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일 소경 씨랑 유리랑 같이 할아버지 뵈러 갈게요...”“세희야.” 다정하게 신세희의 이름을 부르는 부성웅의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담겨 있었다. “아버님... 또 무슨 일 있어요?” 신세희는 부성웅에게 물었다. “세희야, 너... 이 아버지를 용서해 줄 수 있니?” 부성웅은 신세희에게 물었다. “......”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오만하게 행동했어. 하지만 할아버지가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나도 늙었다는 것을 느꼈어. 일흔이 넘었는데 이것저것 따질 게 뭐가 있어? 너는 부 씨 집안의 아이를 두 명이나 낳았어. 유리도 이제 제법 많이 컸는데 내가 더 이상 바랄 게 뭐가 있겠니? 내가 죽을죄를 지었어! 세희야, 나는 이제 늙었어. 아마... 할아버지처럼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을 수도...”신세희는 부성웅의 말을 가로채고 말했다. “아버님!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저... 저는 아버님을용서해요. 그리고 저는 아버님을 한 번도 미워한 적 없어요.”신세희는 마음이 매우 약하다.신세희는 자신을 해치는 사람과는 끝까지 싸울 수 있다. 하지만 연약함을 보이는 사람과는 싸우지 못한다. 절대 싸우지 못한다. “아버님이 저를 못살게 굴지도 않으셨는데 제가 왜 아버님을 미워하겠어요. 아마 소경 씨가 말수가 적고 아버님이랑 친하게 지내지 않아서 오해하신 것 같아요. 아버님도 소경 씨 성격 잘 아시잖아요. 소경 씨는 어머님의 죽음을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부 씨 집안과 사이가 틀어진 거예요. 아버님, 걱정 마세요. 제가 소경 씨 설득해서 유이랑 셋이 다 같이 할아버지 뵈러 병원에 갈게요.”부성웅은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 “그래, 그럼 됐어. 하하하...”부성웅은 매우 힘없이 웃었다. 신세희의 머릿속은 매우 복잡해졌다. 이날 저녁, 신세희는 집에 와 씻고 침대에 누운 부소경에게 말했다. “소경 씨, 오늘 아버님한테 전화가 왔었어요.”부소경은 전혀 망설
“엄마, 할아버지 오셨어.” 신유리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이때, 문밖으로 나온 신세희는 손에 쇼핑백을 들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부성웅을 보았다. 부성웅은 피곤한 얼굴로 애써 웃으며 말했다. “세... 세희야 직접 만두 빚을 필요 없어. 내가 어젯밤에 가장 유명한 만둣집에서 사 왔어. 만두 속에 들어가는 게살 넣는 것, 포장하는 것, 만두 냉동하는 것 모두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사 온 거야.”“......” 신세희와 신유리는 아무 말도 없었다. 잠시 후, 부성웅은 계속해서 말했다. “게살은 제때 냉동시키지 않으면 신선할 수 없어. 만둣집에서 새벽 4시부터 시작해서 30분 정도 만두를 쪄. 그런데 내가 마침 만둣집에 도착했을 때...”신세희는 부성웅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았다. 부성웅은 분명 부소경과 마주친 것이다. “소경 씨가 아버님을 못 본 척했어요?” 신세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부성웅에게 물었다. 신세희는 부소경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 생각했다. 부성웅은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 아니, 바쁜데 운전기사도 없이 직접 운전하고 가는데 나를 보면 기분 나빠할 것 같아서.. 신경 쓰이면 운전하는데 위험하니까 내가 숨었어.”“아... 아버님 밤새 한숨도 안 주무셨어요?” 신세희는 그럴 리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부성웅에게 물었다. 부성웅은 웃으며 말했다. “내 손녀딸에게 신선한 만두를 먹이고 싶었어.”잠시 후, 부성웅은 만두가 들어 있는 쇼핑백을 들고 신유리에게 다정스럽게 말했다. “유리야, 만두 먹을래? 엄마가 한 만두보다 훨씬 맛있을 거야. 네가 할아버지를 보기 싫다고 하면 이것만 주고 갈게.”“......” 신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내대장부 성격인 신유리는 강하게 나오면 말을 안 듣지만 부드럽게 나오면 말을 듣는다. 예전에 부성웅은 신유리를 엄하게 대했기 때문에 신유리도 부성웅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 심지어 신유리는 굶어 죽더라도 부성웅을 절대 찾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달랐
