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이가 운초 씨 품에 안기는 것 좀 봐요. 내가 안으려고 하면 날 때리기까지 하면서 뛰어가더니.”여운초가 애완 고양이를 안은 장면을 보고 전이진이 깜짝 놀라 한마디 내뱉었다.오인숙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누가 전에 발로 차서 원한을 맺으라고 했어? 노랑이는 확실히 부드러운 사람을 좋아하긴 하지.”“제가 사납게 생겼어요?”전이진은 자신이 무섭지 않다고 생각했다.“너희 형제 중 누가 부드럽다고 생각해? 노랑이는 사실 엄청나게 똑똑하거든. 너희들이 위선적인 부드러움은 느낄 수 있었을 거야.”“이름이 노랑이에요? 귀엽네요.”“온몸이 노란색이라 노랑이로 이름 지어 주었어요. 이런 고양이는 무척 귀여워요. 만약 좋아한다면 이진이 보고 한 마리 사 오라고 하세요. 사람한테 엄청나게 달라붙어요. 저녁에 잘 때도 옆에서 붙어 자기를 좋아해서 자꾸 우리 품에 안겨서 자거든요.”여운초는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지금은 키울 시간이 없어요. 태윤 씨도 애당초 고양이와 개를 형수님께 선물했지만, 형수님도 키울 시간이 없어 숙희 아주머니에게 맡겼잖아요. 애완동물들은 키워주는 사람들이랑 더 친하거든요.”오인숙은 하예정의 고양이와 강아지를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그건 그래요. 양씨 아주머니가 너무 잘 먹여서 돼지처럼 살이 쪘잖아요. 다이어트가 좀 필요하죠.”전이진과 여운초는 정현국 집에서 한참 앉아있다가 일어나서 중심 별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전이진은 부엌으로 들어가 요리하기 시작했다.여운초가 도와주려고 했지만, 전이진이 동의하지 않았다. 결국, 전이진은 하예정에 부탁해 여운초를 데리고 나가서 아름다운 노을 풍경을 보러 가라고 했다.여운초와 하예정은 정원에 있는 정자 아래에 앉았다. 주위에는 분수와 작은 다리가 놓여 있었고 그 밑에서 물들이 졸졸 흘렀다.이것이 바로 진정한 정원이었다.“여운별이 나왔어요.”여운초가 입을 열었다.하예정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내년에나 나오는 줄 알았는데 벌써 나왔어요? 안에서 표현이 좋아서 감형받고 미리 나온 걸까요
여운초는 여운별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여운별의 배후에 있는 사람을 경계해야 했다.그 공씨 성을 가진 사람도 어떤 신분인지 아직 잘 몰랐다.“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운별이를 상대하는 것쯤이야 모두를 번거롭게 할 필요가 없어요. 저 혼자 해결할 수 있어요. 다만 운별이가 나오자마자 공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 연락했는데 그 공씨 성을 가진 사람이 어떤 신분인지 저는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해요.”“이진 씨는 태윤 씨에게 부탁해 소 대표님께 그 공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해요. 상대방의 속내를 잘 모르고 있다가 혹여 저한테 손을 쓰게 되면 제가 꼼짝없이 죽을까 봐 걱정하는 모양이에요.”하예정이 이내 말을 이었다.“제가 효진이한테 부탁해 볼게요. 효진이가 정남 씨한테 말하면 되는 일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고마워요.”“별말씀을. 저는 우리가 모두 다 행복하고 하는 일들이 순조롭기만을 바랄 뿐이에요.”여운초는 웃으며 말했다.“순조롭게 잘 살길 바란다고 하지만 사실 평생 잘 되는 사람은 많지 않은걸요.”“하긴, 그래요.”하예정은 정자 밖의 하늘을 보며 조용하게 말했다.“날씨가 변할 것 같아요.”“가을이 깊어져서 그런가 봐요. 확실히 날씨가 변할 것 같아요.”“참, 정 선생님께서 임신이 힘들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된 일이에요? 방금 둘째 숙모가 계셔서 여쭤보기가 곤란했거든요. 전씨 가문의 어르신들이 사상이 진보적인 건 맞지만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아기를 빨리 낳기 바라고 계실 테니까요.”전이진 형제들은 더는 나이가 젊은 편이 아니다.동갑내기들은 진작에 아빠가 되었고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두 아이의 아빠로 되었다.여운초의 눈빛이 갑자기 차갑게 변했다.“정 선생님께서 우리 엄마는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하셨어요.”하예정은 그제야 여운초의 몸이 손상된 원인이 추미자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정말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네요! 머리에 뭐가 들어있는지 참 궁금하네요. 마음이 어떻게 그렇게 모질 수 있어요? 그래도
