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훈 씨.”소지훈이 운전기사로 데리고 온 두 명의 경호원이 소지훈이 나오는 것을 보더니 바로 마중 나왔다.그들은 소지훈의 요구대로 “소지훈 씨”로만 호칭했다. “도련님”으로 부르면 전하윤이 소지훈의 진짜 신분을 발견하게 되어 겁먹게 할까 봐 걱정했다.경호원들은 소지훈이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여겼다. 미래의 소씨 가문의 사모님 담력이 매우 컸기에 소지훈의 신분을 두려워할 리가 없었다.소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정윤하에게 말했다.“제 차에 많은 사람이 탈 수 없기 때문에 두 명의 운전기사를 불러왔어요. 차 세 대로 이동하면 붐빌 필요도 없이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어요.”정윤하는 소지훈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아저씨, 고마워요. 생각이 깊으시네요”소지훈이 웃었다.“괜찮아요. 윤하 씨는 저를 모르는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구해주셨는데 제가 차를 안배해 드리는 것쯤이야 아주 사소한 일이죠. 사양하지 마세요.”정윤하도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우리 서로 자꾸 고맙다고 하지 말죠. 저도 익숙하지 않아요.”정윤하도 시원시원한 사람을 좋아했다.두 사람은 학생들이 각각 차에 오르는 것을 지켜보았고 정윤하는 그제야 소지훈을 따라 그의 차로 향했다.소지훈이 신사처럼 정윤하의 차 문을 잡아당겨 주자 정윤하는 본능적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방금 자신이 한 말을 떠올리며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정윤하가 안전 벨트를 매고 나서야 소지훈이 차에 올랐고 이내 차를 몰고 관성 호텔을 떠났다.가는 길에 소지훈은 정윤하에게 관성의 놀기 좋은 곳을 소개하며 맡은 바 책임을 다했다.정윤하는 그 말들을 들으면서 매우 설렜고 또 유감스러워하면서 입을 열었다.“그러나 저는 관성에 며칠밖에 머물 수 없어요. 학생들의 부모가 걱정하고 있기에 돌아가야 해요.”소지훈이 바로 말을 이었다.“앞으로 시간이 나면 혼자 와서 많이 놀다 가요. 미리 전화 주시면 제가 호텔도 예약해 드리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맛있는 것도 사드릴게요.”“너무 폐만 끼치는 것 같네
소지훈은 정윤하에게 말을 건넸다.“듣기로는 장미꽃과 백화꽃 그리고 해바라기도 심는대요. 지금은 10월이라 꽃이 많이 안 피었지만 봄에 여기로 오면 정말 예쁠 거예요.”정윤하도 창문을 내리누르고 먼 곳을 바라보며 감탄했다.“제가 보고 있는 곳 모두 전씨 가문의 산이에요? 저 사람들도 모두 전씨 가문의 사람들이라고요?”“지금 윤하 씨가 볼 수 있는 곳 모두 전씨 가문의 산이에요. 그리고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도 전씨 가문의 노동자예요. 정원을 관리하는 사람들, 그리고 과일 산을 관리하는 사람들이거든요.”“또 다른 사람들은 전씨 가문의 족속의 사람들로 모두 전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에요.”“저 집들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집은 전씨 가족의 거처이고 어떤 집은 노동자들의 숙소에요. 전씨 가문은 노동자들 복리에 신경을 잘 써줘요. 혼자 사는 노동자라면 화장실과 주방이 달린 방에서 살게 하고 가족을 데리고 여기에 와서 일하는 사람한테는 숙소를 나누어 주는데 크지는 않지만, 설계도 잘 되어 있어서 살 만할 거예요.”정윤하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러면 여기서 일하는 사람은 사무실 직원들 대우와 같네요.”“일반 회사의 사무직 직원들보다 낫죠. 노동자의 학생들도 공부를 엄청 잘해요. 앞으로 좋은 대학에도 가고 사회에 나와 전씨 그룹에 취직하게 되면 또 전씨 가문에서 보너스도 주거든요.”“전씨 가문의 노동자들이 여기로 들어와서 취직하게 되면 자리를 옮기는 일이 거의 없어요. 오히려 떠나기 아쉬워하거든요. 오래 머물다 보니 한 곳에 익숙해지기도 하고 특히 전씨 가문은 노동자들에게 정말 잘 대해주세요. 특히 전씨 할머니는 매우 친절하시거든요.”“이렇게 좋은 대우를 받고 이렇게 좋은 주인을 만난다면 저 같아도 떠나기 아쉬울 거예요. 어쩐지 전씨 가문이 관성의 갑부 자리에 우뚝 서 있더라니.”번창하는 대가족이 화목하게 잘 지내고 자손들도 모두 출세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명문가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가정에서도 이런 가문을 찾기 매
