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경 “뭐?”아이 앞날에 대하여, 부소경은 실로 물어본 적이 없었다.유리는 고작 열세 살이고, 아이 앞날에 대해 논하기엔 아직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계획은, 아이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해외 유학 이런 순서로 차근차근 진행하게 할 생각이었다.그렇게 하려면 적어도 십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지금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다.하지만 신유리가 이미 자신만의 계획이 있을 거라고 부소경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진작에 이미 자신만의 계획이 있었다.“나는, 건축학과를 배우고 싶어.” 신유리가 머리 들어 아빠를 바라보면서 얘기했다.“엄마의 전공을 계승하고 싶었어?” 부소경은 흥미롭게 물었다.신유리는 웃으면서 얘기했다. “할머니……”부소경은 삽시간에 웃음을 터트렸다. “요 꼬맹이 말도 잘하네, 하지만 네가 엄마 전공을 승계받든, 아니면 할머니이든, 아빠는 다 지지해. 아빠도 인정해. 사실 예전에 네가 F그룹을 맡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어.넌 내 장녀니까.너의 두 동생은 너보다 7, 8살 어리고, 네가 성인이 되었을 때도, 네 동생은 어리기에, 네가 맡는 것이 제일 적합하다고 생각했어.하지만, 지금은 아빠가 생각을 바꿨어.”신유리는 진지하게 아빠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생각을 바꿨는데?”“그 누구든, 내 자리에 있으면 위험이 있기 마련이고, 걱정도 많고. 난 내 아이가 나처럼 힘들게 사는 것을 원하지 않아.난 내 아이가 더 좋은 생활을 하게 할 능력이 있어. 걱정 안 하고, 조마조마해하지 않고, 권력 싸움을 하지 않는 더 좋은 삶.내가 왜 내 아이를 그런 힘든 삶을 살게 하겠어?”신유리는 아빠를 보면서 얘기했다. “아빠, 사랑해.”“아빠도 우리 딸 사랑해.”“하지만, 아빠. 내가 F그룹을 맡으려고 하지 않은 것은, 걱정하기 싫어서, 고생하기 싫어서가 아니야. 나 사실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 나 5세 전에 엄마와 함께 생활했어. 난 엄마가 어떻게 고생했는지 똑똑히 기억하
집에 도착하자, 소파에 두 사람이 앉아있었다.“경민, 진혁, 무슨 일로 여기에 있어? 특히 진혁 당신은 귀한 손님이야, 당신과 우리 몇 년을 보지 못했지, 아마?” 부소경은 즐거워하면서 물었다.장진혁은 일어나 부소경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미안해, 내가 계속 남쪽에 있어서, 북쪽 일은 미처 신경 쓰지 못했어. 우리 둘 멀리 떨어져 있으니, 내가 소경 당신 일을 알았을 땐, 이미 다 처리한 후였어. 형인 내가 정말 미안해.아우 소식 듣고, 바로 왔어. 하지만 역시나 내가 늦었어.지금 남성에 F그룹과 서씨 집안 일 때문에 F그룹 자산이 많이 줄었다는 소문이 자자해.만약 그것이 진짜라면, 내가 힘을 보태 주겠어.돈이 부족하면, 내가 방법을 생각해서 돈을 바로 보내주겠어. 얼마가 필요한지 얘기만 해.만약 물자가 부족하면, 남쪽에 있는 물건이면 방법을 생각해서 내가 보내주지.사람이 필요하면, 그 역시 여기로 보내줄 수 있어!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얘기해. 형이 도울게!”“형!” 부소경은 너무 감격스러웠다. “나 부소경 고맙게 생각해. 그 말이면 충분해. 그리고 한 가지 알려 줄 것이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장진혁 “형 때문에 화가 나서 그래?”부소경은 머리를 저었다. “우리 형제 사이에, 그런 얘기 필요 없어. 형, 나 인생의 더 큰 즐거움을 발견했어.”장진혁은 놀라서 물었다. “너, 네가? 즐거움? 과욕 없이 인간의 즐거움이 어디에 있는지 관심도 없던 네가? 인생의 즐거움?”부소경은 머리 숙여 이젠 많이 커버린 딸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 “딸을 데려오면서, 얘와 함께 산책하면서 집으로 왔어, 오는 길에 딸의 꿈에 관하여 얘기했는데, 이것이 나 부소경 이번 생에 있어서 제일 큰 즐거움인 것 같아.”장진혁과 구경민은 갑자기 웃었다.특히 장진혁, 그는 구경민과 서로 눈길을 주고받더니 얘기했다. “소경, 이런 생각을 한다니, 한시름 덜었어. 당신 알아? 이것이 바로 인생을 살아가는 낙이야. 넌 어릴 적부터, 고난 속에서, 역경속에서 늘 힘
