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다 먹은 참이에요."심효진이 다급하게 그릇들을 정리하는데 성소현이 호기심이 동한 듯 물었다."그릇이랑 젓가락이 네 쌍이네요. 누구 더 있어요?"심효진은 그릇을 치우며 말했다."예진이 남편의 할머니께서 오셨어요. 지금 화장실에 계시고요."성소현은 아 하고 대꾸한 뒤 더 묻지는 않았다.하예정이 결혼한 것을 성소현은 알고 있었다. 실시간 검색어 일로 그녀는 오빠에게 하지문을 해고하라고 했던 터라, 하씨 집안과 하예정 간의 분쟁에 대해 성소현은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있었다. 당연히 하예정이 결혼했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었다.다른 사람들은 알고 있는 사람이 몇 없었다.성소현은 괜히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아니라 하예정의 연애 사업에 대해서는 딱히 묻지 않았다.심효진은 테이블을 다 치우자 하예정은 성소현에게 물을 한 잔 따라줬다."소현 씨, 휴가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온 거예요?""좋아하는 사람이 마음에 걸린 거죠 뭐. 부모님과 해변에서 이틀 정도 놀고 어젯밤에 바로 돌아왔어요. 예정 씨, 있잖아요. 저 아침에 예정 씨가 가르쳐준 방법대로 그 사람 차를 막으러 갔거든요? 정말로 막은 거 있죠?"성소현은 참지 못하고 얼른 하예정에게 자신의 성과를 공유했다.하예정은 그런 성소현에게 웃어 보이며 물었다."정말요? 두 사람 대화는 했어요? 그 도련님 역시 소현 씨 도와줬죠?""도와줬죠. 안 도와주기도 했고요."잠깐 울적해하던 성소현이 말을 이었다."저 그 사람이랑 말도 못 했어요. 제가 뭐 잡아먹기라도 하는 것처럼 차에서 내리지 않으려고 했거든요. 제 차는 망가졌잖아요. 그래서 그 사람 차 타려고 했는데 차에 타지 못하게 해서 결국은 못 탓지 뭐예요.""다행히 경호원들에게 내려서 제가 일부러 고장 낸 차가 다른 차들의 통행을 막을 까 봐 길 한 편에 옮겨줘서 나름 도와주긴 한 셈이긴 한데 끝까지 도와준 건 아닌 거죠. 예정 씨 방법은 반쯤은 성공한 거 같아요."성소현은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 적어도 전태윤이 그녀의 차를 그곳에 그대로 버
하예정은 전태윤이 바로 성소현의 짝사랑 상대인 전씨 가문 도련님이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성소현도 매번 그 사람이라고만 하지 전태윤의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아, 두 사람은 서로가 말하는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쌤통이다!"전씨 가문 할머니는 화장실에서 몰래 키득대며 웃었다."가면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는구나."재미난 구경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전씨 가문 할머니는 귀를 쫑긋 세운 채 바깥의 두 사람의 대화에 계속 집중했다.하예정은 아직 할머니를 잊은 게 아니라 성소현과 대화를 하다 심효진에게 말했다."효진아, 가서 할머니 어떠냐고 여쭤봐 봐. 화장실 들어간 지 한참이 지났어."알겠다고 말한 심효진은 화장실로 향했다.주우빈은 옆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어른이 놀아주지 않을 때면 주우빈은 가게 안에서만 놀 뿐, 가게 밖으로는 절대로 나가지 않았다. 영리하기 그지없는 아이였다.자신의 계략이 아무런 소용도 없는 줄 알았던 성소현은 하예정의 말을 듣고 나니 번뜩 생각이 트였다. 그녀는 하예정에게 웃으며 말했다."예정 씨, 예정 씨는 정말 너무 훌륭한 조언자예요. 고마워요, 저 지금 바로 도련님 찾아가서 식사 대접할게요. 얼굴 안 보여주면 회사 앞을 막고 기다리죠 뭐. 배달을 부르지 않는 이상 절 떨쳐낼 수는 없을 거예요.""참, 예정 씨. 평소에 남편에게 뭐 선물해 줘요?"하예정은 솔직하게 대답했다."전 옷 몇 벌 선물해 준 게 다예요. 그리고 제가 만든 파키라 나무와 마네키네코 그리고 용 하나까지. 이게 전부예요.""얼마 되지 않는 것들이죠."넥타이야 한 번 매는 걸 본 적이야 있었지만, 그녀가 사준 옷을 입은 적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전태윤이 만약 자신의 아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분명 피를 토했을 것이다.그날 그는 특별히 아내가 사준 새 옷을 입고 그녀가 사준 넥타이를 하고 회사에서 어슬렁거렸었다. 그날 그를 만난 임원들마다 다 그가 브랜드를 바꿨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가십에 관심이 많
