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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전태윤은 어안이 벙벙했다.

“할머니도 참... 너무 멀리 가셨어요. 할머니 아드님들한테 말씀하세요. 노력해서 손녀 좀 안게 해달라고 말이에요. 아마 그게 더 빠를 거예요.”

어르신은 웃으며 그를 나무랐다.

“네 할아버지가 살아계시면 우리더러 노력해서 딸아이 낳는 게 더 빠르다고 할 셈이냐? 너희 아빠, 엄마랑 삼촌 숙모는 이미 중년인데 낳긴 뭘 낳아? 젊었을 때 딸을 낳지 못했으니 이젠 손녀라도 기대해봐야지 않겠어?”

“셋째 삼촌과 숙모는 이제 고작 40대예요. 노력하면 낳을 수 있을 거예요.”

얼떨결에 언급된 셋째 삼촌 부부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조카가 한심하다고 고개를 내저을 것이다!

“지금 바빠?”

“할머니랑 통화 중이죠.”

“이것 봐, 말하는 말투가 전혀 귀엽지 않잖아. 안 바쁘지? 안 바쁘면 할미가 회사로 찾아갈게. 우리 손주랑 함께 쇼핑해야겠어.”

전태윤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

“할머니, 나 아직 근무 중이에요.”

“회사가 너 없다고 망하는 건 아니잖니? 할미도 다 널 위해서 함께 쇼핑하는 거란다. 여자랑 함께 쇼핑도 할 줄 알아야 나중에 예정이랑 같이 다니지. 경험 쌓을 좋은 기회니까 소중히 여겨.”

전태윤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대답했다.

“이진이랑 함께 쇼핑하세요. 저는 점심 약속이 있어요.”

“미룬 거 아니었어?”

전태윤이 잠시 뜸 들이다가 대답했다.

“와이프랑 함께 못 먹으니 제 약속 마저 챙겨야죠.”

“하하, 녀석, 너도 이런 날이 있네! 애초에 이 할미가 뭐랬어?”

전태윤은 말문이 막혔다.

“알았어, 그럼 네 볼일 봐. 난 셋째랑 함께 쇼핑하러 갈 거야. 너희 형제 중에 그래도 셋째가 제일 낫다니까. 걔랑 함께 있으면 심심할 새가 없어.”

말을 마친 어르신은 전화를 끊었다.

‘그래도 전화한 보람이 있네. 태윤이가 마음을 조금 연 모양이야. 그 녀석의 평생 행복을 위해서 내 속이 재가 다 되었어. 흰머리가 가득 났잖아.’

전태윤은 휴대폰을 잠시 들여다보다가 결국 하예정에게 문자를 보냈다. 점심에 바이어와 약속이 잡혀 가게로 가지 못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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