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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하예정이 차갑게 되물었다.

“정한이가 누구죠? 나랑 뭔 상관인데요? 우빈이는 내 외조카예요. 외조카를 서운하게 만들면서까지 딴 아이를 달래줄 순 없죠. 우빈이가 뭘 잘못했나요? 잘못 가르친 건 아주머니예요. 정한이가 평소에도 우빈이 괴롭히고 때리고 장난감을 빼앗아 집까지 가져갔잖아요. 외할머니가 돼서 대체 뭘 하셨나요? 아니면 혹시 그냥 이딴 식으로 가르친 건가요? 아주머니, 정한이는 외손자이고 우빈이는 친손자라서 이렇게 편애해요? 정말 너무하시네요!”

김은희는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곧이어 반박에 나섰다.

“예정 씨, 정한이는 아직 어린애예요. 그리고 우빈이는 장난감도 많은데 정한이가 좀 놀면 어때요? 우빈아, 정한 형이 울잖아. 장난감 좀 형한테 나눠줘.”

우빈이가 머뭇거렸다.

성소현은 그런 우빈에게 말했다.

“우빈아, 주기 싫으면 주지 마. 쟤가 울고 싶거든 실컷 울라고 해. 바닥도 깨끗이 닦고 얼마나 좋아. 그냥 발버둥 치게 놔둬. 그럼 예정 이모도 바닥 청소할 필요가 없잖아.”

우빈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형 나빠요.”

정한은 그에게 나쁜 인상을 안겨주었다.

“형 나쁘면 함께 놀지 마. 이봐요, 아줌마, 그 댁 외손자 데리고 나가줄래요? 내 친구 가게가 작아서 애 데리고 밖에 나가서 실컷 뒹굴게 하세요.”

하예정은 조카를 억울하게 만들면서 다른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 성소현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녀는 줄곧 제멋대로였고 감히 따져 묻는 자에겐 서슴없이 싸대기를 날린다.

“정한이 착하지, 얼른 일어나. 우린 그깟 장난감 필요 없어. 외할머니가 데리고 나가서 더 많이 사줄게.”

김은희는 하예정과 성소현의 말에 화가 잔뜩 치밀었고 바닥을 나뒹구는 외손자가 가슴 아파 쪼그리고 앉아서 아이를 달랬다.

“싫어요, 난 우빈이 장난감 가질래요!”

정한은 예쁘게 자란 탓에 한사코 우빈의 장난감을 욕심냈다.

“정한이 착하지, 우빈이 장난감 하나도 재미없어. 외할머니가 재밌는 장난감 더 많이 사줄게.”

“싫어요, 싫다고요. 나 우빈이 장난감 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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