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엄선희는 한 카페에서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신세희와 민정아도 함께 하고 있었다.“세희, 정아, 줄곧 나는 너희들처럼 깊은 고민이 없었어. 세희의 사정은 난 늘 동정했어. 그리고 정아의 그 가족 일들도, 진짜로, 난 늘 생각했었어.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서씨 가문은 문명하다고 생각했어.서씨 집안 어르신은 신세희와 진희 고모 때문에, 나한테 특별히 관용했고, 심지어 과분할 정도로 사랑을 주었다.그리고 시 부모님도, 늘 아껴주었다.서씨 집안에서 날 조금도 부당함을 당하지 않게 했고, 무척 자유롭게 생활하게 했어.난 정말로 행복했고, 행운아라고 생각했어.하지만 한 번도 생각 못 했어. 이런 행운과 행복이 이렇게 무너질 거라는 것을.난 이제야 알겠어. 재벌 가는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정말로 그 깊이가 바다를 방불케 해.그리고, 시비가 끊이지 않네.”여기까지 얘기하니, 엄선희는 얼굴에 고민이 가득했다.신세희가 눈여겨보아서야 선희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 것을 볼 수 있었다.다만 그녀는 견강하게 눈물을 삼키려고 노력했다.신세희는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엄선희의 어깨를 토닥토닥해 주면서 얘기했다. ”얘, 그만 슬퍼해. 너 이것도 고민이니? 넌 아마 나랑 정아가 어떻게 지냈는지 상상도 못 할 거야.나와 부소경이 만날 때부터 부씨 집안은 나를 해 했고, 임씨 집안도 나를 해 했어!그리고 네 할아버지인 서씨 어르신도 나를 해 했지.나를 해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한 번씩 해 했어.그래도 난 이렇게 잘 살아왔잖아, 네가 준명이랑 진짜로 서로 사랑하고, 준명이가 너를 사랑하면, 그거로 충분해.나를 믿어, 그리고 너 자신도 믿고, 준명은 좋은 남자야, 선희야.”“그래, 그래, 선희야.” 민정아도 연달아 위로해 줬다.사실 민정아는 누구를 위로할 줄 아는 사람은 아니다. 그녀는 거침이 없고, 서투르다.하지만, 그녀가 엄선희에 대한 관심은, 신세희 못지않았다.민정아는 간곡히 얘기했다. ”그래, 선희야. 최소한 네 시 부모님께서는
맞아!이연의 할아버지는 준명의 할머니를 구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톡톡히 해드렸어요.이미 다 갚아드렸어요!서씨 집안 어르신은 각종 금은보화이며, 비단이며 적지 않게 보상해 주었고,그리고 이연도 외국에 있는 제일 좋은 학교로 유학도 보내줬어요.그런데 또 뭘 더 바라는 거지?그들은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매 세대 모두 그들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해요.아무리 갚아도 그들은 계속 자신들에게 신세를 졌다고 생각하고 있어요.난 이젠 진짜로 지쳤어요!”여기까지 얘기하자, 엄선희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그녀는 너무도 속상했다.한 번도 이것을 표현하지 않았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이 모든 것을 다 분출하듯 끝내 터지고 말았다.“당신들은 이연을 보지 못했어요. 누군지 몰랐을 때, 난 기생인 줄 알았어요. 그 천한 행동, 그 충동성, 그 염치없는 얼굴, 내 눈으로 소경 씨에게 작업 거는 것을 똑똑히 보았어요!”이 얘기를 하고, 엄선희는 신세희를 보았다. ”미안해요, 세희 씨, 난 당신에게 상처를 줄 마음은 없어요.하지만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어요, 이연이 부소경 사장님 사무실 문 앞에서 침 흘리며 바라보는 그 모습, 정신 나간 여자같이 너무 염치가 없어 보였어요!부소경 사장님에게 들러붙는 모습은 정말로 꼴불견이었어요.그 여자를 때리는 건 고사하고, 발로 밟고 싶었고!아주 아프게!너무 화가 나요!이미 결혼도 하고 아이도 셋이나 있는 사람한테, 그것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사장님 사무실로 달려가서 각종 애교를 부리면서 치근거리는 모습, 이건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이런 근본도 모르는 여자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내 친구 남편한테 작업 거는데, 난 처음부터 이런 일은 꼴불견이었는데, 나한테 뭐 자기는 서씨 집안 아가씨라고, 공주라고!어이가 없어서, 나 참!그래서 뺨을 때렸어요!그 상황에서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하지만 결과는요?이연 부모님께서 외국에서 전화하셔서 제 시부모님께 일러
