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계약인만큼 서로의 이해관계가 걸리며 다툼이 일어날 수 밖에 없지만, 이미 어느정도 결정이 난 상태로 합의하에 서로 체면을 세워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상대가 이런 온수 그룹 같은 그룹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이전에 F그룹과 계약을 하러온 임원들은 당연히 갑으로써 우위를 점하려고 했었다.거기다 온수 그룹은 현재 대표까지 있는 상황이라 그들은 더 많은 걸 보여주려고 했다.여러 임원들이 입을 모아 의견을 냈고, 어떤 것이 그룹에 더 성과를 가지고 오는지 다른 회사가 얼마나 계약을 하고 싶어하는지 입을 모아 의견을 냈지만, 결국에는 F그룹을 선택했다.이런 얘기가 온란희의 귀까지 들어가자 온란희에게도 알게모를 자신감이 생겼다.그녀는 우월감에 찬 미소를 지으며 부소경을 바라봤다.그런데 갑자기 부소경이 한마디 했다: “귀사가 만약 이것으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된다면, 저희는 계약을 진행하지 않겠습니다. 귀사의 임원분이 오시 비용까지 저희쪽에서 부담하겠습니다.만약 귀사가 손해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저희 회사가 모두 배상하겠습니다.”이 말로 상대측의 모든 사람이 당황했다.F그룹에서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그들은 자신의 대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다른 사람에게 프로젝트를 주든 다른 회사가 프로젝트를 넘기든 F그룹은 항상 계약에서 우위를 택했기 때문이다.아직까지 어떤 회사도 부 대표가 있는 여기서 이런 태도를 보인 적이 없었다.거기다가 상대의 대표는 여성이었다.반대로 대표는 여성이라고 무시하지 않는다.오히려 대표는 여성을 매우 존중하는 편이다.아마 존중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부소경씨, 그게 무슨 의미죠! 저희를 놀리시는 겁니까! 제가 이렇게 멀리서 여기까지 직접 왔는데도 말인가요!” 온란희는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부소경은 온란희를 쳐다도 보지 않았다.양복을 정리한 후에 바로 밖으로 나가버렸다.“부소경씨!거기서요! 잊지마세요, 저희가 지금 일을 만들어 주는 거라고요!” 온란희는
온란희는 웃으며 말했다.“아내요? 세희씨 말씀이신가요?”부소경은 그녀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쳐다보고 있었다.그는 얼굴에 아무 표정도 없이 매우 평온했다. 온란희는 그가 아무생각이 없어 보였다. “소경씨,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 당신과 아내......세희씨랑은 사랑이 많이 식지 않았나요?” 온란희의 말투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한 말투였다.문성에 오기전 온란희는 부소경에 개인사에 관해 알아봤다. 부소경의 아내 세희는 이기적이며 부소경의 아이를 임신하고 도망갔다가 5년이 지나고 부소경이데리고 왔다. 현재까지도 문성의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이야기이다.부소경의 아내가 이렇고 저렇고 하는 사람에다가 돈 때문에 만난다고 알려져 있었다.부 사모가 부소경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았으면, 부소경은 이미 문성이나 수도의 귀족 아가씨와 결혼을 했을 것이다.부소경이 임신을 시켜 그런 여자와 살 수밖에 없는게 아쉬웠다.10년, 자그마치 10년이다.그 죄인은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채 10년 동안이나 F그룹의 사모님 자리를 지켰다.다만 10년동안 부 대표의 사모님은 거의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F그룹의 공개 석상에서도 그녀는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대체 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걸까? 온란희는 속으로는 이 상황이 매우 우스웠다.작은 집안 출신에 뱃속의 아이 하나만을 믿고 있는 여자가 과연 뭘 할 수 있을까?그래서 온란희도 세희를 신경쓰지 않았다.“소경씨, 대답해 주지 않는거면 동의한다고 봐도 될까요? 당신 집의 아내라는 사람이 집에서야 당신에게 애교도 부리고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밖에서도 어느정도 외조를 해야하지 않겠어요?하지만 소경씨, 남자분들은 다 이런 여자에게 빠지는 건가요? 음, 제 추측으로는 당신이 집에 오면 문을 열기도 전에 문앞에서 당신에게 슬리퍼를 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겠죠. 신발을 갈아신고 따뜻한 수건을 건네며 손을 닦고 밥을 먹을 수 있게 말이죠.밥을 먹고는 소파에 누워 당신에게 안마도 해주고 어깨도 주물러