“이런 얘기 그만 해요.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해요.”“그러게요. 우리 삶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런 사람들은 이미 법의 처벌을 받았어요. 참, 운초 씨 동생이 나왔는데 아마 천우 씨도 찾으러 갈 거예요. 전화해서 천우 씨에게 알려줘요.”여운초는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운초와 운별이야말로 같은 부모님을 두고 있어요. 천우를 찾아가는 것도 정상이에요. 이제 천우도 성인이 되었으니 스스로 결정을 내릴 거예요. 저는 늘 천우의 모든 선택과 결정을 존중했거든요.”하예정은 잠시 생각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그럼, 그대로 내버려두세요.”모든 형제자매가 전씨 가문 사람들처럼 화목하고 사이가 좋은 건 아니었다.여운별과 여천우는 비록 아버지가 다르지만 같은 어머니를 두었다. 게다가 그들 아버지도 친형제였기 때문에 두 사람 몸에 모두 여씨 가문의 피가 흘렀지만 서로 원수처럼 지내면서 살아왔다.전씨 할머니와 정겨울은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서원 리조트로 돌아왔고 예준하도 성소현을 데리고 돌아왔다.전태윤의 사촌 동생 전지율이 개학하여 못 돌아가는 것 빼고 관성에 있는 다른 사람들 모두 리조트로 돌아갔다.날이 어두워지고 집마다 등불이 켜질 때쯤 서원 리조트도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한편 관성 호텔.평범한 옷차림의 남자가 호텔에 들어갔다. 호텔은 매일 유동인구가 많고 손님들이 들락날락했기 때문에 그 평범한 남자는 사람들 눈에 띄지 못했다.그 남자는 호텔에 들어간 뒤로 익숙한 듯 엘리베이터 입구 앞에 도착하여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곧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남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에 나온 남자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그제야 목표를 찾았고 그 방문을 앞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방문이 열렸다. 문을 연 사람은 젊은 남자였다.남자는 곧 방 안으로 들어갔다.방문이 닫히자 나이 많은 남자가 젊은 남자에게 말했다.“가주님께 말씀드려. 내가 얼마 전에 신청한 전화번호를 쓰지 말라고. 누군가가 지금 조사하고 있으니까.
그때 이은화는 이윤정이 그녀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몰랐다. 단지 이윤정을 수년간 키웠지만, 여전히 이은화의 뜻대로 우수하지 못했기에 비서를 급하게 이윤정에게 배정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을 뿐이다.다행히도 배정해 주지 않았다.아니면 이윤미의 특별 비서를 다시 뽑아서 배양해야 했다.이런 특별한 비서 한 명을 양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이씨 가문은 후계자를 결정한 뒤 특별 비서를 양성하여 다음 후계자가 임명되기까지 종종 십여 년, 심지어 2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그리고 적합한 사람을 고르는 것도 매우 어려웠다.특별 비서를 고르려면 일단 능력이 강해야 하고 또 충성심이 강한 사람이어야 특별 비서의 조건에 적합하다.“알겠습니다.”공 비서는 곧 방에서 나왔다.그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 또 남성이기도 했고 친구를 만나러 온 듯한 인상을 주었기에 누구의 눈길도 끌지 않았다.공 비서가 관성 호텔을 떠난 뒤에야 경호원은 공 비서가 왔었다는 사실을 이은화에게 알려주었다.이은화는 그녀가 공 비서에게 새 번호를 사달라고 부탁한 것이 이렇게 빨리 조사를 받은 것을 알고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 한참 뒤에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그럼 취소하라고 해. 관성은 역시 능력이 강한 사람이 많군.”이은화가 쉽게 비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잠시 후 이은화는 경호원에게 물었다.“여운별 씨가 무슨 움직임이 있었어? 여씨 가문의 별장도 못 들어간 거 아니야?”여운별은 성질이 더러운 것 외에는 정말 아무런 쓸모가 없었지만 그런 쓸모없는 사람만이 소식을 알아봐 줄 수 있었다.지금 관성에서 감히 위험을 무릅쓰고 이은화를 도우려고 하는 사람은 오직 여운별뿐이었다. 여운별은 하예정과 여운초를 무척 싫어했고 하예정 일행이 불행하게 지내는 것을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하여 이은화는 여운별을 찾을 수밖에 없다.경호원이 대답했다.“둘째 아가씨는 두 고모의 셋방에 가셨고 지금도 그곳에 있어요. 그리고 둘째 아가씨는 지금 누군가가