엄선희는 순간 멍하니 있었고, 그녀는 혼잣말로 우물거리며 얘기했다. ”이연? 네가 어떻게 내 남편의 전화를 가지고 있지?“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이연은 오히려 큰소리쳤다. ”내가 가진 것은 내 동생의 전화야! 알아듣겠어? 내가 지금 아파. 누구 때문에 화나서 입원했거든. 지금 동생이 입원 절차를 밟고 있어, 그는 지금 바빠, 오늘 밤에 여기서 나를 간호할 거야. 당신한테 전화할 시간이 없어서 나보고 대신 전화하라고 했어.”“너……”엄선희는 화가 나서 욕을 퍼부으려고 했다,이때 옆에서 듣던 민정아가 전화를 가져갔다.엄선희”……”신세희도 엄선희를 말렸다.민정아가 전화를 가져온 후 예의상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래, 알았어요. 이연 언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제 남편한테 다 얘기해주면 돼요, 제 남편이 저 대신 간호해 준다고 하니 마음이 놓이네요, 전 바빠서 그럼 이만 전화 끊을게요, 이연 언니. 제가 바쁜 일을 다 처리하고 병원에 가서 남편과 함께 간호해 드릴게요.우린 가족이니깐.저녁엔 우리 다 같이 자야 할 것 같은데, 시누이인 언니는 별다른 의견 없죠?이 세상 어느 시누이가 자기 동생의 결혼생활이 행복하기를 바라지 않겠어요.제 생각은 마세요, 언니.며칠 지나서 뵈러 갈게요.그럼 편히 쉬세요.”한편 이 얘기를 듣고 있던 이연은 멍을 때렸다.그녀는 엄선희를 화나게 할 심산이었는데, 상대방이 이렇게 강하게 나올 뿐만 아니라, 그녀가 대꾸조차 못 하게 만들 줄은 상상도 못 하였다.“너……너 잘났어, 그래 잘났어!” 이연은 상대방이 엄선희가 아니라는 것을 미처 분별하지 못하였다. 엄선희와 많이 대화를 나눠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하하! 그래, 나 잘났어! 하지만 당신만큼은 아니야, 말끝마다 준명 동생, 준명 동생 하는데,동생마저 가만두지 않으니, 병원에서 동생 와이프와 이런 통화를 하다니, 당신이 이상한 것 아니면 누가 이상해?난 이상한 여자들 많이 봤어.너무 많이 봤어.하지만 당신처럼 이렇게 이상한 나머지 똥인지, 떡인지도 구분
민정아는 스피커폰으로 바꾼 뒤 신세희와 엄선희가 들을 수 있도록 했다.휴대폰 너머에서 의사가 머뭇거렸다. "저한테 묻지 마세요, 저는 모릅니다. 전 그냥 간호사일 뿐이고, 전 의사가 아니에요.""당신이 의사든 아니든 상관없어요. 내가 이상한 놈이고 색정증 환자인지 말해봐요. 오늘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당신은 못 갈 줄 알아요! 우리 서씨 집안의 관계를 이용해서 당신을 이 병원에서 자를 거라고요!”그러자 간호사는 다급하게 언성을 높였다."아니요! 당신은 단순한 색정증 환자가 아니라, 색정증 말기 수준이에요! 정말 역겹네요! 당신은 서 씨 도련님에게 접근하기 전에 F 그룹의 대표님을 꼬시려고까지 했다던데요? 당신은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 가장 색정증이 심각한 여자예요! 죄송하지만, 당신이 날 해고하기 전에 내가 먼저 그만둬야겠어요!”말을 마친 간호사는 즉시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그 간호사도 이렇게 권력이 있는 사람에게 미움을 사면 좋은 결과가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차라리 스스로 일을 그만두는 게 나았다. 혼자 남겨진 이연은 너무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아, 다…당신들 기다려!”이연이 전화 너머로 다급하게 소리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하!”“이 여자, 정말로 외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게 확실해요?”전화 반대편에서는 엄선희, 신세희, 민정아가 함께 웃고 있었고, 신세희가 엄선희에게 이연의 교육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물었다. 그러자 엄선희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대꾸했다."사실 국내든 해외든 교육을 받지 않았으면 똑같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연은 부모님과 함께 해외로 나간 뒤에 우월감이 상당히 강해졌죠. 준명 씨가 말하길, 당시 이연의 부모님이 서씨 집 안에 있는 가정부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서 우월감을 드러냈다고 하네요. 그들의 외동딸인 이연은 외국에서 공주 대접을 받고 살았고요. 듣자 하니 중학교 때부터 문제를 일으켰다고 하던데, 정말 문제가 많은 사람이네요!”엄선희는 평정을 되찾았다.방금 전 그녀는 화가 나서