소지훈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윤하 씨, 저한테 이렇게 예의 차리지 마세요. 우리는 이제 친구잖아요. 더구나 윤하 씨는 저의 생명의 은인인걸요.”정윤하도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그러죠. 저도 항상 예의 차리는 게 불편하고 어색해요. 아저씨도 자꾸 생명의 은이라는 말 좀 하지 마세요. 저는 단지 소화할 겸 산책할 때 건달들과 싸움 한 번 했을 뿐이에요.”두 사람 모두 웃음 터뜨리고 말았다.정윤하가 차에서 내려 꽃구경 할 의향이 없는 것을 보아낸 소지훈은 바로 차를 몰고 산으로 향했다.소지훈은 정윤하가 꽃을 좋아하지 않으리라 추측했다.그리고 차가 산 중턱까지 갔다가 잠시 멈추었다.산 중턱에 경비원 사무실이 있었고 사무실 앞에는 차량 통행 금지 표시판이 세워져 있었다.경비원은 소지훈을 보더니 재빨리 소지훈의 차량을 지나가게 했다.정윤하가 궁금한 듯 물었다.“산속에도 통행을 지키는 경비실이 있네요.”“네, 서원 리조트는 전씨 가문의 큰 저택으로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어요. 예전에는 리조트 대문 앞에만 설치했는데 전 대표님이 깜짝 결혼 이후 너무 많은 사람이 전 대표님 부부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하려고 산을 오른 적 있거든요.”“리조트의 안전을 고려한 전 대표님은 산 중턱에 경비원들을 안배했어요. 세 사람 한 팀으로 3팀을, 하루 24시간 교대로 근무하게 하고 허가 없이 이곳으로 오면 산 중턱 아래에서만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했어요.”정윤하는 갑자기 부잣집의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출입하는 자유마저도 모두 통제되다니.다행히 정윤하는 단지 명문가의 저택으로 여행을 왔을 뿐이고 한 바퀴 둘러보다가 떠나기 때문에 이런 일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었다.정윤하는 문득 자기 생각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부잣집에 함부로 시집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많은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정윤하는 속박당하면서 명문가에 시집가고 싶지 않았는바 그저 평범한 가정의 남자와 결혼하고 싶었다.정윤하는 정
소지훈도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나눈 후 정윤하에게 집사를 소개해주었다.“윤하 씨, 이분이 바로 서원 리조트의 집사 박씨 아저씨예요.”“박 집사님, 이분은 연성의 정합 도장 사장님의 딸 윤하 씨에요. 제 생명의 은인이죠.”박 집사는 속으로 비방했다.‘날 지금 놀리나... 소 대표님도 생명의 은인이 있다고?’소지훈의 신분으로 놓고 봐도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소지훈과 싸우기는커녕 감히 그의 털끝도 건드리지도 못할 것이다.하지만 큰 도련님은 특별히 집사에게 소지훈이 오면 소지훈이 무슨 말을 하든 맞장구쳐 주며 그의 뜻에 따르라고 당부하셨다.“윤하 씨.”박 집사는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정윤하는 이내 대답하며 미안해하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실례하게 됐네요. 잘 부탁드려요.”박 집사는 빙그레 웃었다.“소 대표님은 우리 큰 도련님과 아는 사이라 괜찮아요. 큰 도련님께서 지시하셨거든요. 오늘은 제가 가이드가 되어 리조트를 구경시켜 드리라고요.”소지훈이 끼어들었다.“박씨 아저씨, 잘 부탁드려요. 제가 여기 두 번밖에 오지 못했지만, 익숙히 알지는 못해도 길은 잃지 않을 거예요. 윤하 씨 가이드하는 것쯤은 쉽게 할 수 있어요. 일 보세요. 고마워요, 집사님.”“우리 14명의 점심 식사만 준비해 주세요. 오후에 시내로 돌아갈 거에요.”박 집사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알겠어요. 소 대표님께서 점심 식사 한 시간 전에 요리를 주문해 주시면 저희가 때맞춰서 연락드릴게요. 그리고 저에게 위치를 보내주시면 사람을 시켜 음식을 배달해 드릴게요.”소지훈이 인사했다.“네, 그러죠. 잘 부탁드려요.”박 집사도 웃었다.“재미있게 놀다 가시길 바라요. 어린이 놀이터도 저쪽으로 이미 안배해 드렸어요. 학생들이 놀고 싶어 하는 놀이 기구도 사람들을 대기시켜 놓았으니 학생들의 안전에 유의해주시기 바래요.”소지훈은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했다.박 집사도 거듭 인사할 필요 없다면서 소지훈 일행만 즐겁게 지내면 된다고 말했다.그래야 박 집사도 소지훈
“전씨 할머니.”피할 수 없으면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소지훈은 바로 빙그레 웃으며 할머니께 인사드렸다.정윤하는 눈앞에서 걸어오는 자애롭고 보살님처럼 웃는 할머니가 바로 전씨 할머니임을 알아보았다.전씨 할머니의 수수한 옷차림은 여느 할머니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타고난 귀티가 수수한 옷으로는 전혀 가려지지 않았다.할머니는 힘차게 걸어오셨고 신체가 매우 튼튼하셨다. 관리도 아주 완벽히 잘하셨기에 겉으로 보면 마치 50대의 아주머니와 같으셨고 실제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지훈 씨, 이분은?”전씨 할머니는 정윤를 보며 모르는 척 소지훈에게 물었다.어르신 앞에서 소지훈은 속임수를 쓰지 않고 솔직하게 정윤하를 할머니에게 소개해주었다.“할머니, 안녕하세요.”소지훈은 두 사람을 서로에게 소개해주었고 정윤하도 바로 전씨 할머니께 인사를 드렸다.