빵 부스러기를 먹기 위해 모여든 붕어들 마냥 온씨 집안의 샤위가 되기 위해 몰려는 남자들을 보는 것도 역겨웠다.하지만 그 남자들 중 온란희가 마음에 드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그 남자들은 모두 너무 비굴하게 굴었기 때믄에 오히려 담담하고 차가운 부소경이 괜찮아 보였다.그래서 그에게 이렇게 많은 이윤을 양보했는데, 부소경은 그녀에게 조금도 감사하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역시 남성의 갑부다.온란희는 그가 보면 볼수록 좋았다.그녀는 부소경이 결혼했다 해도 개의치 않았고 자녀가 몇 명 있어도 상관없었다.온란희가 그에 대해 알아보면서 온란희는 부소경의 아버지인 부성웅이 젊었을 때 여기저기에 여자가 많았다는 것을 알아냈다. 부소경의 할아버지 부태성도 한때 바람둥이였다.부 씨 가문 남자들은 이렇게 큰 그룹을 경영하면서 주변의 여자들까지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온란희도 여자다.아무리 강한 여자라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의 남자에게 보호받기를 원한다.그녀도 눈앞의 남자에게 보호받고 싶었다.그녀는 온 씨 가문의 이름으로는 부소경 집안의 그 여자를 이기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부소경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었다.결혼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녀는 이미 온씨 가문이 지원이 있으니, 이번 생엔 결혼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그녀 마음에 드는 남자만 있으면 된다.설령 한밤중에 이 남자의 발을 씻기고 허리를 주물러 줘야 한다 해도 이 남자가 자신의 마음에만 든다면 아무 상관도 엾었다."란희 씨, 제가 아직 도와야 할 일이 있나요?" 부소경은 싸늘한 눈빛으로 온란희를 바라보며 이만 가줬으면 좋겠다는듯 물었다. "나중에 같이 술 한잔하면서 축하하는 게 어때요? 당신이 집에 가서 아내와 함께 있고 싶다고 했으니, 저도 당신과 아내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아요.제가 그렇게 이기적인 사람이겠어요? 저는 단지 우리의 협력이 성공했으니 축하해야 한다고생각했을 뿐이에요. 게다가 전 남성에 아
신유리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튼튼하고 싸움도 잘했기 때문에 힘이 무척 세다. 열두 살이었지만, 키는 160센티미터나 되었고 완전히 어른과 같은 힘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온란희를 향해 달려들자, 무방비 상태의 하이힐을 신은 온란희는 비틀거리며 몇 걸음 뒤로 밀리다가 그녀의 하이힐이 하수구 홈에 끼었다.“어머, 으악!” 온란희는 한쪽 발도 제대로 서지 못하고 절뚝거리고 발을 왔다 갔다 하며 하수구에 끼인 하이힐을 빼 보려 했으나 빠지지 않았다.하필 이때, 차 안에 어린아이 둘이 또 내렸다.둘 중 나이가 많은 남자아이는 4, 5세 정도 되어 보였고, 작은 남자아이는 2, 3세 정도 되어 보였다.두 남자 아이는 모두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는데, 으스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악마처럼 보였다.두 꼬마 녀석이 온란희 앞으로 옥신각신하며 왔다."아줌마, 왜 그러고 있어요?" 부민희가 고개를 들며 건방진 말투로 온란희에게 물었다.그보다 어린 부한이도 덩달아 고개를 쳐들고, 진지하게 온란희를 바라보며 혀 짧은 소리로 말했다. "아듐마, 지금 옴총나게 모땡겨 보여여.""......”온란희는 쪽팔려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기저귀에 똥을 한가득 싸 놓은 것처럼 얼굴을 찡그리며 온란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져 소리쳤다.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들!”놀란 부행일은 부민희의 뒤에 섰다.‘내가 뭐 잘못 말했나? 이 아줌마는 정말 못생겼다. 엄마가 훨씬 예쁘다.‘두 꼬마는 그녀의 화가 이해가지 않았다. 그와 형은 모두 매우 교양 있는 아이고 누나만 험상궂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린 남자아이는 억울하다는 듯 누나를 쳐다보았다.열두 살짜리 누나는 허리를 구부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온란희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아줌마는 누구예요? 아줌마는 다리가 없어요, 아니면 설 줄 모르는 거예요? 왜 우리 아빠 품에 마음대로 안겨요!”"그리고 내 동생이 잘못 말했나요! 아줌마 진짜 못생겼어요!우리 엄마보