”……”엄선희는 대답이 없었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지?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건 서준명의 휴대폰이니, 서준명이 이 전화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이 틈을 이연이 노린 셈이다. 엄선희는 잠시 멍해지더니 이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준명 씨, 이연을 잘 보살펴 줘.” "선희 씨, 잠시만! 전화 끊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서준명은 똑똑한 사람이었고, 그는 엄선희와 6, 7년간 연애를 하며 엄선희가 어떤 사람인지 매우 잘 알고 있었다. 엄선희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방금 그가 나갔을 때 병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는 이연을 위해 모든 절차를 처리하러 나갔고, 결제 창구에 도착했을 때 자신의 휴대폰을 잊어버린 것을 깨달았다.그는 휴대폰을 가지러 돌아왔다.이연의 상태가 다소 심각하고 한동안 입원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 귀국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게다가 방금 이연이 검사를 받을 때 서준명은 매우 바쁜 상태였고, 엄선희에게 많은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하지만 엄선희가 이렇게 격렬하게 말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방금 그의 휴대폰이 병실에 있을 때 이연이 건드렸다는 것이다. "선희 씨, 내 말 좀 들어봐.”서준명이 엄선희를 달래며 말했다."무슨 일이든 침착하게 대화로 풀어야 해. 당신은 날 제일 잘 알잖아, 맞지? 내가 당신을 제일 잘 아는 것처럼, 중요한 순간일수록 우리는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안 돼. 일이 해결된 후에 나를 어떻게 처벌하든 다 상관없어. 집에 돌아가면 내가 무릎을 꿇어서라도 당신에게 사죄할게!” 그의 이 말은 이연에게 들려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연이 자신과 엄선희의 관계가 절대로 깨지지 않을 거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아무도 그 둘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수 없다. 휴대폰 너머로 듣고 있던 엄선희는 즉시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당연히 자기 남편을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녀의
엄선우도 그의 전화에 매우 놀랐다, 서준명이 왜 전화를 한 거지?그는 즉시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준명 도련님, 소경 대표님을 찾으십니까?” "형님." 서준명이 주눅이 든 목소리로 말하자, 엄선우는 즉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아, 나를 찾는 거야? 사적인 일인가?”“네.”서준명이 대답하자, 엄선우는 약간의 차가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매부, 내가 하나만 말하지! 우리 엄씨 집안은 남성에 사는 수많은 서민 중의 일원이고, 나랑 우리 둘째 삼촌의 집안이 1년에 버는 돈이 서씨 집안의 하루 지출에 불과할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당부 하나 할게, 선희는 우리 엄씨 집안의 유일한 딸이고, 우리 가족들은 선희를 매우 아껴! 그러니 우리 동생이 어떤 불의를 당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돼! 그렇게 했다가는, 내가 가만히 안 있을 거야!” “저도 압니다, 저도 알아요 형님. 다른 의도는 없고, 선희 씨의 부모님만 안심시켜 주세요. 제가 여기 일을 처리하고, 바로 가서 부모님께 사과드리겠습니다. 저는 평생 선희 씨만 바라볼 거고, 선희 씨는 우리 서씨 집안의 안주인입니다.”“푸핫……”엄선우가 웃으며 말했다. "나도 매부의 인품은 잘 알고 있어, 항상 단정하고, 온화하지. 걱정하지 마, 우리 둘째 삼촌, 숙모가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고, 난 옆에서 그분들을 돌봐 드리고 있으니까. 선희랑 친구는 나가서 아직 안 돌아왔어. 여기는 안심해, 내가 다 돌보고 있으니까. 매부 집안일을 어서 처리하도록 해!”“네, 감사합니다. 형님!”“그래.”엄선우가 말했다. 전화를 끊자, 서준명의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다.엄 씨 가족은 비록 보통 서민에 불과했지만, 매우 사리에 밝았고 부모님도 항상 온화했다. 그에게 엄선희 같은 아내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나 다름없다. 그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외쳤다. "아버지,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연이 퇴원하자마자 바로 해외로 보내겠습니다. 저는 평생 선희 씨에게 잘할 거고, 앞으로 서씨 집안은 선희 씨의 것
