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대표 사무실에 꽃병이 없군요. 오후에 꽃병을 몇 개 보내드릴게요. 앞으로 제가 당신에게 드리는 꽃을 그 꽃병에 꽂아두세요. 사무실에 분위기도 화사해 져요. ”고현은 전호영의 꽃다발을 받고 싶지 않았지만 전호영은 고현이 좋아하든 말든 그녀의 책상 위에 꽃다발을 올려놓았다.그리고 고현의 곁으로 돌아와 고현을 당기려고 손을 뻗었지만 고현이 피해버렸다.“전호영 씨, 예의를 갖추세요. 손대지 마시고.”“남자라고 강조해 왔잖아요. 남자가 남자의 손을 잡는 건데 손해 볼 거 없잖아요?”말을 마친 전호영은 억지로 고현을 끌고 응접실의 소파 앞으로 다가갔다.“고 대표께 드리려고 옷 한 벌과 신발 한 켤레도 사 왔어요.”전호영은 치마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들어 고현의 품에 안겨 주었다. 그리고 하이힐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들고 와서 안에 있는 하이힐을 꺼내 고현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말했다.“앉아서 이 신이 발에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제가 눈으로 고 대표의 발이 얼마나 큰지 대략 추측하고 산 거예요.”고현은 그 하이힐을 보더니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고현은 치마를 꺼내지 않았지만 가방 안의 옷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 안에 있는 옷의 색상만 보아도 여자의 옷임을 알 수 있었다.전호영이 고현에게 여자의 옷과 신발을 선물해준 것이다!전호영은 고현이 여자의 신분인 것을 확신했다.고현은 치마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전호영에게 돌려주며 차갑게 말했다.“전 대표가 이 물건들을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약혼녀에게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네요.”말을 마친 고현은 돌아서서 책상 앞으로 다가가서 앉았다. 다시는 이 남자와 상대하고 싶지 않았기에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전호영은 주머니 안에서 그 치마를 꺼내 펼치더니 자신의 몸에 비추어 보였다.“이 치마가 예쁘지 않아요? 제 눈에는 너무 예뻐 보여요. 저도 처음으로 치마를 사본 거예요.”전호영은 한 손에는 치마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그 하이힐을 들고 고현에게로 가려고 했다.이때 남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남
“이제 곧 퇴근이니까 제가 밥 살게요. 우리 함께 밥 먹고 제가 회사까지 모셔다드리고 갈게요.”“됐습니다. 당신이 떠나는 것이 바로 저를 도와주는 거예요. 전호영 씨, 부디 저를 놓아주세요.”고현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전호영이 이제 겨우 이틀 동안 그녀를 쫓아다녔는데도 고현은 견딜 수가 없었다. 전호영 이 녀석의 계략이 너무 많았다. 전호영은 항상 고현을 억제할 방법을 찾아냈고 고현은 화가 나지만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현은 전생에 전호영의 원수였기 때문에 이번 생에 전호영에게 쫓기면서 복수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전호영은 정색하면서 말했다.“고현 씨, 저는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해요. 당신에 대한 마음도 진심인걸요. 제가 지금 진심으로 당신에게 구애하고 있어요.”“제가 비록 뻔뻔하고 얼굴도 두껍지만 미래 아내의 관심을 끌려면 이 정도의 뻔뻔함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제가 얼굴이 얇고 당신에게 몇 마디 욕을 먹고 거절당해서 포기한다면 저는 평생 혼자 살아야 할지도 몰라요.”“저처럼 훌륭한 남자가 혼자 사는 것이 아쉽지 않아요? 때문에 저는 염치없고 뻔뻔할 수밖에 없는걸요.”고현은 아무 말도 못 했다.고현은 전호영 앞에서 더는 남자라고 당당하게 잡아뗄 수 없었다.전호영이 고현에게 바지를 벗고 확인시켜달라고 할까 봐 걱정이었다.물론 고현은 바지를 벗을 리가 없었다.전호영이 고현이 남자가 아니라고 확신한 이유이기도 했다.전호영은 몸을 돌려 소파로 돌아와 치마와 하이힐을 주머니에 넣었다.고현에게 그 치마를 받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고현은 20년 넘게 남자 분장을 했기 때문에 남자의 차림새에 익숙해져 치마를 입는 것이 매우 난감한 일이었다.전호영이 고현에게 치마를 사준 것은 사실은 고현이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지 그녀의 속셈을 떠본 것이다.“참, 오늘 고 대표에게 한 가지 일에 관해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요.”전호영은 이윤미가 하예진과 너무 닮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고현의 앞으로 다가가서 맞은편에
