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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하예정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벌써 새벽 한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집안은 온통 새카맸다. 전태윤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거나 방 안에 있다는 것이었다.

하예정은 조용히 문을 닫은 뒤 잠갔다. 거실의 불을 켜고 일분 간 조용히 기다린 그녀는 전태윤의 방문 앞으로 향했다. 손을 들어 노클르 하려던 그는 이미 밤이 늦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게다가 할머니는 전태윤이 자다 깨면 저기압이라고 했던 것도 떠올라 문을 두드리려던 마음을 접었다.

설령 집에 있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부부는 지금 냉전 중이지 않은가?

하예정은 끝내 등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렇게 조용한 밤이 흘렀다.

이튿날 아침, 어젯밤에 늦게 잠든 탓에 하예정은 아직도 자고 있었다. 로열팰리스로 돌아간 전태윤은 늘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아침 운동을 나가려 했다.

막 아래층으로 내려오는데 박 집사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도련님, 여사님께서 오셨습니다."

그 말에 전태윤의 얼굴이 조금 가라앉았지만 걸음은 멈추지 않은 채 진중한 걸음으로 집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이제 막 차에서 내리는 할머니가 보였다.

비록 할머니가 갑자기 찾아와 그의 생활을 방해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전태윤은 그래도 빠르게 다가가 할머니를 부축했다.

그녀는 전태윤의 배려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러다 운동복 차림의 그를 보자 물었다.

"아침 운동 가려고?"

"네."

"이 할미가 같이 뛰어주마."

전태윤은 그 말에 인상을 썼다.

"할머니, 나이가 몇 인데요."

"네 할미 아직 정정해."

전태윤은 결국 체념했다. 할머니가 같이 뛰어주겠다고 하면 그는 양보하는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와 손자 둘은 별장에서 나와 동네 아스팔트 길을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정정한 탓에 평소에는 고용인들과 함께 일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거드름을 피우는 사람이 아니라 전씨 가문 본가의 고용인들은 다 이 여사님을 좋아했다.

"발렌시아에서 잘 지내는 것 같더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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