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 가문의 집안을 떠올린 주형인은 이내 자기 처제의 조건을 생각했다. 만약 전태윤이 전씨 가문 도련님이라면 하씨 가문은 조상도 기뻐서 무덤에서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하예정은 외모가 뛰어나긴 하지만 여러 방면에서는 성씨 가문 아가씨와는 한참 뒤떨어졌다. 전씨 가문 도련님은 그 아가씨도 눈에 들어 하지 않는데 하예정을 마음에 둘 리가 없었다.그렇게 비교를 해 본 주형인은 괜한 생각이라며 그 생각을 지웠다.전태윤은 절대로 전씨 가문 도련님일 리가 없었다!"잘못 봤나 보지, 가자. 우리 아침 먹으러 가자."서현주는 주형인이 전씨 가문 도련님과 아는 사이이기를 바랐다. 그렇다면 주형인과 만나면 주형인을 통해 전씨 가문 도련님과 안목을 틀 수도 있었다. 그렇게 어쩌면 상류사회에 발을 들일 수 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현실은 그녀에게 그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찬물을 끼얹었다.괜한 망상은 그만두는 게 나았다.주형인의 마음을 단단히 잡아, 그가 이혼을 한 뒤 자신과 결혼하게 하는 것, 그것은 그녀의 가장 큰 바람이니,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전태윤은 주형인을 보지 못했지만 강일구는 발견했다.다행히 주형인은 전태윤 곁의 경호원을 알지 못했지만, 경호원들은 작은 사모님 주변 인물의 얼굴은 전부 기억하고 있어, 단박에 주형인을 알아봤다.차에 탄 뒤에야 강일구는 전태윤에게 말했다."도련님, 방금 전 호텔 입구에서 작은 사모님의 형부 되시는 분을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얼핏 본 거라 확실히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곁에 있는 여자도 작은 사모님의 언니분이 아니신 것을 보면 제가 잘못 본 것 같습니다."그 남자가 정말로 작은 사모님의 형부라면 그는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는, 기혼 여성에게 몹시 잔혹한 일을 알게 된 것이다.곧장 대답하지 않은 전태윤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말했지, 그 여자의 일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강일구는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도련님과 작은 사모
하예진은 계속해서 일자리를 찾아야 해 하예정은 조카를 데리고 가게로 향했다.심효진은 주우빈을 몹시 좋아해, 심효진이 주우빈과 놀아주는 덕에 하예정은 자신의 공예품을 만들 수 있었다.하예정도 한복풍의 액세서리를 인터넷 스토어에 올려 판매량을 볼 생각이었다. 판매량이 괜찮다면 새로운 가게를 하나 더 낼 수도 있었다.온라인 스토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통에 오프라인은 장사가 그다지 잘되지 않았다.인터넷 스토어가 돈만 된다면 하예정은 가게 하나를 더 여는 것이 기꺼웠다.점심시간이 되자, 심효진은 하예정에게 물었다. "예정아, 오늘은 너희 그이 데리러 안 가? 나 집에서 신선한 해산물 가져왔는데. 점심에 해산물 파티하자.""전태윤 씨도 온다면 밥 좀 더 할게."이제 식사 준비를 하려던 심효진은 혹시라도 밥을 적게 해 모자랄까 봐 하예정에게 물었다."내가 부른다고 해도, 올지는 모르겠어. 효진아, 나 태윤 씨랑 냉전하고 있는 것 같아."하예정은 손님이 예약한 파키라 나무를 다 만든 뒤, 잠시 작업을 멈췄다.그 말에 심효진은 걱정스레 물었다."둘이 냉전 중이라고? 요즘 잘 지내고 있던 거 아니었어? 태윤 씨는 너 밥 잘 챙겨 먹으라고 특별히 관성 호텔에 네 식사도 보내라고 할 정도였잖아."하예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게 다 토요일 점심에 너랑 진우에게 밥 사면서 생긴 일이야. 아마 그걸 봤던 거 같아. 난 그 사람 보지도 못했는데, 내가 진우에게 갈아타려 한다고 확신에 차서는 내가 바람을 폈다고 하잖아. 정말 화가 나 죽는 줄 알았다니까.""나랑 진우는 남매 같은 사이잖아. 난 늘 진우를 동생으로만 보는데 어떻게 진우에게 갈아타려 하겠어. 내가 정말로 진우를 좋아했다면 당시에 언니네 집에서 나오려고 결혼하려고 했을 때 진우에게 도움을 청했겠지 왜 그 사람이랑 결혼을 했겠어?""평소에는 통이 큰 것처럼 굴더니 사실은 속이 밴댕이 소갈닦지만 해서는, 엄청 쪼잔한 거 있지. 게다가 의심도 많고 독설도 하고,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내가 바람 폈
"어쩌면 아직 네가 보낸 문자를 못 본 것일 수도 있잖아. 다시 보내 보는 게 어때?"하예정은 잠시 침묵하다 끝내 휴대폰을 들어 카톡을 열어 전태윤에게 문자를 보냈다."점심에 같이 식사할래요?"하지만 문자를 보내자 카톡창에는 두 사람이 친구가 아니라는 문구와 함께 그녀의 문자를 전송하려면 친구 추가를 해야 한다는 문구가 떠올랐다.하예정은 그 문구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친구가 아니라고?이 속 좁은 전태윤은 무려 또 그녀를 친구 목록에서 삭제를 했다.이번이 두 번째였다!