할머니도 자상하게 웃었다.“윤하 씨, 안녕하세요.”전씨 할머니는 정윤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젊고 맑은 얼굴에는 영기가 넘쳐흘렀고 대범한 성격이 돋보였다.전씨 할머니는 정윤하에 대한 첫인상이 아주 좋았다.듣는 바에 의하면 정윤하의 싸움 실력이 아주 훌륭하다고 했다. 소지훈이 정윤하를 자신의 생명의 은인으로 만들려고 자신의 부하들을 그 연극에 안배했는데 정윤하에 의해 모두 제압당했고 지금도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했다.이런 실력을 갖춘 여자는 소지훈과 매우 잘 어울렸다.전씨 할머니는 정윤하의 시원시원하고 대범한 성격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하셨다.전씨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골라준 아내만큼 훌륭했다. 하느님은 소지훈에게 푸대접하지 않았다.소지훈에게 저팔계와 같은 외모를 가진 여자를 주선해 주었다면...전씨 할머니는 상상만으로도 너무 웃길 것이라고 생각했다.어르신은 한사코 장가들지 않는 남자들이 이런 일들을 겪는 것을 무척 고소해 했다.소지훈은 병 때문에 평생 한 여자에게만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있었다.만약 정말 못생긴 여자에게 반응을 보인다면 소지훈도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 장가를 갈 수밖에 없을
전씨 할머니는 정윤하에게 말했다.“윤하 씨, 우리는 예의를 너무 중히 여기는 사람이 아니니까 불편해하시지 마세요. 우리를 방해한다고도 생각하지 마시고요. 우리 리조트에서 잘 드시고 잘 놀다가 또 오고 싶으시면 자주 오세요.”정윤하는 웃음 지으며 대답했다.“그럼 앞으로 시합하게 될 때마다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할머니를 귀찮게 할게요.”귀로 듣기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더 낫다고 하더니!전씨 할머니는 생각보다 더 친근하고 거드름 피우지도 않으셨다.전씨 할머니는 정윤하의 할머니처럼 따뜻하고 손님 접대를 잘하는 분이셨다.“경기가 없어도 놀러 오세요. 지훈 씨에게 부탁해서 데리러 가면 되죠. 그리고 우리 리조트로 와서 묵으셔도 되고요. 리조트에 방이 많으니 열흘 동안 지내면서 놀다가 가세요.”정윤하는 웃으면서 예의 바르게 말을 이어갔다.정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할 것이다.한 번 와보는 것만으로도 소지훈에게 얼마나 큰 신세를 졌는지 모른다.소지훈은 항상 정윤하에게 은혜를 다 갚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열정적으로 정윤하와 학생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기도 했고 갑부인 전씨 가문의 저택까지 들어왔으며고 밥도 사주었다. 이 남자는 정말 생명의 은혜를 몇 배로 갚는 사람이었다.은혜에 보답하고 감사할 줄 아는 남자는 분명 좋은 남자일 것이다.정윤하는 소지훈과 이틀간 접촉하면서 그에 대한 평가가 점점 높아져 갔다.할머니의 요청에 소지훈 일행은 먼저 저택으로 향했다. 그들은 화려하고 절제된 홀에서 차를 마시고 과자와 과일도 먹었다.모두가 배불리 먹은 모습을 본 전씨 할머니는 직접 가이드가 되어 모두를 데리고 리조트를 구경시켜주었다.12명의 어린이를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전씨 할머니는 가장 먼저 학생들을 데리고 어린이 놀이터로 갔다.그 놀이터는 옛날에 전씨 할머니가 손주들을 위해 만든 놀이터였다. 지금 아홉째 손자도 이미 10살이 넘었던지라여 살 되였기에 그 놀이터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 가끔 우빈이가 올 때면 그 놀이터에서 놀곤 했다.오늘은
“할머니, 태윤 씨와 예정 씨의 혼례를 앞두고 할머니도 바쁘시겠어요. 할머니 장손의 혼례에 관한 일인데 할머니의 귀한 시간을 뺏을 수는 없죠. 윤하 씨 곁에는 제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소지훈은 전씨 할머니께 더는 자신의 잘 보일 기회를 빼앗지 말라는 의미를 명백하게 표현했다.그는소지훈은 정윤하 앞에서 잘 보일 기회를 간절하게 얻고 싶었던 모양이다.할머니가 빙그레 웃으며 말을 꺼냈다.“그러면 뭐해요? 제가 할 일도 없는데. 저는 나이도 많고 늙어서 지팡이를 짚고 다닐 정도인데 저한테 감히 일을 시킬 리가 있겠어요? 제가 입만 뻥끗하면 사람들이 제 요구대로 움직여줘요. 저 너무 한가해요.”“우리 서원 리조트에 이렇게 많은 아이가 와서 노는 것을 본지도 꽤 오래됐네요. 저는 이렇게 사람이 많은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잘 보이고 싶으면 어서 가서 잘 보여요. 제가 막는 것도 아니고.”“저 같은 노인네도 이기지 못하면 앞으로 강한 적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바로 항복하고 윤하 씨를 상대방에게 양보하려고요?”소지훈이 대답했다.“저 소지훈은 항복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잘 몰라요.”누가 감히 소지훈과 정윤하를 뺏으려 하겠는가!시험해 보면 알 것이다!할머니는 피식 웃었다.