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분명 어제만 해도 엄선희의 엄마인 나금희는 눈물을 쏟아내었고, 그들을 상대하지도 못했었다.하지만 오늘 그녀는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행동한다.어제 이 인플루언서들이 물러나며 침묵을 선택한 것은 엄선희의 압력 때문이었다.하지만 오늘, 그들은 나금희의 냉정함과 그녀의 감사 인사에 완전히 혼란스러워했다.그들이 어리둥절해하는 걸 본 나금희는 계속해서 인플루언서들과 언론 기자들에게 말했다.“혹시 제가 어떤 포즈를 취해야 더 잘 나올 수 있을까요? 저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어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완전히 멍해졌다. "사진 찍으실 건가요? 포즈를 미리 취할게요.”그녀의 행동은 인플루언서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그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이걸 찍어야 할까, 찍지 말아야 할까? 그들은 바보가 아니었고, 나금희가 오늘 영상을 찍고 싶어 한다는 건 틀림없었다.그렇다면 영상에서 비치는 나금희의 모습은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는 걸 대중들도 알게 될 것이다.그녀는 오히려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그렇다면, 대중들은 이 영상에 흥미를 느낄까? 하지만 영상을 찍지 않는다면? 그들의 오랜 기다림은 헛수고가 될 것이다.공기가 얼어붙은 것만 같았고, 인플루언서들과 기자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당황해했다. 결국, 기자 중 한 명이 화를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당시 내가 말했었죠. 나금희와 엄위민은 소꿉친구였고, 그 여자가 둘 사이에 개입한 거라고요. 그 여자가 당시에 엄위민과 나금희 두 사람의 관계를 파괴한 이유는 그 여자가 임신했기 때문이에요. 아무도 그 여자를 받아주지 않았고, 자신을 받아줄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그녀는 자신도 구할 수 없을뿐더러 배 속에 있는 아이의 생명도 구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 여자는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위해서 아이를 낳아야 했고, 아이를 낳은 후에는 남편을 찾아야 했어요. 그 여자는 엄위민을 노렸고, 엄위민과 나
전화 반대편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엄선희 씨인가요?"엄선희는 혼란스러운 듯 물었다.“누구세요?”"엄선희 씨, 저는 구치소 경찰입니다. 엄선희 씨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엄선희 씨에게 전화했습니다.”남자가 부드럽게 말했다. "아, 안녕하세요. 경찰관님. 무슨……일이 있나요?”엄선희가 머뭇거리며 물었다.그러자 그 남자는 약간 난처한 듯 말했다."엄선희 씨 아버지의 사생아라고 했던 그 소매치기범이 지금 좀 곤란한 상태이고, 신체 기능이 매우 약해진 상황입니다. 피골이 맞닿을 정도로 말랐고, 저희가 그 사람의 혈액과 DNA를 확인해 본 결과 그 사람은 확실히 엄선희 씨 아버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저희도 엄선희 씨의 아버지께서 거주하는 도시를 방문해 결혼 날짜와 그 남자의 생년월일을 확인하였고,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엄선희 씨 아버지와 그 여성이 매우 빨리 결혼한 걸 알고 있더군요. 그리고 그들의 결혼 날짜는 이 남자가 태어난 날짜보다 불과 반년 빨랐습니다. 즉, 이 남자는 엄선희 씨 아버지의 친아들이 아니며, 엄위민 씨와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 모든 면에서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엄선희는 차갑게 웃었다."그럼 아직도 우리 아버지를 찾는 이유는 뭐죠? 소매치기범에게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하지만 상대방의 말투는 여전히 매우 차분했다."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그 남자는 몸이 많이 쇠약해졌고, 저는 원칙대로 엄선희 씨 아버지에게 이 일을 알리려는 겁니다. 결국……그들은 한때 부자지간였으까요.” "뭐라고요?" 엄선희는 이 말을 예상하지 못했다."그러니까... 그 사람이 오래 살지 못할 거란 말인가요?""예, 며칠밖에 남지 않았습니다.”경찰이 말하자, 엄선희는 침착하게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제가 아버지에게 말씀드릴게요.” 전화를 끊은 뒤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의 아버지에게 매우 상냥하게 말을 꺼냈다. "아빠, 원래는 말