이은화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윤정의 전화를 받았다.“엄마.”전화가 연결되자 이윤정은 울면서 엄마를 불렀다.“왜 울어? 누가 괴롭혔어? 나한테 말해. 내가 혼내줄 테니까.”이은화는 얼굴을 찡그려도 부드러운 말투로 이윤정에게 말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수양딸을 위해 받쳐줄 것처럼 말이다.“엄마, 언제 와요? 엄마가 집에 없는 동안 윤미 언니가 날 괴롭혔어요. 너무 화나요. 항상 날 괴롭히고는 무고한 모습을 하고 있어요. 나 말고도 아빠도 화가 나서 잘 못 먹고 잘 주무시지도 못해요. 아빠 살도 쏙 빠져서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파 난다니까요.”“자꾸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면서 우리랑 싸워요. 심지어 형수님께서 오빠한테 이혼 소리까지 꺼내게 했어요.”이은화가 말을 이었다.“윤미에게 그런 대단한 능력이 있다고? 능력도 없는 사람인데 너희들을 화나게 만들 능력이 있었으면 내가 후계자 일 때문에 이토록 머리 아파할 일도 없었을 거야. 휴... 윤미는 내 곁에서 자라지 않아 아무리 가르쳐도 말귀를 잘 못 알아들어. 내가 엄격하게 대하면 사람들은 또 내가 친딸한테 너무 한다고 말하고.”이윤정은 훌쩍거리면서 말했다.“엄마, 윤미 언니는 너무 교활해요. 너무 한다니까요.”“윤미가 이간질해서 형수님과 오빠가 싸우면서 이혼하게 했다고? 윤미가 뭐라고 했어? 무슨 일을 벌였는데?”이윤정이 대답했다.“우리 오빠가 밖에서 여자를 만난 사실을 형수님들에게 알려줘서 싸우게 했어요. 우리 오빠처럼 멋지고 사업이 성공한 남자들이 밖에서 여자랑 노는 게 뭐 어때서요? 대부분 남자도 밖에서 내연녀들을 만나고 있을걸요. 우리 오빠는 별거 아닌 여자랑 만나서 아무런 위협도 없을 텐데. 저는 진작 알았는걸요.”이은화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이은화는 남편을 엄격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남편에게 아주 적은 용돈을 주었다. 그녀는 남자가 돈이 많아지면 밖에서 바람을 피우기 쉽다고 생각했다.이은화의 남편은 종종 10만 원도 없었다.하지만 아들에게는 눈감아주었다. 아들의 능력으로 찾은 여자
이윤정의 불평을 듣고 있던 이은화는 그녀를 꾸지람했다.“윤정아, 일부러 이윤미의 차를 들이박은 거 아니고? 윤미 차가 내가 사준 고급스러운 새 차인데 네가 들이박아 수리비를 물어주지 않으니 네 카드를 정지시킨 거잖아. 정상 아니야? 윤정이 넌 항상 잘못을 저지르고 고칠 생각을 안 해. 늘 남 탓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찾지 않는 게 탈이야.”“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봐. 네가 산 새 차를 상대방이 수리비도 내지 않고 도망간다면 넌 화 안 나겠어? 네 성격으로는 아마도 그 사람을 찾아가서 그 사람 집도 망가뜰릴 것 같은데.”이은화는 이윤정이 주제를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윤미는 이은화의 친딸이고 이씨 가문의 후계자이기에 이씨 가문의 모든 사람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키고 용돈도 줄일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물론 현재 이은화가 여전히 이씨 가문의 가주이기 때문에 이윤미도 그 권력을 남용하여 감히 이씨 가문 사람들에게 경제적 타격을 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이은화가 강성에 없는 보름 동안 이윤정이 또 일을 벌여 이윤미를 화나게 했고 따라서 이윤미가 이윤정의 카드를 정지시켰을 것으로 보인다.전화기 너머의 이윤정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제가 정말로 실수로 언니 차를 긁은 거예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그깟 차 수리비가 얼마나 든다고. 겨우 200만 원밖에 안 될텐데. 제가 수리비를 내주어야 해요? 언니가 돈이 부족해요? 언니가 돌아오자마자 용돈도 저처럼 많이 받던데. 지금 제 용돈도 반으로 줄었으니 언니는 지금 저보다 돈이 더 많거든요.”이윤미와 같은 촌뜨기는 운명이 좋아서 갑자기 이씨 가문의 딸로 되였다. 이씨 가문이 그 촌뜨기에게 주는 돈은 아마도 그녀가 5년을 벌어도 못 모으는 그런 돈일 텐데.이윤미는 예전에 막노동으로 한 달에 겨우 100만 원을 벌면서도 팀장에게 자주 욕을 먹었다고 했다.하지만 감히 사직할 수 없었다. 그곳에서 사직하고 일자리를 구하러 나가도 대우는 모두 비슷했기 때문이다.이 점은 이윤정도 그녀의 친어머니로부터 확인
그 후 정군호는 불만이 쌓여도 감히 아내를 속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다행히 정군호 아들딸이 그에게 몰래 용돈을 조금씩 건네주었기에 그나마 넉넉하게 살 수 있었다.이은화는 아들딸의 효도하는 행위를 해 관해 끼어들지 않았다.물론 정군호가 감히 밖에서 바람을 피운다면 이은화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이은화는 일찍이 남편에게 만약 바람을 피우게 되면 반드시 그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정군호 또한 아내가 말하면 말한 대로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었다.수십 년 동안 수많은 여자가 그에게 매달렸지만, 그는 감히 그 여자들에게 가까이조차 가지 못했다.“돈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야.”이은화가 엄숙하게 타일렀다.이윤정은 더는 불평하지 못했다.잠시 후 이윤정은 또 입을 열었다.“엄마, 제가 잘못했다고 해도 언니는 제 카드를 정지시키면 안 돼요. 그럴 자격이 있기나 해요? 