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목소리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굳어져 버렸다.신세희와 서진희도 예외는 아니었다.모녀는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려 입구를 바라보았다.안으로 들어온 남자는 서준명과 비슷한 얼굴이었지만 서준명보다 7, 8살은 더 많아 보였다.“형님?”서준명은 깜짝 놀란 듯 외쳤다.“비행기가 지연된 거 아니었어요? 전 오후에나 오실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공항에서 저한테 전화도 안 해주시고, 제가 모시러 갔을 텐데요.”큰형이 처음으로 남성에 돌아온 건 무려 5년 전이었다.어느덧 5년이 지났다.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렀고 큰형을 다시 만나는 날이 할아버지의 임종일 줄은 몰랐다.서준명은 감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큰형의 얼굴에 비친 분노는 눈치채지 못한 채 감격스러워 큰형에게 다가갔다.“형님, 정말 제때 오셨어요. 할아버지가, 할아버지가 위급한 상태예요. 형님도 임종 때에 할아버지를 뵐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잘 됐어요, 형님!”가족들은 몇 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대체 무슨 가족이란 말인가?서준명은 세 명의 형이 있었지만, 그가 어릴 때 세 형 모두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의해 외국으로 보내졌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부모님은 서준명도 외국에 보내려 했지만 2,3년 동안 서준명의 건강이 좋지 않았기에 외국에 가면 더욱 물이 맞지 않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먹을 수 없었다.어쩔 수 없이 부모님은 그렇게 그를 집에 남겼다.그로 인해 부모님도 이민가지 못하셨다.이게 바로 서 씨 집안의 현재 상황이었다. 서진희와 서준명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을 제외해도 서 씨 집안은 3대, 7명인 가족이어야 했다.사실 3 대 7식구는 상위층 귀족 가문 중에서 많은 편이 아니었다.심지어 많지 않은 식구들이 국내외에 흩어져 있었으니.서준명의 부모님과 할아버지는 줄곧 남성에 살았고 가끔 경성에 머무르기도 했다.서준명의 세 형은 10살 때부터 외국에서 초등학교에 다녔고 그렇게 대학교까지 외국에서 다녔다. 나중에
큰 손자 서명헌은 넷째 동생의 인사를 무시했다. 넷째 동생의 얼굴에 비친 감격과 기쁨은 전혀 보지 못한 모양이다.서명헌은 서 씨 집안 어르신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신세희와 서진희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서 씨 집안 어르신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제때 왔기에 망정이지 속으실 뻔하셨네요. 어떻게 이렇게 경솔하게 결정을 내리실 수 있죠? 두 번이나 속으신 걸 까먹으신 겁니까! 할아버지, 마음 너무 약해지신 것 아니에요!”서 씨 집안은 입을 다물었다.“......”그는 입을 열고 설명할 힘도 없이 매우 무기력했다.그제야 서명헌은 서진희와 신세희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두 여성분은 나가주세요. 이건 제 집안일이니 외부인은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사실 서명헌은 서진희와 신세희 두 사람을 한 번 만난 적 있었다.바로 5년 전.서명헌이 외국에서 돌아왔을 때 어르신은 기뻐하셨다. 서준명에게 특별히 서진희와 신세희도 초대하라고 하셨고 그렇게 그들은 큰 레스토랑에서 서 씨 집안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였다.신세희와 서진희는 별로 참석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서준명의 체면을 보아서였다.서준명은 고모를 아꼈고 고모도 그를 아들처럼 생각했다.고모는 서 씨 집안 어르신과도 가깝지 않았고 서 씨 집안 가족들 모두와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유독 서준명과만 가깝게 지냈다.신세희도 마찬가지였고.그래서 그들은 서 씨 집안 가족과 식사하기로 했던 것이었다.식사 자리에서 신세희와 서진희는 말을 몇 마디 하지 않았었고 서 씨 집안의 삼 형제도 마찬가지였다.말이 제일 많은 건 서준명이었다.이따금씩 신세희와 서진희에게 물었다.“세희야, 고모, 뭐 드시고 싶으세요? 제가 음식을 집어 드릴까요? 아 맞다, 세희야 앞으로 너 일이 안 바쁠 때 고모를 모시고 큰형님이 계시는 곳에 놀러 가도 돼. 큰형님은 외국에 개인 섬도 갖고 계셔. 그 섬에 햇빛이 얼마나 눈부시던지. 시간 나면 꼭 가봐.”그 말에 서명헌은 못 들은 것처럼 무표정