”당연히 찬성하지.” 신세희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딸을 지지했다.그는 딸이 번화한 도시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조용한 대자연에서 생활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딸이 행복해하는 일이면, 신세희는 말리지 않을 것이다.딸이 혼자서 자립할 수만 있고, 혼자 살아갈 능력이 있고, 충실하게 생활할 수만 있다면, 미래, 고학력 등 이런 것은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고마워, 엄마.” 신유리는 엄마를 안고, 행복해하면서 얘기했다.이 시각,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는 부소경, 장진혁, 구경민의 눈에는 한없이 순수하고 앳되게 느껴졌다.하지만, 누구도 신유리는 고작 열세 살이지만, 내면엔 이미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였다.5세 전에, 그녀는 엄마와 삼촌과 함께 그런 생활을 했기에, 이 세상의 고통을 그녀는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후에 아빠를 따라, 남성에 왔고, 남성에 제일가는 재벌 집 아가씨로의 삶을 살면서, F그룹을 승계받을 어린 공주님이 되었다.하지만, 그녀는 친할아버지에게 납치당했고, 또 얼마 전에 서씨 삼 형제에게 납치당했었다.이 일들로 인해, 신유리는 정상에 앉아 부귀영화를 누리는 삶은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그리고, 그 아이 역시 그런 삶을 추구하지 않았다.어린 나이지만, 신유리는 자신만의 계획이 있었다.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돈과 권력은 필요하지 않다고 그 아이는 생각한다. 그녀는 엄마와 반원명 삼촌처럼, 사회에 더욱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물론, 신유리는 아빠도 사랑한다.아빠를 많이 아낀다.그 아이는 자기 힘으로 살아갈 능력이 되어 아빠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다. 더 이상 아빠가 그렇게 힘들지 않게.하지만 유리는 아직 어린아이일 뿐이다.생각은 역시 단순했다.그 아이는 아빠가 이렇게 매일 목숨 걸고 일하는 건 단지, 이 가정을 위해서, 엄마와 자신 그리고 동생들이 잘 먹고 잘살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어린아이는 알 수가 없었다, F그룹처럼 방대한 회사에 십만
“비즈니스 엘리트가 몇 명? 비즈니스 엘리트를 남성에 찾겠다고? 너희 F그룹에서 물색하는 게 아니고? 그러다 의견 안 맞아서 와해하면 어떡하려고?” 구경민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그 말에 부소경이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경민아, 뭐든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거야. 와해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만약 그 엘리트들이 서로를 제약하고, 경쟁한다면?”“우리 회사가 얼마나 발전하게 될지 생각은 해봤어?”“나도 알아, 네가 걱정하는 게 뭔지. 서로 경쟁하다 나중에 갈등이라도 생겨 분쟁이라도 일어날까 걱정되는 거겠지. 걱정하지 마. 아무리 물러났다고 해도, 나 부소경이야. 내가 항상 지켜보면서 관리할 거야.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를 뛰어넘을 수 있게 만들 거야.”“상대방이 무너지지 말아야 할 텐데.”“필요로 할 때, 언젠간 저쪽이 뒤떨어질 때 다 같이 손도 내밀어 줘야겠지.”“그때가 되면, 나중에 정책도 하나 만들 거야.”“만약 5명의 독립적인 상무 이사 중 한 명이라도 몰락하게 된다면, 나머지 4명의 상무이사도 더 이상 연임 할 수 없도록 말이야.”부소경의 말에 구경민과 장진혁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한참 후, 장진혁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소경아, 너 천재가 맞긴 맞는구나. 그러면 다른 사람들에게 각자 발전할 기회도 주면서 넌 뒤로 빠져서 숨어 있을 수 있게 되는 거잖아.”“F 그룹의 발전에도 전혀 방해 없고. 이 방법, 정말 일거양득인데?”구경민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방법이긴 한데… 그렇게 되면 부소경의 명성도 점점 사라지게 될 거야.”장진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명성이 사라진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실력만 있으면 아무 상관 없거든. 게다가 실력이 전보다 더 강해지고, 안정된다면 그건 더 좋은 일이 되는 거지. 그렇게 되면 나중에 적이 전쟁을 걸어올 때 우리가 그들의 허를 찌를 수 있게 되는 거야!”“맞아!” 구경민이 책상을 두드리더니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소경아, 우린 널 응원한다!”부소경의 얼굴에 편안한