고현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무슨 말씀이세요? 당신 형수님 자매분이 이윤미 씨랑 많이 닮았다니요? 혹시 그 형수님께서 과거에 헤어진 자매라도 있는 거 아니에요?”“우리 형수님은 하예진 누나 한 명만 있다는 것을 제가 확신해요. 친자매는 아니지만 사촌 여동생이 한 분 계신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분은 하예진 누나와 닮지 않았어요.”전호영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저도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서로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닮아서 지금 고 대표에게 물어보는 바입니다. 혹시 몇십 년 전에 이씨 가문에서 밖에 떠돌아다니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알고 계시는가 해서요.”“저희 큰형수 자매가 이씨 가문의 밖으로 떠돌고 있는 자식일 리가 없어요. 우리 큰형수님 집안일은 제가 잘 알고 있거든요.”“그런데 우리 형수님의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고아라는 사실을 들은 것 같긴 한데. 아마 겨우 몇 살 되던 해에 형수님 어머님이 고아원에 보내졌다가 입양됐다고 들었어요. 게다가 운이 안 좋아서 양부모가 자기 아이를 갖게 되자 다른 집으로 보내졌대요. 그 뒤로 계속 다른 집으로 몇 번이고 입양되었다고 하던데.”“이경혜 씨가 수십 년이란 세월 동안 힘들게 여동생을 찾아다녔어요. 그러다가 우빈을 만난 후에야 우리 형수님 자매를 찾게 되었거든요. 우빈이는 우리 형수님의 조카예요. 하예진 누나와 엄청 닮았거든요.”고현이 되물었다.“그럼 형수님의 어머니가 이씨 가문... 이씨 가문의 전임 가주라고 의심하시는 겁니까? 지금의 이씨 가문 가주의 맏언니의 두 딸이 수십 년 전에 실종됐다는 소식은 들었어요.”전호영은 그 말을 듣자마자 무언가 사연이 있음을 알아채고 고현에게 급히 물었다.고현도 숨기지 않고 그녀가 알고 있는 이씨 가문의 역사를 모두 전호영에게 알려주었다.전호영이 그 사연을 듣자마자 휴대전화를 꺼내 바로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었고 어머니가 전화를 받자 이내 물었다.“엄마, 이경혜가 성씨가 강성의 이 씨 맞죠? ”“강성의 이 씨? 갑자기 그건 왜 물어?
“고현 씨는 참 좋겠어요. 고현 씨 부모님은 당신의 혼인에 너무 관여하시지 않으시잖아요. 재촉하시지도 않고요.”고현은 입을 오므리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현의 부모님은 결혼 재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결혼 재촉할 수가 없었다.고현이 남장하고 다녔기 때문에 만약 고현의 부모님께서 맞선 자리에 고현을 내보낸다면 상대방이 무척 놀라워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고현에게 빠져있는 분들은 모두 여자들이었다.고현과 결혼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고현의 부모도 어쩔 수 없었다.동생 고빈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빈도도 부모님의 재촉을 마음에 두지도 않았다. 매번 재촉할 때면 고빈은 항상 흘려듣고는 집을 나서면 이내 까먹곤 했다.고현의 부모는 두 남매에게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이경혜 씨의 성씨가 강성의 성씨이고 우리 큰형의 장모님도 이경혜의 동생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강성 이씨 성일 거예요.”“이윤미와 하예진이 이토록 닮은 것으로 보면 제 생각에는 이경혜 씨가 지금 이씨 가문 가주의 외 조카딸일 가능성이 커요.”“그런데 나이가 안 맞는 것 같아요.”고현이 되물었다.“이경혜 씨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죠?”“이 대표가 올해 70세죠. 그 당시 이 대표가 18세 때 그의 첫 조카가 태어났기 때문에 올해 아마 52세 일 겁니다.”전호영이 말을 이었다.“저도 그분 실제 나이가 몇 살인지 잘 몰라요. 그분은 우리 부모님 나이와 비슷해요. 이경혜 씨의 장남도 벌써 30대인 것으로 보아 이경혜 씨도 60세 가까이 되셨을 겁니다.”“그분도 성씨 그룹에서 출근하셨고 지금의 남편과 시아버지가 마음에 들어 하셔서 성씨 가문에 시집갈 수 있었던 거죠.”“하지만 강성 이씨 성은 보기 드물고 또 이경혜 자매가 마침 이 씨 성이잖아요.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가족 모두 없었기에 고아원에 보내진 거고요. 하지만 이경혜 씨는 그의 여동생보다 훨씬 대단해요.”“여동생이 죽은 지 10년이 넘었지만 저의 큰 형수가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말하는 것을