"봉황 두 마리요. 암수 한 쌍이요."하예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예품을 넣어둔 상자에서 정교하고 예쁜 상자를 꺼내 성소현의 앞에 놓은 뒤 말했다."이 안에 있어요."포장을 연 성소현은 잘 만든 봉황을 꺼내 보며 칭찬했다."진짜 살아있는 것 같아요. 예정 씨는 손재주가 너무 대단해요. 이 봉황 두 마리 얼마예요? 제가 살게요.""저희 벌써 이렇게 친해진 데다, 소현 씨는 절 친구로 여긴다고 하니까, 재룟값만 받을게요."성소현은 봉황 두 마리를 상자에 넣은 뒤 말했다."친구니까 더 공짜로 받으면 안 되죠. 공은 공이고 사는 사예요. 값이 얼마면 얼마에 살 거예요. 재료비만 받기 없어요. 온라인 스토어에 올라간 상품 가격 보니까 봉황 두 마리는 가격이 몇만 원이었던 것 같은데, 구체적인 숫자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그렇게 말하며 성소현은 에르메스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현금 한 뭉치를 꺼냈다. 얼마인지 세지도 않은 성소현은 바로 돈을 하예정에게 쥐여주었다."거스름돈은 됐어요. 셀 필요도 없으니까 받아요. 만약 그 사람이 제 선물을 받아준다면 예정 씨를 홍보해 줄게요. 무조건 판매량이 몇십 배는 늘게 해줄게요.""그럼 미리 감사해요."성소현이 이렇게 통쾌하게 나오니 하예정도 더 사양하지 않았다.그녀는 정말로 거스름돈을 찾지도, 돈을 세지도 않은 채 그 돈을 곧장 카운터의 돈통에 넣었다."예정 씨, 그럼 전 먼저 선물 주러 가볼게요. 나중에 제가 그 사람과 만나게 되면 꼭 예정 씨에게 보답할게요."하예정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얼른 가요. 바라던 일이 꼭 이뤄지길 바랄게요, 파이팅!"성소현은 하예정에게 한 차 가득 해산물을 선물해 준 뒤, 큰돈 주고 산 봉황을 가지고 떠났다. 봉과 황을 전태윤에게 선물하는 것은 봉이 황에게 구애를 한다는 뜻이었다.의미가 남다른 선물이었다.그렇게 생각한 성소현은 하예정이 더욱더 마음에 들었다.그녀는 정말로 하예정을 자신의 연애 조언자로 여기고 있었다.전씨 가문 할머니는 성소현이 떠나고 나서야 화장실에
관성 중심 병원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호텔 안, 하지철의 부모가 하씨 집안 첫째의 방문을 두드렸다.하씨 집안 첫째는 문을 열자 막내 동생 부부가 다급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보여 걱정스레 물었다."막내야, 무슨 일이야? 두 사람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형님, 저희 지철이가 어젯밤에 나가서는 안 돌아왔어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면 어떡해요?"하지철의 아버지는 하씨 집안 남매들 중 서열이 가장 낮았다. 부모가 가장 예뻐하는 것도 그의 이름을 보배라고 지었다. 보배같이 사랑스러운 아들이라는 의미였다."지철이가 뭐 하러 가는지 얘기가 없었어?" 하민성은 하씨 집안 첫째로 나이가 제일 많아 꽤 성질을 누그러트릴 줄 알았다.하보배는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지철이가 어제 하예정을 찾아가서 따지겠다고 하면서, 하예정이 엄마 병원비를 내게 만들겠다고 했어요. 그러더니 어제 나간 뒤로 지금까지 안 들어오고 있어요. 전화해도 전원은 꺼져있고요."하지철은 지금 구류가 된 상태였지만 가족들은 아직 모르고 있었고 그의 휴대폰은 마침 배터리가 다 닳아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하민성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막내 동생 부부에게 벌컥 화를 냈다."어떻게 지철이가 혼자 하예정을 찾아가게 둘 수가 있어. 지난번에 애들 몇 명이 모여서 갔을 때도 하예정은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 혼자서 어떻게 하예정을 이길 수 있겠어?"조카와 한 번 상대를 해 본 뒤에야 하민성은 그들이 셋째가 남긴 두 아이를 얕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큰 조카는 몰라도, 그 작은 조카인 하예정은 빈틈이 전혀 없어, 모두들 제대로 당했었다.돈을 못 얻어냈을 뿐만 아니라 명성도 더럽혀져 아이들은 그것 때문에 정직을 당하거나 사업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원래 그들 남매는 다시 하예정을 찾아가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지만, 여동생들이 아직 시간이 나지 않아 날을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 이제 주말이 되면 다들 시간을 낼 수 있으니 다 같이 하예정을 만나러 갈 생각이었다.어찌 됐든 그들은 하예정보