부소경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엄선우를 쳐다보았다. “왜 그래? 너무 기뻐서 정신이라도 나간 거야? 내가 이렇게 중요한 선물을 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나 보지?”“…”그는 정말 너무 기뻤다.그는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부소경을 따랐다.처음 부소경을 만났을 때, 엄선우는 고작 16살이었고 고등학교도 2 학년까지 밖에 다니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옆자리에 앉던 여학우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학교 밖에서 일진들과 싸움을 했다.하지만 예상외로 그 일진들은 학교 고위 임원과 모종의 관계가 있었고, 안 그래도 성적이 안 좋던 엄선우는 그렇게 학교에서 잘리게 되었다.엄선우의 부모님은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부모님은 홧김에 그를 집 밖으로 쫓아버렸고, 또 마침 그때 해외로 일하러 가는 것이 유행을 타고 있었다. 마침 자신을 도전해 보고 싶었던 그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해외로 출국했다.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해외에 도착한 후에야 알게 되었다.그러던 어느 날, 배고픔에 길거리에 쓰러질 뻔한 상황에 부소경을 만나게 되었다.그때의 부소경은 무척이나 젊고 분위기가 넘쳤었다.비록 엄선우보다 고작 4살밖에 많지 않았지만, 이미 해외에서 이렇다 할 성과도 이루고 있었다.부소경은 엄선우에게 밥을 사주고, 돈을 챙겨주었다. 게다가 엄선우를 귀국시키기 위해 그에게 비행기표까지 사주었다. 하지만 16살의 엄선우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엄선우는 떼를 쓰며 집요하게 부소경을 따라다녔다.부소경이 한 걸음 뗄 때마다 엄선우는 그를 따라 한 걸음 움직였다.마침 타이밍이 좋았다. 이상한 사람들이 다 섞여 있는 곳에서 흑인 양아치 한 명이 하숙민의 가방을 뺏었고, 부소경과 엄선우를 그의 뒤를 따라 뛰기 시작했다.하지만 예상밖으로 그 양아치는 실력이 엄청났다.부소경도 만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의 덩치는 흑인 양아치보다 작았고, 오랜 전투 끝에 그도 점점 힘이 빠지고 말았다.바로 그때, 부소경보다 더 젊은 엄선우가 앳된 목소리로 소리를
부소경의 옆은 항상 피비린내가 진동했다.정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부소경이 방금 살린 구경민 말고는, 엄선우처럼 그를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었다.해외에는 없었다.국내도 똑같았다. 그때 부소경의 이복형제들은 모두 그를 거지 취급하고 있었다.그래서, 부소경의 옆에 남기 위해 엄선우가 입 밖으로 내뱉은 '형'이라는 말이 그의 마음을 순식간에 녹여버렸다."무술 배운 적 있어?" 부소경이 물었다.그 말에 엄선우는 바로 당당하게 대답했다. "우리 집이 대대로 무술을 배우는 집안이라, 아버지가 무술을 좀 하셨습니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실전에서 싸우시며 배우셨어요. 아버지는 제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제가 아직 걷지도 못했을 때부터 저에게 몸 푸는 법을 가르쳐주셨어요. 그러다 좀 더 컸을 때는 진정한 기술을 알려주셨고요. 그러니까 제 능력은 어릴 때부터 조금씩 쌓아 올린 거예요.""형, 허풍 떤다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전부 다 실전에 유용한 기술들이에요. 정말 효과가 좋다고요.""게다가 기술도 엄청나서 보통 사람들은 절대로 절 이기지 못할 거예요. 보증할 수 있어요.""앞으로는 제가 형을 보호해 드릴게요. 어디를 가든 형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왜 하필 날 따르려는 건데?" 부소경이 또 한 번 물었다.그 말에 엄선우는 눈시울을 붉히며 대답했다. "형은 무섭고 차가운 인상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요, 제가 일주일 동안 엄청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많은 사람에게 구걸했었지만 절 불쌍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그동안 단 한 명도 없었어요. 일주일 동안 제가 음식물을 획득한 유일한 수단은 바로 쓰레기통이에요. 개랑 음식을 뺏은 적도 있었어요.""여기 있는 사람들, 보기에는 착하고 예의 넘치지만, 누구보다 차갑고 매정한 사람들이에요.""누가 제 목숨을 걱정해 주겠어요?""형뿐이었어요.""밥만 사준 게 아니라, 동정심에 돈까지 챙겨주셨죠. 거기다 귀국하는 비행기표까지 챙겨주시고…""형, 모든 사람이 형처럼 좋은 마음을 가진
