뒤 신세희의 귓가에 대고 달래주었다. “겁먹지 마. 내가 있으니까 겁먹을 거 없어. 발에 힘 풀고.”신세희는 그제서야 살짝 힘을 풀었다.처음에 그녀는 무서워서 눈을 뜨지 못 했지만, 점차 남자가 차를 움직이자 그제서야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여전히 남자의 품에 안겨 있었고, 남자는 한 팔로 그녀를 안은 채 한 손으로 운전대를 움직이고 있었다.신세희의 심장은 두근두근거리며, 그녀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려 얼굴이 빨개졌다.차는 저 멀리까지 나가 있었다.여긴 운전을 배우는 전용도로라서 길에 사람이 없었다.신세희는 차가 어떻게 멈춘지도 몰랐고, 부소경이 언제 자신에게 입을 맞춘지는 더더욱 몰랐다.그녀는 그저 자신이 정신을 차렸을 때 옷이 헝클어져 있었고 입술이 빨간 것만 알았다.그녀는 부끄러워서 더 말을 하지 못 했다.하지만 남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연습용 차를 학원에 돌려줬고, 신세희를 데리고 차에서 내리자 엄선우가 이미 신유리를 데리고 그들을 데리러 온 걸 보았다.엄마의 빨개진 얼굴을 보자 신유리는 엄마 앞으로 뛰어가 불평했다. “못된 엄마 아빠 미워, 둘이 여기서 나 빼고 놀고! 흥! 나 삐졌어.”그리고 작은 공주님은 삐진 채 엄선우의 차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엄선우는 고개를 돌려 신유리에게 장난을 쳤다. “작은 공주님, 엄마 아빠가 왜 여기서 운전 연습을 너 빼고 했는지 알아?”신유리는 고개를 저었고 정말 이유를 몰랐다.“왜냐면 엄마 아빠가 연애할 때 넌 아직 태어나지 않았었거든.” 엄선우가 말했다.“아, 이해했어요.” 신유리는 똑똑한 아이였다.두 사람의 대화가 막 끝나자 부소경과 신세희는 차로 왔고, 엄선우는 얼른 차에서 내려서 차 문을 열었다. 신세희와 부소경이 차에 타자 신유리는 쫑알댔다. “못된 아빠, 엄마랑
예전에는 그냥 신세희의 성격이 쌀쌀해서, 남들과 실랑이를 벌이지 않는 성격 덕분에 그녀가 다른 사람들보다 연약해 보였었다. 하지만 지금, 부소경은 신세희의 피부가 무척이나 좋다는 사실을 발견했다.특히 물기를 가득 머금었을 때, 그녀의 얼굴은 콜라겐이 가득한 듯 무척이나 탱글탱글했다. 화장기 없이 수수한 그녀의 모습은 부소경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는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빤히 쳐다보는 그의 모습에 신세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은 사과와도 같았다. 뭐라고 입을 열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던 그녀는 마른 기침을 해댔다. “저기…”신세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남자의 입술이 포개어져 왔다.운전전문학원 연습 도로에서 끝내지 못했던 일을 그는 결국 집에서 끝낼 생각이었다. 어느새, 신세희는 남자에게 안긴 채 침실로 들어가게 되었다.그날 밤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 일어났는지는 딱히 언급할 필요도 없었다.다음날, 신세희는 기분이 무척이나 상쾌했다.그녀는 이런 생활이 계속 지속된다면 자신의 삶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완벽한 생활에 유일하게 부족한 점이 하나 있었다. 서시언은 어디에 있는 거지?신세희는 그 물음을 감히 부소경에게 물어보지 못했다.두 사람은 아직 그녀가 대놓고 입을 열어 서시언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볼 정도로 친하지는 않았다.신세희는 더 기다려보고 싶었다.아침을 다 먹은 후 그녀는 늘 그랬던 것처럼 부소경과 함께 유리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부소경은 또 신세희를 회사에 데려다 주었다. 신세희는 여전히 회사 근처에 내린 후 몇 정거장 떨어진 곳에 있는 피시방으로 들어가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지난 일주일간, 신세희는 줄곧 이렇게 지내왔다.둘째 주 월요일이 되던 아침, 신세희가 버스에 앉아 있을 때 그녀의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다.화면에 뜬 낯선 번호를 확인 한 그녀는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분명 그녀가 지원한 이력서를 보고 연락을 한 것일
신세희는 고개를 돌렸고, 구서준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구… 도련님, 구대표님?” 신세희는 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이 왜 여기에?”구서준은 눈썹을 들썩이며 대답했다. “여긴 우리 디자인 회사가 맡은 일이에요. 설마 당신이 회사 대표로 이 일 처리하러 온 거에요? 디자인 팀이 왜 당신을 대표로 보낸 거죠?”“대표님, 죄송합니다. 전 이미 퇴사했어요. 오늘은 일자리 찾으러 여기에 온 거에요. 마침 또 이런 문제를 발견하게 됐고요. 저… 제가 이 문제 대신 해결해드릴 수 있는데.” 신세희가 대답했다.구서준은 그만 참지 못하고 신세희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당신…”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곧이어 구서준은 서로 다투고 있는 기술자들에게 말했다. “좋아요. 이 아가씨한테 한번 해보라고 하죠. 계획이 뭔지 한번 들어나 봅시다.”말을 끝낸 후, 구서준은 다시 한번 신세희를 위아래로 훑어보기 시작했다.그는 일주일 동안 그녀를 못 봤다. 못 본 사이에 여자의 얼굴색이 일주일 전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았다. 마치 안에서부터 수분을 채워준 듯 얼굴이 무척이나 촉촉했다. 그녀의 피부는 마치 아기처럼 뽀얗고, 뽀얀 피부 사이에는 분홍빛이 감돌았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에 단정한 옷, 보면 볼수록 점점 더 이뻐 보였다.게다가 지금 그녀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구서준은 점점 더 신세희에게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그때, 신세희는 이미 안전모를 쓰고 금방 다 파놓은 기지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바닥에 쭈그리더니 긴 막대기 하나를 휘적이며 말했다. “일단 여기 두 부분에 있는 흙을 조금 파내요. 그렇다고 너무 많이 파내면 안 돼요. 그냥 시멘트 기둥이 들어갈 정도로만 파내면 됩니다. 그리고 파낸 부분에는 시멘트 기둥으로 구멍을 메꿔줘요. 이걸 이렇게 세워서 양쪽을 지탱할 수 있게 해주면 위쪽도 고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세워진 기둥 사이로는 대들보를 하나 놓아줍니다. 대들보를 잘 고정한 다음에는 철근으로 위아래를 고정해주
