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23화

작가: 고능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장소민도 고개를 돌리고 자신을 등지고 서 있는 하예정을 바라보았다.

"저 아가씨가 우리를 보고 웃고 있었어요? 난 저 아가씨를 처음 보는데요."

"그럼 내가 잘못 봤겠죠. 우리를 보고 웃은 게 아닐 수도 있죠."

장소민의 지인도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고개를 돌린 그녀는 멀어지는 하예정의 뒷모습을 확인하고는 웃으며 한마디 덧붙였다.

"내가 잘못 본 게 맞나 보네요."

"꽤 예쁘장하게 생긴 아가씨였어요. 귀티 나고 기품이 넘치는 거로 보아 귀하게 자란 아가씨 같은데 어느 집 여식인지는 모르겠네요. 장 여사랑 아는 사이인 줄 알았죠."

지인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관성의 젊은 아가씨들은 당연히 장 여사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죠."

장소민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잘나가는 아들이 장남이었다. 전씨 그룹의 오너이자 가문에서도 어르신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전씨 가문의 아들들은 모두 뛰어난 인재로 극찬받고 있었다. 고등학생인 막내와 금방 성인이 되어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여덟째를 제외하고 나머지 일곱 아들들은 결혼 시장에서 각광받는 존재였다.

전씨 가문은 관성의 최고 부자로 진정한 재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 누군들 재벌가 며느리 자리를 탐내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하여 장소민과 그녀의 두 동서는 상류사회에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재벌 사모님이 되었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딸을 가진 집안은 어떻게든 전씨 가문 세 사모님의 환심을 사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장소민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한테 잘 보여도 쓸모없어요. 우리 가문은 애들 결혼은 애들이 알아서 하게 하거든요. 웃어른으로서 적당한 건의는 할 수 있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애들이 해요. 애들이 좋아하는 여자가 성품만 좋으면 우린 반대할 이유가 없죠."

그녀도 맏며느리인 하예정이 눈에 차지는 않지만 착한 아이라는 것을 알기에 전태윤이 그녀를 아내로 맞겠다고 했을 때 아들에게 별다른 잔소리를 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이 결혼을 추진한 자신의 시어머니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4화

    시어머니가 자신을 모르는 척한 행동도 하예정은 이해할 수 있었기에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걸어서 차로 돌아온 하예정은 차키로 문을 열고 전태윤에게 선물할 옷을 조수석에 던져두고는 차를 운전해서 그곳을 벗어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발렌시아 아파트로 돌아왔다. 전태윤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듯했다. 그녀는 베란다에서 화분에 물을 주었다.장미가 탐스럽게 핀 것을 본 그녀는 가위로 곁가지에 핀 꽃들을 몇 송이 잘랐다. 버리기에는 아까웠기에 거실로 가져가서 가시를 조금 다듬은 뒤, 꽃병에 꽂았다.그리고 이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가게 근처에 사는 이웃 아저씨였다. 전태윤에게 줄 옷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가야 하는데 동물을 데리고 갈 수는 없어서 가까이 사는 정씨 아저씨에게 애들을 잠시 맡겼던 기억이 떠올랐다."아저씨, 죄송해요. 제가 애들을 깜빡하고 있었네요. 지금 데리러 갈게요."이웃 아저씨가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고양이들의 존재마저 잊어버릴 뻔했다.'미안해, 얘들아. 요즘 내가 너무 바빠서 신경을 별로 못 써줬네.'고양이 두 마리와 강아지를 입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애들을 돌보는 것이 익숙지 않은 하예정이었다."예정 씨, 내가 지금 애들 데리고 아파트 근처까지 왔거든? 나와서 데려가기만 하면 돼."인심 좋은 아저씨가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쩐지 이렇게 늦게까지 데리러 오지 않길래 깜빡한 것 같더라고. 어차피 나도 할 일도 없어서 산책 겸 데리고 왔어."정씨 아저씨는 관상책을 몇 권 읽었다고 자신이 관상을 볼 줄 안다면서 자랑하고 다니는 이웃이었다. 그는 하예정의 관상을 보고 인생 초반에는 좀 힘들게 살아도 나중에 점점 부와 명예를 쌓을 관상이라면서 자신들과는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이라고 여겼다.그들 부부가 관성 중학교 근처에서 가게를 오픈한 뒤로 그는 한 번도 하예정과 마찰을 빚은 적 없었다. 김진우 역시 그의 눈에는 크게 될 상으로 보였다.물론 현재 김씨 가문의 재력을 놓고 보면 아저씨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5화

