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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9화

“안… 안녕하세요. 저는… 저는 그냥 오빠 도시락 배달하러 온 건데… 제가 방해가 됐나… 요?” 여자아이는 깜짝 놀랐는지 감히 고개도 들지 못했다.

심설은 이렇게 고급진 장소에 온 적이 없었다.

심설은 지금 불안에 떨고 있었다.

피아니스트는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방금 그 곡 엄청 마음에 들었나 봐?”

그 말에 심설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어떤 느낌이 들었어?” 피아니스트는 또 한 번 물었다.

다정한 모습에 심설은 피아니스트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피아니스트는 무척이나 다정했다. 심설은 고개를 들더니 용감하게 자기의 생각을 표달했다. “음, 시냇물이 천천히 흘러가는 느낌이었어요. 엄청… 엄청 편안했어요.”

8살짜리 애는 그리 많은 단어를 알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심설의 비유는 무척이나 정확했다.

피아니스트가 방금 연주한 곡은 Bandari의 ‘Snow Dream’이었다.

확실히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고 위로 해주는 곡이긴 했다.

마치 몸 위에서 시냇물이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피아니스트 서서히 몸을 숙였다.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아이의 손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어린 친구, 손이 엄청 길고 곧구나. 너처럼 이렇게 가는 손가락은 흔치 않은데.”

자신의 손을 칭찬하자, 심설은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제 친구들도 부러워해요. 다들 제 손이 엄청 이쁘다고 하더라고요.”

“맞아.” 피아니스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손에는 어떤 일이 어울리는지 알아?”

심설은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모르겠어요…”

“피아노, 음, 그리고…” 피아니스트가 대답했다.

그 말을 듣자, 심설의 얼굴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피아노라면… 저희 집은 안 돼요. 배울 형편이 되지 못해요.”

심설은 줄곧 새로운 취미를 배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학원비는 항상 비쌌고, 그들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었다.

심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열정 가득한 눈빛으로 피아니스트를 쳐다보았다. “아저씨! 제 손으로 피아노 말고 또 무슨 일을 할 수 있는데요?”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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