“지훈 씨, 지금 저에게 항복한다고 말씀하시면 제가 바로 집 안으로 들어갈게요. 더는 방해하지 않을게요. 저도 우리 태윤의 혼례를 지켜봐야 하기에 정말로 바쁘거든요.”전태윤의 혼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바로 전태윤 본인일 것이다.할머니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여전히 시름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필경 장남이 전씨 가문 손자중에서 첫 번째로 올리는 결혼식이기 때문에 떠들썩하게 식을 치르고 싶었다.앞으로 전태윤은 전씨 가문의 가주이고 하예정 또한 전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될 것이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다른 손자들이 초월할 수 없을 만큼 성대하게 꾸며야 했다.전씨 할머니는 하예정의 든든한 후원자로 되려고 노력했다.“항복하지 않으면 저는 지훈 씨 뒤를 계속 따라다닐
정윤하는 자신의 학생들을 소지훈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소지훈이 제안하자, 정윤하는 별말 없이 그가 가리킨 큰 나무 쪽으로 따라 걸었다.나무 아래에는 그네 의자가 하나 설치되어 있었다.“별장에는 정말 많은 그네가 있더라고요.”그네 의자에 앉은 후, 정윤하가 말했다.“꽤 많아요. 대부분 나중에 설치된 거죠. 전씨 사모님께서 그네를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대표님께서도 부인을 많이 아끼셔서, 그분들이 머무는 곳엔 언제나 그네가 있다고 들었어요.”“그럼. 전씨 사모님은 어디서든 그네 의자에 앉을 수 있겠네요.”정윤하는 부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전씨 사모님을 진심으로 아끼는군요. 정말 부러 워요.”정말 어디서나 전태윤이 부인을 아낀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 같다.“전씨 할머니는요?”할머니가 보이지 않자 정윤하는 궁금해서 물었다.조금 전 까지만 해도 함께 있었다.“할머니께서는 전씨 가문의 중심이세요. 가문의 중요한 일들은 모두 할머니가 지휘하시죠. 대표님의 결혼식 준비 때문에 지금 많이 바쁘실 거예요.”“정윤하 씨, 며칠 더 머무를 수 있나요?”소지훈이 갑자기 물었다.정윤하가 대답했다.“더 이상 머무를 수는 없어요. 아이들이 곧 학교에 돌아가야 하거든요. 우리 도장에서 무술을 배우긴 하지만, 학업이 더 중요하죠. 우리 무관이 아이들의 공부를 방해할 순 없어요.”그렇게 말하고 나서, 정윤하는 소지훈에게 물었다.“소지훈 씨, 무슨 일 있으신가요?”소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전 대표님 결혼식 이야기를 하니까 생각났어요. 저도 대표님의 청첩장과 초대를 받았거든요. 결혼식에 참석할 뿐만 아니라, 사회도 맡아야 해요. 원래는 정윤하 씨와 함께 돌아가서 무술을 배우고 몸을 단련할 계획이었는데, 결혼식 후에야 연성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정윤하 씨께서 며칠 더 머무르시고 대표님의 결혼식에서 축하 한 잔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그 말을 듣고 정윤하는 꽤 흔들렸다.하지만 정윤하는 여전히 거절했다.“안 돼요. 저랑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또 법을 어기는 일까지 했다.비록 모든 불법적인 장사는 이미 압류당했고 관련된 금액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여씨 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주가가 폭락하고 매출액이 바닥을 쳤으며 여씨 그룹의 재산도 많이 수축했다.큰누나가 여씨 그룹을 이어받은 후, 한동호 형님과 힘을 합쳐 천신만고 끝에 여씨 그룹을 이끌고 이 힘든 고비를 넘긴 셈이었다.이런 얘기를 큰누나는 그한테 한 적 없었지만, 그는 한동호 형님과 매형을 통해서 알게되었다.비로소 그는 큰누나의 홀가분해 보이는 말투 속에 얼마나 많은 쓰라림이 숨겨져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비록 큰누나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감방으로 보내긴 했지만, 그것은 그의 부모님이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비록 큰누나의 대의멸친을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이해만은 할 수 있었다.현재 여씨 그룹은 큰누나가 통제하고 있지만, 큰누나가 그에게 한 말이 있었다. 자기가 가져야 할 재산은 한 푼도 양보하지 않지만, 자기가 가지지 말아야 할 재산은 한 푼도 탐하지 않는다고. 그가 물려받아야 할 재산은 언젠가는 돌려줄 것이었다.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그와 둘째 누나 단둘의 소송일 것이었다.큰누나는 단지 여천우 부모님에게 속하는 재산만 그에게 돌려줄 것이었다. 그의 부모님에게 자식이라곤 그와 둘째 누나밖에 없으니 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상대는 그일 수밖에 없었다.“누나, 나 먼저 수업 들으러 들게. 수업이 끝나는 대로 휴가 내서 돌아갈 테니 그때 천천히 얘기해.”“알았어, 얼른 가서 수업 봐.”동생과의 통화를 마친 여운초는 동생의 말대로 그의 부모님의 물건들을 그의 방으로 옮겨 놓았다.여운별 방의 물건은 여운초가 기분을 봐서 언제든 연락하여 가져가라고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앞으로 그와 여운별은 남남일 것이었다.“아가씨, 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 오셨습니다.”여운초는 알았다고 하면서 핸드폰을 손에