    정씨 아저씨의 말에 하예정은 하는 수 없이 대답했다."아저씨 조심해서 가요."정씨 아저씨는 세 발 스쿠터를 타고 왔었다.그는 웃는 얼굴로 하예정에게 손을 흔들며 다시 스쿠터를 타고 돌아갔다.아저씨를 떠나보낸 뒤에야 하예정은 전태윤에게 전화했다."어쩐 일이야?"전태윤의 동굴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언제 퇴근해요?"전태윤은 대답하지 않았다.'내가 보고 싶은 건가?'하지만 곧 전태윤은 상상을 그만두었다. 하예정은 그를 그리워할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요즘 들어 마음이 뒤숭숭했다."무슨 일이라도 있어?"전태윤은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고 되물었다. 그녀의 생각을 들은 후 대답하려 했다."저기, 오늘 부랴부랴 집에서 나오느라 열쇠를 두고 나왔어요. 문이 닫히는 바람에 지금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요. 만약 당신이 야근하면 제가 당신 회사로 열쇠 가지러 가고 지금 퇴근하면 집 앞에서 기다리려고요."전태윤은 한참 생각한 뒤 입을 열었다."지금 돌아가니까 올 필요 없어.""알겠어요. 그럼 집 앞에서 기다릴게요."전태윤은 가볍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태윤의 말을 들은 소정남은 자신이 또 상사를 대신 해 클라이언트와 만나 비즈니스 접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는 전태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얘기했다."여긴 내가 있으니까 가 봐."전태윤은 친구의 어깨를 다독였다. 화장실에 갔던 고객이 돌아오고 그는 멋쩍게 급한 일이 생겨 가봐야 한다고 얘기했다. 양해를 구한 그는 경호원들을 거닐고 관성 호텔을 떠났다.소정남은 집에서 소개팅을 주선하면 꼭 참석하겠다고 다짐했다.'소개팅녀랑 눈이 맞아 결혼까지 할 수 있을 줄 누가 알아? 와이프가 있으면 나도 쟤처럼 전화 한 통에 모든 걸 내려놓고 달려갈 수 있어. 세상에서 와이프보다 중요한 일은 없어!'하예정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전태윤이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얘네랑 나가느라 열쇠도 두고 간 거야?"전태윤은 문을 열며 와이프한테 물었다."아니요, 오늘 저녁엔 일찍 가게 닫고 쇼핑하러 갔는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6화

    "당신한테 주는 서프라이즈에요."전태윤은 쇼핑백을 받아쥐고 이리저리 훑어보았다."또 옷이야?"그는 쇼핑백을 열어 보았다.'이번엔 후하게 다 브랜드로만 골랐네.'"남자한테 선물을 준비해 본 적이 없어서 많이는 준비하지 못하고 요만큼만 준비해 봤어요. 전에 선물한 옷은 비싸지 않지만 이번엔 명품이에요. 그때 그 옷은 20만 원이었지만 이 옷은 200만 원이나 하는걸요. 돈을 몸에 걸치고 다니는 게 서프라이즈가 아니고 뭐예요? 전 지금껏 이렇게나 비싼 옷은 입어보지 못했어요."전태윤이 웃으며 대답했다."당신 성격과 지갑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이런 옷을 나한테 사준 건 정말 서프라이즈가 맞아."'지난번에 선물한 옷이랑은 비교도 안 돼. 그래, 이걸 서프라이즈라고 할 수 있지.'"제 언니를 도와 주형인이 바람 난 증거를 찾아줘서 고마워요.""나한텐 식은 죽 먹기야, 당신 언니가 내 누나기도 하잖아. 내가 내 누나를 돕는 건 마땅한 일이 아니야? 나한테 옷까지 선물하며 고마워할 필요까지야."'어쩐지 나한테 옷 선물한다고 했어. 고마워 그런 거였어.'그녀가 깍듯하게 대한다는 건 그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아 도움을 받기만 하면 은혜를 갚고 싶은 것이었다.전태윤은 이런 생각이 들자 어쩔 바를 몰랐다.갓 결혼했을 적 그녀가 이렇게 자기를 대한다면 그녀가 예의 바르다고 생각했을 것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그녀의 지나친 예의 바른 모습에 자신이 아직 그녀의 가족으로 되지 않았다고 느껴졌다.하지만 그녀를 나무랄 수 없었다.계약서를 작성한 건 그이지 않은가."언니가 항상 당신한테 잘하라고 했어요. 다음에 언니 만나면 꼭 제가 옷 사줬다고 얘기해야 해요."전태윤은 웃으며 대답했다."알겠어. 누나 만나면 꼭 말할게, 내가 입은 옷들 모두 당신이 사준 거라고. 나한테 속옷까지 사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당신이 사준 거라고 말할 수도 있어.""속옷 없어요? 무슨 색깔 좋아해요? 200만 원이나 하는 슈트도 사줬겠다, 속옷 몇 벌은 충분히 사줄 수 있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7화

