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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2화

반원명의 폭소에 지영주는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우물쭈물해하며 대답했다.

"호영 씨, 미안해. 여자로서 요리는 할 줄 알아야 하는데.. 호영씨가 배고플 수도 있으니까 내가 맛난 음식 준비해 주려고 했는데..."

그녀는 반원명이 냉장고에 넣어둔 식재료를 몽땅 써버렸지만, 정작 완성된 요리는 하나도 없었다.

그녀는 고윤희가 집에서 한가할 때 토마토와 고수를 넣어 만든 수제비를 떠올렸다. 그 수제비는 아주 맛있었다.

그리고 수제비는 만들기도 쉬웠다. 반죽과 물만 있으면 되었고 끓이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하지만 지영주는 반원명이 사 온 밀가루를 몽땅 써버렸고 수제비도 만들지 못했다.

되레 얼굴, 머리, 그리고 앞치마에 밀가루만 덕지덕지 묻혔다.

수제비는 실패한 것 같아 계란찜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지영주는 고윤희가 아이들에게 맛있는 계란찜을 만들어 주던 모습을 떠올렸다. 고윤희는 계란찜을 만들 때 아이 외에 매번 지영주에게도 요리 해줬었다.

계란 세네개로 지영주는 매번 맛나게 먹었었다.

계란찜 만들기는 또 얼마나 쉬운가, 계란을 휙휙 저어 찌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지영주가 만들어 낸 계란찜은 까만색인 데다 거품이 가득했다. 계란찜 특유의 탱탱함은 아예 찾아 볼 수도 없었다.

절망적이었다.

한 시간이나 지났으니 이젠 반호영이 깰 시간이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지영주는 다급한 마음에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켜야만 했다.

그녀는 오늘 반드시 반호영에게 저녁 식사를 준비해 줘야 한다!

‘상관없어! 그냥 하는 거야!’

그녀는 프라이팬을 씻고 고윤희가 계란후라이를 만들던 방법을 떠올렸다. 그녀는 기름을 약간 쏟은 다음 곧바로 계란을 깨뜨려 넣었다.

‘됐다! 하하!’

지영주는 프라이팬 뚜껑을 닫고 앞에서 기다렸다.

그녀는 계란이 얼마나 지나야 익는지 몰랐다.

그녀는 얌전히 기다렸다. 사실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겨우 몇분만에 일어난 일 이었다.

뚜껑을 열자마자 이미 타버린 계란을 발견했다.

아!

지영주는 힘이 빠졌다.

어찌할 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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