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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행운아가 어느 재벌 가문의 따님인지 몹시 궁금하네요!”

성기현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꿋꿋이 물었다.

여동생이 대체 어떤 여자 때문에 패배를 당했는지 알아야만 했다.

전태윤은 깊은 눈동자로 성기현을 쳐다보다가 잠시 후 말을 이어갔다.

“성 대표님, 이건 저의 사생활이라 대답을 거부할게요.”

‘이럴 줄 알았어.’

성기현은 이 결과를 달갑게 받아들이며 근엄하게 미소 지었다.

“대표님께서 아내분을 몹시 아끼시네요.”

“결혼할 때 평생 아끼고 사랑하고 보살펴주겠다고 약속했거든요.”

성기현이 겨우 대답했다.

“대표님은... 그야말로 진국이시네요.”

그의 여동생 성소현과 전태윤은 결국 인연이 닿지 않았다.

전태윤을 포기하라고 그렇게 말렸건만 여동생은 도통 오빠의 말을 듣지 않더니 인제 결국 고통의 맛을 보게 되었다.

성기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전태윤이 성소현을 사랑한다면 실은 그도 오빠로서 여동생이 전태윤과 함께하는 걸 응원해주고 동생을 위해서라도 전씨 그룹과의 불화를 개선할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전태윤은 그 누구보다 일편단심이니까.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면 평생 그 한 사람만 사랑한다.

하여 전태윤이 배신을 당하면 아마 평생토록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성 대표님도 진국이시죠. 사모님께서 매우 행복한 나날을 보내시잖아요. 이 업계에서 성 대표님은 팔불출이라고 소문이 쫙 났어요.”

아내의 말에 성기현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저도 전 대표님처럼 애초에 결혼할 때 평생 아내만 사랑하고 아껴줄 거라고 약속했거든요.”

“성 대표님과 사모님의 감정은 모두를 부럽게 해요. 나중에 성 대표님께 팔불출이 된 비결을 여쭤봐야겠어요.”

뭇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줄곧 불화를 이루던 두 사람이 팔불출이 되려는 주제로 나란히 얘기를 나누는 모습에 다들 입이 쩍 벌어졌다.

성기현이 웃으며 말했다.

“전 대표님은 이미 팔불출이 되셨어요.”

그렇지 않으면 걸음을 멈추고 그와 얘기를 나누지 않았을 테니까.

전태윤이 잠깐 침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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