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계약인만큼 서로의 이해관계가 걸리며 다툼이 일어날 수 밖에 없지만, 이미 어느정도 결정이 난 상태로 합의하에 서로 체면을 세워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상대가 이런 온수 그룹 같은 그룹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이전에 F그룹과 계약을 하러온 임원들은 당연히 갑으로써 우위를 점하려고 했었다.거기다 온수 그룹은 현재 대표까지 있는 상황이라 그들은 더 많은 걸 보여주려고 했다.여러 임원들이 입을 모아 의견을 냈고, 어떤 것이 그룹에 더 성과를 가지고 오는지 다른 회사가 얼마나 계약을 하고 싶어하는지 입을 모아 의견을 냈지만, 결국에는 F그룹을 선택했다.이런 얘기가 온란희의 귀까지 들어가자 온란희에게도 알게모를 자신감이 생겼다.그녀는 우월감에 찬 미소를 지으며 부소경을 바라봤다.그런데 갑자기 부소경이 한마디 했다: “귀사가 만약 이것으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된다면, 저희는 계약을 진행하지 않겠습니다. 귀사의 임원분이 오시 비용까지 저희쪽에서 부담하겠습니다.만약 귀사가 손해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저희 회사가 모두 배상하겠습니다.”이 말로 상대측의 모든 사람이 당황했다.F그룹에서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그들은 자신의 대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다른 사람에게 프로젝트를 주든 다른 회사가 프로젝트를 넘기든 F그룹은 항상 계약에서 우위를 택했기 때문이다.아직까지 어떤 회사도 부 대표가 있는 여기서 이런 태도를 보인 적이 없었다.거기다가 상대의 대표는 여성이었다.반대로 대표는 여성이라고 무시하지 않는다.오히려 대표는 여성을 매우 존중하는 편이다.아마 존중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부소경씨, 그게 무슨 의미죠! 저희를 놀리시는 겁니까! 제가 이렇게 멀리서 여기까지 직접 왔는데도 말인가요!” 온란희는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부소경은 온란희를 쳐다도 보지 않았다.양복을 정리한 후에 바로 밖으로 나가버렸다.“부소경씨!거기서요! 잊지마세요, 저희가 지금 일을 만들어 주는 거라고요!” 온란희는
온란희는 웃으며 말했다.“아내요? 세희씨 말씀이신가요?”부소경은 그녀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쳐다보고 있었다.그는 얼굴에 아무 표정도 없이 매우 평온했다. 온란희는 그가 아무생각이 없어 보였다. “소경씨,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 당신과 아내......세희씨랑은 사랑이 많이 식지 않았나요?” 온란희의 말투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한 말투였다.문성에 오기전 온란희는 부소경에 개인사에 관해 알아봤다. 부소경의 아내 세희는 이기적이며 부소경의 아이를 임신하고 도망갔다가 5년이 지나고 부소경이데리고 왔다. 현재까지도 문성의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이야기이다.부소경의 아내가 이렇고 저렇고 하는 사람에다가 돈 때문에 만난다고 알려져 있었다.부 사모가 부소경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았으면, 부소경은 이미 문성이나 수도의 귀족 아가씨와 결혼을 했을 것이다.부소경이 임신을 시켜 그런 여자와 살 수밖에 없는게 아쉬웠다.10년, 자그마치 10년이다.그 죄인은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채 10년 동안이나 F그룹의 사모님 자리를 지켰다.다만 10년동안 부 대표의 사모님은 거의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F그룹의 공개 석상에서도 그녀는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대체 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걸까? 온란희는 속으로는 이 상황이 매우 우스웠다.작은 집안 출신에 뱃속의 아이 하나만을 믿고 있는 여자가 과연 뭘 할 수 있을까?그래서 온란희도 세희를 신경쓰지 않았다.“소경씨, 대답해 주지 않는거면 동의한다고 봐도 될까요? 당신 집의 아내라는 사람이 집에서야 당신에게 애교도 부리고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밖에서도 어느정도 외조를 해야하지 않겠어요?하지만 소경씨, 남자분들은 다 이런 여자에게 빠지는 건가요? 음, 제 추측으로는 당신이 집에 오면 문을 열기도 전에 문앞에서 당신에게 슬리퍼를 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겠죠. 신발을 갈아신고 따뜻한 수건을 건네며 손을 닦고 밥을 먹을 수 있게 말이죠.밥을 먹고는 소파에 누워 당신에게 안마도 해주고 어깨도 주물러