언니는 아직 가주 자리에 오르지도 않았는데 저한테 이렇게 대하면 앞으로 가주 자리에 오르게 되면 제가 살길이 있겠어요? 저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 곁에서 자랐잖아요. 엄마가 저에 대한 사랑도 저는 모두 느낄 수 있거든요.”“저는 줄곧 저를 이씨 가문 사람이엇고 친아버지가 한 나쁜 짓도 저는 몰랐단 말이에요. 저는 정말 죄 없는 사람이에요. 어머니께서도 말씀하셨죠. 제가 영원히 이씨 가문의 자식이라고요. 그런데 엄마가 출장 가신 지 겨우 보름 만에 저를 괴롭히고 제 카드도 정지시켰어요. 만약 앞으로 언니가 가주 자리에 오르게 되면 저는 어떻게 살아가요?”“네 명의로 된 재산으로는 부족했던 거야? 용돈이 모자라서 이래?”이은화가 담담하게 물었다.이윤정이 지금 쓰고 있는 용돈은 하루 100만 원 한도의 카드가 아닌 이은화가 따로 이윤정에게 준, 이윤정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신용카드였다.“제 명의로 된 재산은 별로 없는걸요. 겨우 집 몇 채에 차 두 세대, 그리고 상가 두 집뿐이에요. 적금도 겨우 10자리밖에 안 되는걸요.”그녀의 적금은 20억
“네 명의로 된 집과 상가만으로도 임대료가 한 달에 수천만 원이야. 보통 사람에게는 그들의 1년 수입이야. 넌 이미 많은 사람보다 좋은 삶을 살고 있어.”이윤정은 서러운 어조로 되물었다.“지금 제가 돈을 많이 썼다고 저를 꾸지람하시는 거세요?”“그런 뜻이 아니잖아. 엄마는 단지 네가 수만 명의 사람보다 더 잘 살도 있다는 것을 알려줄 뿐이야. 그만 화내. 며칠 뒤에 엄마가 돌아가면 네 카드를 풀어줄게. 윤미도 좀 혼내고 너 대신 화풀이해줄게. 그런데 윤미 차를 들이박은 건 수리비를 물어줘야 해. 아니면 엄마는 너를 돕고 싶어도 떳떳하지 못해. 어쨌든 윤미도 내 딸이잖아.”이윤정은 마지못해 동의했다.“제가 차 수리비를 언니에게 줄게요. 그러면 엄마가 집으로 돌아와서 저를 위로해 주실 거죠?”“그럼, 엄마가 돌아갈 때 너한테만 선물을 사 갈게. 넌 내가 직접 키운 자식이야. 어떤 상황이든지 윤정이 넌 영원히 내 마음속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울지 말고, 화내지도 마. 그럴 필요 없어. 윤미도 나한테 혼나기만 했잖아. 어렵게 우리 가문의 주인으로 될 기회가 생겨서 그러는 거야. 엄마가 돌아가서 윤미 용돈도 줄일게. 걱정하지 마.”이윤정의 표정이 그제야 밝아졌다.“고마워요. 엄마 최고예요! 제가 더는 방해하지 않을게요. 일찍 쉬세요.”이윤정은 이은화에게 고발하고 또 어머니의 위로를 받더니 그제야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끊었다.이윤미는 여전히 어렸다.이윤정이 전화를 끊은 후 이은화는 바로 이윤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윤미는 그 시각 이씨 가문의 대표 사무실에 앉아있었다.이윤미는 진작에 모든 일을 다 처리해 놓았다.지금 그녀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이윤미가 이씨 가문에 돌아오기 전에 설립한 회사로서 그 회사도 현재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이씨 그룹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이씨 그룹은 백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비록 요즘은 강성의 주요 그룹 중 최하위권에 위치할지라도 그 내력은 여전히 존재했다.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그 현금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두 명의 하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여운초가 어디서 고용한 하인들인지 힘이 엄청나게 컸다.수 억 원의 현금들은 그렇게 모두 빼앗겨 버렸다.“여긴 내 집이야.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 전부 내 재산이라고. 운별아, 방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네 그 가방은 내가 안 뺏을게. 너에게 주는 보수로 생각해. 방문을 열어준 대가로 말이야.”여운별은 화가 나서 여운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분명히 여운별이 돈을 주고 사 온 가방인데 여운초가 뻔뻔하게도 여운별에게 보수로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자꾸 노려보면 가방까지 빼앗을 거야. 자, 이제 너 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 내쫓을까?”여운초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말은 여운별의 귀가에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고 여운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두 고모는 모두 여운초가 정말 지독하다고 말했다.여운별은 이제야 깨달았다. 과연 가장 지독한 사람은 여운초였다. 자매의 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내쫓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기다려. 