첫 번째는 두 사람이 혼인 신고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로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신부를 뒷전으로 홀라당 까먹은 뒤 그녀를 삭제한 건, 하예정은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또 그녀를 삭제했다는 건 그녀가 그에게 미안할 짓을 저질렀다고 확신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녀가 벌써 갈아탈 사람을 구했다고 쐐기를 박았으니 친구 목록에서 그녀를 삭제한 것이었다.원래 하예정은 먼저 숙이고 들어가 뭐가 됐든 얼굴을 보고 제대로 소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마주하니 그만 화가 치밀었다.그녀도 아직 그를 차단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전태윤이 먼저 그녀를 삭제한 것이다.삭제를 하면 했지, 누가 뭐 겁나?하예정도 화가 치밀어 곧바로 전태윤을 친구 목록에서 삭제했다.그런 뒤 아예 전화번호까지 죄다 차단했다.속에서 열불이 다 치밀었다."예정아,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 혹시 태윤 씨가 답장했어?"하예정은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으며 덤덤하게 말했다."그 사람은 신경 쓰지 말고 우리 먹을 것만 준비하면 돼. 먹든 말든, 그 사람 알아 하겠지. 굶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심효진이 하예정을 쳐다보자 하예정은 씩씩대며 설명했다."그 사람 나 친구 삭제했어. 나도 홧김에 삭제했고, 아예 전화번호까지 다 차단해 버렸어. 앞으로 내 앞에서 그 사람 이름 꺼내지도 마. 효진아, 넌 제대로 된 남자 만나서 몇 년 연애를 한 뒤에 결혼해. 나처럼 초고속으로 결혼해서
하지만 하예정은 평소 돈을 쓸 때면 이것저것 세세히 따져서 썼다. 큰 가구를 살 때를 제외하면 매일 생활비로 쓰는 지출은 5만 원이 넘지 않았다.이내 전태윤은 추측을 포기했다.어차피 준 돈은 다 쓰라고 준 것이니 상관없었다.전태윤은 하예정에게 화가 나 친구 목록에서 삭제는 했지만, 그녀에게 쓸 돈은 빼고 싶지는 않았다.어찌 되었건 전태윤도 그녀와 계약 기한이 끝날 때까지는 먼저 계약 중단을 하고 싶지 않았다. 계약을 위반하면 어마어마한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십몇 분 뒤.전태윤의 휴대폰에 또다시 결제 문자가 도착했다.이번에는 총 4백 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물론, 이 정도 돈은 전씨 가문 도련님에게 있어서는 여전히 별것 아니었다.그는 그저 이 여자가 갑자기 이렇게 많은 돈으로 금이라도 산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었다.아니면, 자신이 친구 삭제한 것을 알고는 화가 나서, 일부러 그의 돈으로 마구 물건을 사는 걸까?정말이지, 전태윤은 참 수수께끼를 잘 맞췄다. 그의 예상이 맞았다.퇴근 시간까지 아직 십분 남아있었고, 회의도 막바지에 다다라, 전태윤은 아예 회의를 해산했다.평소에는 회의가 끝나면 전태윤이 가장 먼저 회의실을 나섰고 각 임원들은 그제야 밖으로 나갔지만 오늘 전태윤은 제자리에 앉은 채 휴대폰만 볼 뿐, 먼저 회의실을 나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사람들은 서로 눈길만 주고받은 채 누구 하나 먼저 일어날 엄두를 내지 못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전태윤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다들 퇴근할 생각이 없나 봅니다?"다들 퇴근이야 하고 싶었지만 섣불리 먼저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을 뿐이었다.결국 전혁진이 먼저 일어나 회의실을 나섰다.전씨 가문 둘째 도련님인 전혁진이 먼저 선두로 나서자 임원들은 믿을 구석이라도 생긴 듯 얼른 하나둘씩 회의실을 빠져나갔다.소정남은 따라가지 않았다.그는 전태윤의 비서실장으로 매번 회의 때면 전태윤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전태윤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을지 몰라도
"아니, 대표님. 설령 예정 씨가 다른 남자랑 밥을 먹으면서 음식을 집어주는 걸 직접 봤다고 해도 그 남자가 도대체 누구인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니야. 혹시라도 친척이면 어떡해?'전태윤은 가라앉은 얼굴로 말했다."김진우야."소정남은 본능적으로 물었다."김진우가 누군데? 아, 맞다. 김씨 그룹 김 대표의 아들이지. 지금은 김씨 그룹에서 후계자 수업받고 있고. 그… 일단 잠깐만 분석 좀 해볼게. 김진우의 친모는 성이 심 씨고, 부인분의 친구도 성이 심씨 잖아."전태윤이 곧장 대답했다."김진우는 심효진의 사촌 동생이야.""그래그래, 그 두 사람 사촌 남매사이지. 부인분은 심효진 씨랑 절친한 친구 사이니까 김진우와는 진작부터 알던 사이겠지. 게다가 김진우보다 나이도 몇 살 많으니까 어쩌면 김진우를 동생으로 생각하는 걸지도 몰라.""하지만 두 사람은 피가 조금도 섞이지 않았잖아. 동생으로 여긴다고 해도 동생이 될 수는 없어!"소정남은 말문이 턱 막혔다.그랬다, 설령 입으로는 친동생처럼 여긴다고 해도 혈연관계가 없으면 뭐가 됐든 친동생은 될 수 없었다.잠시 침묵하다 전태윤은 한 마디 덧붙였다."김진우는 하예정을 좋아하고 있어."소정남이 곧장 물었다."넌 그걸 어떻게 알았어?""난 남자야, 남자의 직감이 나에게 김진우는 하예정을 좋아하고 있다고 알려줬어. 그것도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고."소정남은 그의 상사의 직감을 믿었다."부인분은 알아?"이번에는 전태윤이 할 말을 잃었다.하예정은 김진우가 그녀를 좋아하는 걸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김진우에게 잘해주는 건 순전히 두 사람이 알고 지낸 시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그녀는 김진우가 커가는 걸 직접 본 데다 김진우는 심효진의 사촌 동생이기까지 했다.그렇게 얽혀 있으니 하예정은 김진우에게 어쩌면 정말로 이성의 감정이 없을지도 몰랐다. 그녀는 정말로 김진우를 동생으로만 여기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주말에 부인분과 김진우가 식사를 할 때, 딱 두 사람만 있었어?"전태
