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경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남자를 접대하는데 안달이 난 거 아니었나?"신세희가 더듬거렸다."뭐......뭐라고요?"그녀는 놀라서 덜덜 떨었고, 남자는 그녀의 두려움 때문에 그녀를 다그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그는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갔다.선세희는 한발 한발 뒤로 물러나 소파 앞에까지 다다랐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부소경은 빠르게 달려들어 허리를 굽히자마자 그녀를 품에 안았다."신세희! 그렇게 남자랑 한 시라도 빨리 밤을 보내고 싶은 거야?"신세희는 놀라 눈물을 흘렸다."당신이 나를 그렇게 시킨 거 아니었어요? 내 딸을 인질로 삼고 말이에요 아이를 데려가놓고 나한테 어떻게 하라는 거죠? 남자랑 밤을 보내고 돈을 벌어서 갚으라고 한 것도 당신이고, 지금 나한테 묻는 것도 당신이에요. 설마 우리 같은 힘없는 고아랑 과부는 살 자격도 없다는 말인가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냥 우릴 죽여요!"신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부소경을 바라보았다.지금 이 순간,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 외에 고집밖에 남지 않았다.부소경은 한 손으로 그녀의 뒷덜미를 잡고, 그녀의 뺨을 싸늘한 입술로 덮었다.그녀의 뺨은 놀라서 지나치게 차가웠지만, 눈물은 뜨거웠으며 남자는 그 뜨거운 눈물을 입술로 머금었다.신세희는 놀라서 넋을 잃었고, 남자는 그녀를 덥석 품에 안았다."넌 정말 분수를 모르는 여자야! 이 세상에서 나 부소경과 밤을 보낸 여자가 몇 명이나 되는데, 이렇게 어색한 사람은 너뿐이야. 너만 이렇게 어리석고, 멍청하다고! 내 딸이 너와 한 평생을 보낸다면 너처럼 멍청해지겠지!"신세희는 정말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의 말투를 들으니 그녀와 화해하려는 듯했다.만약 6년 전, 그녀가 하숙민을 돌보고 그와 그녀가 며칠 동안 서로 호감을 가졌을 때, 그가 이렇게 말했다면 신세희는 그가 그녀를 총애하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신세희는 그런 꿈은 꾸지도 않았다. 그 추격은 매번 치명적이었고, 매번 신세희를 절망에 빠뜨렸으며 그 사이
”……”신세희는 침묵했다.그녀는 당연히 그가 말하는 가르쳐 준다는 말이 무엇인지 이해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부소경을 밀치며 발버둥 치려 했다.그가 그녀를 사방으로 찾아다닐 때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그가 나타나기를 갈망했고, 그의 품에 안기기를 갈망했다.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그에게 들켜서는 안 됐다, 그녀처럼 기개 없는 여자는 이런 모욕을 당해야 마땅한 걸까? "싫어요!"그녀가 힘껏 그를 밀어냈다."싫다고?" 남자는 냉소했다. "아까만 해도 남자를 접대하겠다고 안달이 났었는데, 왜 지금은 또 밀당을 하는 거지?” 신세희는 부소경의 말에 두 볼이 빨개졌다. 그녀는 너무 억울해서 횡설수설하며 말했다. "난 안달이 난 게 맞아요! 당신이 빨리 그 20억을 갚으라고 한 거 아니었어요? 내가 당신에게 20억을 빚졌고 내 딸이 당신 손이 있는데, 내가 뭘 어떡하겠어요? 흑흑흑……” 그는 지금 그녀를 죽이려고 하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할지 너도 잘 알잖아!”남자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고, 신세희는 눈물을 삼키며 다시 말했다.“하지만 우리는 지금 사무실이고, 공공장소잖아요. 전혀 신경이 안 쓰여요?” 그는 아랑곳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녀는 그 정도로 뻔뻔하지는 않았다. 신세희가 고개를 돌리자 맞은편에는 활짝 열린 유리가 있었고, 유리 바깥에는 직원 사무실이 있었다.그 유리를 통해 바깥의 큰 사무실 안의 모든 모습을 볼 수 있다.부소경의 사무실 밖에는 무려 50~60명이 있는데, 모두 부소경의 비서팀, 보조팀, 일상 행정팀이었다.그 사람들이 일할 때의 상태를 부소경은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한눈에 다 볼 수 있었다. 그 큰 유리와 유리 밖에서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신세희는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고, 그녀는 부소경에게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부소경 씨, 내 체면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당신은 항상 대표의 이미지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요?당신이 이렇게 사무실 안에서 일을 치르면 당신의 직원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남길
