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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0화

엄선우는 이해했다는 표정으로 염선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네가 그 여직원을 협박한 것 때문에 너를 해고했다는 거야?"

"아니요."

염선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래서 더 이상했거든요. 이 정도까지 했는데도 나를 해고하지 않았으니까요. 이 일은 오후까지 이어졌고 사장님도 출장을 마치고 돌아왔어요. 회사가 뒤집어진 상황이라 사장님은 미간을 찌푸리셨죠. 저도 사장님이 나를 해고할 줄 알았지만, 그러지 않았어요. 나랑 그 여직원을 강제로 화해시키려고 했죠. 나한테 그 여직원의 사과를 들어야겠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네’라고 대답했죠. 반드시 나한테 사과할 것을 요구했어요. 하지만 그 여직원은 끝까지 동의하지 않았죠. 그녀는 사장님이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걸 예상하고 더욱 구슬프게 울었어요. 사장님께서 오후 내내 설득했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나한테 사과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줄곧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죠. 그리고 나를 회사 쌈닭이라고 우기며 자기 잘못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홧김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장님께 검토를 요청했어요! 사실 그때는 그냥 내 태도가 굳건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진짜 그만둘 생각은 아니었어요. 단지 어렵게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놓여있는데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회사 직원들 앞에서 당당하게 내 자존심을 되찾고 싶었어요. 하지만 예상과는 반대로..."

말하다 말고 염선의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직서를 사장님 앞에 건네자마자 사장님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사인했어요. 사인을 마친 뒤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두 경비한테 내가 회사 물건을 사적으로 챙겨가지 않도록 엄밀히 수색하라고 얘기했어요. 당황스러웠죠. 사장님께서 이토록 매정하게 굴 줄 몰랐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니 모든 건 내 무식함 때문이었어요. 이미 공공의 적이 된 나를, 회사 직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아안은 나를 무슨 이유로 예뻐하겠어요? 사실 그 뒤에 다시 생각해 보니 사장님께서 나를 해고하지 않고 내가 먼저 사직서를 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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