”왜… 우리 회사에 다니고 싶지 않은 건데요?” 구서준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신세희에게 물었다.신세희는 더 이상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구서준이 회사에 전화를 걸어 이 상황에 대해 알아보려는 그때, 신세희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했다. 그녀를 집으로 휴가 보낸 디자인 팀 디렉터였다.신세희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 “죄송한데요, 디렉터님. 저 지금 면접보고 있어서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빨리 말씀해주세요.”한편, 디자인 디렉터는 무척이나 사근사근 말투로 대답했다. “세희씨, 제가 세희씨 보고 회사 그만두라고 한 적 없잖아요. 그냥 집으로 바람이나 피하러 가라고 한 거였어요. 요 며칠 정아 아가씨 상처도 다 나았고… 벌써 출근도 하고 있고 아가씨 화도 많이 가라앉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야 감히 세희씨한테 다시 출근하라고 전화하는 거예요.”“… 진짜요?”당연히 가짜지!디자인 디렉터는 마음이 무척이나 복잡했다.그녀는 신세희보고 출근하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한낱 디자인 디렉터일 뿐이기도 했고 또 회사 일이 복잡해지는 게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상처가 다 나은 민정아는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신세희가 회사에 보이지 않자 민정아는 다시 신세희를 찾아오라고 그녀에게 요구했다.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민정아는 분명 신세희에게 복수를 할 것이다.하지만, 그 누가 감히 민정아의 말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이 회사에 계속 다니고 싶다면 민정아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디자인 디렉터는 그제야 억지로 신세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연히 진짜죠. 제가 거짓말을 왜 하겠어요?”신세희는 여전히 반신반의한 말투였다. “민정아가 진짜 절 용서했어요?”“아가씨, 이미 화 다 푸셨어요.” 디자인 디렉터가 대답했다.“아… 알겠어요. 그럼 내일 출근할게요.” 신세희가 대답했다.“아니요, 오늘이요. 지금 당장 출근해 주시면 제일
신세희와 구서준은 차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신세희는 민정아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고 그녀가 하는 말에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쌀쌀한 얼굴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민정아의 가슴이 들썩이고 있었다. 민정아는 남자를 꼬셔내는 신세희의 얼굴을 당장이라도 때려 부수고 싶었다!그러나, 구서준은 민정아를 한쪽에 제쳐두고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일도 제대로 안 하고, 지금 회사 앞에 서서 뭐 하는 거예요!”그의 말에 민정아는 발을 동동 굴렀다. “서준 오빠!”구서준은 민정아를 한쪽으로 밀치더니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오히려 신세희에게 허리를 굽히며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곧이어 신세희가 차에서 내렸다.“…”민정아는 신세희와 구서준이 회사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 여신을 지켜보는 듯한 눈빛으로 신세희를 바라보는 구서준의 모습에 민정아는 피를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무 화가 났다.그녀는 등 뒤에서 악독하게 소리를 질렀다. “서준 오빠! 요 며칠 신세희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해요!”그녀의 말에도 구서준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단지 심드렁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난 그동안 운성에 있지도 않았어요. 세희씨가 그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리고, 세희씨가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민정아는 하마터면 숨이 넘어갈 뻔했다.그녀는 그렇게 구서준과 신세희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에 그녀는 등 뒤에서 펑펑 울며 입속으로 나쁜 말들을 중얼거렸다. “구서준! 몰라도 상관없어! 사무실로 돌아가면 신세희가 그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회사에 다 까발려버릴 테니까! 신세희가 첩일 뿐만 아니라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구서준 당신에게 꼭 알려줄 거야!”말을 끝낸 후, 민정아는 울면서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에 탄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사촌 언니인 민정연에게 문자를 보냈다.-민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