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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7화

전이진은 알아서 모두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가져다주고는 과일과 간식을 들고 나왔다.

전이진은 바둑판 위의 바둑알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을 꺼냈다.

“숙모, 이 판은 고의로 삼촌에게 난제를 내주신 것 같은데요. 삼촌 바둑 실력으로 보면 내일까지 생각해도 바둑알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실 것 같은데요.”

전현국의 바둑 솜씨는 정말 형편없었다.

전현국은 바로 굳은 얼굴로 전이진을 노려보았다.

바둑 실력이 아무리 형편없어도 조카에게 놀림을 받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어르신인데 체면이 서지 않았다.

전이진은 헤헤 웃으며 코를 만지다가 다시 오인숙을 보았다. 오인숙이 전현국을 꾸지람하기를 기대하는 눈빛으로 말이다.

전현국에게 야단맞는 것을 막기 위해 오인숙에게 아련한 눈빛을 보냈다.

전현국은 분명히 바둑 실력이 매우 구렸지만,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는 것을 꺼렸다.

오인숙은 전이진의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더니 남편에게 말을 건넸다.

“바둑을 좀 접어두세요. 나중에 또 저와 한 판 해요.”

“됐어. 난 이진이랑 할 거야. 이진아, 이번 주말은 아무 데도 가지 말고 나랑 바둑 좀 두자. 나랑 바둑 두지 않으면 내가 널 볼 때마다 말할 거야. 네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전이진이 바로 용서를 빌었다.

“삼촌, 제가 잘못했어요. 제 입이 탈이네요. 삼촌 실력이 너무 훌륭하세요. 제발 절 용서해 주세요. 제가 셋째 삼촌과 바둑을 두면 3분도 안 걸려 바로 질 걸요. 그럼 얼마나 재미가 없어요. 그래도 숙모랑 해요. 숙모는 바둑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재미있으실 거예요.”

그들이 만약 전현국에게 잡혀서 바둑을 두게 되면 일부러 져주기 때문에 바둑 한판이 몇 분도 안 지나 곧 끝나게 된다. 그러면 전현국은 도전성이 없어 재미가 없다고 느끼면서 그들을 더는 잡지 않았다.

오인숙은 남편을 나무랐다.

“운초 씨의 눈은 아직 치료 중이에요. 이진이가 매일 운초 씨에게 약을 달여 주어야 하는데 당신과 바둑을 둘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저와 바둑을 두고 싶지 않다면 방학이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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