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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우리 사이에 뭐가 부끄러울 게 있다고.”

잠시 후,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온 하예정은 할머니가 여전히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존재하지도 않는 돋보기를 찾고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

“할머니, 못 찾으면 그만두세요. 이따가 제가 할머니를 모시고 가서 돋보기를 새로 맞춰드릴게요.”

“그래, 그럼 안 찾겠다. 나이가 들어 그런지 기억력도 안 좋은 것 같아. 분명히 여기 놔뒀는데 지금 못 찾겠구나, 스스로 날개가 돋아 날아간 건지...”

“아마도 나비가 돼 날아갔을지도요.”

“아이고, 내가 그걸 봐야 하는데, 아쉽구나.”

하예정은 어르신의 유머에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할머니, 어젯밤에 언제 돌아오셨어요?”

“너희가 오기 전에 돌아왔다. 그리고 어젯밤에 너무 일찍 자서 너희가 언제 돌아왔는지도 몰랐어.”

하예정은 어르신의 말을 별로 믿지 않았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세 사람이 아침을 먹은 후 할머니는 동네에 있는 다른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러 가겠다며 떠났고, 전태윤은 하예정을 가게로 배웅했다.

하예정은 가는 길에서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 오늘 장사는 어때?”

“좋아. 발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바빴는데 다행히 숙희 아주머니가 일찍 와서 도와주셨어. 매일 이렇게 장사가 잘되면, 아무래도 사람을 한 명 더 구해야 할 거야.”

숙희 아주머니는 동생 집안의 사람이기 때문에 계속 이렇게 도움을 청할 수는 없다.

하예진이 처음부터 직원을 구하지 않은 것은, 장사가 어떻게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매일 장사가 잘 될 거야.”

하예정은 언니가 요식업에 발을 들여놓기로 결심했을 때 언니의 가게가 잘될 거로 예상했다.

“예정아, 내가 너무 바빠서, 우리 이제 점심에 한가할 때 다시 얘기하자.”

하예진은 너무 바빠 여동생과 통화할 시간도 없었다.

“알았어, 그런 언니 먼저 일 봐.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 만들어 놓을 테니 점심에 우빈이 데리고 와서 밥 먹어.”

하예진은 흔쾌히 승낙했다. 그녀는 원래 여동생을 찾아가 고향 친척들과의 소송에 관해 얘기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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