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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8화

그러자 하예정은 따뜻한 물을 석 잔 부어 하나는 조카에게 건네고, 두 잔은 들고 와서 여운초의 손에 한 잔 쥐여주었다.

두 사람은 따뜻한 물을 들이켰다.

“운초 씨, 물어봐요. 나한테 궁금한 게 뭐에요?”

“전이진 씨가 요 며칠 꼭 실종된 사람처럼 안 보이는데 혹시 출장 갔어요?”

하예정은 전이진의 행방을 묻는 여운초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전이진은 정겨울에게 여운초의 눈을 낫게 해달라고 간청하러 A 시에 갔고, 여운초가 실망할까 봐 정겨울에게 여운초의 눈을 낫게 해준다고 약속할 때까지 여운초에게 말하지 않았다.

여씨 가문의 작은 고모도 여운초의 눈을 치료하기 위해 신의 사제를 찾아다녔지만, 전이진처럼 인맥이 넓지 않았던 그녀는 정겨울이 A 시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빠르게 접하지 못했다.

신의 사제는 여운초의 마지막 희망이었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전이진은 여운초가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겨울의 긍정적인 대답을 얻지 못한다면 여운초는 얼마나 실망할까.

말도 안 하고 사람이 사라지니 여운초는 당연히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서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전에도 전이진이 어디로 갔을지 짐작하다가 넋을 잃은 탓에 하예정이 들어오는 소리도 못 들었던 것이다.

하예정에게 질문을 던진 후 여운초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평소엔 하도 들러붙어 짜증 나고 무시하고 싶었는데, 이틀 동안 안 보인다고 어디 갔는지 묻고 있네요.”

전이진이 싫은 게 아니라, 앞이 안 보이는 자신이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괜한 걸림돌이 되기 싫어 다가오는 전이진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이진 씨가 얘기 안 했어요?”

하예정이 묻자 여운초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이틀 동안 나타나지도 않고, 전화도 안 하고, 출장이라도 간 건가요?”

“네, 일이 있어서 관성을 떠났어요. 며칠 후면 올 거예요.”

전이진이 여운초에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예정도 숨기는 쪽을 택하고 여운초에게 진실을 알리지 않았다.

전이진에게 돌아와 여운초에게 감동을 선사할 기회를 남겨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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