"그럼 불러."하민성도 사람이 많은 것이 나을 것 같아 동생이 아들과 조카를 부르는 것에 동의했다.하지만 하보배가 큰조카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하지명에게서 예상외의 말이 들려왔다."삼촌, 막 전화하려던 참인데, 지철이 큰일 났어요."그 말에 하보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얼른 물었다."지철이한테 큰일이라니? 하예정한테 돈 받아내러 간다고 했는데, 혹시 하예정한테 맞기라도 한 거야? 그 망할 년이 감히 우리 지철이 털끝이라도 건드렸다간 아주 가만 안 둘 줄 알아. 돌아가면 그 애 어미 무덤까지 죄다 파헤쳐 놓을 거야!"하예정의 아버지는 그의 셋째 형이라 하보배는 셋째 형의 무덤을 파헤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셋째 형수는 그와 혈연관계도 없으니, 하예정이 그를 건드렸다간 정말로 셋째 형수의 무덤을 다져놓을 수도 있었다."지철이가 양아치 몇 명 데리고 야밤에 하예정 차를 막아섰대요. 게다가 야구 배트도 들고 가서 하예정에게 깽판을 부리려고 했던 것 같은데 오히려 하예정의 반격당해서 지금은 걔 친구들과 같이 구류됐대요. 저도 방금 소식 들었어요.""구류됐다고? 남매 사이의 일에 왜 신고까지 한 거야? 하예정 그 망할 계집애, 정말 독하다, 독해. 감히 경찰에 신고해서 우리 지철이를 잡아가다니. 지명아, 지철이를 꺼낼 수 있겠어? 아직 어린앤데 분명 놀랐을 거야."하보배는 조카가 경찰에 신고해 자신의 아들이 잡혀갔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분노에 차 매정한 하예정을 탓하더니 이내 자신의 아들이 놀랐을까 봐 걱정하며 얼른 아들을 구해내려 했다."지난번에 하예정을 찾아갔을 때도 지철이는 흥분을 주체 못 했어요. 저희는 지금 밀리고 있는 입장이라 하예정에게 세게 나오면 안 되는 상황인데 지철이가 하예정을 찾아갔으니 그런 거죠. 하예정의 뒷배가 누구인지 아직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 절대로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돼요."하지명은 삼촌을 책망하며 말했다."삼촌은 지철이를 말렸어야죠. 저희는 하예정 자매한테 은혜는 없고 갈등만 있으니 분명 우리 온 가족을 뼈에 사
하지명은 작은어머니의 욕설을 못 들은 척하며 삼촌과 이야기를 마친 뒤 전화를 끊었다.그런 뒤 길게 한숨을 쉬었다.그는 그들에게 무슨 재수라도 옴 붙은 건 아닌지 의심이 갔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도 하예정의 머리카락 한 올 건드릴 수가 없단 말인가.게다가 그는 하예정에게 뒷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뒷배가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모든 사람이 그들의 협상에 감히 나서지 못하게 한 것을 보면 하예정의 뒷배는 관성에서 파워가 센 사람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들이 하예정 자매에 대해 조사를 해봤을 때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알아내지 못했다.하예진의 남편은 비록 한 회사의 사장이기는 하지만 그저 직원에 불과했고, 하예정의 남편은 무슨 업계에 종사하는지도 그들은 몰랐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서 듣기로 하예정의 남편은 몇천만 원짜리 국산차를 몬다고 했다.그들이 갖고 있는 차 아무나 하나를 봐도 하예정의 남편 차보다 좋았다.그 말은 하예정의 남편은 그닥 잘나가는 게 아니란 뜻이었다.만약 정말로 뒷배가 있다면 아마 하예정의 친구일 듯싶었다. 그 심효진은 관성 토박이로 집에도 돈이 많았다. 게다가 듣기로는 그녀의 고모는 재벌가에 시집을 갔다고 하니 그 심효진이 하예정을 도와주고 있는 건가?하예정은 그가 하지철을 신고했으니 그 막무가내인 본가 사람들이 찾아올 거라고 예상해 그녀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하지만 점심이 지나도록, 그 막무가내의 본가 사람들은 찾아오지 않았다.전씨 가문 할머니는 하예정에게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걸었다.할머니의 전화가 울렸을 때, 전태윤은 자신의 전용차를 타고 회사에서 나와 식사를 위해 관성 호텔로 향하고 있었다.함께 점심 약속을 잡았던 소정남도 그의 차를 따라 함께 가고 있었다."네, 할머니."전태윤은 할머니의 전화를 받자마자, 그녀가 말을 하기도 전에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물어봐달라고 했던 거, 답은 들었어요?""뭘? 나한테 물어봐달라고 한 거 있었