“어쨌든 우리 여씨 가문의 재산은 운별 누나가 망치게 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우리 두 큰고모도 틀림없이 운별 누나를 달래서 모든 재산을 빼앗으려 할거에요. 운별 누나는 사람 말을 너무 잘 믿어서 조금만 달래면 뭐든지 나누어 줄 거에요.”여천우가 이렇게 한 이유는 단지 여씨 가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일 뿐이다.추미자 부부가 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을 여천우에게 물려주게 하고 또 여천우는 그 재산들을 모두 여운초에 돌려줄 셈이다. 여천우는 여운초의 사람 됨됨이를 믿었다.여천우는 여운초가 그녀의 재산이 아니면 탐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의 여운초도 그의 재산을 탐낼 필요가 없었다. 약혼자 전이진의 집에 재산이 엄청 많아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인 여운초는 여천우의 그깟 재산을 손에 넣지 않을 것이다.“누나, 우리 부모님 명의로 된 합법적 재산이 얼마나 남았어?”여천우는 부모님이 이전에 하신 부분적인 사업들이 법에 어긋난 사업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불법적인 사업들은 이미 차압되었고 따라서 그 수입도 이미 몰수되었다. 그가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단지 부모님의 합법적인 소득뿐이었다.여운초가 대답했다.“불법적인 사업과 모든 수익은 차압되거나 몰수됐어. 여씨 가문 기업은 법에 어긋난 사업을 하지 않았어. 다행히 네 아버지께서 여씨 그룹을 불법적인 사업에 손을 대지 않게 했지. 지금 여씨 그룹이 하는 사업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이야.”“여씨 그룹의 주식은 우리 아버지가 대부분을 차지하셨어.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우리 아버지께 대부분 주식을 나눠주셨지. 게다가 아버지 본인도 주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버지는 주식의 절반을 차지하고 계셨거든. 그리고 나머지는 너의 아버지와 다른 소액주주들의 것으로 되었지. 현재 여씨 가문 주식 가격에 네 부모님 명의로 된 부동산 몇 채를 합치면 마침 200억 원 조금 넘을 거야.”여천우 친아버지 여태웅은 20여 년 전 추미자와 함께 친동생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범죄 때문에 중형
틀림없이 누군가가 여운초를 건드려 자극했을 것이다.여운초는 오랜 한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누군가에 의해 폭발한 게 틀림없었다. 하여 추미자 부부의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비우려고 했을 것이다.또 하나, 여운초는 추미자 부부방의 비밀번호를 몰랐다. 심지어 여천우조차도 몰랐다.추미자는 여천우가 여운초의 편을 든다고 많은 일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여운초도 사실대로 여운별이 일찍 감옥에서 나와 오늘 아침에 여씨 가문의 별장에 쳐들어온 사실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었다.여천우가 그 사실을 듣더니 한숨을 쉬었다. 알고 보니 사고뭉치였던 여운별이 나와서 사고를 친 것이다.여씨 가문은 또 시끄러워질 것이 뻔했다.여천우는 여운초에 말했다.“우리 부모님 방에 있던 물건들을 전부 내 방에 가져다줘. 그리고 운별 누나 물건은 운별 누나가 가져가게 해. 그리고 운별 누나 방도 깨끗이 치워.”여천우는 그 별장이 여운초의 별장이었기에 여운초가 여운별이 그 별장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으면 여운초를 존중해 주고 싶었다.여천우는 여운별이 예전에 어떻게 여운초를 괴롭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운별을 도와 여운초에게 사정하지 못했다.여운별이 감옥 안에서 일찍 나온 것도 아마 감옥에서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실제 성격을 잘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그리고 누나, 운별 누나가 소송을 걸어 재산을 나누려고 하면 나에게 알려줘. 재산을 너무 많이 주면 다 써버릴 거야. 아무리 많은 재산일지라도 운별 누나는 분명 다 탕진 할걸. 아무것도 모르면서 성질만 부리면서 돈만 쓰잖아.”여천우는 여씨 그룹을 여운초에게 맡기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말이지 밤새 뛰어와서 여운별을 막고 싶었다.여천우는 두 누나의 인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여운별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응석받이로 키웠기에 패가망신할 사람이었다.“절대로 운별 누나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면 안 돼. 내가 지금 휴가를 내고 돌아갈게. 감옥으로 가서 우리 부모님을 만나 그들의 명의 아래에 있는 재산을