설마 정말로 소정남의 말처럼, 질투를 하고 있는 걸까?그럴 리가?검의 회전의자에 앉은 전태윤은 다시 한번 휴대폰을 꺼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자존심을 내려놓고 하예정의 문자에 답장을 보내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카톡을 연 그는 문득 자신이 이미 하예정을 삭제했다는 것이 떠올랐다.다행히 그는 아직 하예정의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었다.잠시 망설이던 그는 용기를 내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었다."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잠시 후 다시 걸어주세요…""…"전태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하예정은 휴대폰 전원을 끈 건가?아니면 자신을 차단했나?전태윤은 곧바로 유선전화로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연결이 됐고, 하예정이 받기 전에 그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왜냐하면 그는, 하예정이 진짜로 그의 번호를 차단했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이었다.자존심을 내려놓고 부부 사이에 화해를 하려던 전태윤은 하예정에게 차단을 당한 것을 알자 곧바로 원점으로 돌아왔다.그가 먼저 하예정을 삭제했고, 하예정은 곧바로 그를 차단했으니, 그래, 부부끼리 주고받으며 서로 비긴 셈이었다.그냥 이대로 지내기로 마음먹었다.전태윤은 다시 하예정에게 연락을 하려고 시도하는 대신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나섰다. 경호원에 둘러싸여 회사를 나온 그는 식사를 위해 관성 호텔로 향했다.카드를 긁어 화를 풀려던 그 사람은, 금은방에서 한바탕 물건을 사제끼며 몇백만 원을 쓴 뒤에 화를 풀었다.가게로 돌아오니 일자리를 구하던 하예진이 돌아와 있었다. 그녀의 표정을 보니 오늘도 별다른 성과는 없어 보였다.하예정은 몇백만 원을 주고 산 물건을 감히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괜히 언니 눈에 띄었다간 뭐라고 할지도 몰랐다.심효진은 입이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 하예정의 동의 없이 두 사람이 오해 때문에 냉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하예진에게 말하지는 않았다."난 네가 태윤 씨를 데리고 와서 같이 먹을 줄 알았어."하예진은 제부는 보이지 않고 동생만 아들을 데리고 차에서 내
운전기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뒷좌석에 앉아있는 전태윤을 쳐다봤다. 전태윤의 차가운 얼굴을 본 기사는 얼른 고개를 돌려 운전에 집중했다. 최대한 속도를 조절하며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작은 사모님의 차를 뒤따라갔다.강일구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번뜩 떠올라 고개를 돌려 전태윤에게 물었다."도련님, 저희 오늘은 어디로 갑니까?"도련님은 어제까지 로열팰리스로 향했는데 지금은 작은 사모님을 따라가는 걸 보면 발렌시아로 돌아가려는 것일 수도 있었다.전태윤은 잠시 침묵했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입을 열었다."로열팰리스로 가지. 하지만…"앞쪽에 있는 익숙한 차를 보며 전태윤은 입술만 달싹였다.그는 일단 조용히 하예정의 차가 발렌시아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야 별장으로 돌아가려는 심산이었다.눈치가 빠른 강일구는 도련님의 뜻을 단박에 알아채고는 기사에게 설명했다.하예정은 뒤쪽에서 차가 따라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관성은 대도시로 깊은 밤이 되었다고 해도 적잖은 차가 주행하고 있어 그녀는 뒤쪽에 전태윤의 차도 있다는 건 모르고 있었다. 비록 그 외제차를 본다고 해도 전태윤의 것이라는 것은 알 수가 없었다.한 교차로를 지나려고 할 때, 길옆에 서 있던 일곱 여덟의 청년들이 갑자기 우르를 뛰어나와 하예정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그리고 하마터면 부딪칠 뻔했을 때, 차가 아슬아슬하게 멈췄다.깜짝 놀라 식은땀을 흘린 하예정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똑똑."그중 한 청년이 그녀의 차 창문을 두드렸다.하예정은 자신이 사람을 친 줄 알고 얼른 차 창문을 내렸다. 그러나 두 눈에 보이는 것은 막내 사촌 동생의 얼굴이었다."너였어?"하예정은 미간을 찌푸렸다."죽고 싶은 거야? 그렇게 뛰쳐나왔을 때, 내가 제때에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알기나 해? 죽고 싶은 거면 미안한데 좀 멀리 떨어져서 죽어. 괜히 내 타이어 더럽히지 말고."그녀의 막내 사촌 동생인 하지철은 이제 열 몇 살밖에 되지 않아 한창 반항하고 세상 무서운
