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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0화

지영명은 바로 심설에게 되물었다. “나이도 어리면서 어디 가서 돈을 번다고 그래?”

“오빠, 난 손가락이 길어.” 심설은 밑도 끝도 없이 지영명에게 이런 말을 했다.

동생의 길고 예쁜 손가락을 보자 지영명은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오빠가 돈 많이 벌어서 꼭 너 피아노 학원에 보내줄게. 저 피아노가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 거 맞지?”

지영명은 멀지 않은 곳에 놓여 있는 피아노를 가리켰다.

그의 말에 심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심설은 고개를 들어 오빠를 쳐다보았다. “오빠, 나 아빠한테 돈 달라고 말하려고.”

심설은 원래 자기의 긴 손가락으로 아빠의 돈을 훔쳐 오겠다고 말하려고 했다. 비록 긴 손가락이 왜 소매치기에 제격인지 알지 못했지만, 심설은 고상하게 피아노를 치는 아저씨의 말이 무척이나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아저씨는 아는 게 많아 보였다.

아저씨가 그렇게 말했으니, 난 분명 돈을 훔칠 수 있을 거야.

심설은 지영명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심설은 자기의 긴 손가락을 이용해 아빠의 돈을 훔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심설은 조금 무서웠다. 지영명이 자기를 때릴 것만 같았다. 오빠는 분명 도둑질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설사 그게 친아빠의 돈을 훔치는 것이라고 해도 말이다.

심설은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삼켜내더니 이내 말을 바꾸었다.

그 말에 지영명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동생에게 정말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영명은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바보야, 너네 아빠는 널 책임질 의무가 있는 거지, 나랑 우리 엄마까지 책임질 의무가 있는 건 아니야. 네가 돈 문제로 찾아가면 아마 너네 아빠는 또 나랑 우리 엄마가 널 거기로 등 떠밀었다고 말할 거야. 그러다가 매달 20만 원도 안 주면 어떡해? 괜찮아. 아빠한테 돈 달라고 하지 않아도 돼.”

심설은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오빠.”

어린 심설은 지영명이 싹 비운 도시락통을 챙겨 레스토랑을 떠났다.

심설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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