    엄마랑 통화를 끝낸 후, 전태윤은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 그는 고양이를 안고 베란다의 그네 의자에 앉아 있는 하예정한테 물었다."나 몰래 우리 엄마를 만난 적 있지?"하예정은 멈칫거렸다.시어머님을 만난 얘기를 꺼낸 적도 없었는데 어떻게 알았지?'하태윤은 그녀 앞으로 걸어와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다시 한번 물었다."너 오늘 우리 엄마 만났지?"하예정은 그가 핸드폰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시어머니가 뭐라도 일러바친 줄 알고 바삐 해명하기 시작했다. "당신 옷을 살 때 어머님을 만났어요. 인사라도 드릴까 했는데 어머님이 저를 못 알아보시고 친구와 얘기하면서 지나가는 바람에 인사도 못 드렸어요."전태윤은 총명한 사람이다.심지어 자기의 친엄마다. 그는 비록 어릴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부모님과 멀어지지 않고 친하게 지냈다.하여 엄마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다.전태윤의 엄마는 하예정이 자기의 며느리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한테 알리기 싫었을 것이다. 첫 번째는 그가 이 바닥에서 기혼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하예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예정이라는 사람이 싫은 것이 아니라 출신이 전태윤과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엄마는 그를 가여워했다. 그의 할머니는 아홉 명의 손자가 있는데 그는 하필 하예정과 결혼하여 할머니의 은혜를 대신 갚는 것 같았다.전태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그는 갑자기 입을 열고 말했다. "우리 엄마가 눈이 좀 나빠. 그리고 안경을 끼는 것을 싫어하셔서 길 가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도 친하지 않으면 그냥 보고 인사 하지 않고 지나가."하예정은 사실을 알고 다시 입을 열었다."그렇구나. 어쩐지 어머님이 저를 보는 것 같았는데 저를 모르는 척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난처해서 인사를 다시 하지 않았어요.""오늘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음에 밖에 나가 쇼핑할 때, 안경을 끼라고 말씀드려야겠어. 집에 돌아가신 후 너를 본 것 같아서 나한테 전화했어. 그래서 오늘 우리 엄마 만났냐고 물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8화

    두 사람은 누구도 싸웠던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화해했다. 하예정은 반년만 같이 살다 말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자상함에 그녀는 또 설레어 반년 계약을 깨버리고 싶었다.그녀는 자기만 진심으로 그를 사랑하게 되어 반년이 지나 이혼을 한 후 그는 새로운 생활을 즐기며 살고 있는데 그녀는 그를 잃는 고통을 참아야 할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을 거쳐 그를 잊어야 할까 봐 두려웠다.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기는 쉬운 일이다.하지만 사랑했던 사람을 잊기는 몹시 어렵다."걱정하지 마요. 저랑 언니에게 해결하지 못할 일이 생기면 꼭 당신에게 부탁할게요."그녀는 그의 호의를 사양하지 않고 대답했다."우리 언니가 집에 돌아간 후, 통화해서 물어봤는데 아직은 아무 일도 없대요. 그리고 참을 수 있겠대요. 아직 시기가 안 됐으니 충동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 상황으로 보면 언니가 충동적으로 그 일을 면하면 아주 불리할 수도 있으니까요."주우빈을 위하여 그녀는 이름 없는 배우에서 영화제의 상을 휩쓰는 유명한 배우로 되었다.연기를 너무 잘하여 주씨 집안의 사람들이 알아채기 힘들 정도였다."언니의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또 왔는데 무슨 일 때문에 왔는지도 모르겠대요. 내일 우빈을 데리러 갈 때 물어보려고요."하예진은 내일부터 이씨 그룹에 출근하러 가기에 주우빈을 가게로 보내서 하예정이 돌봐준다.하예정은 조카를 태어날 때부터 돌봐주고 있어 두 사람의 사이는 아주 좋았다. 하여 울면서 엄마를 찾을 일은 없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보모를 구해서 우빈을 돌보는 건 어때? 우빈이가 지금 호기심이 많고 움직이기 좋아하는 나이기에 두 사람이 바빠서 애를 잘 보지 못할 때 밖에 나가 잃어버리면 큰일이야."전태윤의 생각은 아주 치밀했다.하예정은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일단은 고민해 봐요. 바쁠 때는 함부로 뛰어다니지 못하게 업고 있으면 되니까요. 도무지 안 될 경우에 보모를 구할래요. 모르는 사람한테 애를 맡기면 걱정돼서요. 우리가 신경 쓰지 않을 때 애한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29화