빵 부스러기를 먹기 위해 모여든 붕어들 마냥 온씨 집안의 샤위가 되기 위해 몰려는 남자들을 보는 것도 역겨웠다.하지만 그 남자들 중 온란희가 마음에 드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그 남자들은 모두 너무 비굴하게 굴었기 때믄에 오히려 담담하고 차가운 부소경이 괜찮아 보였다.그래서 그에게 이렇게 많은 이윤을 양보했는데, 부소경은 그녀에게 조금도 감사하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역시 남성의 갑부다.온란희는 그가 보면 볼수록 좋았다.그녀는 부소경이 결혼했다 해도 개의치 않았고 자녀가 몇 명 있어도 상관없었다.온란희가 그에 대해 알아보면서 온란희는 부소경의 아버지인 부성웅이 젊었을 때 여기저기에 여자가 많았다는 것을 알아냈다. 부소경의 할아버지 부태성도 한때 바람둥이였다.부 씨 가문 남자들은 이렇게 큰 그룹을 경영하면서 주변의 여자들까지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온란희도 여자다.아무리 강한 여자라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의 남자에게 보호받기를 원한다.그녀도 눈앞의 남자에게 보호받고 싶었다.그녀는 온 씨 가문의 이름으로는 부소경 집안의 그 여자를 이기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부소경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었다.결혼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녀는 이미 온씨 가문이 지원이 있으니, 이번 생엔 결혼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그녀 마음에 드는 남자만 있으면 된다.설령 한밤중에 이 남자의 발을 씻기고 허리를 주물러 줘야 한다 해도 이 남자가 자신의 마음에만 든다면 아무 상관도 엾었다."란희 씨, 제가 아직 도와야 할 일이 있나요?" 부소경은 싸늘한 눈빛으로 온란희를 바라보며 이만 가줬으면 좋겠다는듯 물었다. "나중에 같이 술 한잔하면서 축하하는 게 어때요? 당신이 집에 가서 아내와 함께 있고 싶다고 했으니, 저도 당신과 아내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아요.제가 그렇게 이기적인 사람이겠어요? 저는 단지 우리의 협력이 성공했으니 축하해야 한다고생각했을 뿐이에요. 게다가 전 남성에 아
신유리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튼튼하고 싸움도 잘했기 때문에 힘이 무척 세다. 열두 살이었지만, 키는 160센티미터나 되었고 완전히 어른과 같은 힘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온란희를 향해 달려들자, 무방비 상태의 하이힐을 신은 온란희는 비틀거리며 몇 걸음 뒤로 밀리다가 그녀의 하이힐이 하수구 홈에 끼었다.“어머, 으악!” 온란희는 한쪽 발도 제대로 서지 못하고 절뚝거리고 발을 왔다 갔다 하며 하수구에 끼인 하이힐을 빼 보려 했으나 빠지지 않았다.하필 이때, 차 안에 어린아이 둘이 또 내렸다.둘 중 나이가 많은 남자아이는 4, 5세 정도 되어 보였고, 작은 남자아이는 2, 3세 정도 되어 보였다.두 남자 아이는 모두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는데, 으스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악마처럼 보였다.두 꼬마 녀석이 온란희 앞으로 옥신각신하며 왔다."아줌마, 왜 그러고 있어요?" 부민희가 고개를 들며 건방진 말투로 온란희에게 물었다.그보다 어린 부한이도 덩달아 고개를 쳐들고, 진지하게 온란희를 바라보며 혀 짧은 소리로 말했다. "아듐마, 지금 옴총나게 모땡겨 보여여.""......”온란희는 쪽팔려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기저귀에 똥을 한가득 싸 놓은 것처럼 얼굴을 찡그리며 온란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져 소리쳤다.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들!”놀란 부행일은 부민희의 뒤에 섰다.‘내가 뭐 잘못 말했나? 이 아줌마는 정말 못생겼다. 엄마가 훨씬 예쁘다.‘두 꼬마는 그녀의 화가 이해가지 않았다. 그와 형은 모두 매우 교양 있는 아이고 누나만 험상궂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린 남자아이는 억울하다는 듯 누나를 쳐다보았다.열두 살짜리 누나는 허리를 구부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온란희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아줌마는 누구예요? 아줌마는 다리가 없어요, 아니면 설 줄 모르는 거예요? 왜 우리 아빠 품에 마음대로 안겨요!”"그리고 내 동생이 잘못 말했나요! 아줌마 진짜 못생겼어요!우리 엄마보
