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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신세희의 말투는 무척이나 담담했다. “별로 할 말 없어요.”

“…”

앞에서 차를 몰던 엄선우도 그만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사모님 정말 멋있다.

이 도시에서 감히 도련님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모님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사모님 말고는 없을 거고.

한참 후, 부소경은 눈썹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내가 네 회사에서 일 하는 것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알겠어? 네가 알려줘야지.”

그는 어쩌다 참을성 있게 이 고집스러운 여자가 자신에게 반항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근데, 이 여자 대단하긴 했다.

식당에 그렇게 갇혔는데도 태산처럼 앉아서 조용히 밥을 먹다니.

유리의 친엄마다웠다.

이 순간, 부소경은 갑자기 무언가를 알아차리게 되었다. 유리가 교활하고 잔머리가 많은 건, 아빠인 나의 성격을 닮은 것뿐만 아니라 엄마인 신세희의 성격도 닮아서였다.

신세희는 엄선우를 쳐다보더니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당신, 이미 나 지켜보라고 회사에 사람 심어놓았잖아요. 엄비서님 사촌 동생 말이에요. 그럼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 텐데, 대체 왜 물어보는 거예요?”

“억울해요, 사모님!” 신세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앞에서 차를 몰던 엄비서가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그냥 사촌 동생한테 사모님 좀 챙겨주라고 부탁한 것뿐이에요. 제 동생이 사모님에 대해서 물어보긴 했어요. 사모님이 누구 여자친구인지 하는 문제 말이에요. 하지만 그것 말고 다른 건 저한테 말한 적 없어요.”

엄선우는 너무 억울했다.

구서준의 일은 구서준이 본인 입으로 직접 서울에 있는 작은 숙부 구경민에게 말한 것이었다. 그리고 구경민이 그 얘기를 또 부소경에게 알려주었다. 이게 일개 비서인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

그의 말에 신세희는 바로 사과를 했다.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사모님!”

신세희는 다시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전 구서준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몰라요. 저한테 굳이 굳이 밥을 사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조의찬이 나에게 다가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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