온란희의 말투는 무척이나 부드러웠다.하지만.신유리는 바보가 아니었다.유리는 단번에 온란희가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화를 내며 허리에 손을 올렸다. “야, 저리가! 너 저리가!”그 소리에 5살짜리 부민희와 2살짜리 부한이도 누나의 앞으로 달려왔다. 두 아이는 사실 무척이나 교양이 넘치는 아이였다. 방금 그들은 온란희가 발이 삔 사실도 무척이나 동정해 줬었다. 하지만 화를 내는 누나의 모습에 두 남자아이는 바로 유리의 앞으로 달려갔다.부민희는 냉랭한 얼굴로 온란희를 쳐다보았다. “우리 아빠 놓아줘!”부한이도 발을 쿵쿵대며 눈을 부라렸다. “못생긴 아줌마! 우리 아빠를 놓아줘!”그 모습에 온란희는 마음속으로 기쁨의 웃음을 지었다.그녀는 확실히 방금 신유리를 비웃었다.보아하니 가정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어디 시골 출신 아이들 같았다. 조금도 부 씨 집안의 아이 같지가 않았다. 이 상황은 자연스럽게 세 아이의 엄마를 생각나게 했다.그들의 엄마는 대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고, 심지어는 감옥까지 갔다 온 사람이었다.이런 여자 밑에서 뭐 얼마나 대단한 아이들이 나오겠는가?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그녀를 칭찬을 한다고 해도 세 아이의 교양이 여기 딱 보인다. 온란희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아챘다.그 생각이 들자, 그녀는 기분이 점점 더 좋아졌다.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더 이상 그들과 따지고 들지 않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지금은 부소경이 날 부축하고 있는데 뭘.그녀는 무척이나 다정한 얼굴로 세 아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얘들아, 그냥 너네 말대로 아줌마가 못생긴걸로 할게. 너네들이 즐겁다면, 그걸로 만족할게. 어때? 하지만 아줌마가 지금 걷지를 못하거든? 병원에 꼭 가봐야 하는 상황이야. 그러니 집에 가서 꼭 너네 엄마한테 알려줘. 대신, 너네 아빠 좀 빌릴게. 응? 그러면 안 될까?”그녀의 말투는 무척이나 공손했다.하지만, 그 말들은 유리를
유리는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아빠.”유리는 고개를 돌려 두 동생의 손을 잡으며 엄선우를 쳐다보았다. “아저씨, 이제 가자.”“…”순식간에 벌어지는 상황에 엄선우는 이 잔머리쟁이가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부소경이 그보고 공주님과 왕자님을 집까지 모시라는 소리에 엄선우도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 그는 공손하게 부소경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얼른 세 분을 집까지 잘 모셔다 드리겠습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엄선우는 그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유리에게 물었다. “공주님, 우리 아가씨, 작은 여왕님, 혹시 아저씨한테…”엄선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리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유리는 데굴데굴 구르며 웃음을 터뜨렸다.유리는 두 동생도 누나가 왜 웃고 있는지 모를정도로 심하게 웃고 있었다. 두 동생은 단지 고개를 들어 숭배심이 넘치는 눈빛으로 누나를 쳐다볼 뿐이었다.유리는 그제야 의기양양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선우 아저씨, 아빠랑 저 여자가 하는 프로젝트 중에 하나가 바로 서쪽 개발지구의 입체 교차교를 수건하는 거야.”“응, 입체 교차교 수리가 끝이 나면, 그곳은 이제 엄청난 발전은 이끄는 명소가 될 거야. 그리고 그 입체 교차교가 바로 그 지역의 가장 중요한 건설이 될 거고.”“아저씨, 그 교차교 디자인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이 누구누구 있는지 알아?”“…” 엄선우는 잠시 멈칫했다. 그가 그 프로젝트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렇다고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듣자 하니 이 다리 디자인에 참여한 디자이너가 서쪽 나라의 유명한 디자이너라고 하던데… 하지만 그 디자이너의 은사가 내국인이라는 말이 있었다.이 건축디자이너는 몇 년간 줄곧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국내에 정착해 생활할 생각이라고 했다.그의 은사가 바로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그가 이 땅을 사랑하기 때문이었다.‘이름이 뭐였더라?’엄선우는 갑자기 그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도면을 처리하는 데 바빴고, 전시회를 여는 것 때문에 바빴다.