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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0화

서진희도 양보하지 않았다.

“맞아, 난 내 아빠의 딸이야. 넌 촌수가 멀어, 외부인이라고!”

서명헌이 침묵에 잠겼다.

“......”

그는 고개를 돌려 부모님을 쳐다보았다.

부모님은 한숨만 내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빠, 할머니가 예전부터 얘기해 주던 게 기억나요. 할아버지가 여우 같은 여자를 키운다고 하셨어요. 할아버지는 진작에 잘못을 뉘우치셨지만, 그 여우는 계속 할아버지에게 매달린다고 하셨어요! 저희 할머니! 그렇게 건강하시던 할머니가 왜 60세에 돌아가신 건데요! 저희 할머니는 그 여자 때문에 화병으로 돌아가신 거예요! 그 여자의 나쁜 영향은 아직도 남아 있어요! 할아버지는 그 여자한테 이제 원하지도 않고 집에 들이지도 않겠다고 말했다고 했어요! 근데 그 여자는요? 끈질기게 달라붙었어요! 할아버지한테 평생을 매달렸어요! 그러다 저희 할머니까지 돌아가시게 만든 거고요! 이제 그 여자가 사라지니 여자의 딸이 찾아와 저희 서 씨 집안에게 매달리고 있네요! 저희 할아버지의 재산까지 모두 가져가려고 하다니! 아빠, 우리 집안이 저 여자에게 빚이라도 졌나요! 아니잖아요! 저 여자가, 저 여자와 그 엄마가 저희 서 씨 집안에 빚을 진 거잖아요!”

서명헌은 당당하게 말했다.

침대에 누워있는 서 씨 집안 어르신은 기침했다.

어르신은 기침을 참느라 얼굴까지 빨개져 한참 동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한참이나 참던 그는 서명헌이 말을 멈추자 비로소 수척한 손을 들어 손짓하며 말했다.

“명헌아, 그만해. 명헌아... 네 고모와 동생의 말이 맞아. 그녀들은... 저들은 한 번도 할아버지에게 매달린 적 없다. 너의... 너의 작은할머니는 좋은 여자였다. 비록 불치병이 있었지만 늘 긍정적이었지. 그림을 잘 그렸고 자신을 아낄 줄 아는 여자였어. 작은 할머니의 일생은 깨끗하고, 소박하며 잔잔했다. 젊었을 땐 아픈 몸을 이끌고 외국에서 적지 않은 친구들을 사귀었지. 작은할머니가 그린 그림은, 인간의 고통을 묘사한 그림들은 오늘날 많은 사람이 찾기 어려워하는 진품이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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