비서는 바로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대표님은 그의 전용 의자에 단정하게 앉아 있었는데, 그런 대표님의 다리 위에 여자가 앉아 있었다.여자는 몸에 대표님의 정장을 걸치고 있었고 어지럽게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대표님의 어깨에 파묻고 있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대표님을 끌어안고 있었다.비서는 바보가 아니었다.비록 그 여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비서는 잘 알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이 여자가 대표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비서는 F그룹에서 3년이란 시간 동안 일을 했다. 3년이란 시간 동안 그녀는 매일같이 부소경을 찾아와 서류에 결제를 받았다. 그동안 대표님 사무실에서 여자를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렇게 대표님의 다리 위에 여자가 앉아 있는 모습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비서는 자신이 타이밍에 맞지 않게 문을 두드렸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채고는 더듬거리며 말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죄… 죄송합니다, 대표님. 저… 사모님이 안에 계실 줄은…”비서는 대표님의 다리에 앉은 여자가 사모님이라고 감히 단정을 지었다. 사모님이 분명했다!대표님이 얼마나 치밀하고 엄격한 사람인지 10만 명이 넘는 회사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자그마치 6년이다. 대표님은 줄곧 여색을 멀리하는 삶을 보냈다.지금 이 순간, 갑자기 대표님의 방에 여자가 나타났다. 분명 신분이 보통이 아닐 것이다.그리고, 대표님은 오늘 아침 딸을 데리고 출근을 했다. 게다가 일부러 전체 회의를 열어 작은 공주의 손을 잡고 온 회사 사람들에게 선언을 했다. 이 여자아이가 바로 부소경의 딸이라고.그 아이는 미래 F그룹의 최고 권위자가 될 사람이었다.오늘 아침에 막 회사에 딸을 데리고 왔고 이제 겨우 점심시간이 되어가는데 대표님 사무실에 여자 하나가 갑자기 나타났다고? 그것도 대표님이랑 무척이나 친밀하게 스킨쉽을 하면서? 이 여자는 분명 그 공주님의 엄마일 것이다!그러니 자연스럽게 사모님이
오후 내내 회사의 많은 고위 임원들이 부소경을 찾아왔었다. 계약 관련된 문제나, 프로젝트 관련된 문제로 임원들이 그를 많이 찾아왔었다. 하지만 모두 문 앞에 걸린 팻말을 보고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부소경이 아침에 데리고 온 여자아이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다들 똑똑한 사람이었다.아이가 왔으니 아이의 엄마도 당연히 회사에 찾아왔겠지.신세희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이미 사무실 안쪽에 있는 방안에 옮겨지고 있는 상태였다. 사무실은 66층이라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창문에는 아무런 가림막이 없었고 창밖으로는 하늘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시야를 가리는 물건도 아무것도 없었다. 누군가가 감히 엿볼 리가 없는 곳이었다.신세희는 심지어 예전 자신의 모습들이 가식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의 모습이 나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그녀는 자신이 무척이나 뻔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감히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다.하지만 이런 자신의 모습을 부소경이 알아버렸다.신세희는 누군가에게 머리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여자는 쑥스러움에 남자의 목을 감싸던 팔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몸에 힘을 빼더니 바닥 쪽을 향해 몸을 치우치기 시작했다. 남자는 바로 손을 뻗어 그녀의 등과 머리를 잡아주었다.“죽고 싶은 거야!” 남자가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이거 놔요! 제발 좀 놔 달라고요! 그냥 죽게 내버려 두면 안 돼요? 차라리 이 건물에서 그냥 떨어지게 해줘요. 몸이 그냥 조각나게!” 지금 이 순간, 신세희의 머릿속에는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그녀는 한편으로는 유리가 너무 걱정이 됐다. 회사로 돌아온 유리가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게 두려웠다.그리고 그녀는 확실히 다른 사람을 만날 얼굴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녀가 F그룹으로 찾아오고, 부소경의 사무실에 찾아온 목적은 단 하나다. 유리를 찾는 것. 근데 왜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내가 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거지?신