내가 반드시 나와 내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을 테니.”여운별은 자신의 가방을 꼭 껴안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계획했다.여운초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여운별이 소송을 걸고 재산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미 여운초가 단단히 장악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소송을 걸어 그녀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간다고 해도 여운초는 그 불법 회사만이 여운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그리고 그 불법 회사들은 이미 차압당했고 나머지 차압 당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대부분 여운초의 것이다.여운별은 부분적인 재산을 여천우에게 주려고 했다. 정말 여운별에게 재산이 차려지게 된다 해도 여운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여운초는 그 사실을 여운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로 남겨
여운별은 갑자기 멍해졌다.그 별장은 정말 여운초 것이었다!여운별의 가족이 확실히 여운초의 별장을 차지하고 있었다.여운별은 여씨 가문에도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평방수가 이 별장만큼 크지 않았다. 한 가족이 그 별장에 사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운초가 집에서 존재감이 낮았기에 하인조차도 그녀를 괴롭혔다. 누가 이 별장이 여운초의 소유라는 것을 누가 상관했겠는가!여운초는 손을 뻗어 여운별의 손에서 부동산 증명서를 가져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사람을 데리고 올라와서 여운별을 치워주세요.”“여운초, 너... 누가 이 별장이 너의 명의라고 알려줬어? 부동산 소유증에 적힌 이름은 분명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의 별장이라고. 다 내는 거야.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여운초는 웃을 듯 말 듯 하며 여운별을 바라보았다.“운별아, 난 정 선생님 덕으로 앞을 볼 수 있게 됐어. 내가 글씨를 모르는 줄 알고 있었어? 이 부동산 소유증에는 분명 내 이름이 적혀있잖아. 네 가족은 내 집에 살면서 집세를 한 푼도 주지 않았어. 네 방에 있는 물건들은 가져가지 마! 네가 20년 동안 여기에 산 집세로 삼을게.”여운별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여운초, 앞이 보이는 거야?”여운초가 뜻밖에도 시력을 회복했다.그렇게 많은 의사가 그녀의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정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운초의 눈을 정말로 치료해 주었다는 말인가!그럼 여운초가 보이지 않는 척 한 거였다.“여운초, 거짓말쟁이!”아무리 어리석어도 이 정도 되면 깨달았을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에게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운별이 아직도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줄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부모님 방의 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열게 하여 그 비밀번호들을 알아내려고 계획했다.여운별이 무방비 상태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여운초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끔 내버려 두었으니 아마 여운초도 그 비밀번호를 기억했을 것이다.여운초의 기억력은 훌륭했다.앞이 보
여운초는 몸을 돌려 차를 더듬으면서 다시 차에 올라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세요. 운별이가 나를 따라오게 하세요.”여운별은 여운초가 차로 돌아갈 때 차를 더듬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의심을 떨쳐버렸고 여운초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믿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여운별은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단 자신의 휴대전화와 은행 카드를 가지려고 계획했다.몇 분 후.여운초 자매는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별이 앞에 서서 걸어갔다. 그녀는 여운초가 갑자기 마을 고쳐먹고 사람을 시켜서 자신을 쫓아낼까 봐 걱정했다.