온란희의 말투는 무척이나 부드러웠다.하지만.신유리는 바보가 아니었다.유리는 단번에 온란희가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화를 내며 허리에 손을 올렸다. “야, 저리가! 너 저리가!”그 소리에 5살짜리 부민희와 2살짜리 부한이도 누나의 앞으로 달려왔다. 두 아이는 사실 무척이나 교양이 넘치는 아이였다. 방금 그들은 온란희가 발이 삔 사실도 무척이나 동정해 줬었다. 하지만 화를 내는 누나의 모습에 두 남자아이는 바로 유리의 앞으로 달려갔다.부민희는 냉랭한 얼굴로 온란희를 쳐다보았다. “우리 아빠 놓아줘!”부한이도 발을 쿵쿵대며 눈을 부라렸다. “못생긴 아줌마! 우리 아빠를 놓아줘!”그 모습에 온란희는 마음속으로 기쁨의 웃음을 지었다.그녀는 확실히 방금 신유리를 비웃었다.보아하니 가정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어디 시골 출신 아이들 같았다. 조금도 부 씨 집안의 아이 같지가 않았다. 이 상황은 자연스럽게 세 아이의 엄마를 생각나게 했다.그들의 엄마는 대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고, 심지어는 감옥까지 갔다 온 사람이었다.이런 여자 밑에서 뭐 얼마나 대단한 아이들이 나오겠는가?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그녀를 칭찬을 한다고 해도 세 아이의 교양이 여기 딱 보인다. 온란희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아챘다.그 생각이 들자, 그녀는 기분이 점점 더 좋아졌다.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더 이상 그들과 따지고 들지 않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지금은 부소경이 날 부축하고 있는데 뭘.그녀는 무척이나 다정한 얼굴로 세 아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얘들아, 그냥 너네 말대로 아줌마가 못생긴걸로 할게. 너네들이 즐겁다면, 그걸로 만족할게. 어때? 하지만 아줌마가 지금 걷지를 못하거든? 병원에 꼭 가봐야 하는 상황이야. 그러니 집에 가서 꼭 너네 엄마한테 알려줘. 대신, 너네 아빠 좀 빌릴게. 응? 그러면 안 될까?”그녀의 말투는 무척이나 공손했다.하지만, 그 말들은 유리를
유리는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아빠.”유리는 고개를 돌려 두 동생의 손을 잡으며 엄선우를 쳐다보았다. “아저씨, 이제 가자.”“…”순식간에 벌어지는 상황에 엄선우는 이 잔머리쟁이가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부소경이 그보고 공주님과 왕자님을 집까지 모시라는 소리에 엄선우도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 그는 공손하게 부소경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얼른 세 분을 집까지 잘 모셔다 드리겠습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엄선우는 그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유리에게 물었다. “공주님, 우리 아가씨, 작은 여왕님, 혹시 아저씨한테…”엄선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리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유리는 데굴데굴 구르며 웃음을 터뜨렸다.유리는 두 동생도 누나가 왜 웃고 있는지 모를정도로 심하게 웃고 있었다. 두 동생은 단지 고개를 들어 숭배심이 넘치는 눈빛으로 누나를 쳐다볼 뿐이었다.유리는 그제야 의기양양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선우 아저씨, 아빠랑 저 여자가 하는 프로젝트 중에 하나가 바로 서쪽 개발지구의 입체 교차교를 수건하는 거야.”“응, 입체 교차교 수리가 끝이 나면, 그곳은 이제 엄청난 발전은 이끄는 명소가 될 거야. 그리고 그 입체 교차교가 바로 그 지역의 가장 중요한 건설이 될 거고.”“아저씨, 그 교차교 디자인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이 누구누구 있는지 알아?”“…” 엄선우는 잠시 멈칫했다. 그가 그 프로젝트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렇다고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듣자 하니 이 다리 디자인에 참여한 디자이너가 서쪽 나라의 유명한 디자이너라고 하던데… 하지만 그 디자이너의 은사가 내국인이라는 말이 있었다.이 건축디자이너는 몇 년간 줄곧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국내에 정착해 생활할 생각이라고 했다.그의 은사가 바로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그가 이 땅을 사랑하기 때문이었다.‘이름이 뭐였더라?’엄선우는 갑자기 그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도면을 처리하는 데 바빴고, 전시회를 여는 것 때문에 바빴다.