여미란은 추미자가 살아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여미란은 마음속 깊이 추미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여씨 가문의 사모님 추미자는 먼저 여미란의 남동생에게 시집간 뒤로 그 남동생을 죽이고 또 여미란의 오빠에게 시집갔지만 지금 그 오빠마저도 감옥으로 들어갔다.여미란의 동생이 죽었다고 해도 그녀의 오빠와 관계가 없을 수 없었다. 물론 그 화근은 역시 추미자였다.여미란의 오빠가 추미자와 정정당당하게 함께 있기 위해 동생을 죽인 것이다.여운초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여운초는 지금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이었고 전씨 가문이 그녀의 배후에 서 있었기에 여미란 일행은 감히 여운초를 찾아 복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여미란은 마음속으로 여운초를 수천 번, 수만 번 욕하면서 자신을 달래곤 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여씨 가문을 떠나 어디로 갈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최씨 집안과 김씨 집안이 여운별의 피를 빨아들이도록 내버려 두기로 했다.예전에 여미란 자매의 집에 재산이 많았지만 늘 친정집에서 이득을 보려고 애썼다.이제 최씨와 김씨 집안은 부귀한 생활에 익숙해져 꿈에서라도 부자들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하던 찰나에 여운별이 스스로 찾아와 도움을 청하게 되었기에 그녀의 피를 빨아먹을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그때가 되면 여운별은 그녀의 손에 쥐어진 적디적은 재산을 가지고 두 집안에 의해 피를 빨리게 될 것이 뻔했기에 여운초는 곁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지켜만 보면 되었다.여운초가 여천우와 말했듯이 여운초는 자신의 재산을 일전 한 푼도 그들에게 주지 않을 것이지만 자신의 재산이 아닌 것은 전부 그들에게 돌려줄 것이다.추미자는 예전에 화려하고 웅장하게 꾸며진 큰 방에서 살았지만 정작 별장 주인인 자신이 가정부와 함께 방을 쓰게 된 기억을 떠올린 여운초는 집사에게 지시했다.“이 방을 깨끗이 청소하세요. 이 방을 다시 새로 꾸밀 거예요.”이 큰 방이 바로 주인의 방이다.여운초는 먼저 금고를 그녀가 지금 사는 방으로 옮기라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그 현금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두 명의 하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여운초가 어디서 고용한 하인들인지 힘이 엄청나게 컸다.수 억 원의 현금들은 그렇게 모두 빼앗겨 버렸다.“여긴 내 집이야.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 전부 내 재산이라고. 운별아, 방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네 그 가방은 내가 안 뺏을게. 너에게 주는 보수로 생각해. 방문을 열어준 대가로 말이야.”여운별은 화가 나서 여운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분명히 여운별이 돈을 주고 사 온 가방인데 여운초가 뻔뻔하게도 여운별에게 보수로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자꾸 노려보면 가방까지 빼앗을 거야. 자, 이제 너 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 내쫓을까?”여운초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말은 여운별의 귀가에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고 여운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두 고모는 모두 여운초가 정말 지독하다고 말했다.여운별은 이제야 깨달았다. 과연 가장 지독한 사람은 여운초였다. 자매의 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내쫓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기다려. 내가 반드시 나와 내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을 테니.”여운별은 자신의 가방을 꼭 껴안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계획했다.