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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서준명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 걸리는 점이라도 있나요?”

부소경은 대답 대신 등을 돌리며 말했다.

“일단 올라가자.”

서준명은 부소경과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

거실에는 민정아, 구서준 커플과 엄선희, 그리고 고윤희 커플이 이미 와있었다.

서준명을 본 구서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다가와서 그의 멱살을 잡았다.

“구서준, 너희 집 사람들 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말을 마친 그가 주먹으로 서준명의 얼굴을 쳤다.

하지만 서준명은 피하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그는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엄선희에게 물었다.

“세희는 좀 어때요?”

“고열에 시달리고 있죠. 헛소리도 가끔 하는 것 같고요. 계속 엄마를 부르다가 또 가끔은 몸을 웅크리고 무섭다면서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요.”

그 말을 들은 서준명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세희 좀 보고 싶어요.”

서준명이 말했다.

엄선희는 서준명을 데리고 침실로 향했다.

서준명은 문밖에서 잠시 안쪽을 바라보았다.

이불을 목까지 올려 쓰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가녀린 여자가 힘없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깊이 잠든 것 같았는데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커다란 침대에 그녀 혼자 누워 있으니 더 가냘프고 애처로워 보였다.

서준명은 6년 전 신세희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그녀는 고독하고 힘없는 처지였다. 이 커다란 도시에 마음 둘 곳 하나 없이 정처없이 떠돌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런 그녀를 비웃고 괴롭혔다.

나중에는 터무니없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하지만 그런 악랄한 환경에서도 그녀는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그때 그녀의 배속에는 유리가 자라고 있었다.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 그녀는 혈혈단신으로 부소경의 결혼식 현장에 난입했다.

아이를 지키려다가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

가장 힘들 때, 그녀는 여자의 몸으로 노가다 현장에서 일했다.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아이를 돌보며 불구가 된 오빠도 같이 돌봤다.

그때도 그녀는 강했고 무너지지 않았다.

그런 강한 의지에 남자인 서준명도 감탄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강했던 여자가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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