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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그날 밤, 서준명과 임 씨 가문 사람들을 제외하고 아무도 어르신의 잔인한 계획을 몰랐다.

부소경, 신세희는 당연히 그걸 알 방법이 없었다.

그날 밤, 신세희는 점차 열이 내렸다.

오후까지 열이 펄펄 끓던 신세희의 옆을 지킨 사람은 신유리였다. 아이는 엄마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앳된 목소리로 엄마의 귓가에 대고 그녀를 불러주었다.

아이는 주기적으로 면봉에 물을 적셔 엄마의 마른 입술을 닦아주기도 했다.

부소경을 비롯한 집안 가정부가 얼른 가서 자라고 달랬지만 신유리는 끝까지 안 피곤하다고 고집을 피웠다.

아이는 엄마를 보살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내가 어릴 때 엄마가 나를 보살폈으니까 지금은 내가 엄마를 지켜줘야지.’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민정아와 엄선희는 뒤돌아서서 눈물을 닦았다.

아이의 정성이 닿았던 걸까, 그날 밤 신세희는 열이 내렸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서서히 생기가 돌아오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신세희가 천천히 눈을 떴다.

참 오래 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중간에 악몽을 꾸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칼을 들고 그녀의 뒤를 쫓아오는 꿈이었다. 하지만 임신해서 배가 부른 그녀는 힘들게 도망치다가 벼랑 끝까지 몰렸다.

한발만 걸음을 내디디면 추락할 상황이었다.

등 뒤에는 칼을 든 사람들이 호시탐탐 그녀를 노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든 칼이 그녀의 허리에 꽂혔다.

그들은 그녀를 차갑게 비웃으며 그녀의 몸에서 신장을 꺼내갔다.

죽음의 상황에 처한 그녀는 아이 생각부터 들었다.

“유리, 우리 유리 어떡하지? 내가 죽으면 우리 유리는 어떡해? 유리야….”

여섯 살밖에 안 된 신유리가 면봉으로 그녀의 입술을 닦아주고 있을 때, 신세희는 꿈에서 딸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

그러면서도 이건 꿈이라고, 지독한 악몽이라고, 빨리 깨어나야 한다고 자신에게 되뇌었다.

‘그래, 난 아직 살아 있어. 유리가 내 옆에 있어.’

‘난 엄마야. 이렇게 슬퍼할 시간이 없어.’

‘어린 유리가 슬퍼할 거야.’

그녀는 이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눈을 떴다.

고개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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