여운초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여운별이 소송을 걸고 재산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미 여운초가 단단히 장악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소송을 걸어 그녀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간다고 해도 여운초는 그 불법 회사만이 여운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그리고 그 불법 회사들은 이미 차압당했고 나머지 차압 당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대부분 여운초의 것이다.여운별은 부분적인 재산을 여천우에게 주려고 했다. 정말 여운별에게 재산이 차려지게 된다 해도 여운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여운초는 그 사실을 여운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로 남겨
여운별은 갑자기 멍해졌다.그 별장은 정말 여운초 것이었다!여운별의 가족이 확실히 여운초의 별장을 차지하고 있었다.여운별은 여씨 가문에도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평방수가 이 별장만큼 크지 않았다. 한 가족이 그 별장에 사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운초가 집에서 존재감이 낮았기에 하인조차도 그녀를 괴롭혔다. 누가 이 별장이 여운초의 소유라는 것을 누가 상관했겠는가!여운초는 손을 뻗어 여운별의 손에서 부동산 증명서를 가져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사람을 데리고 올라와서 여운별을 치워주세요.”“여운초, 너... 누가 이 별장이 너의 명의라고 알려줬어? 부동산 소유증에 적힌 이름은 분명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의 별장이라고. 다 내는 거야.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여운초는 웃을 듯 말 듯 하며 여운별을 바라보았다.“운별아, 난 정 선생님 덕으로 앞을 볼 수 있게 됐어. 내가 글씨를 모르는 줄 알고 있었어? 이 부동산 소유증에는 분명 내 이름이 적혀있잖아. 네 가족은 내 집에 살면서 집세를 한 푼도 주지 않았어. 네 방에 있는 물건들은 가져가지 마! 네가 20년 동안 여기에 산 집세로 삼을게.”여운별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여운초, 앞이 보이는 거야?”여운초가 뜻밖에도 시력을 회복했다.그렇게 많은 의사가 그녀의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정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운초의 눈을 정말로 치료해 주었다는 말인가!그럼 여운초가 보이지 않는 척 한 거였다.“여운초, 거짓말쟁이!”아무리 어리석어도 이 정도 되면 깨달았을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에게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운별이 아직도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줄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부모님 방의 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열게 하여 그 비밀번호들을 알아내려고 계획했다.여운별이 무방비 상태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여운초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끔 내버려 두었으니 아마 여운초도 그 비밀번호를 기억했을 것이다.여운초의 기억력은 훌륭했다.앞이 보
여운초는 몸을 돌려 차를 더듬으면서 다시 차에 올라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세요. 운별이가 나를 따라오게 하세요.”여운별은 여운초가 차로 돌아갈 때 차를 더듬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의심을 떨쳐버렸고 여운초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믿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여운별은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단 자신의 휴대전화와 은행 카드를 가지려고 계획했다.몇 분 후.여운초 자매는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별이 앞에 서서 걸어갔다. 그녀는 여운초가 갑자기 마을 고쳐먹고 사람을 시켜서 자신을 쫓아낼까 봐 걱정했다.여운초눈 지금 여씨 가문 별장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여운별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가졌다.