그러자 남자는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사실 혈연으로 보면 우리는 정말 형제자매가 아니긴 하지. 같은 아버지도, 같은 어머니도 아니니까 말이야. 하지만 동생, 넌 모를 수도 있지만, 난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진심으로 아버지를 친아버지로 여겨왔어.” “……”그의 말에 엄위민은 감동한 눈치였고, 침상에 누워 있던 남자가 계속해서 말했다.“그저 엄마를 잘못 만난 게 아쉬울 뿐이야. 내가 이생에서 가장 싫었던 게 바로 이런 엄마가 곁에 있었다는 거야. 어렸을 때부터 내 엄마는 내 존재를 알았을 때부터 날 사랑하지 않았어. 그 사람이 날 낳은 이유도 사실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였지. 나를 낳고 난 뒤, 줄곧 나를 신경 쓰지 않았고, 내 아버지가 날 돌봐 주셨어. 아버지, 저를 훈육하시고 세심하게 보살펴 주셨는데, 당시 제가 고작 서너 살밖에 안 됐지만 아직도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아버지, 당신은 항상 저를 사랑했어요. 저도 항상 아버지를 친아버지로 여겼지만, 아쉽게도 어머니는 허락하지 않으셨죠. 혹시……친어머니가 일곱 살, 여덟 살 된 아들에게 강제로 피워서는 안 될 것들을 피우게 하는 걸 본 적이 있나요? 하지만 저희 어머니는 하셨죠. 겨우 서른이 된 나이에 몸이 지치고 죽음의 문턱까지 간 이유는 제가 7~8살 때부터 마약에 노출됐기 때문이죠. 너무 슬픈 일 아닌가요?” 엄위민은 결국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고, 나금희는 그보다 더했다. 극도로 비참한 남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엄위민과 나금희는 눈물이 흐르는 것을 참지 못했다. 특히 나금희는 교사 출신이었고, 아이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나금희는 입을 열어 말했다."슬퍼하지 마세요, 당신은 아직 세상을 떠나지 않았고,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다면 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아주머니……”남자는 눈물을 흘렸다. “죄송합니다, 아주머니. 죄송해요, 흑흑……” 엄위민은 앞으로 걸어가 그 남자의 등을 두들겼다."얘야, 울지 말거라. 아프면 치료하면 되지, 울어도 소용이 없
죽어가는 사람이 연달아 아버지를 부르는 것을 들은 엄위민은 마음이 씁쓸해졌다.엄위민은 몸을 굽히고 그를 불렀다."얘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하거라. 돈이 필요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걸로 네 목숨을 구해줄 수 있어.” 그러자 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그는 눈물을 닦은 뒤 애써 엄위민에게 말을 꺼냈다."아버지, 누군가... 누군가가 아버지를 죽이고 싶어 하는데, 그 사람... 그 사람은 정말 세력이 큰 사람이에요. 하지만 왜 그들이 아버지의 집안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사람은 아버지에 대해... 그리고 30년 전에 아버지에게 일어난 일을 모두 알고 있어요. 그 사람이 우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세력이 엄청나다는 걸 말해주고 있어요. 게다가 제 생각에는…… 그 사람은 오랫동안 이 일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 죄송해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 조금의 돈 때문에 저는 주저하지 않고 배신을 했어요. 저는 충분히 후회했고, 이번 생에 다시는 만회할 기회가 없어요.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 유일한 건, 절대로, 절대로 방심하시면 안 된다는 거예요……” 엄위민은 멍해졌다. 그 사람의 세력이 그렇게나 크다고? 그는 돌아서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그게 누구란 말이지? 우리를 상대하려고 이렇게까지 궁리를 하는 사람이?” 엄선희는 차갑게 웃었고, 그녀는 서준명과 눈이 마주쳤다. "준명 씨 세 형을 빼놓고 이 일을 말하지 못하겠죠?” 서명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미안한 듯 말했다."아버님, 이분께서 누구를 말하는지 알 것 같네요. 이건 저희 서씨 집안의 잘못이고, 나중에 제가 세 형들과 잘 소통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버님.” 