    하예정이 멈춰 섰다.곧이어 전태윤도 하예정을 따라 멈춰 섰다. 전태윤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물었다. "왜 그래?""아줌마 월급은 제가 낼게요. 처음부터 우빈이 돌보는 일로 데려온 거고, 제 친조카 우빈이 일이니까, 이모인 제가 내는 게 맞아요, 어떻게 당신한테 내라고 하겠어요."요즘 아줌마 월급도 거의 백만 원까지 줘야 한다.가정 생활비도 모두 전태윤이 대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하예정은 전태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게 한 것 같았다.전태윤은 못 봐주겠다는 듯, 하예정의 볼을 꼬집으면서 말했다. "너 자꾸 나랑 시시콜콜 시비 따지면서 선 그을려고 하는데, 우리 이제 한 식구야, 가족 사이에 그렇게 따지고 들어서 뭐 해? 너랑 혼인 신고하던 날 내가 이미 말했잖아, 널 신부로 받아들이는 순간 내가 널 먹여 살린다고.""우빈이가 날 작은 삼촌이라고 부르잖아, 나도 우빈이가 너무 귀여워, 이깟 돈 좀 내고 우빈이 잘 돌봐 줄 도우미 아줌마 데려오는 거 하나도 안 아까워, 내가 바라던 바야."한참 뜸을 들이던 진태윤은 한마디 더 보탰다. "무엇보다 내 와이프가 덜 힘들었으면 해서 그랬어.""뭐라고요?""그러니까 내 말은, 이 돈은, 내가 내겠다고."전태윤은 제대로 말뚝을 박았다.말로는 설득이 안 되자, 하예정이 잠시 생각해 보다가 말했다."좋아요, 그럼, 당신이 내는 걸로 해요. 태윤 씨,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요?""무슨 일 있어?"하예정은 반려견 목줄을 쥐고 걸으면서 말했다. "우리 결혼한 지도 한참 됐는데 당신 고향 집 한 번도 안 가봤잖아요. 이번 주말에 시간이 되면 저를 데리고 당신 고향 집 한번 가볼래요?"시댁 식구들이 한번 방문 온 적은 있었지만 정작 못난 며느리는 시댁 문턱도 제대로 넘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하예정은 시댁 본가가 어디에 박혔는지도 몰랐다."보름 정도 지나면 할머니 생신이셔, 그날이면 모든 식구가 다 모일 거야, 그날에 시댁 식구들 얼굴 익히게 해줄게. 한 번에 모든 친척 지인을 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0화

    주형인이 문고리를 세게 비틀었지만 끄떡도 하지 않았다. 하예진이 이미 문을 다 잠가 놓았기 때문이었다.주형인이 문을 두드렸다."예진아, 문 열어."예진은 문을 열어 줬지만, 주형인이 못 들어오게 문 앞을 가로막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예진아, 상의 할 게 있어서 그러는데, 나 좀 들여보내 줘."이 방은 원래 부부의 사랑방이었으나 지금은 하예진이 독차지하고 있었다.주형인은 아주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하예진이 그의 누나 아이들을 데려오고 데려가는 일을 계속하게 하기 위해 꾹 참고 내색하지 않았다."무슨 일인데 그래? 내일 말하면 안 되는 거야? 시간도 늦었는데.""11시밖에 안 됐어, 나 밖에서 일 처리하고 돌아와도 지금, 이 시간이야."하예진은 주형인이 상의 할 일이 시어머니나 올케와 연관이 있을 거라고 짐작이 가서 문을 막은 몸을 비켜주면서 말했다. "일 끝나면 당신 방으로 돌아가서 자."주형인은 그날 밤에 술기운에 참지 못하고 그 짓을 저질렀지, 맨정신엔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았을 거라고 속으로 되뇌었다.그러나 정작 하예진 앞에선 속과 다른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만 기다려, 가져올 물건이 있어."말이 끝나자마자 주형인은 몸을 돌려 침실로 들어가 작은 비단함을 챙겼다. 퇴근 후 하예진 선물용으로 사둔 진주 목걸이였다. 비싼 목걸이가 아닌 몇만 원짜리 싸구려였다.곧이어 주형인이 그 비단함을 들고 사랑방에 들어왔다.하예진은 방에 있는 2인용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주형인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아들을 보았다. 어린아이가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에 마음이 녹아내려 허리를 굽혀 아들의 작은 뺨에 뽀뽀하고 또 사랑스레 쓰다듬고서야 다시 허리를 펴고 하예진의 곁으로 와서 앉았다."자기야.""이름 불러."하예진은 아무렇지 않게 호칭을 정리하는 듯 보였지만주형인 입에서 다시 부인 소리를 듣는 게 구역질이 나도록 싫었다.주형인은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작은 비단 함을 건넸다. "예진아, 내가 사과할게. 전번에 손찌검 한 건 내가 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31화