여운초눈 지금 여씨 가문 별장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여운별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가졌다.여운초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길을 가던 중간에 전이진의 전화도 받았고 계단에서 멈추어 전이진과 전화 통화도 하고 있었다.한참 동안 전화를 하고 통화를 끊은 뒤에야 여운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초가 2층으로 올라가자 여운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여운별은 그녀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새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팔에 끼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여운별은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물건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요 며칠 동안 핸드폰과 돈이 없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여운초는 반짝이는 눈으로 여운별이 그 물건들을 가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 카드는 이미 여운초에 의해 정지되었기 때문에 여운별이 밖에 나가서 돈을 쓰려 해도 쓰지 못할 것이다.여운별은 아직 젊고 직업도 없었기에 수입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카드를 회사 이름으로 걸어놓고는 매달 그 카드에 용돈을 넣어주어 여운별이 쓰도록 했다.여운초는 여씨 가문을 이어받자마자 여운별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켰다.여운별은 의기양양하여 여운초를 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장님, 좀 있다가 알게 될 거야. 누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할지.”여운초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부동산 소유증을 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셨어. 결혼 전 개인 재산은 모두 나에게 남겨주신다고. 그런데 네 어머니가 내가 어리다고 괴롭히면서 내 재산을 차지하셨지. 그리고 네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의 공동재산의 절반은 네 어머니가 이미 가져가신 지 오래야.”여운초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여운초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그녀의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많은 사람은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준희는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여운초를 너무 예뻐해서 어린 나이에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여운초의 아버지는 결혼 전 개인 재산과 결혼 후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전부 여운초에 물려주었다.이 별장은 여운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여운초 아버지의 신혼 별장으로 사주신 것이기에 당연히 여운초의 아버지 혼전 재산으로 그녀에게 남겨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리고 여씨 그룹의 주식은 모두 아버지의 혼전 개인 재산이었기에 여운초에 물려주는 것도 마땅했다.과거의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산이 많지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여운초의 아버지의 개인 재산 가치가 지금까지 몇 배나 올랐는지 모른다.여운별은 여운초의 반박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줄곧 살던 집은 여운초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여운별은 전혀 몰랐다.여운초의 부모님도 이런 사실을 여운별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이렇게 큰 별장이 뜻밖에도 여운초 개인 소유였다!한참 만에 이성을 되찾은 여운별은 그제야 의아해하면서 말했다.“그럴 리가!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여기가 내 집인데 언제 네 집으로 변했어? 거짓말하지 마. 우리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지 말란 말이야!”“네 부모님 방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단언컨대 부동산 소유증이 네 부모님의 금고에 놓여 있을 거야. 금고를 열고 꺼내 보면 알 수 있을 거야.”여운초는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씨 가문의 별장의 부동산 소유증이 그녀의 손에 있