“하하, 할아버지 계단 내려오시는 게 너무 느려.” 신유리는 싱긍벌벙글 웃으며 말했다. “유리야, 네가 할아버지를 속였구나. 할아버지는 네가 할아버지랑 손잡고 계단 내려 가는 게 재밌다고 한 말을 믿었는데. 유리가 너무 빨리 내려가서 할아버지가 못 따라가겠어.”“할아버지, 내가 잡아드릴게. 조심해.” 신유리는 부성웅을 부축하며 말했다. 할아버지?엄선우는 부성웅인가? 하는 생각에 의아했다. 목소리는 부성웅이 맞는 듯했다. 그런데 신유리와 부성웅이 어떻게 저렇게 다정하게 같이 있는 걸까?엄선우가 계단으로 향하자 신유리는 이미 부성웅을 부축해 계단에서 내려왔다. 역시 엄선우의 예상대로 부성웅이 맞았다.하지만 엄선우는 어리둥절했다.엄선우는 신유리가 부성웅과 이렇게 친할 줄 몰랐다. 두 사람은 전혀 서먹하지 않고 아주 친해 보였다. 왠지 모르게 엄선우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할아버지와 손녀 사이에 친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회장님, 안녕하세요.” 엄선우는 부성웅에게 고개를 숙여 공송하게 인사를 했다. “선우 삼촌, 이거 할아버지가 삼촌 드리는 만두야.” 신유리는 쇼핑백을 엄선우에게 건넸다. “공주님, 고마워. 회장님, 감사합니다.” 엄선우는 고마워하며 쇼핑백을 건네받았다. 부성웅은 엄선우에게 말했다. “엄 비서, 항상 우리 손녀를 돌보느라 수고가 많아. 나중에 소경이, 세희, 유리랑 같이 우리 집에 와서 밥이나 먹자고. 엄 비서는 부 씨 집안의 수호신 같은 존재야.”“회장님, 감사합니다.”“자, 그럼 유리를 학교에 안전하게 데려다줘.” 부성웅은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엄선우는 대답했다. “선우 삼촌, 우리 할아버지 정말 착하지? 하하” 신유리는 부성웅에게 물었다. “......” 엄선우는 아무 말도 없었다. “나도 이제 할아버지 있어.” 신유리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 엄선우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리야, 말은 정확히 해야지. 네 옆에는 항상 할아버지가 계셨어. 오늘에서야 할아버지가
“할아버지! 살려줘!” 신유리는 절박하게 소리를 질렸다. 남자 무리들은 소리를 지르는 신유리를 차에 태웠다. 부성웅은 바닥에 주저앉아 땅을 치며 소리쳤다. “이 나쁜 놈! 내 손녀딸 내 놔! 내놓으라고!”노쇠한 부성웅의 매우 힘없이 울부짖었다. 부성웅은 그저 차가 떠나가는 것을 넋 놓고 쳐다볼 뿐이었다. 마음이 아픈 부성웅은 피눈물을 흘리며 핸드폰을 꺼내어 떨리는 손으로 전화번호를 눌렀다. 잠시 후, 전화 연결이 되자 부성웅은 미친 듯이 화를 냈다. “이 개자식들아! 왜 갑자기 계획을 바꾼 거야! 잘 달래기로 하지 않았어? 절대 유리를 놀라게 하면 안 돼! 왜 길거리에서 유리를 납치해 간 거야! 유리가 놀랬잖아!”이때, 진문옥은 매우 비열하게 웃으며 말했다. “부성웅! 당신은 너무 우유부단해! 이 꼬맹이가 할아버지라고 부르니까 마음이 약해졌지?”부성웅은 다급하게 말했다. “유리는 내 손녀야! 내 친 손녀딸이라고! 우리 부 씨 집안의 핏줄인데 내가 어떻게 마음이 약해지지 않을 수가 있어? 너 우리 유리를 어디로 데리고 간 거야! 유리 털 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당신이랑 이혼할 거야! 당신이랑 끝장이야!”진문옥은 매우 평온하고 차분하게 말했다. “부성웅, 부소경이 우리를 평생 미워했다는 거 잊지 마. 신세희가 임신하고 우리를 찾아온 적이 한 번도 없어. 부소경은 뼛속까지 우리를 미워해. 그리고 신유리, 신유리가 언제부터 당신을 할아버지라고 불렀어? 당신을 처음 봤을 때는 쳐다보지도 않았어. 그런데 지금 신유리한테 할아버지 소리 듣고 마음이 약해진 거야? 신유리가 커서 제 아빠보다 더 독하게 대할까 봐 두렵지 않아? 그럼 우린 어떡해? 우리는 이미 전 재산을 반호영에게 줬으니 호영이가 우리 친자식이야. 소경이도 우리 친자식이긴 하지. 만약 신세희와 신유리가 소경이 곁을 떠나면 소경이를 부잣집 딸에게 장가보내면 또 손자 손녀가 생길 거야. 그럼 우리 부 씨 집안은 아주 화목해질 거라고!”부성웅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하지만 유리도 하나뿐인 내 친손
부성웅은 오늘 본인 때문에 손녀딸이 잡혀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른다. 또 큰 잘못을 저질렀다!부성웅은 유치원 앞 대로변에 주저앉아 눈물 콧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말끔한 양복 차림의 부성웅이 길바닥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자 쳐다봤다. 그중 한 사람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게 부성웅에게 물었다. “어르신, 무슨 일이세요?”부성웅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내... 내 손녀딸이 납치됐어요.”