하예진은 이미 가게로 돌아와 있었다. 일자리는 아직도 소식이 없었다.전씨 가문 할머니의 말을 들은 전태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할머니의 말투는 고소해하고 있는 게 분명한 말투였다."쓸데없는 얘기는 되었다, 얼른 와서 먹거라. 그렇지 않으면 예정이에게 네가 전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 말해버릴 거야. 정말이지, 내가 너한테 화해할 계기를 만들어줘도 받을 줄 모르고 말이야. 참, 미리 말해주겠는데 성소현이 너에게 주려는 선물은 예정이한테서 사 간 거야. 뭔지는 받아보면 알겠지."전태윤의 안색이 더욱더 어두워졌다.할머니는 그에게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었지만 지금은 그의 정체를 가지고 협박을 하고 있었다.전태윤은 곧바로 통화를 끊었지만 전씨 가문 할머니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도 원래 전화를 끊으려던 참이었다."도련님, 성소현 씨가 비키지 않으려 합니다."기사는 고개를 돌려 전태윤에게 말했다.일분 간 침묵한 전태윤은 별안간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전태윤이 차에서 내린 것을 본 성소현은 몹시 기뻐하며 얼른 두 마리의 봉황이 담긴 선물 상자를 내밀었다. 예쁜 두 눈은 홀린 듯 전태윤의 잘생긴 얼굴을 보고 있었다. 잔뜩 인상을 쓴 채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잘생겼다.너무 잘생기고, 너무 멋있었다!성소현은 전태윤의 그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다."태윤 씨, 이거 선물이예요. 아침에 도와줘서 고마워요. 저는 빚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아침에 도와주셨으니 제가 빚을 진 거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밥 살게요, 어때요?"잔뜩 기대에 찬 눈으로 전태윤에게 양손으로 상자를 내민 성소현은 속으로 하예정의 방법이 꽤나 쓸모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하예정이 말한 방법으로 하니 전태윤이 차에서 내려 그녀를 마주보기까지 하고 있었다.전태윤은 상자를 뚫어지게 쳐다봤다.할머니는 성소현의 선물은 하예정에게서 산 것이라고 했다.아마 하예정이 만든 공예품이겠지.지난번에 하예정이 그의 마네키네코를 성소현에게 줘서 그
전태윤의 전용차는 전씨 그룹 대문을 떠났고, 강일구는 전태윤의 차가 멀어지고 나서야 성소현을 놓아주었다.곧장 몸을 돌린 성소현은 손을 들어 강일구의 뺨을 향해 내리치려 했다.강일구는 재빠르게 성소현의 손을 막은 뒤 차가운 얼굴로 경고했다."성소현 씨, 전 남녀 안 가리고 다 상대합니다.""이거 놔! 감히 날 때리기만 해 봐!"강일구는 힘껏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냉랭하게 말했다."먼저 절 건드리지 않으면, 저도 손을 대지 않을 겁니다. 성소현 씨께서 제게 함부로 대하신다면, 저도 똑같이 돌려드리죠."그는 경호원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대해도 되는 건 아니었다.그들의 도련님은 그들을 마치 형제처럼 대해주고 있었다.그런데 성소현이 신분을 빌미로 그에게 손을 댄다면 강일구는 참지 않을 것이다."너!"성소현은 강일구의 강경한 태도에 놀랐다. 그녀는 하예정처럼 싸움을 할 줄 아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신분을 빌미로 관성에서 막 나갔었다. 하지만 그건 그보다 더 대단한 사람을 만난 적 없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이다.강일구는 성소현과 계속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아 차갑게 대꾸했다."저희 도련님께 그만 질척대세요. 저희 도련님은 성소현 씨를 좋아하지 않습니다!"그 말만 남긴 뒤 강일구는 멈춰 선 채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경호 차량으로 향했다.강일구의 말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성소현은 한참 뒤에야 정신 번쩍 차리고 경호차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네가 뭔데 나한테 그딴 식으로 얘기해? 너 내가 누군지 몰라?"경비실에서 당직을 서고 있던 경비들은 열이 나 욕설을 내뱉는 성소현을 보며 속으로 구시렁거렸다.'누군지 아니까 그렇게 대하는 거지.'성씨 그룹 대표 이사의 친동생인 성소현은 가족의 더없는 총애를 받고 있어, 모든 이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녀의 신분은 대단하긴 했지만 전 씨 그룹 사람들 눈에는 성씨 그룹과 사이도 좋지 않은데 굳이 성소현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었다.그들의 전 대표는 절대로 성소현을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