모레가 되면 신세희는 전시회에 참여해야 한다.그래서 그녀는 아이를 데리고 올 시간조차 없었다.엄선우가 믿음직스러운 사람이라는 게 그녀에겐 무척이나 다행이었다. 그 덕분에 신세희가 마음 놓고 자신의 사업에 열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엄선우가 안전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모습에 신세희는 감격스럽게 말했다. “감사해요, 엄선우 씨.”“신 디자이너님.” 엄선우는 이렇게 신세희를 불렀다. “요 며칠, 좋은 구경거리가 생길 것 같애요.”“왜요?” 그 말에 신세희가 대답했다.엄선우는 신세희의 세 아이를 쳐다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자제분들한테 물어보시는 게 더 나을 것 같네요!”신세희는 신유리를 쳐다보았다.비록 아이가 셋이긴 했지만, 작은 아이 둘은 누나의 따라쟁이일 뿐이었다.유리가 동쪽으로 가라고 하면 동생들은 동쪽으로 갔다. 감히 서쪽으로 갈 생각도 못 할것이다. 두 아이는 엄마 아빠의 말도 누나 말처럼 잘 듣지는 않는다. 그래서 신세희는 신유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유리야, 엄마한테만 알려줄래? 또 무슨 꿍꿍이를 벌인 거야?”“헤헤헤… 엄마, 모레… 전시회에 갈 때 꼭 엄청 예쁘게 입고 나가야 해! 사람들 코가 납작해질 만큼 화려하게! 알겠지?”“너! 또 무슨 나쁜 짓을 벌인 거야! 엄마가 요즘 얼마나 바쁜지 알아?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뭐? 코를 납작하게 만들 정도로 화려하게 입어? 엄마 이제 아줌마 다 됐어! 누가 누구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아무튼! 꼭 코를 납작하게 만들 정도로 화려하게 입어야 해!”“…”엄선우는 한쪽에서 말을 보탰다. “작은 공주님 걱정하지 마. 너네 엄마, 신 디자이너님 같은 사람은 꾸미지 않는다고 해도 주위 사람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그 말에 유리는 웃으며 말했다, “응. 그것도 맞는 말이네. 엄마 이제 집으로 가자.”신세희는 의문이 가득했다.하지만 더 이상 물어보기에도 좀 그랬다.엄선우와 작별을 고한 후
신세희의 목소리도 침착하고 다정했다. “네. 방금 퇴근했어요.”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이어 나갔다. “소경 씨, 손님 잘 챙겨요.”“알았어.” 부소경이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그럼 이만 끊을게요”“그래.”부부 사이의 대화는 무척이나 간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이 통하고 있었다.전화를 끊은 후, 부소경은 휠체어를 밀며 밖으로 나갔다. “아내분 전화에요?” 온란희가 물었다.그녀의 질문에 부소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아내분한테 직업도 있어요?” 온란희의 말투에는 조롱이 섞여 있었다.그녀는 동남아 온 씨 집안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자란 그녀는 줄곧 바람에 돛을 단 듯한 삶을 살아왔다. 온수 그룹을 이어 받은 후에는 더더욱 여왕 같은 삶을 살아왔었다.그래서인지, 부소경이 냉철하고 악독한 사람이라는 소문을 들었음에도 전혀 그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심지어 부소경이 다른 사람들이 설명하는 것 만큼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까지 했다.‘부소경이 그냥 프로젝트를 할 때만 좀 강하게 나오는 거 아닌가? 일상생활에서는 다가가기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닌데? 그게 아니면 내가 미인이라 좀 예외인 건가?’온란희는 생각이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기분이 더 좋아졌다.“제가 한번 맞춰볼까요? 아내분 직업이 뭔지?” 기분이 좋았는지 온란희는 부소경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똑똑한 척하며 먼저 선수를 쳤다. “음… 연예계 종사자 맞죠?” 그녀는 예상할 수 있었다.사회 밑바닥에서 생활하다 임신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신분 상승을 한 사람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려한 삶을 갈망하곤 한다. 연예계 종사자도 듣기 좋은 말에 속하는 편이었다.사실 온란희는 이런 말이 하고 싶었다. ‘어디 삼류 배우 맞죠? 드라마는 많이 찍지만 연기력은 없는 그런.의미 있는 작품은 하나도 못하고, 탑급 배우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냥 삼류배우인 그런 사람 맞죠?’인기가 조금이라도 있었어도… 온란희가 모를 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