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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부소경의 냉랭한 말투에 조금 전까지 웃고 떠들던 신유리 모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린 신유리는 저도 모르게 숟가락을 잡은 손에 힘을 꽉 주었다. 마치 또 누가 엄마를 건드리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태세였다.

신세희가 물었다.

“누군데 그래요?”

부소경은 신유리를 힐끗 보고는 신세희에게 입 모양으로 말했다.

“애 할아버지.”

신세희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녀의 예상이 맞다면 부성웅은 아마 서 씨 어르신을 대신해 부소경을 설득하려고 전화했을 것이다.

신세희는 저도 모르게 그들의 통화에 귀를 기울였다.

수화기 너머로 부성웅이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아빤데 말투가 그게 뭐야? 너 신세희 그 여자랑 결혼한 뒤로 점점 매정해지는 거 알아? 서 씨 어르신 말이 맞아. 그 여자는 요물이야!”

부소경의 목소리가 급격하게 차가워졌다.

“용건을 얘기하세요!”

“용건 없으면 너한테 전화도 못하니? 넌 이 아비를 기억이나 하고 있었어? 너 우리 집안 핏줄 맞아? 이제 네 눈에는 신세희밖에 안 보이지?”

부소경은 화를 내는 대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요즘 제가 좀 바빠서요! 바쁜 일 마무리하면 아버지가 찾지 않아도 제가 찾아뵐 생각이었어요!”

“본가로 갈 필요 없다! 네가 바쁘니 내가 와야지!”

부소경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문 열어!”

부성웅이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리에서 일어선 그가 문을 열자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부성웅과 그의 큰어머니.

신세희는 아침부터 들었던 불안한 예감이 사실이 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서 씨 어르신을 대신해서 그들을 설득하러 온 것이라면 신세희는 벼랑끝에 몰린 기분이었다.

안으로 들어온 부성웅은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했다.

“예전에 임서아가 세희 동생이라는 걸 몰랐을 때는 그러려니 했어. 이제 자매라는 걸 알았는데 어떻게 동생이 죽는다는데 모른 척할 수 있어!”

잠시 숨을 고른 부성웅은 신세희를 돌아보며 명령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가 임서아 살려. 사람 목숨이 달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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