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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2화

엄선우는 어색하게 몇 번 웃더니 입을 열었다.

“어... 어떻게 갑자기 돈... 돈 얘기가 나온 거지?”

그 순간, 그는 착각까지 들었다.

눈앞에 있는 여자아이가 혹시 사기를 일삼는 사기꾼은 아닐까?

그녀가 이토록 사연 있는 목소리로 울먹이며 그에게 털어놓고 있는 건 사실 그에게서 동정과 믿음을, 그리고 사랑을 받기 위해서 지어낸 이야기이고 결국엔 돈을 받아내려고 하는 건 아닐까?

말로는 돈을 빌리지 않을 거라고는 하지만, 이 또한 수단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엄선우는 참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요즘 이런 사기꾼들이 한둘이 아니다. 수단과 방법은 다양하고 온갖 속임수로 돈을 받아낸다.

만약 눈앞의 여자아이가 정말 사기꾼이라면 엄선우는 곧 사기를 당하는 희생양이 아닌가?

하하!

정말 웃긴 일이다.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더니 엄선우는 다시 평온해진 얼굴로 염선의를 바라보았다.

그도 궁금했다, 이 여자아이가 앞으로는 어떤 수작을 부릴지.

염선의는 쓸쓸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그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퇴사했고 사실 3년 동안 일한 회사에서 쫓겨난 셈이죠. 그때 가지고 있는 돈이라곤 6, 7만 원뿐이었고 겨우 보름치 소비 돈에 불과했던 데다가 매일 버스를 타고 이력서를 제출하러 다니며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했기에 그 비용만 해도 만 원이 넘었죠. 그러나 매달 월급은 엄마 병원비로 사용하도록 해야 했어요. 선우 오빠는 아마 저에게 이젠 직장도 없으니 마지막 월급은 집에 보내지 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우리 집 사정을 몰라서 하는 소리예요. 저희 아빠는 고지식한 분이세요, 고지식한 건 그렇다 쳐도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죠. 어쩐지 엄마와 엄마 친정 식구들이 할머니와 아버지들을 그렇게 무시하더라니. 저희 할머니도 게으른 분이세요, 아빠는 할머니 정도는 아니지만 정말 뭘 해도 잘 안 돼요. 소자본 장사도 했었지만, 십중팔구는 돈을 잃었고 그 후로 아빠는 누구에게서 돈을 빌릴 수 있을지 고민이 태산이었어요. 빌릴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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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박정희
처음엔 재미있게 봤는데 갈수록 실망 입니다 질척질척 이런식으로 좀실망입니다 끝은 언제 맺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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