여운별은 예전에도 당한 적 있었다.여운초는 이전에 추미자의 강박적인 요구로 인해 집안일을 많이 하면서 힘이 세졌다.여운초가 손을 놓지 않자 여운별은 다른 손을 뻗어 여운초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여운초는 고개를 숙여 여운별의 손등을 힘껏 물었다.여운별을 너무 아픈 나머지 돼지 잡는 듯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여운초! 언니, 언니. 욕 안 하고 안 때릴게. 놔. 손 놔. 아파!”여운별은 아파서 내내 사정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그렇게 한참을 용서를 빌다가 그제야 손을 놓고 여운별의 손에서 입을 뗐다.여운별의 손은 이내 움츠러들었고 계속 떨고 있었다.그녀의 손등은 여운초에게 물려 핏자국이 났다.잡힌 손목도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여운초가 언제 동작이 이렇게 민첩했던가!놀랍게도 여운초가 여운별의 손목을 정확하게 잡고 손등을 물어뜯었다.여운별은 눈물을 글썽이며 차에 탄 언니를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여운별은 진작에 여운초를 눈빛으로 수없이 베어버렸을 것이다.“여운초! 여긴 내 집이야. 난 집에 갈 거야. 네가 뭔데 집안 하인들을 다 바꾸고 나를 들여보내지 않는 거야?”여운초는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차에서 내린 뒤, 차를 에돌아 여운별 앞으로 다가갔다.여운초가 더듬지 않고 자연스럽게 걷는 모습을 본 여운별은 멍하니 여운초를 바라만 보았다.‘설마 여운초가 눈이 보이는 거야? 고모가 말하길 전이진이 어떤 신의의 제자를 청하여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었다고 들었는데 그 신이의 제자가 이렇게 단 기간 내에 여운초의 눈을 치료해 주었단 말인가! 실력이 이렇게 대단했다고?”여운초가 10년이나 앞을 보지 못해서 여준희와 여기저기 의사를 찾아다녀도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신의의 제자가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눈을 치료해 주었다는 생각에 여운별은 무척 놀랐다.여운별은 탐색하듯 손을 뻗어 여운초의 눈앞에서 흔들거렸다.여운초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여전히 똑같네. 안 보이지?”여운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운
경비원은 여운별이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듣고 집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고 집사가 대답했다.“여운별 씨가 더 떠들면 쫓아내요.”“알겠습니다.”최성욱은 그 상황을 보더니 김양훈을 꾸지람했다.“왜 또 운별이를 저렇게 소란피우게 만들어. 전씨 가문의 사람들을 건드리면 우리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다는 걸 알잖아.”김양훈은 격분하며 대답했다.“뭐가 두려워? 회사도 집도 차도 없는데 우리를 어쩌지도 못할걸. 우리가 잃을 일자리가 있어? 안 되면 쓰레기 수거하러 가도 돼. 요즘 그런 일도 돈을 잘 번다고 하던데.”최성욱이 한숨을 내쉬면서 대답했다.“나중에 쓰레기 수거도 못 할까 봐 걱정이야. 전씨 가문의 사람들 수법을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가서 운별이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가자. 저렇게 소란을 피우게 놔두지 말고.”김양훈은 입을 오므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운별이를 이용해 운초와 싸울 궁리나 하자. 운별이가 여씨 가문의 딸이니 우리 조카들은 그들 친딸과 재산을 다툰다 해도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할 거야.”최성욱의 말을 들은 김양훈은 그제야 최성욱과 함께 여운별의 입을 막고 강제로 끌고 갔다.두 형제는 여운별을 끌고 산에서 내려갔다.여운별은 두 남자보다 힘이 약했기에 그렇게 한참을 끌려갔다. 그러다가 여운별이 그들을 따라 내려가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비로소 그녀를 풀어주었다.여운별은 자신이 지금 두 사촌 오빠들에게 챙겨줄 이익이 없어 사촌 오빠들도 더 이상 예전처럼 자신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얌전히 그들을 따라갔다.여운별이 서원 리조트에 가서 난리를 피운 사실을 명해은도 알고 있었다.여운초가 여운별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여운별이 입구에서 난리를 피우게 내버려 두었다. 몇 분 후면 포기하고 돌아갈 거라 믿었다.즐거운 주말은 이내 지나갔다.월요일이 곧 다가왔다.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던 전태윤 일행은 일요일 저녁에 리조트에서 시내로 돌아왔다.새벽 7시 반, 여운초는 차를 타고 꽃집에 가려고 준비했고 오후