그리고 깊은 밤이 되어 길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을 때, 하예정이 지나가기만 기다렸다가 그녀의 차를 막아선 것이다."얼마를 썼든 그건 나랑 아무 상관 없어. 예전에 당신네들이 돈으로 가족의 연을 끊겠다고 하면서 우리를 키우지 않겠다고 하면서 죽어도 우리가 챙길 필요가 없다고 했었거든. 그때 넌 아직 기억도 없을 때라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르고 있겠지. 돌아가면 내가 올린 글들을 보든지 너희 부모님에게 물어봐.""하지만 너희 부모님은 아마 인정하지 않을 거야. 너희 가족들이 우리 부모님의 목숨으로 맞바꿔 온 보상금을 나눠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잘 지낼 수 있었을 것 같아?"하예정은 차가운 얼굴로 하지철의 말에 냉정하게 반박했다."난 몰라, 지금 당장 내려. 셋 셀 때까지 내리지 않으면 차 부숴버릴 거야."하지철은 머릿수를 믿고 오만방자하게 굴었다.그가 데려온 양아치들은 이미 하예정의 차를 단단히 에워싸고 있었다.그 뒤로 한 차가 천천히 따라붙었다.혈기 왕성한 하지철 일행은 요즘 같은 세대에 보통 사람들은 괜히 오지랖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 천천히 뒤로 따라붙은 차들은 안중에도 없었다.일찍이 하예정의 차가 하지철에게 가로막혔을 때부터 운전기사는 속도를 늦추었고 그와 강일구는 몇 번이나 고개를 돌려 전태윤을 쳐다봤다.전태윤은 얼굴을 굳힌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운전기사는 하는 수 없이 속도를 더 늦추는 수밖에 없었다.'도련님은 작은 사모님이 위험에 처했을 때 나서서 구해주려는 걸까?'하예정은 사촌 동생이 데려온 사람 중에 몇몇이 야구 배트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들이 정말로 차를 부술 작정이라는 것을 알아챘다.그녀는 차에서 전에 놔뒀던 우산을 챙긴 뒤, 손에 꽉 쥐고는 차문을 여고 내렸다.그리고 그녀가 차에서 내린 순간, 하지철은 일행의 손에서 야구 배트를 빼앗아 들어 그대로 하예정을 향해 휘둘렀다.미리 준비를 하고 있던 하예정은 우선 우선으로 그 야구 배트를 막았다. 그리고 쉬지 않고 다리를 들어 하지철의 아랫배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또 법을 어기는 일까지 했다.비록 모든 불법적인 장사는 이미 압류당했고 관련된 금액도 그다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여씨 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주가가 폭락하고 매출액이 바닥을 쳤으며 여씨 그룹의 재산도 많이 수축했다.큰누나가 여씨 그룹을 이어받은 후, 한동호 형님과 힘을 합쳐 천신만고 끝에 여씨 그룹을 이끌고 이 힘든 고비를 넘긴 셈이었다.이런 얘기를 큰누나는 그한테 한 적 없었지만, 그는 한동호 형님과 매형을 통해서 알게되었다.비로소 그는 큰누나의 홀가분해 보이는 말투 속에 얼마나 많은 쓰라림이 숨겨져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비록 큰누나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감방으로 보내긴 했지만, 그것은 그의 부모님이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비록 큰누나의 대의멸친을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이해만은 할 수 있었다.현재 여씨 그룹은 큰누나가 통제하고 있지만, 큰누나가 그에게 한 말이 있었다. 자기가 가져야 할 재산은 한 푼도 양보하지 않지만, 자기가 가지지 말아야 할 재산은 한 푼도 탐하지 않는다고. 그가 물려받아야 할 재산은 언젠가는 돌려줄 것이었다.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그와 둘째 누나 단둘의 소송일 것이었다.큰누나는 단지 여천우 부모님에게 속하는 재산만 그에게 돌려줄 것이었다. 그의 부모님에게 자식이라곤 그와 둘째 누나밖에 없으니 설사 둘째 누나가 소송을 일으킨다 해도 상대는 그일 수밖에 없었다.“누나, 나 먼저 수업 들으러 들게. 수업이 끝나는 대로 휴가 내서 돌아갈 테니 그때 천천히 얘기해.”“알았어, 얼른 가서 수업 봐.”동생과의 통화를 마친 여운초는 동생의 말대로 그의 부모님의 물건들을 그의 방으로 옮겨 놓았다.여운별 방의 물건은 여운초가 기분을 봐서 언제든 연락하여 가져가라고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앞으로 그와 여운별은 남남일 것이었다.“아가씨, 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 오셨습니다.”여운초는 알았다고 하면서 핸드폰을 손에