서명헌의 말에 신세희는 너무 화가 나 웃음까지 나올 지경이었다.그들 모녀를 쫓아내고 그들을 외부인이라고, 자기들끼리 상의해야 한다던 사람이 단지 한마디 대답만 한 엄마에게 이렇게 화를 낸다고?“서명헌, 당신 말을 어떻게 하는 거야!”신세희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녀의 소양과 차분한 성격으로 볼 때 그녀는 충분히 침착하게 화를 참을 수 있었다.그러나 침착하다고 해서 순응해야 한다는 건 아니었다.“네가 뭔데? 네가 끼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서명헌은 신세희에게 화를 내며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화를 내며 말한 뒤에도 한마디 또 주절거렸다.“당신 모녀 때문에 이 집안이 어떻게 됐는지 아냐고! 명분이 없는 것들일수록 더 발악한단 말이야. 첫째인 내가 있는 이상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신세희는 침묵에 잠겼다.“......”그녀는 화가 나 웃음까지 나왔다.“형님!”그때 오히려 서준명이 화를 냈다.그는 소리를 지르더니 몸을 돌려 신세희를 위로했다.“세희야, 나를 봐서라도 조금만 참아줘. 일단은 고모를 잘 돌봐드리는 게 좋겠어. 미안해, 형님 일은 내가 해결할게.”말을 마친 서준명은 서명헌에게 다가갔다.“형님!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우리 고모신데! 이건 검증을 할 수 있는 혈연관계라고요. 그리고 세희가 고모의 친딸이라는 것도 의심할 여가 없고요! 고모와 세희는 우리 가족이에요! 우리 아빠의 친여동생이라고요! 저와 형님처럼요! 형님!”“준명아!”큰형이 쓴웃음을 지으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준명아, 그때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께서 왜 우리 셋을 외국으로 보냈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겠지! 외국의 교육을 포함해서 모든 면이 좋기 때문만은 아니었어! 외국의 교육방식이 아무리 좋더라도 외국에 있는 건 남성과 경성에도 다 있었어! 근데 왜 꼭 출국해야만 했을까? 외국에 간 후 나와 네 둘째 형, 셋째 형 세 사람은 서양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굶기만 해서 한 해 동안 몇 킬로나 빠졌어! 외국에서의 처음 몇 해는 정말 괴로웠지
“네가 형편없는 사람들을 데려온 건 사실이야. 네가 직접 봐, 모두 어떤 사람들인지. 네가 집으로 데리고 와도 그들은 절대 예의 차리지 않을 거야! 그들은 우리 서 씨 집안에서 대대로 물려준 재산들을 전부 나눠가질 거라고! 우리 서 씨 집안 전체를 망가뜨릴 거야! 동생아! 만약 우리가 한발 늦어서 이미 우리 재산을 나눠 가진 뒤였더라면 준명이 네가 나중에 우리 서 씨 집안 조상들을 어떻게 보려고 그래?”한바탕 내뱉은 말은 이유가 정당했다.조상까지 들먹였으니.“이들은 남이 아니에요!”서준명은 화가 났다.그는 다시 한번 강조하여 말했다.“고모와 세희는 모두 우리랑 가장 가까운 친척이에요! 게다가 세희도 돈이 부족하지 않고요! F 그룹 재산은 나와 형님의 재산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아요! 돈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요!”“그래? 돈이 안 부족하다고?”서명헌은 차갑게 웃으며 신세희를 힐끔 쳐다보았다.경멸스러운 눈빛이었다.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말을 이었다.“신세희! 서진희! 당신들이 내 부모님과 할아버지, 동생을 현혹시켰다고 서 씨 집안을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나 서명헌은 멍청하지 않아! 돌아오기 전 난 당신들에 대해 뒷조사까지 다 해봤어! 너! 신세희 맞지! 12살 때 임 씨 집안에서 하숙했지만 넌 어떻게 했어? 은혜를 원수로 갚았지. 임씨 집안은 산산이 흩어졌고 지금 임 씨 집안 세 식구 모두 교도소에 있더군! 정신병까지 걸린 것 같던데! 근데 너는 어떻게 했어?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8년 동안이나 도움을 받았지! 임 씨 집안 돈을 쓰고 은혜를 갚지 않았을뿐더러 원수로 같다니! 너 때문에 한 가정이 망가졌어! 임씨 집안을 망가뜨린 것도 모자라 우리 서 씨 집안까지 망가뜨릴 셈이야?”신세희는 차갑게 웃으며 서명헌이라는 남자를 쳐다보았다.입을 꼭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서명헌의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서명헌은 엄마 서진희를 훑더니 입을 열었다.“그리고 당신! 늙은 아줌마! 당신이 나타나기 전 우리 가정이 얼마
