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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우빈아. 이것 봐, 할머니가 장난감 사 왔어.”

김은희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활짝 웃으며 가방에서 장난감 차를 꺼냈다.

“할머니.”

어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주우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빠를 곧잘 부른다.

하예진은 주씨 집안에 원망과 원한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혼하고 나서 더는 마음에 두지 않기로 했고, 주씨 집안이 먼저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는다면, 그녀도 전남편 가족을 평온한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주형인이 주우빈의 친아버지인 건 사실이니 하예진은 한 번도 주우빈 앞에서 주형인의 가족을 욕한 적이 없었다.

하예진이 주우빈을 내려놓자, 김은희는 쭈그리고 앉아 주우빈한테 장난감 차를 건네주면서 아이의 손에 들고 있던 노동명이 사준 풍차를 빼앗으려고 했다.

노동명이 주우빈의 호감을 사는 것을 통해 하예진에게 점수를 따려는 짓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위기감을 느꼈다.

이혼하고 아이를 데리고 사는 여자에게 있어, 남자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바로 남자가 자신의 아이를 받아주는 것, 잘 대해주는 것이었다.

주우빈은 주씨 집안의 손자이니 절대 노동명을 아버지로 부르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 풍차 돌려줘요.”

장난감 차를 많이 가지고 있는 주우빈은 할머니가 준 장난감 차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아저씨가 사준 멋진 풍차가 더 좋았다.

“이 풍차가 뭐가 멋있다고, 할머니가 너를 데리고 가서 더 크고 멋진 새 풍차를 사줄게. 이 풍차는 던지는 게 어때?”

김은희가 풍차를 빼앗으려고 하자 주우빈은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입을 삐죽거렸다.

결국 김은희는 속으로 노동명이 뻔뻔하게도 작은 풍차 하나로 자기의 소중한 손자를 매수했다고 욕하면서 빼앗는 것을 포기하였고 주우빈을 안고 일어나며 물었다.

“아까 그 사람, 네 전 회사 대표이지? 너를 따라다니는 거야?”

하예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풍차는 대표님이 지나가는 길에 들러서 준거예요, 무슨 이상한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게다가, 이건 제 사적인 일이니, 아줌마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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