    “우리 누나 아이들을 등하교시켜주고 밥을 해줘. 애들이 여기서 먹지 않아도 밥은 해야 하잖아. 그냥 밥그릇 두 개 더 놓는다고 생각하면 돼. 아직 애들이라 얼마 먹지도 않아. 날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안 돼? 부부 사이에 이런 작은 부탁 정도는 들어줄 수 있잖아, 그렇지?”주형인의 말투는 온화하기 그지없었다. 얘기할 때 하예진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가여운 척했다.“그리고 누나가 공짜로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매달 당신한테 20만 원씩 주겠대. 지난번에 나도 생활비를 매달 30만 원 더 주겠다고 했잖아. 누나가 준 20만 원까지 합하면 50만 원이야. 얼마나 좋아.”주형인과 형님의 꿍꿍이에 하예진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고작 20만 원으로 두 아이를 등하교시켜주고 하루 세끼 차려주는 것도 모자라 숙제까지 봐줘야 한다고?“주형인, 지금 20만 원이 많다고 생각하는 거야?”“먹는 거랑 쓰는 건 당신 돈이 안 들잖아. 그러니까 누나가 주는 20만 원은 거저 생긴 돈이나 마찬가지인데 비상금으로 모아놓아도 되잖아, 그게 적어? 적다고 생각하면 내가 20만 더 줄게.”하예진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지난번에도 내가 똑똑히 얘기했었지? 내 아이가 아니라서 난 책임질 수 없다고. 그리고 당신한테도 할 얘기가 있어. 나 일자리 찾았어. 내일부터 출근해야 해. 지금 우빈이도 내 동생이 봐주고 있어. 내 아들도 동생한테 맡겼는데 남의 집 애를 봐줄 시간이 어디 있어?”그녀의 말에 주형인의 낯빛이 굳어졌다.“당신이 무슨 출근을 해? 우빈이 이제 몇 살이나 됐다고 아직 엄마가 옆에 있어 줘야지. 내가 당신한테 먹을 걱정, 입을 걱정 하게 했어? 왜 갑자기 출근하겠다고 하는 건데?”“출근하든 말든 그건 내 자유야. 그리고 우빈이는 내 동생이 잘 돌봐줄 거야. 나한테 먹을 걱정, 입을 걱정 안 하게 했다고? 주형인, 나 지금 사는 게 정말 지긋지긋해! 내가 정말 돈 벌 줄 몰라서 지금까지 가만히 있은 줄 알아? 당신이랑 당신 가족들은 늘 내가 먹을 줄만 알고 돈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5화

    전현민도 벙글벙글 웃으면서 말했다.“그래, 이건 세상에 둘도 없는 경사야. 우리는 기뻐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다. 이진아, 이미 이르지 않으니 어서 운초랑 들어가 절차부터 밟아. 직원들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간다.”부모님의 재촉을 받은 전이진은 여운초의 손을 잡고 어머니 손으로부터 가족관계등록부와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아서 구청 안으로 걸어갔다.명해은 부부는 돌아가지 않고 밖에 서서 두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렸다.전현민은 아내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다.“이러고 있으니 32년 전에 우리 둘이 이곳에 와서 결혼 증명서를 받던 날이 생각나네. 마치 어제 발생한 일과 같은데, 벌써 우리 큰아들이 이곳에 오다니... 세월이 참 빠르긴 빨라. 우리도 늙을 때가 되긴 됐나 보네.”그는 아내의 손을 잡으면서 말을 이었다.“난 당신과 백년해로하겠다고 약속했었지.”명해은도 감격해서 말했다.“그러게요,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딱 맞아요. 난 아직도 자신이 18살인가 하는데 우리 큰아들이 벌써 서른이네요. 우린 정말 늙었나 봐요. 부인하려야 부인할 수가 없네요.”“당신은 조금도 안 늙었어. 내 눈에는 당신이 관음보살과 같이 해마다 18살이야.”명해은은 몸 관리를 잘해서 전이진과 함께 나가면 모르는 사람들이 두 사람을 남매로 착각할 정도였다.전현민도 몸 관리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젊은 시절에 전씨 가문의 사업에 몰두했기에 심신이 많이 상해서 귀밑머리가 희끗희끗 해졌다.은퇴한 후,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몇 번 염색은 했었지만, 그래도 아내와 같이 서면 아내보다 10살은 더 많아 보였다. 사실, 두 내외는 불과 한 살 차였다. 명해은은 남편의 칭찬에 웃음보를 터뜨렸다.“나도 해마다 18살이 되고 싶지만 그렇게 안 되네요. 내가 아무리 몸 관리를 잘한다 해도 늙기 마련인걸요.”“내가 당신과 함께 늙어 갈 테니 두려워하지 마. 내가 당신보다 훨씬 늙어 보여.”명해은은 웃으면서 말했다.“전 두려울 것 없어요. 당신만 내 곁에 있어 준다면 하늘이 무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4화