”엄마 찾으러 왔어.” 유리의 말투는 무척이나 건방졌다.문은 순식간에 열렸고 엄선우는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신유리는 건들거리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안쪽 침대에서 쉬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유리의 눈에 들어왔다. “엄마, 왜 침대에 누워있어?”“응, 엄마가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래. 밥은 맛있게 잘 먹고 왔어? 엄마한테만 말해봐.” 신세희가 유리에게 물었다.“엄마, 유리 완전 배부르게 먹고 왔어. 기분도 엄청 좋아! 아저씨가 얘기도 엄청 많이 해줬어.” 유리는 이제 악당과 엄선우 아저씨가 그렇게 싫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엄마가 계속 아빠를 무서워하고 싫어하지만 않았으면 아마 악당을 아빠라고 불렀을지도 모른다.“엄마, 어디 아픈 거야? 열 나?” 유리는 그런 신세희가 걱정이 되었는지 걱정된다는 말투로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기 시작했다.신세희는 죄책감이 가득한 말투로 대답했다. “엄마 안 아파. 엄마는 그냥… 하마터면 너랑 삼촌을 잊어버릴 뻔한게 너무 미안해서… 엄마가 너랑 삼촌한테 미안해.”“유리야, 엄마 쉬어야 하니까 빨리 나와!” 부소경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악당을 조금은 무서워하고 있었던 유리는 감히 그에게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유리는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마지못해 부소경에 의해 밖으로 끌려 나오게 되었다.“못된 악당!” 유리는 부소경의 맞은 켠에 엎드려 진지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엄마가 아픈데 눈길 한번 안 주고!”“너네 엄마 아픈 거 아니야!”“말도 안 돼! 그럼 엄마가 왜 저렇게 지쳐 하는 건데!” 유리가 험악한 말투로 소리를 질렀다.“너네 엄마가 아픈 건, 집에서 네 걱정을 너무 많이 해서 그래. 네가 엄마한테 전화를 했잖아. 그래서 엄마가 어쩔 수 없이 너 찾으러 나온 거 아니겠어? 찾아오는 길이 얼마나 험난했는데!” 부소경은 아무 이유나 지어내며 유리를 속이기 시작했다.“그러니까… 이게 다 내 잘못이라 이거네?”“당연하지! 그러니까 이제부터 너네 엄마 쉬는 시간 방해하지
”와! 엄마 엄청 예쁘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엄마일걸!” 부소경의 뒤에 서 있던 유리는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엄마, 그 옷 누가 사준 거야? 엄청 예쁘다!”“너네…”신세희는 딸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부소경은 마치 환각을 보는 듯 멍하니 신세희를 쳐다보고 있었고, 신세희는 그런 부소경의 눈빛에 고개를 떨구었다.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다. 사이즈로 보나 디자인으로 보나, 그의 부하가 사 온 옷은 그녀에게 아주 안성맞춤이었다.안에 들어있는 속옷도 그녀에게 딱 맞았다.역시나 부소경은 독보적인 남자였다.“못된 악당! 당신이 우리 엄마한테 옷 사준 거야?” 유리는 비록 엄마의 말을 두 글자밖에 듣지 못했지만 옷을 사준 사람이 부소경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유리가 똑똑한 건 분명히 부소경의 유전자를 받아서 그런 거일 것이다.부소경은 무척이나 담담한 말투로 말을 건넸다. “잘 어울리면 됐어.”그리고는 신세희를 쳐다보며 중저음의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깬 거야?”신세희는 그의 말에 고분고분하게 대답을 했다. “네.”“이리 와.” 부소경은 신세희의 손목을 잡아당겼고 신세희는 그런 그를 고분고분하게 따라갔다. 남자는 오른손에는 신세희를, 왼손에는 유리를 잡고 있었다. 신세희는 그제야 유리의 몸에 입혀져 있는 핑크색의 니트 원피스를 발견하게 되었다. 다리에는 검은색의 타이즈가 입혀져 있었고 발에는 반짝이는 구두가 신겨져 있었다. 그녀와 같은 세트의 옷이었다.신세희와 신유리는 시밀러룩을 입고 있었다.신세희는 당혹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유리를 쳐다보았다. “유리야, 너… 너 그 옷 언제 바꿔 입은 거야?”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유리는 그 옷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다.엄마랑 세트로 된 옷이라는 사실이 그녀를 더욱 기쁘게 했다. 유리의 마음은 마치 사탕을 머금은 듯 달콤해졌다.유리는 달콤한 말투로 대답했다. “엄마, 엄마가 잠든 사이에 아빠… 악당이 사줬어.”유리의 말
