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울음을 가까스로 참고 있었다.한참 지나서, 신세희는 엄선희가 울음을 억제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차분하게 그녀를 불렀다. ”선희 씨?”“신……신세희……”엄선희는 끝내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렸다.“신세희……엉엉, 지금 당신이 보고 싶어요. 무척 보고 싶어요. 제가 너무 못났죠? 왜 저는 당신처럼 침착하게 응대를 못 할까요? 당신도 전에는 무척이나 힘들었는데, 저보다 더 큰 일을 겪었는데, 난 고작 작은 일을 겪었을 뿐인데, 모두 너무 힘들게만 느껴지고, 넘기지 못할 고비처럼 느껴져요. 세희 씨, 이 고비를 제가 넘어갈 수 있을까요?”신세희:”……”몇 초 후, 그녀는 물었다. ”선희 씨, 어디예요? 지금 데리러 갈게요.”엄선희 ”엉엉, 세희 씨, 엉엉.”그녀는 마치 아이처럼 속상해했다.이 시각 그녀는 완전히 긴장이 다 풀렸다.“선희 씨, 울지 마요, 그만 울어요, 저한테 어디 있는지 알려줘요. 제가 지금 바로 갈게요. 어디에 있는지 알려줘요, 네?”신세희는 걱정되지만, 너무 조급하게 그녀를 다그칠 수도 없었다.엄선희는 민정아와 다르기 때문이다.엄선희는 어릴 적부터 온화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랐고,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를 무척이나 아껴주었다,시집가서도, 서씨 집안 사람들 모두 그녀를 잘 대해주었다.직장에서는 친구가 그녀를 아껴주고, 그 누구도 그녀가 고생하지 않게 하려고 했었다.하지만, 와야 할 풍파는 그녀를 스쳐 지나가지 않았다. 인정사정도 없이 그녀에게 닥쳤다.이런 풍파가 엄선희에게 닥칠 때, 사실 신세희는 이런 문제를 생각했던 잊고 있었던 적은 아닐까?인생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풍파를 겪는다, 그 어떤 외부의 힘으로 막을 수도 없고, 외부의 힘이 작용해서 엄선희를 위해 한번은 그 풍파를 막아 줄 수는 있지만, 더욱 큰 풍파가 다시 닥쳐올 때는 엄선희는 그 풍파를 대처할 능력마저 소실하게 된다.지금처럼, 그녀는 무력한 어린아이 같았다.신세희는 가슴이 너무나도 아팠다.“미안해요, 선희
엄선희가 머리 돌려 보니, 캐주얼 하지만 고상한 기운이 감도는 옷차림을 한 남성이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180cm 좌우의 키, 반듯한 얼굴에, 온화한 그의 첫인상은 썩 나쁘진 않았다.엄선희는 놀랐다.만약 예전 그녀의 성격이었으면, 그녀는 흔쾌히 받아들였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엄선희는 신중하게 대처했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앞에 있는 남성을 바라보면서, 차갑게 얘기했다. ”선생님, 저 아세요?”남자는 담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모릅니다.”엄선희”죄송합니다, 저는 이미 결혼했고, 또 우리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고, 설사 아는 사이라고 해도 저는 같이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여 선생님 제안 거절하겠습니다. 저한테 더 이상 가까이 오시면, 여기 경비원을 불러 당신을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요청하겠습니다!”금방 이미 한 사람을 내보냈는데, 한 사람 더 내보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이 얘기를 들은 남성은 전혀 가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엄선희 맞은편에 앉았다.엄선희”……”잠시 멈칫하던 그녀는 갑자기 화를 냈다. ”당신, 지금 뭐 하는 게예요? 끝까지 한번 해보자는 거예요? 나 엄선희, 그리고 우리 엄씨 집안은 한 번도 양심에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얘기해요! 이런 일로 사람 신경 건드리지 말고. 오늘에는 이런 수단으로, 내일에는 다른 수단으로 매일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터놓고 얘기하세요.아니면, 나한테 불명예스러운 빌미를 만들어 줄 생각인가?그럼, 어디 한번 해봐요!나 엄선희는 떳떳해요!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어디 한번 끝까지 해 봅시다!”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엄선희는 이렇게 화낸 적이 없었다.이 순간, 엄선희는 진짜로 화가 많이 났다,그녀의 이목구비는 작고 깜찍하고, 피부도 희고 부드럽고 얇은데, 그녀가 화를 내자, 그녀의 코에 있는 청색 모세혈관이 마치 파동 치는 것 같았다.이렇게 보니, 엄선희는 귀엽고 또 가여워 보였다,남자는 한참 멍하니 말을 잇
