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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1화

노인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물었다.

“지금 나한테 뭐라고 욕했냐?”

“철없이 나이만 먹고 죽지도 않는 인간이라고 욕했습니다!”

“네가 감히 나를 욕해?”

신세희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네! 어른답지 못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거 알아요? 소경 씨랑 이쪽으로 오면서 당신이 크게 앓아누운 줄 알았어요. 당신이 죽게 되면 손자한테 연락은 해줘야 하잖아요? 그 생각하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알아요? 그쪽이 드디어 죽게 생겼으니까요! 더는 나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좋았어요!”

“너….”

서 씨 어르신은 분노에 말도 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신세희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참 끈질긴 목숨이네요! 그래도 괜찮아요. 당신 외손녀는 죽게 생겼으니까! 가짜 말고 진짜 당신 외손녀요! 딸을 평생 찾아다녔다면서요? 어렵게 되찾은 외손녀가 죽으면 당신은 어떤 느낌일까요? 가슴이 찢기는 느낌이겠죠?”

서 씨 어르신은 눈을 감고 숨을 골랐다.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집어삼켰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총으로 신세희를 쏴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병실에 누워 있는 외손녀는 신세희의 신장이 필요했다. 그러니 죽일 수 없었다.

그는 다 구겨진 존엄을 유지하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어르신은 아주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신세희, 너는 줄곧 내 인정을 받고 싶어 했다는 걸 알고 있다.”

“뭐라고요?”

신세희는 그 말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만약에 말이다. 만약에… 네가 적합성 검사를 받아보고 일치해서 신장을 기증해 준다면… 그래서 내 외손녀를 살릴 수만 있다면 앞으로 더는 너한테 어떠한 편견도 가지지 않겠다고 약속하마. 너를 인정하고 우린 사이 좋게 지낼 수도 있어. 소경이를 친손자처럼 생각하는 만큼 너도 그리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남성 재벌 인사들에게도 너를 소개해 주지. 네가 지난 과거를 많이 후회하고 네 동생을 위해 신장까지 내주었다고 말이다.”

서 씨 어르신은 마치 다 너를 위한 일이라는 것처럼 대수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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