전호영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대답했다.“물론 되죠. 하지만 조심해야 해요.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이 소식을 이씨 가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요. 직접 가서 알려준다면 그 집안의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거든요.”“현임 이 가주는 나이가 많으시지만 몸은 여전히 튼튼해요. 젊었을 때부터 마음이 모질고 악랄하여 건드리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전호영은 또 히죽거리면서 농담했다.“이씨 가문의 진짜 딸과 가짜 딸 모두 당신을 좋아하더군요.”고현이 말을 이었다.“이윤미 씨는 단지 저를 마음에 들어 했을 뿐이에요. 저도 분명히 그분에게 말씀드렸어요. 이윤미 씨와 제가 결과가 없을 것이라고 했더니 그녀도 흔쾌히 마음을 접더군요.”자신이 고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이씨 가문의 이윤정에 대해 고현은 예전부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고현은 지금은 여자의 몸이지만 설령 남자라고 해도 그녀는 이윤정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고현 씨, 이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 제가 사람을 보내 말을 전할게요.”전호영은 자신의 미래의 아내가 이씨 가문의 싸움에 휘말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현은 전호영을 몇 번이고 쳐다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누가 그 사실을 알려주든지 상관없다고 봐요.”전호영은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고현도 말썽을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벌써 퇴근 시간이다.고현이 좋아하든 말든 전호영은 기어코 고현에게 밥을 사주겠다고 매달렸다.점심에 식사 약속이 없었기 때문에 고현은 어쩔 수 없이 전호영이 밥을 사게 내버려 두었다.하지만 식사 후 고현은 전호영이 자신의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절대 회사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전호영은 또 한 번 고씨 그룹 문 앞을 가로막았다.고현은 전호영에게 경고했다.“당신이 또 한 번 스피커를 이용해 소음을 만든다면 제가 반드시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 매번 소리 낼 때마다 신고할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전호영은 생글
고현이 말을 이었다.“전씨 할머니, 저와 전호영 씨의 일을 다 알고 계신 거예요?”“알죠. 요즘 인터넷이 발달했잖아요. 당신네 강성에서 일어난 일을 인터넷만 접속하면 우리 A 시에서도 볼 수 있으니깐요.”고현은 문득 오늘에 전화하여 고자질하려는 일이 또 실패할 것으로 예상했다.전씨 할머니도 알고 계셨고 전호영의 어머니도 알고 계셨다.하지만 전씨 가문의 중심을 잡고 계시는 전씨 할머니께서 이 사실을 아시면서도 반응이 없는 걸 보니 전호영의 일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틀림없었다.고자질해도 무슨 소용 있으랴!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이 틀림없었다.결과는 전태윤이 말한 것처럼 전호영이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누구에게 구애하든 상관없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할머니, 저는 남자입니다.”고현은 목소리를 깔면서 말했다.“저는 게이가 아닙니다. 전호영 씨가 자꾸 저를 마음에 담아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없을 겁니다. 저는 오히려 전호영 씨가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아내가 싫어서 반항하는 중이라고 생각해요”“할머니께서 손주들의 아내를 정해줬다는 얘기를 저도 다 들었어요.”전씨 할머니는 웃으면서 되물었다.“호영이가 고현 씨에게 제대로 말 안 하셨어요?”전호영 그 녀석이 고현한테 구애하면서도 고현에게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다. 고현이가 바로 할머니께서 고르신 아내라는 사실을 말이다.고현은 할머니 말의 요점을 알아듣고 물었다.“전호영 씨가 저에게 제대로 말 안 해줬어요. 할머니, 전호영 씨가 저에게 구애하고 있는 행동이 혹시 따로 이유가 있는 거예요? ”“고현 씨, 호영에게 가서 물어보세요. 당신 둘의 일입니다. 저는 늙어서 귀가 어둡고 눈이 침침해서 지팡이도 짚으며 다녀요. 젊은이들의 일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요.”말을 마친 전씨 할머니는 마음이 찔리기라도 한 듯 하예정에게 다시 휴대전화를 돌려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예정아, 네 미래 동서야. 네가 처리해 줘.”하예정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고현에게 말을 건