모레가 되면 신세희는 전시회에 참여해야 한다.그래서 그녀는 아이를 데리고 올 시간조차 없었다.엄선우가 믿음직스러운 사람이라는 게 그녀에겐 무척이나 다행이었다. 그 덕분에 신세희가 마음 놓고 자신의 사업에 열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엄선우가 안전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모습에 신세희는 감격스럽게 말했다. “감사해요, 엄선우 씨.”“신 디자이너님.” 엄선우는 이렇게 신세희를 불렀다. “요 며칠, 좋은 구경거리가 생길 것 같애요.”“왜요?” 그 말에 신세희가 대답했다.엄선우는 신세희의 세 아이를 쳐다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자제분들한테 물어보시는 게 더 나을 것 같네요!”신세희는 신유리를 쳐다보았다.비록 아이가 셋이긴 했지만, 작은 아이 둘은 누나의 따라쟁이일 뿐이었다.유리가 동쪽으로 가라고 하면 동생들은 동쪽으로 갔다. 감히 서쪽으로 갈 생각도 못 할것이다. 두 아이는 엄마 아빠의 말도 누나 말처럼 잘 듣지는 않는다. 그래서 신세희는 신유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유리야, 엄마한테만 알려줄래? 또 무슨 꿍꿍이를 벌인 거야?”“헤헤헤… 엄마, 모레… 전시회에 갈 때 꼭 엄청 예쁘게 입고 나가야 해! 사람들 코가 납작해질 만큼 화려하게! 알겠지?”“너! 또 무슨 나쁜 짓을 벌인 거야! 엄마가 요즘 얼마나 바쁜지 알아?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뭐? 코를 납작하게 만들 정도로 화려하게 입어? 엄마 이제 아줌마 다 됐어! 누가 누구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아무튼! 꼭 코를 납작하게 만들 정도로 화려하게 입어야 해!”“…”엄선우는 한쪽에서 말을 보탰다. “작은 공주님 걱정하지 마. 너네 엄마, 신 디자이너님 같은 사람은 꾸미지 않는다고 해도 주위 사람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그 말에 유리는 웃으며 말했다, “응. 그것도 맞는 말이네. 엄마 이제 집으로 가자.”신세희는 의문이 가득했다.하지만 더 이상 물어보기에도 좀 그랬다.엄선우와 작별을 고한 후
신세희의 목소리도 침착하고 다정했다. “네. 방금 퇴근했어요.”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이어 나갔다. “소경 씨, 손님 잘 챙겨요.”“알았어.” 부소경이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그럼 이만 끊을게요”“그래.”부부 사이의 대화는 무척이나 간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이 통하고 있었다.전화를 끊은 후, 부소경은 휠체어를 밀며 밖으로 나갔다. “아내분 전화에요?” 온란희가 물었다.그녀의 질문에 부소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아내분한테 직업도 있어요?” 온란희의 말투에는 조롱이 섞여 있었다.그녀는 동남아 온 씨 집안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자란 그녀는 줄곧 바람에 돛을 단 듯한 삶을 살아왔다. 온수 그룹을 이어 받은 후에는 더더욱 여왕 같은 삶을 살아왔었다.그래서인지, 부소경이 냉철하고 악독한 사람이라는 소문을 들었음에도 전혀 그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심지어 부소경이 다른 사람들이 설명하는 것 만큼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까지 했다.‘부소경이 그냥 프로젝트를 할 때만 좀 강하게 나오는 거 아닌가? 일상생활에서는 다가가기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닌데? 그게 아니면 내가 미인이라 좀 예외인 건가?’온란희는 생각이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기분이 더 좋아졌다.“제가 한번 맞춰볼까요? 아내분 직업이 뭔지?” 기분이 좋았는지 온란희는 부소경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똑똑한 척하며 먼저 선수를 쳤다. “음… 연예계 종사자 맞죠?” 그녀는 예상할 수 있었다.사회 밑바닥에서 생활하다 임신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신분 상승을 한 사람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려한 삶을 갈망하곤 한다. 연예계 종사자도 듣기 좋은 말에 속하는 편이었다.사실 온란희는 이런 말이 하고 싶었다. ‘어디 삼류 배우 맞죠? 드라마는 많이 찍지만 연기력은 없는 그런.의미 있는 작품은 하나도 못하고, 탑급 배우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냥 삼류배우인 그런 사람 맞죠?’인기가 조금이라도 있었어도… 온란희가 모를 리가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