그리고 남성 서씨 집안 며느리와 남성 갑부 부소경의 와이프 신세희와 관계가 아주 좋다는 것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더 이상 비밀이 아니지요.그리고 신세희는 조금만 생각을 해 보면, 특히 재벌가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면, 신세희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그녀의 일생은 전설적인 역경들로 가득했지만, 그녀는 그 역경들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지요.난 신세희를 실제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 그녀에 대해 많이 알아봤었습니다.”이 얘기를 듣자, 엄선희는 어안이 벙벙했다.심지어, 무섭게 느껴졌다.“당신, 당신…… 당신 도대체 누구야!” 엄선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조금 있으면, 신세희가 오는데, 만약 이 사람이 자신과 신세희에 대해 이렇듯 잘 파악하고 있으면, 엄선희는 신세희가 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신세희가 또 다치게 될까 봐.이 시각, 그녀는 심지어 전화해서 신세희에게 오지 말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다.이런 진흙탕에 발을 들여놓게 하고 싶지 않았다.남성은 호주머니에서 명함을 한 장 꺼내어 엄선희에게 건네주었다.“김가명? 당신이 김가명이예요?” 엄선희는 눈앞에 있는 남성을 다시 보았다.남자는 다정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 ”네, 맞습니다.”“당신이 진짜로 김가명이예요?” 엄선희는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김가명을 바라보았다.김가명에 대해, 엄선희는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김가명은 각본가, 감독, 영화 제작자이며, 여러 차례 국제 시상식에서 큰 상을 받았으며, 김가명 감독의 작품은 모두 뜻깊은 작품이다.국내이든, 국외이든, 그에 대한 호평은 끊이지 않았다.불과 얼마 전에, 그녀는 신세희와 민정아와 같이 김가명 감독의 영화를 관람했었다.엄선희뿐만 아니라, 영화에 전혀 관심이 없는 신세희도 김가명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다,김가명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엄선희를 보았다. ”지금은 더 이상 제 신분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 것 맞죠? 저는 서씨 가문에서 보낸 사람도 아니고, 당신을 해코지하려고 온 사람도 아닙니다. 하여, 엄선
엄선희는 흠칫했다. ”당신, 당신 지금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이 얘기를 들은 엄선희는, 좋아해야 할지, 경악해야 할지, 아니면 걱정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예전에, 엄선희는 마치 소녀처럼, 모든 일에 근심, 걱정이 없었다.평소 제일 좋아하는 일은 영화를 보는 것이었고, 좋은 영화가 상영하면 엄선희는 신세희와 민정아를 불러 함께 영화 보러 갔었다. 그녀가 꿈꾸어 오던 것이 바로 스타가 되는 일이었다,하지만 그것은 단지 꿈일 뿐이었다.서씨 가문에서는 그녀가 배우가 되는 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하여, 그 꿈은 단지 꿈으로 간직해야 했다. 당행이, 그녀는 비교적 낙관적인 타입인지라, 배우가 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았었다.하물며, 그녀는 연극학원을 졸업한 것도 아니었기에.이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배우가 되고 싶어도, 단지 꿈으로 간직해야만 하는가?하지만, 그녀가 이 꿈을 완전히 접었을 때, 직접 그녀에게 영화에 출연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 오는 사람이 있었다.김가명의 영화에 출연만 하면, 그 여주인공은 전부 대박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영화 한 편으로 국제 톱스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만약, 예전에 제안받았다면, 그녀는 얼마나 좋아했을까?아마 너무 좋아서, 제자리에서 퐁퐁 뛰었을 것이다.하지만 아쉬운 것은, 지금은 아니다.엄선희도 많이 성숙하였고, 그녀가 서씨 집안에서의 신분, 친정 부모님 사건들. 핍박에 못 이겨 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엄선희는, 배우가 될 마음이 사라졌다.“죄송합니다, 감독님. 제안은 너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전 이 제안 받아들일 수가 없을 듯합니다. 최근에 처리해야 할 가정사도 많고, 이 사건 모두 저희 집안과 서씨 가문의 명예가 달린 큰 문제입니다.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제 남편과 함께 이 일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일입니다. 두 사람이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모든 일을 다 해결해야 합니다.현재로선 저한테 배우가 될 여유가 없습니다.죄송합니다.”이러
