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19화

“여기서 잠만 자지 말고 일어나 봐! 당신 아직 내 얼굴도 못 봤잖아! 왜 잠만 자고 있어?”

“일어나라고! 일어나서 내가 누군지 좀 말해줘 봐!”

말을 마친 반호영은 아이처럼 구슬피 울었다.

키가 180이 넘는 남자가 실성한 듯 울고 있었다.

부성웅은 경호원에게 묘지 관리인을 불러오라고 시켰다.

10분 뒤, 묘지 관리인이 도착했다. 반호영을 본 관리인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 이 사람은 이틀 전에 왔던 사람인데요? 올 때 제사용 음식을 잔뜩 사왔던데 설마 그걸 먹으며 여태 버틴 걸까요?”

“이틀 동안… 여기 있었다고?”

이곳은 공동묘지였다. 가족이나 지인을 보러 오는 사람도 잠시 자리를 지키고 떠나는 곳.

누가 이런 곳에서 사람이 이틀이나 지낼 줄 알았을까?

반호영은 이틀 전 신세희에게서 주소를 받고 이곳에 왔다.

그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엄마를 위해 꽃을 사고 먹을 것과 술을 사왔다. 그리고 여기 앉아서 술을 마시며 이틀을 보냈던 것이다.

그는 술 취한 상태로 여기서 잠들면 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어차피 모든 것을 잃었다.

가성섬도 다시 돌아갈 수 없었다.

어릴 때부터 그는 궁금한 게 있었다. 왜 아버지라는 사람은 자신에게 그렇게 쌀쌀맞은지, 어머니는 왜 한 번도 자신에게 관심을 준 적 없는지. 사실 그들은 그의 친부모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들이 원수로 생각하는 사람의 아들이라니.

그를 여태 키워준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었다.

그러니 무슨 낯짝으로 다시 가성섬에 돌아간단 말인가?

하지만 남성은?

그의 아버지와 친형이 남성에 살지만 남성은 반호영을 받아주지 않았다.

이 세상에 그를 받아줄 곳이 있기나 할까?

그는 세상이 미웠고 부모가 미웠다.

땅 속 깊은 곳에 잠든 이 여자를 파내서 제대로 따져 묻고 싶었다. 왜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버려두고 떠났는지! 왜 하필 그였는지!

하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자신의 생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두 아이를 출산한 여자가 한 아이를 살리려고 가성섬에 숨겼던 그 마음을 생각하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