사람들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옆에 있던 다른 행인이 부성웅에게 물었다. “납치된 지 얼마나 됐어요?”“오... 오분 정도요.”“그럼 납치범이 멀리 가지 않았을 거예요. 빨리 경찰에 신고합시다!”“안... 안 돼요! 경찰에 신고하지 마세요.” 부성웅은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서 신고하려는 사람을 막으며 말했다. “정말 이상하시네요! 손녀딸이 납치됐는데 왜 경찰한테 신고를 못 하게 하세요!” 행인은 부성웅을 이상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정신 나갔나 봐요.”“노인네가 치매인가 보군!”“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갑시다. 저런 사람하고 엮이면 안 돼요.”행인들은 모두 자리를 떠났다. 이때, 엄선우가 차갑고 초조한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엄선우는 매일 신유리가 하교하기 10분 전에 유치원에 온다. 오늘도 역시 10분 전에 유치원에 도착했다. 엄선우는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자 누군가 우는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이때, 엄선우는 행인이 하는 소리를 들었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노인이 손녀딸이 납치됐다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다니. 아휴, 요즘 세상이 정말 흉해...”엄선우는 행인의 말을 듣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엄선우는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붙잡고 울고 있는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 쳐다봤다. 역시나 부성웅이었다!엄선우는 온몸이 굳었다. 엄선우는 부성웅을 무시한 채 곧장 부소경에게 전화를 했다. 이 시각, 부소경은 F 그룹도 서 씨 기업에도 있지 않았다. 더
“도련님, 왜... 왜 그러세요?” 집사는 부소경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마에 핏줄이 솟구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도련님!” 집사는 다시 한번 부소경을 큰소리로 불렀다. 부소경의 모습은 매우 무서웠다. 집사는 떨어진 핸드폰을 조심스럽게 주웠다. 그리고 부소경에게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또한 집사는 부소경이 표정이 변하자 부태성의 병상 옆에 의료기기와 연결된 선을 꽉 잡았다. 부소경이 선을 끊어버리면 할아버지를 죽인 혐의를 받게 될 것이다. “도련님!” 집사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집사는 부소경이 어렸을 때부터 늘 안쓰러웠기 때문에 병상에 누워 있는 부태성 보다는 부소경을 더욱 아꼈다. 집사는 떨리는 손으로 의료기기와 연결된 선을 잡고 있는 부소경을 지켜봤다. 손에 힘을 꽉 쥐고 있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핏줄은 부소경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보여준다.집사는 부소경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도련님, 제가 해서는 안 될 말이긴 하지만... 어르신은 곧 세상을 떠나실 텐데 굳이 왜 그러십니까...”잠시 넋을 놓고 있던 부소경은 손에 쥐고 있던 선을 놓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집사가 정신을 차렸을 때 부소경은 이미 나가고 없었다. 집사는 부소경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 수 없었다. 부소경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집사는 큰일인 것이 틀림없다고 느꼈다. 집사는 부소경을 쫓아가며 말했다. “도련님, 핸드폰 가져가세요.”집사는 마치 부소경에게 말을 하듯 핸드폰을 보며 말했다. “도련님, 도대체 무슨 일이세요? 도련님, 제 말 들리세요? 네? 도련님!”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뛰어가던 집사는 부소경이 뛰어가다가 갑자기 비틀거리며 중심을 잃고 벽을 짚으며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도련님, 몸이 안 좋으세요?” 집사는 부소경에게 달려가며 물었다. 집사가 부소경 앞에 도착하기 전에 부소경의 입에서 갑자기 피가 흘렀다. 피는 마치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잠시 후, 병원 바닥에는 부소경의 피로 물들었다. “도련님...”
