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경:“......”꼬맹이는 그에게 못된 아빠라고 불렀지만 그를 향한 태도는 훨씬 다정해졌다. 신유리는 부소경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 “아빠, 나 엄마가 잠꼬대 하는 거 들었었어.”부소경:“......”의식적으로 그는 신세희를 보았다.신세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눈빛으로 부녀를 보았다.신유리가 이어서 말했다. “엄마가 잠꼬대로 아빠를 좋아하기 싫다고 했어. 그게 무슨 뜻인지 난 알아, 엄마가 아빠를 엄청 엄청 좋아한다는 뜻이잖아!”부소경:“......”이 꼬맹이!역시 부소경의 자식이라 그런지 겨우 5살짜리 애기가 이미 어른들의 언행을 다 꿰뚫었다. 5살짜리 아가씨는 엄마의 속내를 다 알았고 그래서 그녀는 부씨 가문 저택에서 큰 소란을 피우면서 엄마의 위치를 지켰다.차 밖에서 부녀가 속삭이는 모습을 보고 신세희는 호기심이 생겼다. “둘이 무슨 얘기해요? 유리야, 네 아빠한테 말하는 비밀이라면 설마 너 또 유치원에서 누구랑 싸운 거 아니지?”신세희는 자신이 유리한테 말을 할 때 부소경의 호칭을 무의식적으로 ‘네 아빠’ 라고 말했지만, 부소경은 확실히 들었다.이 순간 부소경은 자신이 이미 이 모녀에게 말려든 느낌이었다.남자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너 딸 잘 낳았다고 얘기하는 중이었어. 널 잘 지켜줄 수 있는 좋은 딸이지 말이야.”신세희:“......”“타!”부소경이 말했다.모녀는 차에 탔다.이번에 집에 가는 길에는 딱 세 가족만 있었다. 하지만 신유리는 평소보다 말이 많았고, 엄마의 품에 기대어 바깥 풍경을 보며 참새처럼 짹짹거렸다.전에는 매일 엄선우가 그녀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었었다.비록 엄마아빠가 뒤에 앉아 있었지만 느낌이 달랐다.지금 신유리의 감정은 마친 다른 유치원 친구들처럼 엄마 아빠랑 함께하는 느낌이었다.“앞으로 엄마랑 아빠가 나 매일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면 안돼?” 신유리가 물었다.신세희:“......”이 일은 그녀가 결정할 수 없었디.“만약 네가 앞으로 말도 잘 듣고 장난감도 혼자 잘 만들고, 밥도 잘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공사판에 가서 기술자로 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비록 좀 더럽고 힘들긴 할 테지만 말이다.하지만 사람들은 깔끔했다.신세희는 내일 공사판에서 일자리를 알아보는 걸로 결심했다.다음 날.그녀는 자신이 일자리를 잃은 사실을 부소경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부소경이 이것저것 캐물을까 봐 겁이 났고, 회사에 간지 얼마 안돼서 누군가와 충돌이 생겼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일을 이미 그만뒀으니 말을 안 해도 상관없었다.신세희는 원래처럼 부소경과 함께 엄선우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신유리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었고, 그 다음 신세희가 원래 일하던 곳에 내렸다. 차에서 내릴 때 부소경은 그녀에게 말했다. “저녁에 일찍 퇴근해, 회사에 더 있지 말고. 운전하는 법 알려줄게.”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엄선우와 부소경이 멀어지는 걸 본 뒤 신세희는 버스에 올라탔다. 5-6개의 정거장을 지나 그녀는 피시방을 발견하고 차에서 내렸다. 피시방에서 반나절동안 머무르면서 공사장 기술자 자리에 이력서를 몇 군데 넣고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거기서 부소경을 기다렸다.부소경은 일찍 왔고, 5시도 안돼서 그녀를 데리러 왔다. 신세희는 길가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부소경과 엄선우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부인,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퇴근하셨어요?” 엄선우가 놀라서 물었다.“어......” 신세희는 거짓말을 했다. “그… 오늘은 공사장에 갔다 오느라 회사에 다시 안 돌아가도 됐었어서 그냥 여기서 기다렸어요…”그리고 그녀는 부소경을 보았다.왠지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오늘 부소경이 운전을 가르쳐준다는 생각이 났다. 설마 직접 알려주는 건 아니겠지?신세희의 이런 모습은 기사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부인은 걸핏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걸 보니 표정관리를 참 못하는 것 같았다.사실 신세희의 예상이 맞았다. 부소경은 그녀를 운전 연습하는 곳으로 데려갔고, 코치들에게 인사를 하자 그들은 예의 바르게 부소경에게 인사를 건넸다. 부소