서씨 집안사람들이 오해할까 두려운 게 사실이었고, 인플루언서들이 당시 부모님에게 있었던 일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계속 막고 있는 것도 서씨 집안사람들이 오해할까 두려워서였다. 엄선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서씨 집안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인플루언서들과 양심 없는 기자들은 모두 엄선희가 서씨 집안을 두려워한다는 점에서 엄선희를 따라다니며 엄선희에 대해 너무나도 무자비하게 보도를 한 것이다. 엄선희가 서준명과 결혼하지 않았다면 왜 이런 것들을 두려워했을까? 한참 후, 엄선희는 쓸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김 감독님 말씀이 맞아요.” "그러니까 선희 씨,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봐요. 만약 당신이 서씨 집안과 경쟁할 힘이 있다면, 즉 당신과 서씨 집안이 같은 레벨에 있었다면 누가 감히 뭐라고 했겠어요? 선희 씨도 서씨 집안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겠죠? 그러니 엄씨 집안은 서씨 집안과 결코 같은 레벨에 설 수 없고, 당시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포함하여 모든 것에서 위축이 된 거죠. 다 당신이 두려워하기 때문이에요, 아닌가요?” 김가명은 매우 참을성 있게 분석했고, 엄선희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대답했다."김 감독님, 제가 당시에 결혼을 두려워했던 것도 다 알고 계시네요, 절 얼마나 자세히 조사하신 거예요?” "방금 한 조사예요." 김가명은 엄선희에게 휴대폰을 건넸고, 엄선희는 휴대폰을 보더니 비참하게 웃지 않을 수 없었다.김가명의 휴대폰에는 엄선희와 서준명이 오랫동안 결혼을 미뤘던 십여 가지의 이유가 적혀 있었다. 십여 개가 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엄선희가 결혼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제가 검색을 한 정보가 잘못된 건가요? 만약 틀렸다면, 제가 직접 무슨 이유인지 물어봐도 되나요?” 엄선희는 씁쓸하게 한숨을 쉬었다. "저는 확실히 결혼이 무서워서 계속 서준명과 결혼하지 못한 거고, 그래서 계속 아이를 갖지 못한 것도 사실이에요. 저는 입이 무거운 사람도 아니고, 세희 씨와 정아 씨에게 말했을 뿐만 아니라, 제 동료에게도 이 일을 말했는
"안녕하세요, 부인.”김가명은 신세희에게 매우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제 이름은 김가명이고 감독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가명은 이미 감독계에서 매우 높은 지위를 갖고 있었지만, 신세희 앞에서 그는 감히 자신의 우월감을 조금도 뽐내지 못했다. 하지만 신세희는 김가명을 정말로 알지 못했고, 그녀는 돌아서서 엄선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김 감독님께서 어떤 작품을……” 그러자 엄선희는 김가명을 보며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합니다 김 감독님, 세희 씨는 영화나 드라마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아서 감독님을 잘 알지 못할 수도 있어요. 저 또한 감독님 성함만 들어봤고, TV에서 한두 번 뵌 적이 있을 뿐이에요.” 그녀는 말한 뒤 돌아서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세희 씨, 김 감독님께서는 지난 5년 동안 여러 국제상을 수상하셨어요. 현재 국내 최고의 감독이시고 감독님 작품은 기본적으로 상업 영화이지만 매우 인문적이고 깊이가 있죠. 지난번에 우리가 본, 남매가 부모님을 잃은 그 영화가 바로 감독님 작품이에요.” "아, 그 영화요?”신세희의 눈빛이 순식간에 반짝였다. 그 영화는 엄선희가 억지로 신세희를 끌고 가서 본 것이었고, 그녀는 영화에 관심이 없었다.신세희는 국내 영화가 매우 신파적이고 상업성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형제자매에 대한 영화라는 걸 들었을 때 신세희는 선입견을 품고 감성팔이에만 집중된 영화라고 생각했고, 처음에는 보고 싶지 않았지만, 엄선희가 억지로 그녀를 끌고 간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꽤 괜찮았다. 영화는 모두의 관점과 모두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마지막에는 다양한 사건들이 더할 나위 없이 매끄럽게 연결이 되었다. 신세희는 충격을 받았고, 고개를 돌려 엄선희를 향해 물었다.“이게 국내 영화감독이 연출한 거라고요?” 그녀가 물어보려고 뒤를 돌아봤을 때, 엄선희가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사실 그 영화는 매우 감동적이었고, 영화관은 이미 눈물바다가 되었다. 신세희가 울지 않은 이유는 어렸을 때부