엄위민은 한숨을 쉬었다. "됐다, 서씨 집안의 4형제가 사이좋게 지낼 수만 있다면, 우리가 고생을 해도 상관없어.”서 씨 집안의 세 형제가 아무리 난리를 피우더라도 그들은 서준명의 형들이었고, 서명훈과 그의 아내의 세 아들임은 분명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서준명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그는 행복하게 웃어 보였다. "저는 이미 만족해요, 저는 곧 죽을 거고, 내 유일한 아버지이자 세상에서 가장 저에게 잘해주셨던 가족이 드디어 저와 얘기를 나누고 절 용서해 주셨잖아요. 저는 그걸로 만족해요. 아버지, 저는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니, 더 조심하셔야 해요. 아버지, 저는……저는 그럼 이만……갈게요……” 이때, 남자는 갑자기 숨이 멎었고, 들고 있던 손은 아래로 떨어졌다.“……”한참 후에야 엄위민은 울부짖었다.“얘야……흐흐흑……”2, 3년 동안 키운 아이를 그는 정말 자신의 아이처럼 돌봐 주었고,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그는 이 아이가 자신의 눈앞에서 실제로 죽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런 그가 어떻게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엄위민은 침대 곁에 누워 몹시 슬프게 울부짖었다. 그러나 그는 울어도 소용없다는 것도 알았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장례를 준비하는 일이었다.엄위민은 직접 그의 묘지를 찾았고, 직접 장례 절차를 모두 도맡았다. 엄위민은 사생아의 장례를 치르면서 완전히 말라갔고, 이 기간 엄선희와 서준명은 엄위민 부부와 함께 있어 주었다. 모든 일이 끝나고 나서야 서준명과 엄선희는 서씨 집안으로 돌아갔다. "너희 세 사람이 아무리 국내에 남고 싶어도 남성에 남는 것은 불가능할 거야! 해외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사줄게. 이것이 내가 당신들의 목숨을 건질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야. 만약 그래도 국내에 머물겠다고 하면, 당신들이 또 어떤 수작을 부릴지 모르니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보인다면 부소경 혼자서 당신들을 찌꺼기 하나 남기지 않고 죽일 수도 있어!” 세 형제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서준명을 애타게 바라보는 이연도 있었다.이때까지 이연은 자신이 서씨 집안의 아가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
이연은 울면서 엄선희 앞에 무릎 꿇고 빌었다. “좋아, 좋아, 난 다 좋아. 고대 시절, 명문가에 첩이 없는 집이 어디 있겠어? 난 명분을 감히 바라지도 않아. 다만 서씨 가문에 있게만 해줘, 넷째 도련님 옆에만 있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이연은 무척이나 재벌가에 시집가고 싶었다.이것은 그녀의 평생 허황된 꿈이었다.외국에서 오랜 시간 지내왔고, 이쯤이면 도련님과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서씨 집안 막내 도련님은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그녀는 생각지 못하였다,하지만 그녀는 포기할 수가 없었다.마음에 내키지 않았다.이연은 평생 도우미로 살기 싫었다.절대로!그녀는 서준명에게 아이를 낳아줄 것이며, 먼 미래에 그녀가 낳은 아이는 준명의 아이이기에 서씨 집안 사람이 될 수 있다.“난 그저 준명 도련님 옆에 있고 싶을 뿐이야. 그의 아이도 낳고, 그걸로 난 충분해. 난 준명 씨를 많이 사랑해.”서준명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이연은 해외에서 이렇게 오랜 세월을 보내면서, 늘 자신이 서양 교육을 받고, 고등 교육을 받았으니, 독립적인 여성이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자기 사상이 이렇게 천박하고, 진부하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서준명은 냉소를 지었고, 이연이 불쌍하게 울든 말든 전혀 상관 하지 않았다. ”집사!”서씨 집안 집사는 부르는 소리를 듣고 달려왔다. ”도련님,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이연을 당장 서씨 집안에서 짐 싸서 당장 내보내요. 오늘부로 서씨 집안은 이연이와 인연을 끊고 왕래하지 않습니다!” 서준명은 담담하지만, 단호하게 얘기했다.집사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서씨 집안 도우미는 사실 예전부터 이연을 좋게 보지 않았다.비록 이연을 위해 좋은 얘기를 해준 적은 있지만, 그것은 단지 협박 때문이었다.예를 들면 서명훈 부부, 그리고 서씨 집안 세 형제에게서 받은 협박.하지만 지금 서씨 집안 넷째 도련님께서 얘기하셨으니, 이 여자를 내쫓는 것이 맞다.이 여자가 서씨 집안