차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나가는 걸 지켜보았다.여자는 떨면서 남자의 품에 안겼고, 울면서 비명을 질렀지만 남자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한 팔로 신세희를 안았다. 그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은 뒤 신세희의 귓가에 대고 달래주었다. “겁먹지 마. 내가 있으니까 겁먹을 거 없어. 발에 힘 풀고.”신세희는 그제서야 살짝 힘을 풀었다.처음에 그녀는 무서워서 눈을 뜨지 못 했지만, 점차 남자가 차를 움직이자 그제서야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여전히 남자의 품에 안겨 있었고, 남자는 한 팔로 그녀를 안은 채 한 손으로 운전대를 움직이고 있었다.신세희의 심장은 두근두근거리며, 그녀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려 얼굴이 빨개졌다.차는 저 멀리까지 나가 있었다.여긴 운전을 배우는 전용도로라서 길에 사람이 없었다.신세희는 차가 어떻게 멈춘지도 몰랐고, 부소경이 언제 자신에게 입을 맞춘지는 더더욱 몰랐다.그녀는 그저 자신이 정신을 차렸을 때 옷이 헝클어져 있었고 입술이 빨간 것만 알았다.그녀는 부끄러워서 더 말을 하지 못 했다.하지만 남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연습용 차를 학원에 돌려줬고, 신세희를 데리고 차에서 내리자 엄선우가 이미 신유리를 데리고 그들을 데리러 온 걸 보았다.엄마의 빨개진 얼굴을 보자 신유리는 엄마 앞으로 뛰어가 불평했다. “못된 엄마 아빠 미워, 둘이 여기서 나 빼고 놀고! 흥! 나 삐졌어.”그리고 작은 공주님은 삐진 채 엄선우의 차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엄선우는 고개를 돌려 신유리에게 장난을 쳤다. “작은 공주님, 엄마 아빠가 왜 여기서 운전 연습을 너 빼고 했는지 알아?”신유리는 고개를 저었고 정말 이유를 몰랐다.“왜냐면 엄마 아빠가 연애할 때 넌 아직 태어나지 않았었거든.” 엄선우가 말했다.“아, 이해했어요.” 신유리는 똑똑한 아이였다.두 사람의 대화가 막 끝나자 부소경과 신세희는 차로 왔고, 엄선우는 얼른 차에서 내려서 차 문을 열었다. 신세희와 부소경이 차에 타자 신유리는 쫑알댔다. “못된 아빠, 엄마랑
예전에는 그냥 신세희의 성격이 쌀쌀해서, 남들과 실랑이를 벌이지 않는 성격 덕분에 그녀가 다른 사람들보다 연약해 보였었다. 하지만 지금, 부소경은 신세희의 피부가 무척이나 좋다는 사실을 발견했다.특히 물기를 가득 머금었을 때, 그녀의 얼굴은 콜라겐이 가득한 듯 무척이나 탱글탱글했다. 화장기 없이 수수한 그녀의 모습은 부소경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는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빤히 쳐다보는 그의 모습에 신세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은 사과와도 같았다. 뭐라고 입을 열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던 그녀는 마른 기침을 해댔다. “저기…”신세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남자의 입술이 포개어져 왔다.운전전문학원 연습 도로에서 끝내지 못했던 일을 그는 결국 집에서 끝낼 생각이었다. 어느새, 신세희는 남자에게 안긴 채 침실로 들어가게 되었다.그날 밤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 일어났는지는 딱히 언급할 필요도 없었다.다음날, 신세희는 기분이 무척이나 상쾌했다.그녀는 이런 생활이 계속 지속된다면 자신의 삶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완벽한 생활에 유일하게 부족한 점이 하나 있었다. 서시언은 어디에 있는 거지?신세희는 그 물음을 감히 부소경에게 물어보지 못했다.두 사람은 아직 그녀가 대놓고 입을 열어 서시언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볼 정도로 친하지는 않았다.신세희는 더 기다려보고 싶었다.아침을 다 먹은 후 그녀는 늘 그랬던 것처럼 부소경과 함께 유리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부소경은 또 신세희를 회사에 데려다 주었다. 신세희는 여전히 회사 근처에 내린 후 몇 정거장 떨어진 곳에 있는 피시방으로 들어가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지난 일주일간, 신세희는 줄곧 이렇게 지내왔다.둘째 주 월요일이 되던 아침, 신세희가 버스에 앉아 있을 때 그녀의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다.화면에 뜬 낯선 번호를 확인 한 그녀는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분명 그녀가 지원한 이력서를 보고 연락을 한 것일