여운초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길을 가던 중간에 전이진의 전화도 받았고 계단에서 멈추어 전이진과 전화 통화도 하고 있었다.한참 동안 전화를 하고 통화를 끊은 뒤에야 여운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초가 2층으로 올라가자 여운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여운별은 그녀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새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팔에 끼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여운별은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물건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요 며칠 동안 핸드폰과 돈이 없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여운초는 반짝이는 눈으로 여운별이 그 물건들을 가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 카드는 이미 여운초에 의해 정지되었기 때문에 여운별이 밖에 나가서 돈을 쓰려 해도 쓰지 못할 것이다.여운별은 아직 젊고 직업도 없었기에 수입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카드를 회사 이름으로 걸어놓고는 매달 그 카드에 용돈을 넣어주어 여운별이 쓰도록 했다.여운초는 여씨 가문을 이어받자마자 여운별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켰다.여운별은 의기양양하여 여운초를 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장님, 좀 있다가 알게 될 거야. 누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할지.”여운초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부동산 소유증을 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셨어. 결혼 전 개인 재산은 모두 나에게 남겨주신다고. 그런데 네 어머니가 내가 어리다고 괴롭히면서 내 재산을 차지하셨지. 그리고 네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의 공동재산의 절반은 네 어머니가 이미 가져가신 지 오래야.”여운초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여운초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그녀의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많은 사람은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준희는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여운초를 너무 예뻐해서 어린 나이에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여운초의 아버지는 결혼 전 개인 재산과 결혼 후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전부 여운초에 물려주었다.이 별장은 여운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여운초 아버지의 신혼 별장으로 사주신 것이기에 당연히 여운초의 아버지 혼전 재산으로 그녀에게 남겨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리고 여씨 그룹의 주식은 모두 아버지의 혼전 개인 재산이었기에 여운초에 물려주는 것도 마땅했다.과거의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산이 많지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여운초의 아버지의 개인 재산 가치가 지금까지 몇 배나 올랐는지 모른다.여운별은 여운초의 반박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줄곧 살던 집은 여운초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여운별은 전혀 몰랐다.여운초의 부모님도 이런 사실을 여운별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이렇게 큰 별장이 뜻밖에도 여운초 개인 소유였다!한참 만에 이성을 되찾은 여운별은 그제야 의아해하면서 말했다.“그럴 리가!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여기가 내 집인데 언제 네 집으로 변했어? 거짓말하지 마. 우리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지 말란 말이야!”“네 부모님 방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단언컨대 부동산 소유증이 네 부모님의 금고에 놓여 있을 거야. 금고를 열고 꺼내 보면 알 수 있을 거야.”여운초는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씨 가문의 별장의 부동산 소유증이 그녀의 손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