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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3화

“아무리 도련님이라고 해도 사랑과 관련된 것이라면 당신이 절대 훈수 두면 안 돼요. 점점 일을 복잡하게 만들잖아요. 당신이 그쪽으로 경험이 많거나 빠삭하면 내가 상관 안 할 거예요. 당신이 훈수를 두고 싶은 대로 둬도 할 말 없어요.”

“나 그쪽으로 경험도 없고 빠삭하지도 않아. 그리고 EQ도 낮아. 정남이가 나보고 EQ가 마이너스라고 했어.”

“이제 이런 고민이 있으면 당신한테 구원 요청하라고 할게.”

전태윤이 동생들에게 고민 상담해줄 기회를 아내에게 넘겨줬다. 이러면 아내가 동생들 앞에서 더욱 위엄이 있을 테고 지위도 확고해질 것이다.

“소지훈과 소현 언니 일은...”

“절대 처형 알게 하면 안 돼.”

“내가 비밀로 해줄 수는 있지만 소지훈이 계속 이런다면 이것도 골치 아픈 일이에요.”

그러자 전태윤이 말했다.

“내가 소지훈한테 아주 가끔 그러라고 얘기할게.”

하예정이 바로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준하씨와 소현 언니 약혼식 올리면 그때 소지훈한테 말해요. 그런데 아마 그때 되면 소지훈 자신이 먼저 포기할 거예요.”

“소지훈이 이러는 건 예준하와 성소현이 빨리 관계를 확정하라고 재촉하는 거잖아. 두 사람이 관계를 확정하지 않으면 관성의 수많은 젊고 유능한 남자들이 겁에 질려 있어.”

“그건 그래요.”

전태윤이 자신의 사촌 동생이 성씨 가문 사모님때문에 괴로움을 토로하는 데 대해 충분히 동감하였다.

“큰이모가 소지훈과 예준하를 비교해 보니 예준하가 낫다고 판단했나 봐요. 이건 소지훈의 공로가 맞아요.”

소지훈이 알았다면 내가 예준하보다 뭐가 부족하냐고 했을 것이다.

그러면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아마 네가 괴팍해서라고 했을 것이다.

소지훈과 결혼하는 여자는 반드시 생과부가 될 것이다.

그걸 알기에 성소현의 어머니는 예준하가 소지훈보다는 나은 사윗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여보, 그만하고 우리 가서 밥 먹자.”

“그래요.”

하예정이 몸을 일으켰다.

오후가 되자 하예정은 서점에 돌아가 일손을 거들었고 온라인 쇼핑몰을 친구에게 이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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