신세희는 고개를 돌렸고, 구서준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구… 도련님, 구대표님?” 신세희는 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이 왜 여기에?”구서준은 눈썹을 들썩이며 대답했다. “여긴 우리 디자인 회사가 맡은 일이에요. 설마 당신이 회사 대표로 이 일 처리하러 온 거에요? 디자인 팀이 왜 당신을 대표로 보낸 거죠?”“대표님, 죄송합니다. 전 이미 퇴사했어요. 오늘은 일자리 찾으러 여기에 온 거에요. 마침 또 이런 문제를 발견하게 됐고요. 저… 제가 이 문제 대신 해결해드릴 수 있는데.” 신세희가 대답했다.구서준은 그만 참지 못하고 신세희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당신…”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곧이어 구서준은 서로 다투고 있는 기술자들에게 말했다. “좋아요. 이 아가씨한테 한번 해보라고 하죠. 계획이 뭔지 한번 들어나 봅시다.”말을 끝낸 후, 구서준은 다시 한번 신세희를 위아래로 훑어보기 시작했다.그는 일주일 동안 그녀를 못 봤다. 못 본 사이에 여자의 얼굴색이 일주일 전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았다. 마치 안에서부터 수분을 채워준 듯 얼굴이 무척이나 촉촉했다. 그녀의 피부는 마치 아기처럼 뽀얗고, 뽀얀 피부 사이에는 분홍빛이 감돌았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에 단정한 옷, 보면 볼수록 점점 더 이뻐 보였다.게다가 지금 그녀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구서준은 점점 더 신세희에게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그때, 신세희는 이미 안전모를 쓰고 금방 다 파놓은 기지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바닥에 쭈그리더니 긴 막대기 하나를 휘적이며 말했다. “일단 여기 두 부분에 있는 흙을 조금 파내요. 그렇다고 너무 많이 파내면 안 돼요. 그냥 시멘트 기둥이 들어갈 정도로만 파내면 됩니다. 그리고 파낸 부분에는 시멘트 기둥으로 구멍을 메꿔줘요. 이걸 이렇게 세워서 양쪽을 지탱할 수 있게 해주면 위쪽도 고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세워진 기둥 사이로는 대들보를 하나 놓아줍니다. 대들보를 잘 고정한 다음에는 철근으로 위아래를 고정해주
”왜… 우리 회사에 다니고 싶지 않은 건데요?” 구서준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신세희에게 물었다.신세희는 더 이상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구서준이 회사에 전화를 걸어 이 상황에 대해 알아보려는 그때, 신세희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했다. 그녀를 집으로 휴가 보낸 디자인 팀 디렉터였다.신세희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 “죄송한데요, 디렉터님. 저 지금 면접보고 있어서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빨리 말씀해주세요.”한편, 디자인 디렉터는 무척이나 사근사근 말투로 대답했다. “세희씨, 제가 세희씨 보고 회사 그만두라고 한 적 없잖아요. 그냥 집으로 바람이나 피하러 가라고 한 거였어요. 요 며칠 정아 아가씨 상처도 다 나았고… 벌써 출근도 하고 있고 아가씨 화도 많이 가라앉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야 감히 세희씨한테 다시 출근하라고 전화하는 거예요.”“… 진짜요?”당연히 가짜지!디자인 디렉터는 마음이 무척이나 복잡했다.그녀는 신세희보고 출근하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한낱 디자인 디렉터일 뿐이기도 했고 또 회사 일이 복잡해지는 게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상처가 다 나은 민정아는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신세희가 회사에 보이지 않자 민정아는 다시 신세희를 찾아오라고 그녀에게 요구했다.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민정아는 분명 신세희에게 복수를 할 것이다.하지만, 그 누가 감히 민정아의 말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이 회사에 계속 다니고 싶다면 민정아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디자인 디렉터는 그제야 억지로 신세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연히 진짜죠. 제가 거짓말을 왜 하겠어요?”신세희는 여전히 반신반의한 말투였다. “민정아가 진짜 절 용서했어요?”“아가씨, 이미 화 다 푸셨어요.” 디자인 디렉터가 대답했다.“아… 알겠어요. 그럼 내일 출근할게요.” 신세희가 대답했다.“아니요, 오늘이요. 지금 당장 출근해 주시면 제일
