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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2화

눈앞의 소녀는 엄선우가 5분 동안 안고 울었던 그 소녀였고, 지금도 그 목소리를 들어보면 엄선희의 목소리와 너무나 비슷했다.

그러나 눈앞의 소녀는 엄선희가 아니었다.

그의 여동생이 아니다.

엄선우는 소녀를 멍하니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당신 누구야?”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제가 난처할 정도로 못생겼나요? 아, 그런 거군요, 사람을 잘못 보신 거죠? 사실 그 사람들이 당신에게 제가 얼마나 흉포하고, 악랄하고 지독한지 들은 거겠죠. 저는 심지어 제 엄마를 부양하지도 않을 정도로 양심도 없죠. 당신은 원래 약자를 도우러 이곳에 왔고, 아무것도 묻지 않고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는 한 소녀에게 다가와서 안아준 거예요. 하지만 죄송해요, 저는 아니에요. 당신이 도와주려고 한 사람은 아마 제 사촌 언니일 거예요. 당신이 안아준 잔인하고 무자비한 사람은 바로 저예요.”

“……”

엄선우는 잠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잠깐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이게 무슨 일이지? 나... 난 누구를 도우러 온 게 아니야. 내 가족이 실종되었고, 나는 내 가족을 찾으러 온 거야. 난 당신이……내 동생인 줄 알았어.”

엄선우의 실망과 상실감이 그의 얼굴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혼잣말처럼 아주 낮았다.

멀리 있는 사람은 아무도 그것을 들을 수 없었고 오직 구타당한 소녀만이 그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소녀는 매우 어둡게 “오”라는 짧은 반응만 보였고, 그 뒤로 말을 꺼냈다.

“이곳에는 당신이 찾는 사람이 없어요. 당신은 외부 사람이고, 이 진흙탕에 발을 들이지 말고 어서 떠나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엄선희와 매우 닮았다.

엄선우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치 여동생이 바로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당신은……무슨 일이지? 누구랑 싸운 건가?”

엄선우가 무의식적으로 물었고, 소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뒤에 있던 몇몇 남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저놈들을 막아, 도망가지 못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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