    여운초도 더는 사양하지 않았다.그녀는 다만 전이진을 대신하여 은행카드만 보관할 뿐일 것이었다. 그가 돈 쓰는 것을 제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녀도 그의 돈을 쓸 일이 없을 테였다.전이진은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고 나서 다시 그녀를 보면서 벙글벙글 웃었다.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기만 했다.“왜 계속 날 보면서 웃어요?”“좋으니까. 운초 씨, 나 지금 너무 좋아. 그냥 웃고 싶은 걸 어떻게 참아?”이렇게 대답하면서도 그는 또 웃었다.그러는 전이진을 지켜보는 여운초도 참지 못해 웃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다.둘이서 한참 동안 알콩달콩한 후 전이진이 시계를 보니 어머니가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다. 그는 약혼녀를 보면서 말했다.“운초 씨, 엄마가 곧 도착할 것 같으니 우리 지금 출발해. 우리가 구청에 도착하면 아마 엄마도 도착하실 거야.”그는 꽃집에 가서 장미꽃 한 다발을 사야 했다.여운초가 불시에 결혼 신고하자는 바람에 그가 아직 준비는 못 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서둘러야 했다.꽃다발, 다이아몬드 반지 둘 중 하나도 빠뜨리지 않을 것이었다.그녀는 자신이 한평생 소중히 여길 여자임으로 절대로 서운하게 할 수 없었다.“그래요.”그가 일어나면서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자, 여운초도 편안하게 자신의 손을 그의 커다란 손바닥에 올려놓은 채 그에게 이끌려 일어섰다.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자고로‘그대의 손만 잡고 이생의 끝까지 살아간다.’라고 했다.그녀는 전이진과 백년해로하고 평생 금실이 좋기를 원했다. 시부모님처럼 애들이 부러울 정도로 몇십 년 동안의 결혼생활을 첫 사람처럼 달콤하게 지내길 원했다.여운초는 저의 집에 있는 차를 안 타고 전이진이 운전하는 차를 타기로 했다.그녀에게는 운전면허증이 없었다. 그녀가 16살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기에 운전면허를 딸수 없었던 것이었다.집에 있는 운전기사는 전이진이 그녀에게 보낸 경호원인데 그녀를 보호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운전도 해줄 수 있었다.20분 뒤.구청 입구명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3화

    “운초씨, 잠깐만 기다려. 내가 엄마한테 당장 전화할게.”전이진은 약혼녀의 볼에 입을 맞춘 후, 바로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명해은은 전화벨이 한참 울린 뒤에야 전화를 받았다.“엄마, 오늘 시간 돼요?”“이제 방금 일어났어. 오늘은 별일 없어서 시간이 남아돌아. 왜? 아들, 엄마 도움이 필요해?”명해은이 잠기가 채 가셔지지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들이 다 크니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점점 적어졌다.애들한테 더는 필요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명해은은 너무 일찍 맛봤다.“저와 운초 씨가 점심 전에 혼인신고를 마치려 하는데 제가 가족관계등록부를 안 가져왔어요. 엄마 혹은 아버지가 지금 저한테 가져다줄 수 있어요? 혹은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보내줘도 되고요. 제가 돌아가서 가져오면 시간이 지체되어 아마도 오후나 돼야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오후까지 못 기다리겠어요.”가족관계등록부만 손에 가지고 있다면, 전이진은 지금이라도 여운초를 데리고 혼인 신고하러 갔을 테였다.진정으로 여운초가 좋아진 그 시각부터 그는 그녀와 결혼하기를 원했다.하지만 그때의 여운초는 앞을 보지 못했기에 훌륭한 전이진을 앞두고 자비감에 모대기었다. 전이진의 사랑마저 그녀는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받아들인 것이었다.그녀는 전이진이 자신의 눈을 고쳐주기 위해 정 선생을 찾으러 여러 번 예진 리조트를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남은 인생을 그와 함께하기로 하고 약혼을 한 것이었다.그래도 그녀는 진정으로 그를 볼 수 있을 때 가서 결혼하기를 원했다.그녀는 자기와 결혼할 남자가 어떻게 생겼는가를 알고 싶다고 했다.전이진이 곧 시어머니로 될 사람에게 하는 말을 들은 여운초의 얼굴은 또다시 붉게 물들었다.‘이 사람 뭐가 그리 급해...’이 반가운 소식을 들은 명해은은 순식간에 잠기가 싹 사라진 듯했다. 그녀는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시간이 있고말고, 엄마 시간은 남아돌고 있으니 금방 가져다줄게. 넌 지금 여씨 저택에 있니? 아니면 회사에 있니?” “저는 지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2화