“당연하죠!” 엄선희도 사실 아이를 갖고 싶었다.또한 그녀의 친정집에서도 재촉하고 있었다.그녀의 부모님뿐만 아니라, 신세희, 민정아, 고윤희와 함께 모임을 하고, 쇼핑할 때도, 세 여성 역시 그녀를 재촉했다.“선희 씨, 더 이상 아이를 안 가지면, 출산 후 회복하기가 더 힘들어져요.” 고윤희는 심각하게 엄선희에게 얘기했다.엄선희는 신세희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진짜예요? 세희 씨?”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아이를 낳으면, 회복 속도가 느려요. 그땐 배도 많이 크고 회복도 느리고, 당연히 예쁘지 않죠.”“싫어요, 난 지금 당장 아이 낳을래요. 임신하고 초반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니, 사 개월 동안 김가명 감독님과 함께 영화를 찍을 수도 있고, 이러면 일에 전혀 영향이 없고요. 오늘 저녁에 당장 준비해야겠어요, 히히.” 엄선희는 철없는 18세 소녀 같았다.그녀는 오늘 저녁부터 아이 가지는 일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어 준명에게 전화 걸었다. “준명 씨, 지금 어디예요? 요즘 회사에서 야근하지 마요. 정시에 퇴근해야 해요. 나……” 여기까지 말하자, 엄선희는 얼굴이 붉어졌다.서준명은 다정하게 웃으면서 물었다. ”당신……당신 왜 그래? 내가 보고 싶다는 얘기는 아니겠지?”엄선희는 우물쭈물하면서 얘기했다. ”나……오늘 저녁에……우리……”“왜 그래?” 서준명은 여전히 다정하게 물었다.“나……나 아이를 만들고 싶어요!” 엄선희는 용기 내어 얘기했다.서준명은 먼저 흠칫하더니, 웃음을 터트렸다:”하하……”“당신……왜 웃어요?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요?” 엄선희는 퉁명스럽게 물었다.서준명은 웃음을 멈추고, 다정하게 얘기했다. ”우리 선희, 이제야 어른 같네, 드디어 아이 가질 생각도 하고, 한번 맞춰보자, 왜 아이가 갖고 싶은지, 당신 신세희, 고윤희랑 같이 있지? 맞지? 그들 아이가 함께 노는 것을 보니, 당신도 갑자기 아이가 갖고 싶은 거야?”사실 서준명도 아이가 갖고 싶었다.그것도 아주 많이.그는 아
엄선희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보, 홍콩에 가면서 왜 얘기 안 해줬어요? 홍콩에 가는 줄 알았으면 쇼핑 좀 부탁했을 텐데.”서준명의 업무에서 홍콩 업무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하여 서준명이 홍콩에 갔다고 했을 때, 엄선희는 의아해했다.서준명은 비밀스러운 말투로 얘기했다. “이 일은, 잠시 당신에게 비밀 사항이야.”엄선희는 입을 삐죽거렸다. “무슨 일인데 나한테 비밀로 해요? 어서 알려줘요! 아니면 지금 당장 당신 찾으러 홍콩으로 갈 테니!”엄선희는 서준명 앞에서 늘 어린아이처럼 행동했고, 늘 응석을 부렸다.서준명은 허허 웃으면서 얘기했다. “당신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했었는데, 곧 당신 생일이고, 당신 최근에 힘든 일도 겪고 해서, 특별한 선물 하나 주려고 얘기 안 하고 홍콩에 왔어.참! 당신에게 비밀을 만들 수가 없네. 내가 당신에게 선물할 것은……”“얘기하지 마요, 그만 해요. 비밀로 해줘요. 전 서프라이즈가 좋아요. 히히, 서프라이즈 해줘요!” 엄선희는 기쁜 나머지 아이 낳을 계획을 얘기 중이었던 사실마저 잊었다. “좋아, 비밀로 하지. 어차피 내일이면 돌아가니.” 서준명은 다정하게 얘기했다.엄선희는 한 마디 덧붙였다. “돌아와도 얘기해 주지 마요, 난 생일에 서프라이즈를 받을 거예요. 제가 깜짝 놀랄만한 선물이어야 해요, 꼭!”“네! 여왕님!”엄선희는 그제야 만족해했다. “그럼, 이만 전화 끊을게요.”전화를 끊고,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세 친구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미처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신세희, 민정아 그리고 고윤희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생일선물 준비하고 있대요? 여왕님!”“하하!” 엄선희는 무척 기뻤다.“예전에 제 생일에 준명 씨는 저한테 한 번도 서프라이즈를 해 준 적이 없어요. 그는 제가 식탐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제 생일 때 여기저기 먹으러만 다녔어요.하지만, 그가 저에게 서프라이즈 해 준대요.와, 너무 기대돼요, 빨리 제 생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아기는 안 만들어요?” 민정아가 농담처럼 얘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