“어쨌든 우리 여씨 가문의 재산은 운별 누나가 망치게 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우리 두 큰고모도 틀림없이 운별 누나를 달래서 모든 재산을 빼앗으려 할거에요. 운별 누나는 사람 말을 너무 잘 믿어서 조금만 달래면 뭐든지 나누어 줄 거에요.”여천우가 이렇게 한 이유는 단지 여씨 가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일 뿐이다.추미자 부부가 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을 여천우에게 물려주게 하고 또 여천우는 그 재산들을 모두 여운초에 돌려줄 셈이다. 여천우는 여운초의 사람 됨됨이를 믿었다.여천우는 여운초가 그녀의 재산이 아니면 탐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의 여운초도 그의 재산을 탐낼 필요가 없었다. 약혼자 전이진의 집에 재산이 엄청 많아서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인 여운초는 여천우의 그깟 재산을 손에 넣지 않을 것이다.“누나, 우리 부모님 명의로 된 합법적 재산이 얼마나 남았어?”여천우는 부모님이 이전에 하신 부분적인 사업들이 법에 어긋난 사업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불법적인 사업들은 이미 차압되었고 따라서 그 수입도 이미 몰수되었다. 그가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단지 부모님의 합법적인 소득뿐이었다.여운초가 대답했다.“불법적인 사업과 모든 수익은 차압되거나 몰수됐어. 여씨 가문 기업은 법에 어긋난 사업을 하지 않았어. 다행히 네 아버지께서 여씨 그룹을 불법적인 사업에 손을 대지 않게 했지. 지금 여씨 그룹이 하는 사업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이야.”“여씨 그룹의 주식은 우리 아버지가 대부분을 차지하셨어.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우리 아버지께 대부분 주식을 나눠주셨지. 게다가 아버지 본인도 주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버지는 주식의 절반을 차지하고 계셨거든. 그리고 나머지는 너의 아버지와 다른 소액주주들의 것으로 되었지. 현재 여씨 가문 주식 가격에 네 부모님 명의로 된 부동산 몇 채를 합치면 마침 200억 원 조금 넘을 거야.”여천우 친아버지 여태웅은 20여 년 전 추미자와 함께 친동생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범죄 때문에 중형
틀림없이 누군가가 여운초를 건드려 자극했을 것이다.여운초는 오랜 한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누군가에 의해 폭발한 게 틀림없었다. 하여 추미자 부부의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비우려고 했을 것이다.또 하나, 여운초는 추미자 부부방의 비밀번호를 몰랐다. 심지어 여천우조차도 몰랐다.추미자는 여천우가 여운초의 편을 든다고 많은 일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여운초도 사실대로 여운별이 일찍 감옥에서 나와 오늘 아침에 여씨 가문의 별장에 쳐들어온 사실을 여천우에게 알려주었다.여천우가 그 사실을 듣더니 한숨을 쉬었다. 알고 보니 사고뭉치였던 여운별이 나와서 사고를 친 것이다.여씨 가문은 또 시끄러워질 것이 뻔했다.여천우는 여운초에 말했다.“우리 부모님 방에 있던 물건들을 전부 내 방에 가져다줘. 그리고 운별 누나 물건은 운별 누나가 가져가게 해. 그리고 운별 누나 방도 깨끗이 치워.”여천우는 그 별장이 여운초의 별장이었기에 여운초가 여운별이 그 별장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으면 여운초를 존중해 주고 싶었다.여천우는 여운별이 예전에 어떻게 여운초를 괴롭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운별을 도와 여운초에게 사정하지 못했다.여운별이 감옥 안에서 일찍 나온 것도 아마 감옥에서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실제 성격을 잘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그리고 누나, 운별 누나가 소송을 걸어 재산을 나누려고 하면 나에게 알려줘. 재산을 너무 많이 주면 다 써버릴 거야. 아무리 많은 재산일지라도 운별 누나는 분명 다 탕진 할걸. 아무것도 모르면서 성질만 부리면서 돈만 쓰잖아.”여천우는 여씨 그룹을 여운초에게 맡기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말이지 밤새 뛰어와서 여운별을 막고 싶었다.여천우는 두 누나의 인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여운별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응석받이로 키웠기에 패가망신할 사람이었다.“절대로 운별 누나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면 안 돼. 내가 지금 휴가를 내고 돌아갈게. 감옥으로 가서 우리 부모님을 만나 그들의 명의 아래에 있는 재산을
