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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8화

지영주는 반원명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품고 있었다.

그녀가 그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매 세포 하나하나가 반호영을 그리워하듯 그를 뼛속 깊이 그리워했다.

그녀의 눈앞에 있는 건 반원명이 아니라 반호영이다.

"호영 씨, 나... 당신이랑 가고 싶어."

서른 살 넘는 여자도 감정 문제 앞에선 백지장이 되듯 그녀가 반원명을 마주했을 때 말투도 응석 부리는 여자아이 같았다.

아련하고.

기대 가득하면서도.

불쌍하고.

맑았다.

반원명의 심장은 사르륵 녹고 말았다.

눈앞에 서 있는 여자는 전세린처럼 세련되지도, 똑똑하지도, 값비싸게 굴지도 않았다. 전세린처럼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영주는 반원명의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수 있었다.

반원명은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다 바쳐 이 가엾은 여자를 지켜줘야겠다는 다짐까지 하게 되었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부드러운 미소로 지영주에게 말했다.

"좋아, 나랑 가자. 앞으로 거기가 당신 집이야."

"응."

지영주는 순간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녀는 울면서 물었다.

"앞으로 나한테도 집이 있는 거야?"

"그래, 앞으로 당신도 돌아갈 집이 있어."

"나 더 이상 외로운 사람 아니지?"

"맞아, 당신은 더 이상 외롭지 않아."

"아무도 나 괴롭히지 못하는 거 맞지?"

"아무도 당신을 괴롭히지 못해."

"더 이상 나 혼자 떠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거지?"

"더 이상 혼자 떠돌아다닐 필요 없어. 그냥 집에서 편하게 드라마 보고 미용도 하면서 지내면 돼. 심심하면, 나한테 연락해도 돼. 그런데 이건 기억해. 난 바쁜 사람이야. 특히 수술하면 휴대폰 전원을 꺼둬서 몇 시간 동안 연락이 안 될 수도 있어. 그러니까 너무 속상해하지는 마."

"흑... 흑흑흑."

지영주는 갑자기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을 뒤로 하고 다짜고짜 반원명의 품에 안겼다,

"난 그렇게 철없게 굴지 않아. 난 청소할 줄도 알고 집을 깨끗하게 정리해 줄 수 있어. 우리 집 베란다에 꽃도 심고 매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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