전호영은 웃으면서 차에서 내렸다.“좋아요.”고진호는 전호영이 사 온 수많은 물건을 보며 말했다.“호영아, 앞으로 우리 집으로 올 때 이렇게 많은 물건을 살 필요 없어. 우리 집에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아. 부족한 것이 있다면 두 사람이 부족하지. 우리 두 아이가 아직 혼자거든.”전호영은 씩 웃으며 대답했다.“고 아저씨와 고 아주머니께서 괜찮으시다면 제가 그중 빈자리 하나를 채워드릴 수 있어요.”“채워줄 수 있어? 가족들이 동의할 거로 생각해?”“제 일은 제가 알아서 잘해요.”고진호는 안심했다.고진호 부부는 전호영이 무척 마음에 들어 전호영이 사위로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딸이 말하기를 전호영이 정해진 아내가 있다고 했다. 따라서 고진호 부부의 태도가 냉랭해졌다. 그러다가 놀랍게도 전호영이 딸에게 열정 있게 구애하였고 매일 꽃도 주고 선물도 준다고 들었다.물론 고작 이틀째 구애하고 있지만 말이다.그러나 고씨 가족에게는 전호영이 고현을 추구하는 이틀이라는 시간이 2년처럼 길게 느껴졌다.“고 아저씨, 고 아주머니 안 계세요?”고 대표가 혼자 문을 나섰기 때문에 전호영이 이렇게 물어본 것이다.미래의 처가 부모님의 감정도 아주 좋으셨다. 한 분이 집을 나서면 나머지 한 분도 집에 계시지 않았다.“고 아주머니 친구분이 오늘 생일이셔서 함께 생일 파티에 가셨어. 모두 여성분들만 모였기에 난 따라가지 않았거든. 고 아주머니도 내가 따라가는 것을 싫어하셔.”“젊은 시절의 자매들 사이 모임이라 수다를 많이 떨고 싶다고 말이야.”고 대표는 전호영 준비해 온 선물들을 건네받으며 전호영에게 다시는 이렇게 물건을 많이 사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다. 그렇지 않으면 전호영을 집에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농담했다.두 사람은 같이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고진호는 전호영의 곁에 앉아 나지막이 말했다.“호영아, 난 네 고 아주머니가 파티에 가서 우리 남편의 뒷말을 하는 것 같아. 남편이 모두 따라가지 않았거든. 평소 같으면 남편이 곁에 있어 주는 걸 가장
고진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고진호는 인정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전호영은 고진호가 침묵하는 모습을 보며 자기 생각이 맞는다고 진일보 확신했다.“너 게이 아니었어?”고 대표는 일부러 전호영에게 물었다.전호영은 씩 웃으면서 대답했다.“고현 씨가 진짜 남자라면 전 게이로 되죠. 제가 게이인지 아닌지는 고현 씨에게 달렸는걸요.”고진호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고진호는 전호영이 고씨 집안의 ‘장남'이 여자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묻고 싶었다.그러나 되물어보는 것은 딸 여자의 신분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되였기 때문에 고현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화를 낼 것이다.“젊은이들의 일은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 우리는는 젊은이들의 사적인 일에 관여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고진호는 아무 핑계나 둘러대면서 전호영의 물음을 피했다.전호영은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고 아저씨와 아주머니 모두 저의 부모님처럼 매우 현명한 가장이세요. 앞으로 날 잡아서 고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우리 서원 리조트로 초대할게요. 우리 아버지랑 어머니와 분명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겁니다.”고진호 두 사람은 계속해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소정남 이사님 결혼식에서 본 후로 호영이 부모님을 뵌 지도 오래되었지. 다음에 찾아뵙도록 하자.”고진호는 여전히 불안해하면서 물었다.“호영아, 네가 우리 현이를 따르는 것을 나와 네 아주머니는 간섭 안 해. 너희 젊은이들의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아무런 의견도 없거든. 그런데 너의 할머니가 너에게 아내를 지정해 주신 거 아니었어?”“네가 정말 할머니를 설득할 수 있겠어?”전씨 할머니가 전씨 가문에서의 지위가 매우 높았다. 전씨 가문의 가주인 전태윤마저도 전씨 할머니 앞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 그렇지 않으면 전씨 할머니의 요구하에 하예정과 결혼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지금은 그 젊은 부부의 사이가 좋아졌기 때문에 전태윤도 그 당시 할머니의 결정이 맞는다고 느꼈을 것이다.전태윤 부부의 사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