엄선우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저… 도련님이 저한테… 저한테 이렇게 큰 은혜를 주실 줄은 몰랐어요. 도련님이 지금 저에게 주시는 월급, 평범한 회사원 연봉보다도 더 많잖아요…”“저는… 저는 그냥 심부름꾼이에요. 밖에서 트레이너 같은 일을 했다면 아마 1년에 6,000만 원도 겨우 벌었을 거예요.”“하지만 지금 전 매년 10억이라는 연봉을 받고 있잖아요.”“이미 충분히 잘해주고 계세요.”“도련님, 전 이걸 받을 자격이 없어요.”부소경은 손을 들어 엄선우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자식, 다 큰 사내가 울긴 왜 울어! 내가 친형제한테도 이렇게까지 잘해주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근데, 선우야. 내가 친형제가 있기나 한가?”“원명이가 있긴 하지.”“하지만 원명이는 이미 F그룹의 주식을 가지고 있어. 그러니까 걱정 안 해도 돼.”“이 세상에 원명이 말고 나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나에게 제일 많이 충성한 사람이 바로 너야. 넌 항상 내 목숨을 지켜주었지. 넌 신세희랑 아이들 다음으로 나랑 제일 친한 사람이야.”“그런 너한테 주식 나눠주고, 회사 상무이사를 맡기는 게 당연한 거지. 뭐 문제 있어?”“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도련님. 평생 따르겠습니다. 앞으로 F그룹을 위하는 일이라면, 도련님을 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 엄선우가 서류를 받아들며 그에게 말했다.“어서 가봐.” 부소경은 엄선우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이어 나갔다. “오늘부터 네가 바로 F그룹의 이사야. 5명 중 한 명이야.”“네, 도련님!”“맞다, 아침에 할 말 있다고 했잖아. 무슨 일이야?” 부소경이 또 물었다.그 말에 엄선우는 그제야 머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하마터면 그만 까먹을 뻔했네요. 저… 도련님, 저… 꺼내기 힘든 말이 하나 있긴 한데요… 근데요…”“자식! 그냥 솔직히 말해!”“저… 이 주식 필요 없어요. 안 가질래요. 저 필요 없어요, 도련님…”“무슨 일인데!” 부소경은 엄선우에게 뭔가
부모님과 삼촌, 숙모 모두 연세가 많으셨다. 지금 엄씨 집안에서 엄선희를 찾아다닐 수 있는 사람은 엄선우 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대표님 호의는 감사하게 받을게요. 죄송해요. 사실 오늘, 사직한다고 말씀드리려고 했거든요. 오늘부터 전국을 뒤지며 동생 찾을 생각이었거든요. 저 대표님이 증여해 주신 주식, 받을 수 없어요. 죄송해요, 대표님.” 엄선우는 공손하게 부소경에게 허리를 숙였다.“…”그 말은 부소경을 완전히 당황하게 했다.모두 부소경을 매정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었다.그의 친형제도, 친부도 하나같이 매정한 사람들이었다.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그들 중 부소경이 가장 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서울의 구경민이 왜 20년 동안 한결같이 부소경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치는지. 부소경이 고비를 마주치게 되면 항상 구경민이 그를 도와주곤 했다.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왜 부소경처럼 독한 사람 옆에 충성스러운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엄선우가 왜 결혼을 포기하면서까지 죽을 각오를 하며 부소경의 옆을 20년 동안 한결같이 지키는지.부소경이 사람들한테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그해, 부소경이 구경민을 처음 만난 날. 그때 구경민은 이름을 날리고 있었고, 사람들의 질투를 받고 있었다. 해외에서 사람들에게 죽을뻔한 그를 일면식도 없는 부소경이 목숨을 걸면서까지 살려주었다.낯선 사람인 엄선우를 고작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길거리에 굶어 죽을 뻔한 걸 살려준 것 역시 부소경이었다. 부소경은 엄선우에게 밥을 사주었고,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까지 사주었다.이건 모두 부소경이 낯선 사람들에게 건넨 호의였다.세상은 부소경이 얼마나 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가족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지 못했다.구경민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엄선우도 알고 있었다.부소경 본인은 더더욱 잘 알고 있었다.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친구 간의 정도 중요하게 생각했다.엄선우의 말을 들은 부소경은 마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