여미란은 추미자가 살아서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여미란은 마음속 깊이 추미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여씨 가문의 사모님 추미자는 먼저 여미란의 남동생에게 시집간 뒤로 그 남동생을 죽이고 또 여미란의 오빠에게 시집갔지만 지금 그 오빠마저도 감옥으로 들어갔다.여미란의 동생이 죽었다고 해도 그녀의 오빠와 관계가 없을 수 없었다. 물론 그 화근은 역시 추미자였다.여미란의 오빠가 추미자와 정정당당하게 함께 있기 위해 동생을 죽인 것이다.여운초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여운초는 지금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이었고 전씨 가문이 그녀의 배후에 서 있었기에 여미란 일행은 감히 여운초를 찾아 복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여미란은 마음속으로 여운초를 수천 번, 수만 번 욕하면서 자신을 달래곤 했다.여운초는 여운별이 여씨 가문을 떠나 어디로 갈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최씨 집안과 김씨 집안이 여운별의 피를 빨아들이도록 내버려 두기로 했다.예전에 여미란 자매의 집에 재산이 많았지만 늘 친정집에서 이득을 보려고 애썼다.이제 최씨와 김씨 집안은 부귀한 생활에 익숙해져 꿈에서라도 부자들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하던 찰나에 여운별이 스스로 찾아와 도움을 청하게 되었기에 그녀의 피를 빨아먹을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그때가 되면 여운별은 그녀의 손에 쥐어진 적디적은 재산을 가지고 두 집안에 의해 피를 빨리게 될 것이 뻔했기에 여운초는 곁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지켜만 보면 되었다.여운초가 여천우와 말했듯이 여운초는 자신의 재산을 일전 한 푼도 그들에게 주지 않을 것이지만 자신의 재산이 아닌 것은 전부 그들에게 돌려줄 것이다.추미자는 예전에 화려하고 웅장하게 꾸며진 큰 방에서 살았지만 정작 별장 주인인 자신이 가정부와 함께 방을 쓰게 된 기억을 떠올린 여운초는 집사에게 지시했다.“이 방을 깨끗이 청소하세요. 이 방을 다시 새로 꾸밀 거예요.”이 큰 방이 바로 주인의 방이다.여운초는 먼저 금고를 그녀가 지금 사는 방으로 옮기라
정현숙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여운별은 자신의 큰고모 여미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미란이 전화를 받지 여운별이 입을 열었다.“큰고모, 제 물건을 돌려받았어요. 제가 지금 돈이 있으니 고모께서 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찾아 세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그곳에 잠시 머물다가 운초에게 소송을 걸어 재산을 많이 분배받으면 그때 큰 별장을 구매할 거예요.”여운별이 그녀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말에 여미란은 바로 물었다.“들어갔어? 들어갔으면 왜 그 집에서 살지 않고. 별장에 살면 얼마나 좋아. 세 들어 살면 돈도 따로 나가야 하는데.”여운별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을 이었다.“우리 일단 만나요.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제가 지금 차에 기름 넣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고모 찾으러 갈게요. 둘째 고모와 사촌 오빠들에게 점심에 제가 밥을 사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요 이틀 동안 사촌 오빠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어요. 제가 성격이 나쁘고 제멋대로지만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저에게 잘해주신 사람들을 모두 마음에 담아두거든요.”“지금 제가 좀 초라하긴 하지만 제가 우리 재산을 되찾으면 절대로 고모들께 푸대접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반드시 고모들을 도와 지난날처럼 부자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울 거에요.”그림의 떡은 누구나 다 그릴 수 있었다.여운별도 그림의 떡으로 두 고모를 달래려고 했다.그리고 그녀가 정말 소송에서 이겨 자신의 재산을 가질 수만 있다면 적어도 수백억의 재산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기에 두 고모의 집안에 돈을 조금 주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 사촌 오빠들을 도와 일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주겠다고 생각했다.여운별은 회사에 관한 일을 잘 몰랐기 때문에 여씨 그룹으로 돌아가면 지인에게 회사 일을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두 고모 댁의 사촌 남매는 항상 그녀에게 잘 대해주었다. 심지어 사촌 남매들이 그녀에게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그녀에게 잘해줄지라도 여씨 그룹을 그들에게 맡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 해도 사촌 형제들은 여씨 그룹에서