    그는 자신의 사람 보는 안목을 믿을 뿐만 아니라, 할머니도 믿었다. 그는 그녀와 긴 시간을 함께하면서 그녀의 인품, 일하는 스타일 등을 천천히 알게 되었다.“혼인신고를 하고 나면 한평생 같이 살아야 해요. 나는 이혼 따위는 할 마음이 없으니 잘 생각해서 결정해요. 당신처럼 훌륭한 남자는 앞으로도 나보다 더 좋고, 당신한테 더 잘 어울리는 여자를 만날 수도 있어요. 그때 가서 이 결혼은 할머니가 강요하셔서 한 거라고 하면서 그 여자야말로 당신의 진정한 사랑이니 어쩌니 해도 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 거예요.”전이진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그녀의 코끝을 살짝 건드리면서 말했다.“넌 아직도 바깥사람들이 우리 전씨 집안 남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몰라? 전씨 집안 남자들은 모두 아내한테 일편단심이야. 전씨 집안의 가훈에는 결혼 후 한평생 가정에 충실해야 하고 혼인에 충실해야 하며 바람을 피워선 안 되고 이혼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어.”“누구든 가훈을 어기는 즉시, 전씨 가문에서 쫓겨나서 더는 전씨 일가와 상관없는 사람으로 돼버려.”“그리고 내가 당신과 결혼하는 것은 할머니가 당신을 선택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다면 할머니가 강요하셔도 소용없어.”전이진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전화를 걸었다.“누구한테 전화하려고요?”여운초는 그가 할머니에게 전화 드리려나 싶어서 한마디 물었다.“내가 가족관계등록부를 몸에 지니고 다니진 않아. 우리가 혼인신고를 하려면 내 가족관계등록부도 필요할 거 아니야. 내가 엄마한테 전화해서 급히 가져다 달라 하면 우리가 점심 전에 혼인신고 절차를 다 끝낼 수 있을 거 같아.”결혼 증명서를 받고 나면 그들은 합법적인 부부가 될 것이었다.전이진은 여태 자기가 한시 급히 여운초랑 결혼하여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싶어 한다는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애초에 여운초는 시력이 회복되어 그를 볼 수 있어야만 결혼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래서 그는 이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왔다. 끝내 그녀의 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1화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또 법을 어기는 일까지 했다.비록 모든 불법적인 장사는 이미 압류당했고 관련된 금액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여씨 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주가가 폭락하고 매출액이 바닥을 쳤으며 여씨 그룹의 재산도 많이 수축했다.큰누나가 여씨 그룹을 이어받은 후, 한동호 형님과 힘을 합쳐 천신만고 끝에 여씨 그룹을 이끌고 이 힘든 고비를 넘긴 셈이었다.이런 얘기를 큰누나는 그한테 한 적 없었지만, 그는 한동호 형님과 매형을 통해서 알게되었다.비로소 그는 큰누나의 홀가분해 보이는 말투 속에 얼마나 많은 쓰라림이 숨겨져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비록 큰누나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감방으로 보내긴 했지만, 그것은 그의 부모님이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비록 큰누나의 대의멸친을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이해만은 할 수 있었다.현재 여씨 그룹은 큰누나가 통제하고 있지만, 큰누나가 그에게 한 말이 있었다. 자기가 가져야 할 재산은 한 푼도 양보하지 않지만, 자기가 가지지 말아야 할 재산은 한 푼도 탐하지 않는다고. 그가 물려받아야 할 재산은 언젠가는 돌려줄 것이었다.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그와 둘째 누나 단둘의 소송일 것이었다.큰누나는 단지 여천우 부모님에게 속하는 재산만 그에게 돌려줄 것이었다. 그의 부모님에게 자식이라곤 그와 둘째 누나밖에 없으니 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상대는 그일 수밖에 없었다.“누나, 나 먼저 수업 들으러 들게. 수업이 끝나는 대로 휴가 내서 돌아갈 테니 그때 천천히 얘기해.”“알았어, 얼른 가서 수업 봐.”동생과의 통화를 마친 여운초는 동생의 말대로 그의 부모님의 물건들을 그의 방으로 옮겨 놓았다.여운별 방의 물건은 여운초가 기분을 봐서 언제든 연락하여 가져가라고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앞으로 그와 여운별은 남남일 것이었다.“아가씨, 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 오셨습니다.”여운초는 알았다고 하면서 핸드폰을 손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60화

    “어쨌든 우리 여씨 가문의 재산은 운별 누나가 망치게 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우리 두 큰고모도 틀림없이 운별 누나를 달래서 모든 재산을 빼앗으려 할거에요. 운별 누나는 사람 말을 너무 잘 믿어서 조금만 달래면 뭐든지 나누어 줄 거에요.”여천우가 이렇게 한 이유는 단지 여씨 가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일 뿐이다.추미자 부부가 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을 여천우에게 물려주게 하고 또 여천우는 그 재산들을 모두 여운초에 돌려줄 셈이다. 여천우는 여운초의 사람 됨됨이를 믿었다.여천우는 여운초가 그녀의 재산이 아니면 탐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의 여운초도 그의 재산을 탐낼 필요가 없었다. 약혼자 전이진의 집에 재산이 엄청 많아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인 여운초는 여천우의 그깟 재산을 손에 넣지 않을 것이다.“누나, 우리 부모님 명의로 된 합법적 재산이 얼마나 남았어?”여천우는 부모님이 이전에 하신 부분적인 사업들이 법에 어긋난 사업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불법적인 사업들은 이미 차압되었고 따라서 그 수입도 이미 몰수되었다. 그가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단지 부모님의 합법적인 소득뿐이었다.여운초가 대답했다.“불법적인 사업과 모든 수익은 차압되거나 몰수됐어. 여씨 가문 기업은 법에 어긋난 사업을 하지 않았어. 다행히 네 아버지께서 여씨 그룹을 불법적인 사업에 손을 대지 않게 했지. 지금 여씨 그룹이 하는 사업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이야.”“여씨 그룹의 주식은 우리 아버지가 대부분을 차지하셨어.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우리 아버지께 대부분 주식을 나눠주셨지. 게다가 아버지 본인도 주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버지는 주식의 절반을 차지하고 계셨거든. 그리고 나머지는 너의 아버지와 다른 소액주주들의 것으로 되었지. 현재 여씨 가문 주식 가격에 네 부모님 명의로 된 부동산 몇 채를 합치면 마침 200억 원 조금 넘을 거야.”여천우 친아버지 여태웅은 20여 년 전 추미자와 함께 친동생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범죄 때문에 중형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59화