서명헌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신세희를 쳐다보았다.“네가 날 때려? 감히 날 때린다고? 나 너보다 적어도 열 살은 더 많아! 그리고 여긴 내 집이란 말이야, 어디 감히 내 집에서 날 때려?”줄곧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습관이 된 모양이다.외국에서 그는 늘 존경받는 대상이었다.아무도 그를 때린 적 없었다.그런 그가 귀국하여 돌아간 자기 집에서 10살이나 어린 여자한테 맞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심지어 서 씨 집안의 재산을 노리고 있는 여자한테.신세희는 차갑게 웃었다.“때리면 안 되나요? 당신처럼 자기밖에 모르고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는 사람인데! 때릴 겁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서 씨 집안 어르신의 모든 재산을 가져갈 거예요! 당신한테는 한 푼도 남기지 않을 거라고요!”“너!”서명헌은 강도를 만난 기분이었다.신세희가 계속해서 차갑게 웃으며 말한다.“저와 엄마는 원래 포기하려던 마음이었어요. 포기하는 이유도 당신 때문이 아니라 당신 동생 때문이었어요. 사실 당신 동생과 부모님도 이 재산을 가질 생각이 없으셨고요. 엄마, 이렇게 된 이상 우리 그냥 받는 게 낫겠어요.”서진희도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이 재산은 원래 내 거였어, 네 엄마가 가져야 하는 것이었어.”모녀는 몸을 돌려 서 씨 집안 어르신의 침대 옆으로 다가가려 했다.서명헌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화가 치밀어 오른 그는 부모와 동생을 향해 소리 질렀다.“당신들! 당신들은 두 외부인이 우리 가정을 망치도록 이렇게 내버려 둘 셈이세요? 아빠, 엄마, 모두 현혹되신 거라고요! 홀린 거라고요, 알고 계세요? 이 두 여자는 할아버지를 속이고 우리 집 재산을 빼앗으려는 거예요! 아빠, 엄마! 준명아!”부모님은 연달아 한숨을 내쉬었다.서준명은 눈을 부릅뜬 채 자기 형님을 바라보았다.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오른 그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꿈쩍도 하지 않는 부모님과 동생을 보며 서명헌은 서진희를 가로막았다.“당장 멈춰! 더 이상 움직이지 마!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우리 집에서
“향강시의 유명한 재단인 H 그룹이 바로 살아있는 예야. H 그룹 어르신은 네 명의 여자와 결혼했고 본처의 세 아이만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었어. 남은 아이들은 전부 유배를 보냈었다고! 서진희 씨! 내 말이 맞지!”서명헌의 말에 신세희는 외국에 몇십 년 동안이나 있었다는 쓰레기 같은 자식 때문에 화가 나 웃음이 나왔다.“서명헌!”신세희도 더 이상 서명헌과 자질구레하게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50여 년 전, 당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당신 할아버지는 외국에서 탄환도 다 쓰고 식량도 떨어진 절망적인 순간에 하마터면 상대방에게 생포될 뻔했어요! 만약 제 외할머니가 목숨을 바쳐 구해주지 않았다면 당신 할아버지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었어요. 하나는 당장 목숨을 잃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반란군이 되는 것이었어요! 이 두 가지가 뭘 의미하는지 아세요?”신세희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서명헌을 바라보았다.서명헌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만약 그 자리에서 맞아 죽었다면 당신 집안은 유공자 집안이었겠죠. 하지만 당신 네 서 씨 집안의 관운과 사업은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몰락했을 거고요! 당신이 외국에서 발전하기는커녕 국내에서도 이름 없는 존재였겠죠. 만약 포로로 잡혀 반란군이 되였다면! 그럼 당신 서 씨 집안 모두가 생명의 위험에 직면해 있었을 거예요! 서명헌! 만약 외할머니가 그때 당신 할아버지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당신 집안사람들은 진작에 다 죽었을 거야! 당신들이 모두 죽었으면 당신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까!”조금은 심한 말이었다.하지만 신세희도 더 이상 양보할 수 없었다!엄마는 연세가 꽤 있었고 그들 모녀는 한 번도 서 씨 집안의 재산을 가지려는 생각을 한 적 없었다!절대 서 씨 집안에서 억울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그녀의 말에 서명헌은 한참이나 대답하지 못했다.“서명헌!”신세희가 또 입을 열었다.“그리고 또 알려드리죠! 당신 할아버지는 무책임하게 자신을 구해준 여자아이와
