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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운전기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뒷좌석에 앉아있는 전태윤을 쳐다봤다. 전태윤의 차가운 얼굴을 본 기사는 얼른 고개를 돌려 운전에 집중했다. 최대한 속도를 조절하며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작은 사모님의 차를 뒤따라갔다.

강일구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번뜩 떠올라 고개를 돌려 전태윤에게 물었다.

"도련님, 저희 오늘은 어디로 갑니까?"

도련님은 어제까지 로열팰리스로 향했는데 지금은 작은 사모님을 따라가는 걸 보면 발렌시아로 돌아가려는 것일 수도 있었다.

전태윤은 잠시 침묵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입을 열었다.

"로열팰리스로 가지. 하지만…"

앞쪽에 있는 익숙한 차를 보며 전태윤은 입술만 달싹였다.

그는 일단 조용히 하예정의 차가 발렌시아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야 별장으로 돌아가려는 심산이었다.

눈치가 빠른 강일구는 도련님의 뜻을 단박에 알아채고는 기사에게 설명했다.

하예정은 뒤쪽에서 차가 따라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관성은 대도시로 깊은 밤이 되었다고 해도 적잖은 차가 주행하고 있어 그녀는 뒤쪽에 전태윤의 차도 있다는 건 모르고 있었다. 비록 그 외제차를 본다고 해도 전태윤의 것이라는 것은 알 수가 없었다.

한 교차로를 지나려고 할 때, 길옆에 서 있던 일곱 여덟의 청년들이 갑자기 우르를 뛰어나와 하예정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리고 하마터면 부딪칠 뻔했을 때, 차가 아슬아슬하게 멈췄다.

깜짝 놀라 식은땀을 흘린 하예정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똑똑."

그중 한 청년이 그녀의 차 창문을 두드렸다.

하예정은 자신이 사람을 친 줄 알고 얼른 차 창문을 내렸다. 그러나 두 눈에 보이는 것은 막내 사촌 동생의 얼굴이었다.

"너였어?"

하예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죽고 싶은 거야? 그렇게 뛰쳐나왔을 때, 내가 제때에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알기나 해? 죽고 싶은 거면 미안한데 좀 멀리 떨어져서 죽어. 괜히 내 타이어 더럽히지 말고."

그녀의 막내 사촌 동생인 하지철은 이제 열 몇 살밖에 되지 않아 한창 반항하고 세상 무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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