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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8화

세 사람은 단란하게 모여있었다.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저 사람들이 진정한 가족이다.

심설은 그냥 동냥하는 거지였다.

심설은 발걸음을 돌리더니 조용히 자리를 떠나버렸다.

심지산이 혼자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 심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8살짜리 애는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심설은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마침내 공중전화를 찾았고 간곡한 부탁 끝에 겨우 전화 한 통을 걸 수 있었다. 심설은 감히 주머니에 20만 원이 있다는 사실을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이 뺏어갈까 두려웠다.

20만 원은 온 가족의 목숨이었다.

심설은 집 아래 슈퍼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빠르게 걸렸다. “아저씨, 죄송한데 우리 오빠 좀 불러주세요.”

곧이어 지영명이 전화를 받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하겠다는 심설의 전화에 오빠는 바로 버스를 타고 심설을 데리러 왔다.

심설은 오빠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아빠가 아내와 딸이랑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본인이 얼마나 속상했는지… 심설은 아빠에게 받은 20만 원을 오빠에게 건네줄 뿐이었다.

이 20만 원 덕분에 이번 달 온 가족은 아주 행복할 것이다.

지영명은 돈 관리의 달인이었다. 그는 20만 원을 받은 뒤, 그중에서 4만 원을 꺼내 엄마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엄마의 정신 상태는 아주 많이 호전된 상태였다. 집에서 약 챙겨 먹으며 관리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는 4만 원을 더 꺼내 엄마가 먹을 약을 샀다.

12만 원은 그들이 생활하기에 충분한 돈이었다.

유은설의 몸 상태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었다. 그녀는 집 아래 수선집에서 또다시 사람들의 옷을 수선해 주며 집안의 보탬이 되고 있었다. 소매를 달아준다든가, 단추를 달아준다든가 하는 일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집에는 매일 몇만 원씩 고정된 수입이 생겼다. 거기다 엄마의 정신상태가 호전이 된 덕분에 아이들은 삼시세끼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유은설은 가끔씩 설이를 데리고 목욕탕도 가고 미용실에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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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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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정
이거 진짜 끝나긴 하는건지 너무 빙빙돌려서 점점 읽기싫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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