부소경은 목소리가 터질 듯 크게 말했다. “엄선우! 도시 전체를 다 봉쇄해, 하수구까지 전부!”엄선우는 즉시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파리 한 마리도 못 나가도록 해!”“네, 대표님!”“잠깐만!” 부소경은 엄선우를 불렀다. “네?”“그리고 지금 당장 F 그룹 전 직원들과 청소부들까지 모두 하던 일을 중단 시키고 도시 전체를 수색하도록 해! 한곳도 놓쳐서는 안 돼!”“네!!!”“오늘 수색하면 평소 월급의 백배라고 전해. 아니, 천 배! 아니, 만 배! 그리고 유리를 찾는 직원에게 F 그룹 절반을 줄 거야!”“......” 엄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서 움직여!” 부소경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 도련님!”부소경은 전화를 끊은 후 핸드폰을 집사에게 돌려줬다. 집사는 여전히 비틀거리는 부소경을 부축하여 조심스럽게 벤치에 앉혔다. 부소경은 창백한 얼굴로 집사를 쳐다봤다. “도련님, 우선 진정하세요. 착한 사람은 하늘이 도와준다고 했으니 공주님은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부소경은 집사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내 딸 본 적 있어?”“네, 본 적 있습니다.”“내 딸이 납치당했어.” 부소경은 말했다. 집사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도련님, 진정하세요.”“내 딸이 납치를 당했다니까!”“......” 집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 딸 찾으러 안 가고 아직도 여기 서서 뭐 하는 거야! 어? 여기서 뭐 하냐고! 빨리 가서 내 딸 찾아와!”“......” 집사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다. 잠시 후, 집사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부소경을 쳐다보며 말했다. “도련님, 제발 진정하세요. 도련님이 이성을 잃으시면 공주님을 찾으러 다니는 그 많은 사람을 누가 관리합니까? 도련님, 공주님을 생각해서 침착하셔야 합니다!”“......” 부소경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잠시 후, 부소경은 말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고마워.”부소경은 벤치에서 일어나 벽을 짚고 집사를 쳐다보며 말했다. “집으로 데려다줘.”집사
신세희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버럭 화를 내며 거칠게 말했다. “너! 뭐라고 했어! 반호영, 이 악마 같은 놈! 너 지금 뭐라고 했냐고!”“신세희, 너무 슬퍼하지 마.” 신세희의 절망적인 목소리에 반호영도 덩달아 슬퍼졌다. 심지어 신유리를 납치해서 협박한 것을 후회했다. 반호영은 신세희가 임신 8개월 만에 유산될까 봐 걱정되었다. 또한 신세희가 죽을까 봐 걱정되었다. 이때, 반호영은 이를 악물고 신세희를 협박했다. “신세희, 진짜 걱정하지 마. 유리는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 너도 나를 잘 알잖아? 내가 목숨 바쳐 유리를 돌볼 거라는 거 너도 알잖아. 유리 털 끝도 건드리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겁먹을 필요 없어!”신세희는 말했다. “알겠어! 걱정 안 할게, 정말 걱정 안 해. 그 대신 유리 목소리 한 번만 들려줘!”반호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잠시 후, 신유리가 전화를 받았다. “엄마.”신유리의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나는 삼촌이랑 같이 있어. 내가 삼촌한테 삼촌이랑 우리 아빠 부모님은 같고, 우리 아빠랑 쌍둥이라고 말했어.”신세희는 최대한 울음을 참으려고 애쓰며 치분하게 말했다. “유리야, 너 괜찮아?”“응, 엄마! 너무 좋아.” 신유리는 웃으며 말했다. 이때, 반호영은 신유리가 눈물을 참고 있는 줄 몰랐다. 신유리도 자신이 눈물을 참을 수 있는지 몰랐다. 눈물을 참은 신유리는 마음속으로 ‘신유리, 정말 대단해!’라며 자기 자신에게 칭찬을 했다. 신유리는 납치되는 순간 할아버지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 나이가 어려 사리분별이 정확하지 않은 신유리는 할아버지에게 속아 넘어간 것이다.할아버지에게 속아 넘어갈 줄 몰랐던 신유리는 할아버지가 생겼다고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녔다!본인이 납치됐다는 것을 안 신유리는 매우 무서웠다. 하지만 신유리는 곧 출산을 앞둔 엄마가 더욱 걱정되었다. 신유리는 원래 아이를 낳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지 몰랐지만 출산한지 얼마 안 된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