그 소리를 들은 두 부부는 화들짝 놀랐다. 그 직후, 도둑은 엄 씨 부인에게 다가왔고 그 도둑은 엄선우와 거의 동갑으로 보이는 마른 남자였다.엄 씨 부인을 보자마자 도둑은 그녀의 목에 있는 목걸이를 정확하게 잡아당겨 도망쳤다. 이 상황은 처음부터 끝까지 2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엄선희의 부모가 정신을 차리자, 도둑은 이미 도망친 뒤였다. 그러자 뒤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달려왔고, 엄선희의 부모 앞에 다다르자, 손으로 무릎을 짚은 채 큰 소리로 헐떡거리며 그들에게 말했다.“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렇게 길거리에서 물건을 훔칠 수 있단 말이죠, 겨…경찰에 신고해요! 저 사람이 도망치기 전에! 그 사람을 분명히 보셨죠!” 엄선희의 부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비록 1~2초라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엄선희의 부모는 도둑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았다.그 도둑이 가면을 쓰고 있다고 해도 엄 씨 어르신은 도둑을 알 수 있다. 두 부부는 서로 쳐다보더니 엄 씨 부인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정말 다사다난하네.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저 사람을 만나고, 또 내 물건을 훔친 걸까? 여보, 이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엄 씨 어르신도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우리 세 가족은 30년 넘게 아무 문제없이 평화롭게 살아왔지. 우리 가족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어. 그런데 선희가 서씨 집안의 괴롭힘을 당하자마자 저자를 또 만났네. 게다가 당신 목걸이까지 뺏고 말이야, 이게 정말 우연의 일치라고 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지.” “어휴……”엄 씨 부인이 한숨을 내쉬었고, 잠시 후 그녀는 남편의 팔을 잡고 말했다.“여보,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 집에 가서 상의합시다. 무슨 일이 생겨도 우리끼리 대응하면 돼.”“그래.”엄 씨 어르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부가 서로 부축하며 떠나려 하자, 뒤에 있던 아주머니가 그들을 불렀다."이렇게 가시게요? 경찰은 안 부르세요?!” 그러자 엄 씨 어르신이 미안한 표정으로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주머니, 그…그 사람이
엄 씨 어르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일이 오지 말아야 할 때는 평생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이 찾아왔으면 피할 수는 없겠지. 선희도 컸으니까, 이 일을 알려야 해.” 그러자 엄 씨 부인은 머뭇거렸다. "하지만 난……선희가 ……”"우리 아이인데, 무서울 게 뭐가 있어?”엄 씨 어르신은 부인을 껴안으며 말했고, 부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원래 장을 보고 맛있는 걸 해주면서 아이를 달래주기로 한 거였는데, 이렇게 빈손으로 돌아오다니. 어휴……” “괜찮아.” 엄 씨 어르신은 계속해서 아내를 위로했다.이때 갑자기 뒤에서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엄마! 다른 사람이 볼까 두렵지도 않으세요, 노부부인데도 이렇게 붙어 있다니, 저 질투 나요! 흥!” 부부가 고개를 돌리자, 엄선희가 손에 반찬과 아침 식사를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딸……어디 갔었어?”엄 씨 부인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눈빛으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엄선희도 농산물 시장에 갔다면 그 상황을 보지 않았을까? 그러자 엄선희가 대답했다."마트 갔다 왔어요. 우리 집 바로 앞에 큰 마트 있잖아요, 내가 또 어딜 가서 사겠어요. 엄마랑 아빠는 아침 운동이나 가고, 아침밥도 사 오지도 않고 말이야, 흥!” 엄선희는 어린아이처럼 응석을 부리며 말했고, 그녀의 말에 엄 씨 부인은 즉시 웃으며 대답했다. “너는, 마트에서만 장 볼 줄 알지! 우리 집 가까운 곳에 농산물 시장이 있는 것도 몰랐을 거야. 거기 종류가 얼마나 많고 신선한데!” "그런데 왜 아무것도 안 사 오신 거예요?”엄선희가 장난스럽게 묻자, 부인은 언짢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엄선희는 즉시 엄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됐어요, 들어가서 밥 먹어요. 엄마.”"너... 기분이 좋아졌어?”집 안으로 들어와 식당 의자에 앉은 뒤 엄 씨 부인은 걱정스럽게 다시 물었다.엄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별일 아니에요. 어쨌든 준명 씨는 나랑 한마음인데, 그리고 시부모님도 날 엄청 아끼시고요.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