신세희와 구서준은 차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신세희는 민정아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고 그녀가 하는 말에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쌀쌀한 얼굴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민정아의 가슴이 들썩이고 있었다. 민정아는 남자를 꼬셔내는 신세희의 얼굴을 당장이라도 때려 부수고 싶었다!그러나, 구서준은 민정아를 한쪽에 제쳐두고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일도 제대로 안 하고, 지금 회사 앞에 서서 뭐 하는 거예요!”그의 말에 민정아는 발을 동동 굴렀다. “서준 오빠!”구서준은 민정아를 한쪽으로 밀치더니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오히려 신세희에게 허리를 굽히며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곧이어 신세희가 차에서 내렸다.“…”민정아는 신세희와 구서준이 회사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 여신을 지켜보는 듯한 눈빛으로 신세희를 바라보는 구서준의 모습에 민정아는 피를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무 화가 났다.그녀는 등 뒤에서 악독하게 소리를 질렀다. “서준 오빠! 요 며칠 신세희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해요!”그녀의 말에도 구서준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단지 심드렁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난 그동안 운성에 있지도 않았어요. 세희씨가 그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리고, 세희씨가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민정아는 하마터면 숨이 넘어갈 뻔했다.그녀는 그렇게 구서준과 신세희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에 그녀는 등 뒤에서 펑펑 울며 입속으로 나쁜 말들을 중얼거렸다. “구서준! 몰라도 상관없어! 사무실로 돌아가면 신세희가 그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회사에 다 까발려버릴 테니까! 신세희가 첩일 뿐만 아니라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구서준 당신에게 꼭 알려줄 거야!”말을 끝낸 후, 민정아는 울면서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에 탄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사촌 언니인 민정연에게 문자를 보냈다.-민정아:
민정아와 민정연은 사촌 자매였다.비록 민정연에게 부모는 없었지만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서씨 집안에 살았고, 사는 동안 서씨 집안 어르신의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아무리 민정연이 부모 없는 고아라고 해도 그녀는 민씨 집안의 아주 중요하고 고고한 존재였다.민씨 집안이 뭐야!민씨 집안은 운성 전체에서 중산층에도 속하지 못하는 집안이고, 시내에 낡은 집 한 채 있을 뿐이었다. 민정아의 어머니는 옷 공장에서 일하는 여직원이고, 아버지는 작은 마트를 운영하는 사장님일 뿐이다.원래 민정아도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대학을 졸업한 후, 밑바닥부터 일자리를 찾아 천천히 위로 올라가야 했을 것이다. 어느 정도 권력이 있는 자리에 올라간 후에는 아마 다 늙어버린 후였을 것이다.하지만 민정연이라는 사촌 언니 덕분에 민씨 집안에는 아주 큰 변화가 생겼다.무엇보다도, 민정연은 사촌 동생인 민정아를 이 회사에 취직하게 해주었고, 또 특별히 사촌 오빠인 서준명에게 직접 민정아를 회사에 데려다주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아무리 민정아의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도 회사에서의 그녀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공주 같은 존재였다.민정아도 이 신분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가끔은 심지어 자기가 운성에서 제일 잘나가는 집안의 고귀한 공주가 된 듯한 착각이 들었다. 민정아는 사촌 언니 민정연과 전화 통화를 할 때만 비로소 민정연과 자신의 신분 차이를 느낄 수가 있었다.민정연은 서씨 집안과의 관계 때문에 상류층 집안에서 마음대로 사위를 고를 수가 있었다. 본래 민정연은 운성의 으뜸 집안이자, 운성의 제왕인 부소경과 결혼을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부소경에게 이미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선택으로 조의찬을 선택한 것이다.그러나 조의찬 같은 남자도 민정아가 감히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이것이 바로 민정아와 민정연의 차이였다.같은 민씨에 서로 이렇게 친한데… 민정연은 상류사회에서 마음껏 거닐 수 있고, 삼촌과 이모를 멋대로 무시할 수 있었다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