여운별은 필사적으로 그 현금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혼자서 두 명의 하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여운초가 어디서 고용한 하인들인지 힘이 엄청나게 컸다.수 억 원의 현금들은 그렇게 모두 빼앗겨 버렸다.“여긴 내 집이야.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 전부 내 재산이라고. 운별아, 방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네 그 가방은 내가 안 뺏을게. 너에게 주는 보수로 생각해. 방문을 열어준 대가로 말이야.”여운별은 화가 나서 여운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분명히 여운별이 돈을 주고 사 온 가방인데 여운초가 뻔뻔하게도 여운별에게 보수로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자꾸 노려보면 가방까지 빼앗을 거야. 자, 이제 너 스스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사람 시켜 내쫓을까?”여운초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말은 여운별의 귀가에 얼음처럼 차갑게 들렸고 여운별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두 고모는 모두 여운초가 정말 지독하다고 말했다.여운별은 이제야 깨달았다. 과연 가장 지독한 사람은 여운초였다. 자매의 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내쫓을 필요 없어. 나 혼자 갈 거야. 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기다려. 내가 반드시 나와 내 부모님의 재산을 되찾을 테니.”여운별은 자신의 가방을 꼭 껴안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위해 소송을 하려고 계획했다.여운초는 피식 웃었다. 그녀는 여운별이 소송을 걸고 재산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여씨 가문의 모든 것은 이미 여운초가 단단히 장악하고 있었다.여운별이 소송을 걸어 그녀 부모님의 재산을 가져간다고 해도 여운초는 그 불법 회사만이 여운별 부모님의 재산이라고 알려주려고 했다.그리고 그 불법 회사들은 이미 차압당했고 나머지 차압 당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대부분 여운초의 것이다.여운별은 부분적인 재산을 여천우에게 주려고 했다. 정말 여운별에게 재산이 차려지게 된다 해도 여운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여운초는 그 사실을 여운별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로 남겨
여운별은 갑자기 멍해졌다.그 별장은 정말 여운초 것이었다!여운별의 가족이 확실히 여운초의 별장을 차지하고 있었다.여운별은 여씨 가문에도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만 평방수가 이 별장만큼 크지 않았다. 한 가족이 그 별장에 사는 것이 익숙하기도 했고 게다가 여운초가 집에서 존재감이 낮았기에 하인조차도 그녀를 괴롭혔다. 누가 이 별장이 여운초의 소유라는 것을 누가 상관했겠는가!여운초는 손을 뻗어 여운별의 손에서 부동산 증명서를 가져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사람을 데리고 올라와서 여운별을 치워주세요.”“여운초, 너... 누가 이 별장이 너의 명의라고 알려줬어? 부동산 소유증에 적힌 이름은 분명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의 별장이라고. 다 내는 거야.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여운초는 웃을 듯 말 듯 하며 여운별을 바라보았다.“운별아, 난 정 선생님 덕으로 앞을 볼 수 있게 됐어. 내가 글씨를 모르는 줄 알고 있었어? 이 부동산 소유증에는 분명 내 이름이 적혀있잖아. 네 가족은 내 집에 살면서 집세를 한 푼도 주지 않았어. 네 방에 있는 물건들은 가져가지 마! 네가 20년 동안 여기에 산 집세로 삼을게.”여운별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여운초, 앞이 보이는 거야?”여운초가 뜻밖에도 시력을 회복했다.그렇게 많은 의사가 그녀의 눈을 치료하지 못했는데 정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여운초의 눈을 정말로 치료해 주었다는 말인가!그럼 여운초가 보이지 않는 척 한 거였다.“여운초, 거짓말쟁이!”아무리 어리석어도 이 정도 되면 깨달았을 것이다.여운초는 여운별에게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운별이 아직도 여운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줄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여운별이 부모님 방의 문을 열고 금고의 문을 열게 하여 그 비밀번호들을 알아내려고 계획했다.여운별이 무방비 상태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여운초가 옆에서 지켜볼 수 있게끔 내버려 두었으니 아마 여운초도 그 비밀번호를 기억했을 것이다.여운초의 기억력은 훌륭했다.앞이 보