”맞아. 저기 저 미인 두 분이 대표님의 영원한 상사가 되는 거지!”“대표님, 이렇게 갑자기 이런 모습을 보여주시면 어떡해요… 나 저녁밥은 어떻게 먹으라고…”그들의 말소리는 작지 않았다. 어떤 말들은 신세희와 부소경의 귓가에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부소경은 그 말들을 못들은척 한 귀로 흘려버렸다.세 식구가 멀리 사라지자 등 뒤에 있는 직원들은 미친 듯이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순간 갑자기, 신세희가 고개를 돌려 그들을 쳐다보았다.놀란 직원들은 하나둘씩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사모님의 눈빛은 구미호의 눈빛보다도 더 매혹적이었다.사모님은 순수함과 고독함, 그리고 연약함 등 여러 가지 느낌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엄청난 미모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무척이나 남달랐다.신세희의 눈빛은 모든 사람들을 압도시켰다.사실 그녀는 사람들의 말 때문에 고개를 돌린 게 아니었다. 그녀는 부소경의 애인도, 사모님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의 원수처럼 보이지도 않았다.그들은 사람들에게 들켜서는 안 되는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많은 사람들이 뒤에서 부소경에 대해, 부소경의 옆에 서 있는 여자에 대해 뭐라 말할것이라는 것을 신세희는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런 데에 관심이 없었다.그녀는 혹여나 사무실 밖에 있는 직원들이 오후에 부소경과 사무실에서 저질렀던 일들을 봤을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 되었다.이런 죽일 놈의 통유리!하지만 신세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뒤돌아봤을 때 눈에 들어온 모습은 통유리가 아니라 벽이었다.밖에서는 부소경의 사무실이 어떤지 볼 수가 없었다. 벽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이게 무슨 일이지?신세희는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 부소경의 방에서 두 사람이 했던 일들이 직원들에게 생중계로 보여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걱정 말이다. 근데 그 유리가 고작 벽이었다고?부소경은 그녀가 고개를 돌린 이유를 대충 눈치챈 것 같았다. “저거 3D로 된 입체 투시화면이야. 통유리가 아니라!”“…”
부소경이 신세희한테 죽을 먹여준다고?신세희는 이 상황을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신세희가 미처 상황에 적응하기도 전에 부소경은 이미 전복죽을 그녀의 입 안에 넣어버렸다. 신세희는 어쩔 수 없이 죽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수밖에 없었다.전복죽은 너무 차갑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았다. 맛도 무척이나 깔끔하고 좋았다.밥알 사이로 씹히는 전복도 쫄깃쫄깃한 게 식감이 좋았다.식도로 넘긴 죽은 신세희로 하여금 따뜻한 열기를 느끼게 하였다. 신세희의 위는 한결 편해지기 시작했다.신세희는 갑자기 이 상황이 조금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마치 두 사람이 진정한 연인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금실 좋은 부부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그녀의 심장이 제멋대로 따뜻해지기 시작했다.남자는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듯 신세희를 째려보기 시작했다. 그는 손을 들어 신세희의 가녀린 팔을 만져보더니 조롱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이렇게 말라서는, 뼈밖에 안 만져지잖아. 살도 하나도 없고!”“…”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숟가락이 또다시 그녀의 입에 들어오자 신세희는 차갑게 냉소하기 시작했다.부소경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준 게 아니었다.그는 그녀의 마른 몸을 나무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좋은 값을 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워하고 있었다.부소경이 날 걱정해주고 있다고 착각이나 하다니!그녀의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신세희는 속으로 자신을 욕하기 시작했다. 슬플게 뭐가 있다고 이러는 거야? 부소경이 날 곡현에서 데리고 온 순간부터 이 모든 일은 예정된 일이었어. 부소경은 날 빚 갚는 데에 쓰려고 이용하려는 것뿐이야.이 생각이 들자 신세희는 다시 고분고분해졌다. 그녀는 부소경이 먹여주는 죽을 고분고분하게 받아먹었다. 그는 가끔씩 죽을 후후 불어주기도 했다. 마치 아이를 대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죽이 3분의 1 정도가 남았을 때 그녀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왜 그래?” 남자는 기분이 나쁜 듯했다.“배불러요.” 신세희가 그런 그의 말에 대답을 했다.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