서진희도 양보하지 않았다.“맞아, 난 내 아빠의 딸이야. 넌 촌수가 멀어, 외부인이라고!”서명헌이 침묵에 잠겼다.“......”그는 고개를 돌려 부모님을 쳐다보았다.부모님은 한숨만 내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빠, 할머니가 예전부터 얘기해 주던 게 기억나요. 할아버지가 여우 같은 여자를 키운다고 하셨어요. 할아버지는 진작에 잘못을 뉘우치셨지만, 그 여우는 계속 할아버지에게 매달린다고 하셨어요! 저희 할머니! 그렇게 건강하시던 할머니가 왜 60세에 돌아가신 건데요! 저희 할머니는 그 여자 때문에 화병으로 돌아가신 거예요! 그 여자의 나쁜 영향은 아직도 남아 있어요! 할아버지는 그 여자한테 이제 원하지도 않고 집에 들이지도 않겠다고 말했다고 했어요! 근데 그 여자는요? 끈질기게 달라붙었어요! 할아버지한테 평생을 매달렸어요! 그러다 저희 할머니까지 돌아가시게 만든 거고요! 이제 그 여자가 사라지니 여자의 딸이 찾아와 저희 서 씨 집안에게 매달리고 있네요! 저희 할아버지의 재산까지 모두 가져가려고 하다니! 아빠, 우리 집안이 저 여자에게 빚이라도 졌나요! 아니잖아요! 저 여자가, 저 여자와 그 엄마가 저희 서 씨 집안에 빚을 진 거잖아요!”서명헌은 당당하게 말했다.침대에 누워있는 서 씨 집안 어르신은 기침했다.어르신은 기침을 참느라 얼굴까지 빨개져 한참 동안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한참이나 참던 그는 서명헌이 말을 멈추자 비로소 수척한 손을 들어 손짓하며 말했다.“명헌아, 그만해. 명헌아... 네 고모와 동생의 말이 맞아. 그녀들은... 저들은 한 번도 할아버지에게 매달린 적 없다. 너의... 너의 작은할머니는 좋은 여자였다. 비록 불치병이 있었지만 늘 긍정적이었지. 그림을 잘 그렸고 자신을 아낄 줄 아는 여자였어. 작은 할머니의 일생은 깨끗하고, 소박하며 잔잔했다. 젊었을 땐 아픈 몸을 이끌고 외국에서 적지 않은 친구들을 사귀었지. 작은할머니가 그린 그림은, 인간의 고통을 묘사한 그림들은 오늘날 많은 사람이 찾기 어려워하는 진품이 되었단다.
진희한테 더욱 미안해.세희 말이 맞다. 너희 고모 태어날 때부터 나는 아버지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진희 어미가 잘못이 없는 건 물론, 설사 잘못이 있다고 해도, 애들은 무고하다.진희는 죄가 없다.하지만 난 사람이 내 딸을 보배처럼, 공주처럼 아껴주면서 키우는 걸 보면서, 나는 오히려 진희를 쓰레기 취급하고 이를 못 본 척하고 심지어 미워했다.아버지인 난 어릴 적 내 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아버지인 난 백 번 죽는다 해도, 조상님과 진희 어미를 볼 면목이 없다.난 자주 이런 생각을 했었다.“왜 네 친딸에게 그런 상처를 주었느냐? 왜 낳기만 하고 키우지 않았느냐? 너 그러고도 아비냐?너 때문에 서씨 집안의 체면을 모두 잃었다. 친 딸을 키우지도 않고 상처만 주고, 너는 사람 될 자격조차 없다. 넌 저승에 오지 마라.” 하고 내가 저승에 갔을 때 조상님께서 얘기하시면……”서 씨 집안 어르신은 순시간에 절망에 빠졌다.너무나도 처량했다.그는 눈물을 닦으면서 말을 이었다. ”난 내가 저세상에 가는 것이 정말 두렵구나. 난 기름 가마에 들어갈 것 같구나. 하지만 두려우면 뭐 하냐. 내가 저지른 일이니, 내가 감당해야지. 내가 기름 가마에 들어가든, 아니면 칼 위에 올라가든 다 내가 받아야 할 벌이다. 지금 여기서 난 명확히 얘기한다! 내가 아직 다 쓰지 못한 돈, 그리고 조상님께서 남겨주신 이 물건들, 진희 어미가 나한테 남겨 둔 그림 20점은 전부 진희 소유이다. 준명아, 명헌아, 너희 아버지는 이미 승계를 포기했다. 이 전부 모두 너희 고모 소유니 너희들은 물어볼 자격도 없다!”이 얘기를 들은 서명헌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그는 분노하며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넷째 동생 준명을 바라보기만 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아무런 반대 의견도 없었기에 “아버지!” 라며 소리쳤다.서명헌의 아버지는 얘기했다. ”명헌아! 네 할아버지 재산은 사실 얼마 안 돼. 총 2000억 조금 넘을 뿐이야. 법적으로 따져도 고모에게는 절반의 지분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