그래서, 저는 그때 반드시 이 기회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엄선희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지만, 이 순간 신세희를 보았을 때 김가명은 확신이 들었다.엄선희가 자신의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되는 데 동의할 수 있는지는 엄선희 자신의 결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세희의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신세희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해 봐요, 선희 씨.”김가명은 화들짝 놀랐고,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부……부인께서는, 선희 씨가 배우가 되는 것에 동의하는 겁니까?” "네." 신세희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하면 선희 씨의 불안한 마음을 배우 일로 떨쳐낼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실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은 삶과 죽음의 문제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선희 씨, 마치 당신의 부모님에게 일어났던 일처럼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보도하고 싶은 사람 있으면 보도하게 놔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에요, 어쩌면 부모님의 노출과 인지도를 높일 수도 있는걸요. 결국 그 보도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고, 당신의 아버지와 그 남자가 친자확인 검사를 하는 순간 모든 거짓말은 자명해질 거예요. 여론이 어느 정도 최고조에 달할 때, 한두 명만이 소문을 반박할 강력한 증거를 들고나오면, 부모님의 명예는 즉시 회복될 거예요. 선희 씨,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살아야 해요. 당신의 인생은 당신 것이고, 그 어떤 것과도 무관해요. 누구든지 당신의 삶을 간섭하고 비판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을 떠나보내세요. 이 세상 그 누구도 당신에게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하지만 우리는 이런 불쾌한 일이 일어나는 것도 원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제 그런 일이 일어났으니, 자신을 강철 조각으로 변신시켜야만 무적이 될 수 있어요. 알겠나요?”그러자 엄선희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서 울음을 터뜨렸고, 그녀는 신세희를 끌어안았다."흑흑, 세희 씨, 세희 씨가 한 말이 아까 김 감독님이 한 말이랑 너무 똑같아요. 이제 이해했어요, 난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기
"너희 가족의 역겨운 일들은 다 처리한 거야?" 이연은 매우 안주인 같은 목소리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거실을 둘러보았고, 그곳에는 서씨 집안의 세 형제와 시아버지, 시어머니뿐만 아니라 낯선 얼굴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들은 모두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었고, 하나같이 위엄이 있어 보였다. 게다가 그들 모두는 매우 웅장해 보였다."아버지, 어머니, 이분들은?”엄선희는 절제되고 차분한 어조로 시부모님에게 물었다."이분들은 모두 네 할아버지의 옛 직원들이다. 지금은 경성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요직을 맡고 있지. 며칠 전 네 할아버지 장례를 치렀을 때 왔었는데 네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거지.” 서명훈이 말했다.“아…”엄선희가 반응했다. 이 사람들이 왜 여기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됐다.“네 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는 서씨 집안이 매우 평화로웠고 수십 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우리 집안이 어떤지 좀 봐라. 선희야, 나도 너에게 말을 꺼내고 싶지 않지만, 지금 이 일은……” 서명훈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씨 집안의 존경받는 친구와 지인들은 이미 탄식하고 한숨을 쉬기 시작했다."이것이 바로 맞지 않는 집안과의 잘못된 결합의 결과이지. 두 아이가 막 결혼했을 때 이것에 대해 잘 알아보지 않았으니, 정말 조손 3대 모두가 알아냈어야 하는 일이지 않습니까.” "누가 아니라고 하던가요? 지금 소란을 보세요. 남성은 물론, 동남 6개 도시 전체가 이 아이 부모님에 대해 알게 됐으니, 이게 얼마나 추악한 일입니까? 얘야, 서씨 집안은 널 박하게 대하지 않았다. 네가 준명이와 결혼했을 때, 당시 부모님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왜 서씨 집안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은 거니? 이런 기만적인 행동은 좋지 않아. 이런 속임수로 서씨 집안과 결혼하면 일시적인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지만, 서씨 집안에게 가져오는 부정적인 뉴스는 얼마나 나쁜 결과를 가져올지 아는 거냐?” 엄선희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