    틀림없이 누군가가 여운초를 건드려 자극했을 것이다.여운초는 오랜 한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누군가에 의해 폭발한 게 틀림없었다. 하여 추미자 부부의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비우려고 했을 것이다.또 하나, 여운초는 추미자 부부방의 비밀번호를 몰랐다. 심지어 여천우조차도 몰랐다.추미자는 여천우가 여운초의 편을 든다고 많은 일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여운초도 사실대로 여운별이 일찍 감옥에서 나와 오늘 아침에 여씨 가문의 별장에 쳐들어온 사실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었다.여천우가 그 사실을 듣더니 한숨을 쉬었다. 알고 보니 사고뭉치였던 여운별이 나와서 사고를 친 것이다.여씨 가문은 또 시끄러워질 것이 뻔했다.여천우는 여운초에 말했다.“우리 부모님 방에 있던 물건들을 전부 내 방에 가져다줘. 그리고 운별 누나 물건은 운별 누나가 가져가게 해. 그리고 운별 누나 방도 깨끗이 치워.”여천우는 그 별장이 여운초의 별장이었기에 여운초가 여운별이 그 별장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으면 여운초를 존중해 주고 싶었다.여천우는 여운별이 예전에 어떻게 여운초를 괴롭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운별을 도와 여운초에게 사정하지 못했다.여운별이 감옥 안에서 일찍 나온 것도 아마 감옥에서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실제 성격을 잘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그리고 누나, 운별 누나가 소송을 걸어 재산을 나누려고 하면 나에게 알려줘. 재산을 너무 많이 주면 다 써버릴 거야. 아무리 많은 재산일지라도 운별 누나는 분명 다 탕진 할걸. 아무것도 모르면서 성질만 부리면서 돈만 쓰잖아.”여천우는 여씨 그룹을 여운초에게 맡기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말이지 밤새 뛰어와서 여운별을 막고 싶었다.여천우는 두 누나의 인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여운별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응석받이로 키웠기에 패가망신할 사람이었다.“절대로 운별 누나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면 안 돼. 내가 지금 휴가를 내고 돌아갈게. 감옥으로 가서 우리 부모님을 만나 그들의 명의 아래에 있는 재산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58화

    여미란은 추미자가 살아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여미란은 마음속 깊이 추미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여씨 가문의 사모님 추미자는 먼저 여미란의 남동생에게 시집간 뒤로 그 남동생을 죽이고 또 여미란의 오빠에게 시집갔지만 지금 그 오빠마저도 감옥으로 들어갔다.여미란의 동생이 죽었다고 해도 그녀의 오빠와 관계가 없을 수 없었다. 물론 그 화근은 역시 추미자였다.여미란의 오빠가 추미자와 정정당당하게 함께 있기 위해 동생을 죽인 것이다.여운초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여운초는 지금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이었고 전씨 가문이 그녀의 배후에 서 있었기에 여미란 일행은 감히 여운초를 찾아 복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여미란은 마음속으로 여운초를 수천 번, 수만 번 욕하면서 자신을 달래곤 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여씨 가문을 떠나 어디로 갈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최씨 집안과 김씨 집안이 여운별의 피를 빨아들이도록 내버려 두기로 했다.예전에 여미란 자매의 집에 재산이 많았지만 늘 친정집에서 이득을 보려고 애썼다.이제 최씨와 김씨 집안은 부귀한 생활에 익숙해져 꿈에서라도 부자들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하던 찰나에 여운별이 스스로 찾아와 도움을 청하게 되었기에 그녀의 피를 빨아먹을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그때가 되면 여운별은 그녀의 손에 쥐어진 적디적은 재산을 가지고 두 집안에 의해 피를 빨리게 될 것이 뻔했기에 여운초는 곁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지켜만 보면 되었다.여운초가 여천우와 말했듯이 여운초는 자신의 재산을 일전 한 푼도 그들에게 주지 않을 것이지만 자신의 재산이 아닌 것은 전부 그들에게 돌려줄 것이다.추미자는 예전에 화려하고 웅장하게 꾸며진 큰 방에서 살았지만 정작 별장 주인인 자신이 가정부와 함께 방을 쓰게 된 기억을 떠올린 여운초는 집사에게 지시했다.“이 방을 깨끗이 청소하세요. 이 방을 다시 새로 꾸밀 거예요.”이 큰 방이 바로 주인의 방이다.여운초는 먼저 금고를 그녀가 지금 사는 방으로 옮기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57화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