여운초는 몸을 돌려 차를 더듬으면서 다시 차에 올라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주세요. 운별이가 나를 따라오게 하세요.”여운별은 여운초가 차로 돌아갈 때 차를 더듬는 모습을 보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의심을 떨쳐버렸고 여운초가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믿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여운별은 별장으로 들어가서 일단 자신의 휴대전화와 은행 카드를 가지려고 계획했다.몇 분 후.여운초 자매는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별이 앞에 서서 걸어갔다. 그녀는 여운초가 갑자기 마을 고쳐먹고 사람을 시켜서 자신을 쫓아낼까 봐 걱정했다.여운초눈 지금 여씨 가문 별장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여운별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여운별은 서둘러 자신의 물건을 가졌다.여운초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었다.길을 가던 중간에 전이진의 전화도 받았고 계단에서 멈추어 전이진과 전화 통화도 하고 있었다.한참 동안 전화를 하고 통화를 끊은 뒤에야 여운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여운초가 2층으로 올라가자 여운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여운별은 그녀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에 산 새로운 에르메스 가방을 팔에 끼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여운별은 방에 들어가서 그녀의 물건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요 며칠 동안 핸드폰과 돈이 없어서 꽤 고생했을 것이다. 여운초는 반짝이는 눈으로 여운별이 그 물건들을 가지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그 카드는 이미 여운초에 의해 정지되었기 때문에 여운별이 밖에 나가서 돈을 쓰려 해도 쓰지 못할 것이다.여운별은 아직 젊고 직업도 없었기에 수입도 없었다. 그녀의 부모는 카드를 회사 이름으로 걸어놓고는 매달 그 카드에 용돈을 넣어주어 여운별이 쓰도록 했다.여운초는 여씨 가문을 이어받자마자 여운별의 은행 카드를 정지시켰다.여운별은 의기양양하여 여운초를 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장님, 좀 있다가 알게 될 거야. 누가 이 집에서 나가야 할지.”여운초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부동산 소유증을 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장을 작성하셨어. 결혼 전 개인 재산은 모두 나에게 남겨주신다고. 그런데 네 어머니가 내가 어리다고 괴롭히면서 내 재산을 차지하셨지. 그리고 네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의 공동재산의 절반은 네 어머니가 이미 가져가신 지 오래야.”여운초의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여운초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그녀의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할 때 많은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많은 사람은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준희는 여운초의 친아버지가 여운초를 너무 예뻐해서 어린 나이에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여운초의 아버지는 결혼 전 개인 재산과 결혼 후 부부 공동재산의 절반을 전부 여운초에 물려주었다.이 별장은 여운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여운초 아버지의 신혼 별장으로 사주신 것이기에 당연히 여운초의 아버지 혼전 재산으로 그녀에게 남겨지는 것은 당연했다.그리고 여씨 그룹의 주식은 모두 아버지의 혼전 개인 재산이었기에 여운초에 물려주는 것도 마땅했다.과거의 여씨 가문은 지금처럼 재산이 많지 않았지만 가난하지도 않았다.여운초의 아버지의 개인 재산 가치가 지금까지 몇 배나 올랐는지 모른다.여운별은 여운초의 반박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줄곧 살던 집은 여운초의 집이었다는 사실을 여운별은 전혀 몰랐다.여운초의 부모님도 이런 사실을 여운별에게 알려준 적 없었다.이렇게 큰 별장이 뜻밖에도 여운초 개인 소유였다!한참 만에 이성을 되찾은 여운별은 그제야 의아해하면서 말했다.“그럴 리가!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어. 여기가 내 집인데 언제 네 집으로 변했어? 거짓말하지 마. 우리 별장을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지 말란 말이야!”“네 부모님 방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지? 단언컨대 부동산 소유증이 네 부모님의 금고에 놓여 있을 거야. 금고를 열고 꺼내 보면 알 수 있을 거야.”여운초는 친아버지가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씨 가문의 별장의 부동산 소유증이 그녀의 손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