여운별은 화가 나서 몸을 돌려 김양훈의 뺨을 후려갈겼다.짜악!김양훈의 얼굴은 화끈거렸다.그는 생각도 하지 않고 되받아쳐 여운별의 얼굴을 떼렸다.여운별은 김양훈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어려서부터 사촌오빠들과 사촌 언니들은 여운별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했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기 때문이다.사촌 남매는 물론이고 두 고모도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다.여운별이 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여 여운별은 김양훈이 감히 자신을 때릴 줄은 몰랐다.그녀는 맞은 얼굴을 가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김양훈을 노려보며 말했다.“감히 날 때리다니!”김양훈이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네가 아직도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인 줄로 알아? 퉤! 넌 단지 감옥살이하는 여자일 뿐이야. 더는 고상한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아니라고!”“잘 들어! 네 엄마는 감옥에서 살아서 나올 수 없어! 네 어머니가 감옥 안에서 표현이 너무 안 좋아서 2년 유예기간이 끝나면 바로 사형 집행을 받을 거야. 네 아버지가 살아서 나올 수 있다고 해도 십여 년 후일 텐데.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네 아버지가 예전처럼 잘 살 수 있을 거라 믿어?”“네 부모님이 내 작은외삼촌을 죽였어. 이제 여운초의 세력이 강해졌으니 절대로 너희들을 행복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네 아버지가 나오더라도 운초는 네 아버지를 괴롭힐 수많은 방법을 가지고 있거든. 네 부모님이 널 지지해 주시기를 바란다면 꿈 깨!”“여기가 어떤 곳인지도 안 보여? 감히 전씨 가문의 구역에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을 장님이라고 욕해? 뭐? 천한 년? 죽고 싶으면 우리 둘을 끌어들이지 마! 우린 죽고 싶지 않으니까.”“넌 아직도 여운초가 예전에 네가 그 여운초라고 생각해? 예전부터 네가 운초를 괴롭히면서 그녀한테서 아무런 이득도 못 얻더니 정말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우리가 너에게 양보한 것은 단지 너의 부모님께 잘 보여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것일 뿐이야.”“아직도 상태를
이러한 사실들은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여운초를 몰랐을 때 여운초가 여씨 가문에서 어떤 날을 보냈는지, 여운별이 여운초를 어떻게 대했는지 잘 몰랐다. 그러다가 진실을 알게 된 후로 여운별이 평생 감옥에 갇혀 나오지 못하기를 바랐다.따라서 여운초가 여운별을 상대할 때 모두는 여운초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정도가 너무 가볍다고 여겼다.전이진은 약혼녀의 손을 잡고 소리 없이 그녀를 지지했다. 여운초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는 그녀를 지지했다.지금으로 오기까지 여운초는 너무 고생했다.팔자가 세지 않았다면 여운초는 오늘까지 살 수 없었을 것이다.여운초가 여운별을 괴롭히려고 하는 것과 추미자 모녀가 여운초에게 한 짓을 비교하면 여운초의 행동이 아주 가벼운 복수에 불과했다.여운초는 전이진을 흘겨보며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이진의 손을 맞잡았다.그녀는 쉽게 쓰러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또 쉽게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사촌 오빠들과 함께 리조트 입구에서 회답을 기다리고 있었다.밖에 에어컨이 없어서 경비실 입구에 앉아있는데 햇살이 너무 뜨거워 여운별은 너무 덥다고 느꼈다.사람은 더우면 마음이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여운별은 초조해하면서 투덜댔다.“물음 하나만 물었는데 왜 이렇게 답장이 안 와? 이게 무슨 X 같은 날씨야! 11월인데 아직도 이렇게 덥다니.”“조금만 더 기다려. 곧 답장이 올 거야. 관성 날씨는 원래 이렇게 더워. 음력으로 11월이 되어야 덥지 않을 거야.”내년 양력 2월이면 설이 다가온다.하지만 관성에서는 설날에도 춥지 않았다.“여운초가 일부러 늦게 답장하는 것 같아. 햇볕에 쬐어 죽으라고 괜히 늦게 답장하는 것 같아.”이렇게 햇볕을 쬐는 줄 알았으면 양산을 가지고 올 걸 그랬다.여운별이 화를 내려고 할 때 경비원이 경비실에서 나와 미안한 표정으로 여운별에 말했다.“우리 둘째 사모님께서 운별 씨를 만날 시간이 없다고 하니 어서 돌아가세요.”여운별은 벌떡 일어나 예쁜 얼굴에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